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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6621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1
    조회수 : 5834
    IP : 14.36.***.110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6/21 00:32:34
    http://todayhumor.com/?panic_16621 모바일
    브금주의]천사(angel)






    요즘 일이 바뻐져서 자주 못올리고 있어요 죄송합니당 ㅠㅠ



















    그에게 그녀는 천사같은 존재였다.


    당장이라도 천사의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오를것만 같은 그녀.


    그녀의 아름다움은 미모에만 그치지 않고 지적으로도 후광을 비추었다.


    게다가 재벌집 남자와 사귀고 있는 그녀에게 부족함이란 없는 듯 보였다.


    “석구씨. 뭐하세요?”


    천사의 부름에 화들짝 놀라는 이 남자.


    뭔가 부조리하다.


    원래 천사와 하찮은 인간과는 대화를 하면 안되는것인데.


    “아 그냥요. 이제 랜더링 작업만 끝내면 일은 다 끝나겠네요.”


    “그러게요.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제가 뭘요...”


    인간 사회란 참으로 좋다.


    그저 운이 좋게 이 회사에 들어왔을 뿐인데 천사와 이렇게 대화하는 사이가 되다니.


    자신에게 호칭까지 써주며 활짝 웃는 그녀를 보고 있자면 서있기조차 힘들다.


    “저기...애리...씨?”


    “네? 왜 그러세요?”


    “오늘 저...괜찮으시다면 시간 좀...”


    “오늘요? 왜 그러시죠?”


    “지금 작업중인 홈페이지에 문제가 좀 생겨서...그것에 대해 토의를 하고 싶어서요.”


    “다른 분들은요?”


    “아무래도 일러스트쪽 문제라 애리씨하고만 상담해도 될 듯 해서요...”


    약간 망설이는 듯한 그녀, 천사.


    망설이는 것조차 그에겐 과분한 처사였다.


    “네, 좋아요.”


    천사의 응답이 떨어졌고 결과는 천국행.


    그는 천국에 온듯한 표정으로 심히 기뻐했다.


    “그럼 있다가 8시에 토렌토에서 뵙기로...”


    “네. 그럼 있다가 봐요.”


    돌아서는 천사를 하염없이 바라만 본다.


    밑져야 본전으로 해본 말에 천사와 식사를 같이 하게 될줄이야...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슴을 움켜쥐는 그.


    그러나 쉽게 잦아들기는 힘들 듯 싶다.


    사실 그가 그렇게 못난 것은 아니다.


    보통 이상의 얼굴에 뛰어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의 능력도 갖춘 그.


    그러니까 이렇게 천사가 다니는 회사에도 입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러번 러브레터도 받아봤고 연애경험도 몇 번 있긴하다.


    그러나 역시 천사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그녀에겐 얼마전까지만해도 하루에 30여통의 편지와 꽃들이 배달되어져 왔다.


    물론 그 많은 편지와 꽃 중에는 석구 자신의 것도 있었다.


    하지만 몇주전 재벌집 아들과 사귀기 시작한 이후로는 더 이상 배달이 오지 않았고 그도 더 이상 편지와 꽃을 보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재벌집 아들이 모든 관계를 끊어놓은 듯 하다.


    그런 연유로 꽃과 편지는 더 이상 오지 않게 되었지만 대신 진귀한 명품들이 그 자리를 채워갔다.


    재벌집 아들은 자신의 존재를 부각이라도 시키고 싶은 모양인지 일반인들은 쳐다보기도 어려운 명품들로 매일 사무실을 도배시켰다.


    천사에게 어울릴듯한 명품들이지만 석구에겐 그저 돈자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럽긴 부럽지만.


    그런 그녀이기에 이런 저녁식사 자리는 기쁨과 환희 그 자체다.


    그런 기쁨과 환희로 1시간 전부터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그.


    목이 바짝바짝 타오고 시선은 자꾸만 문으로 향한다.


    어떤 모습으로 저 문을 열지 너무나 기대가 된다.


    휘리링.


    이번에도 아니다.


    이번까지 합하면 문여는 소리에 놀란게 벌써 20번째다.


    매번 속지만 어쩔 수 없이 속아줘야 한다.


    혹 그녀일지 모르니까.


    “너무 일찍 온걸까...”


    정각 8시.


    문이 열린다.


    “허헉...”


    그는 놀라고 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다.


    근데 평소와는 다르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그녀는 지금 날개를 달고 있다.


    평소에 감추고 보여주지 않던 날개를 지금만큼은 아름답게 쭉 핀 상태로 그에게 다가오고 있다.


    “아...안녕하십니까...? 오...오...오셨군요...”


    “네. 좀 늦었죠? 옷 좀 갈아입느냐고 늦었네요. 어때요? 괜찮나요? 레이스가 좀 많이 달려서 이상하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너무...너무 아름다우십니다.”


    “감사해요.”


    어찌나 아름다웠으면 레이스가 순간 날개로 보였을까.


    이보다 아름다운 인간...아니 천사 중에서도 이보다 아름다운 존재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저기...일단 뭐부터 시키시고...”


    “네. 안그래도 맛있는게 먹고 싶었거든요.”


    “그러시군요...잘...잘됐네요...”


    잠시 후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왔고 둘은 담화를 나누며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여기 굉장히 맛있네요. 정말 맛있어요.”


    “입맛에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


    “감사해요 정말. 이런 맛있는것도 사주시고.”


    “뭘요. 당연히 사드려야죠.”


    천사의 미소에 정신이 혼미해져갔지만 간신히 참았다.


    “근데요. 오늘 보자고 하신게 일러스트쪽 문제때문이시라고 하셨는데,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거죠?”


    “그...그게 말이죠...”


    그는 따로 생각해놓은 변명이 있었다.


    큰 오류가 아닌 단순한 방법 차이였는데 이렇게나마 그녀와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문제로 만들어야 했다.


    그런 입장에서 보자면 그의 말재주는 괜찮은 편이었다.


    “자 이런식으로 이렇게 되면 에러가 생겨 다운이 되거든요. 그럼 저희가 의도한 바의 그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애리씨를 따로 만난거에요.”


    “아하. 듣고 보니 그렇네요. 그런 문제가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이런. 죄송해요. 괜히 제가...”


    “아닙니다. 큰 문제가 아니니 쉽게 고칠 수 있을거에요. 하하.”


    죄송해하는 천사에 그는 몸둘바를 몰랐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있는지.


    죄송해하며 당황하는 표정마저 사랑스러웠다.


    “근데 석구씨. 왜 그렇게 물만 마시는거죠? 목이 타시나요? 그리고 아까부터 저의 눈도 제대로 못보시고...왜 그러세요?”


    “네? 아...아닙니다 아무것도...그냥 여기가 덥네요...”


    “후훗. 그래요?”


    땀이 비오듯 흐르는 그.


    자신의 마음이 들키기라도 한 듯 안절부절 떨고만 있었다.


    “석구씨 솔직히 말해보세요. 오늘 저를 부른 것은 일러스트 문제 때문만은 아니죠? 제가 보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것 아닌가요?”


    “네에? 아니...그럴리가요...”


    당황해하는 그를 보며 살짝 미소짓는 그녀.


    역시 천사임에 틀림없다.


    “사실 저 알고 있었어요. 석구씨가 저 좋아한다는것을요. 예전에 편지도 쓰고 꽃도 보내시지 않았나요?”


    “그...그걸 어떻...게...?”


    “후훗. 매일 랜더링 작업하는척 하면서 편지쓰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그걸 모를 리가 있나요? 그리고 늘 옆눈으로 저만 쳐다보시고...전 그 정도도 못느끼는 둔감한 여자가 아니에요.”


    “죄...죄송합니다...제가 주제도 모르고...”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해요? 석구씨가 얼마나 괜찮은 남자인데요? 일도 열심히 하시고 특히 편지를 읽다보면 무슨 한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던데요?”


    그는 고개를 들어 천사를 쳐다보았다.


    무엇이라도 포용해 줄 것 같은 천사의 표정.


    그에게 이런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그는 용기를 내려고 한다.


    “사...사실...주제넘는 말이겠지만...어처구니가 없겠지만...저 애리씨 예전부터 쭈욱...”


    “방금전에도 말했듯이 알고 있어요. 그 마음을 알기에 여기 나온거라고요.”


    “하지만 애리씨에게는 남자친구가...”


    “알아요. 그렇기에 석구씨의 마음을 받아줄수는 없어요. 다만 오늘만큼은 석구씨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해드릴게요. 석구씨 마음에 대한 저의 성의랍니다. 저랑 무엇이 하고 싶으세요?”


    그녀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은 애초에 없었다.


    다만 하루라도 아니 단 한시간이라도 그녀의 남자가 된다면 소원이 없는 그.


    “전...음...애리씨랑 하룻밤을...허걱...”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이미 주워담을 수 없는 운명의 말.


    그 운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선택은 천사의 몫이다.


    “하룻밤이요? 저랑 자고 싶다는 뜻이에요?”


    “아...아닙니다...제가 실수를 했네요...죄송해요...아니에요...그냥 무시하세요...”


    측은한 표정으로 그를 보는 천사.


    한낱 인간의 욕망이었지만 천사에겐 낯선 느낌의 호기심으로 느껴졌다.


    천천히 선망의 손을 들어 그의 볼에 갖다대는 그녀.


    그에게 천사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고 그 느낌은 그대로 행복이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후훗. 제 남자친구가 워낙에 꼼꼼해서 무슨 해를 당할지도 몰라요. 어쩌면 당신에게 다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고요. 혹시 알아요? 회사내에서도 문제가 생길지.”


    지옥의 명이 떨어질 줄 알았던 그에게 이런 전개는 뜻밖이었다.


    이건 어느정도의 긍정이 아닌가?


    그의 눈이 반짝인다.


    “그 정도는 이미 각오했습니다. 제 목숨이 위험하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전 그만큼 애리씨를 사랑하니까요.”


    “그래요? 목숨을 걸고라도 저와 함께하고 싶나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네. 물론입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겁니다.”


    “좋아요. 약속한대로 원하는 것을 들어줄께요. 대신 비밀이에요. 알았죠? 호홋.”


    꿈이라 해도 이렇게 좋은 꿈은 꿔본적이 없는 그.


    그렇기에 오히려 꿈같지가 않다.


    그녀가 이끄는대로 욕망을 따라 쫒아가던 그에게 저기 멀리 천국이 보였다.


    빨간색의 휘황찬란한 글씨로 써있는 그곳.


    천국이 여기였고 여기가 천국이었다.


    천국에 도착한 천사는 자신의 보금자리에 온 듯이 능숙능란했다.


    서서히 그의 옷을 벗기고는 사랑의 애무를 해주는 천사.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본능에 의해 열심히 천사의 손길을 받아주었다.


    어느덧 둘은 한몸이 되었고 천사의 몸짓하나하나에 그는 숨이 넘어가는 환희를 느꼈다.


    절정의 시간.


    잠시 멈칫거리던 그를 천사가 제지했다.


    “괜찮으니까...그냥 하세요...”


    천사의 부드러운 말에 그는 다시 사랑의 절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의 모든 것을 그녀의 그곳에 쏟아부었다.


    그는 힘껏 천사를 끌어안았다.


    “사랑합니다...사랑해요...사랑한다구요...”


    “저도...좋았어요...”


    모종의 관계를 끝내고 천국에서 나온 그와 천사.


    천사는 그에게 최고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주었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이 일은 비밀로 해야 되요. 알았죠?”


    “그...야 당연하죠...평생...비밀입니다...”


    “그럼 이만. 안녕히 가세요.”


    천사가 떠났지만 그는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그녀 몸에서 나던 향기, 몸의 곡선을 따라 느꼈던 살의 감촉.


    이 모든게 꿈이든 생시이든 그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행복 그 자체였다.


    그런 행복감을 느끼면 그 또한 자리를 떠났다.


    그런 일이 있은 얼마 후.


    천사는 회사를 그만두었고 끝내 재벌집 아들과 결혼하였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그녀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의 모든 것을 느꼈고 가졌으니까.


    그녀와의 비밀을 간직한체 지낸지 6개월 후.


    그녀가 말한대로 하룻밤의 대가가 찾아왔다.


    그도 예상한 대가였지만 뜻밖이긴 했다.


    사실 그건 우연이었다.


    친구를 따라 우연찮게 헌혈의 집에 가게 되는데 거기서 대가를 받게 된다.


    비록 천사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일반사람과는 달랐던 그녀.


    그녀는 바로 AIDS환자였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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