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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6611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1
    조회수 : 6265
    IP : 14.36.***.110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6/20 20:53:32
    http://todayhumor.com/?panic_16611 모바일
    브금주의]자연분만


















    ‘역시나 기형아인가?’


    몸이 비대했으며 코는 돼지 코처럼 보기 흉측했다.


    팔다리도 짧아서 어찌보면 그저 새끼돼지처럼 보였다.


    그래도 일단은 산모의 의견을 물어봐야했기에 성급하게 대처할수 없어 탯줄을 자르고 인큐베이터로 옮길 준비를 했다.


    그러는 그 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아기의 탯줄을 끊으려는 순간 아기가 반항을 하며 몸을 마구 꿈틀대는것이 아닌가.


    “박 의사님. 아기가 이상해요.”


    “왜 이러지? 본능인가?”


    꿈틀대던 아기는 자신의 탯줄을 스스로 입속에 넣었다.


    오물오물거리는게 마치 탯줄을 먹는듯한 모습이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양수와 핏덩어리들도 빨아먹는 듯 핥고 있었다.


    그리고는 아기 울음소리가 아닌 ‘그르르르르’하는 돼지의 소리를 내었다.


    박 의사는 놀랐지만 침착하게 탯줄을 자르고 아기를 다른곳으로 옮겼다.


    이제까지 기형아는 많이 봤지만 이런 아기는 처음이었다.


    “그거 그냥 기형아 아닌가?”


    수술이 끝나고 김 의사에게 모든 일들을 이야기해줬지만 썩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냥 기형아가 아니라니까. 기형아면 보통 아기보다 더 힘이 없어야 하는데 이건 정말...무슨 괴물같았다고.”


    “허헛. 돌연변이일지도 모르잖나. 뭐 가끔 그런 아기들도 태어날 수 있으니 크게 신경은 쓰지말게.”


    하지만 그런일들은 계속 일어났다.


    몇주후 박미진 임산부가 출산을 했는데 그때는 털이 나 있는 아기가 태어났다.


    송곳니와 손톱이 날카롭게 나 있었는데 옮기기 위해 손을 대던 간호사의 손가락을 물더니 그대로 잘라버렸다.


    흡사 한 마리의 맹수 같았다.


    이 이후로도 박의사가 맡은 임산부의 아기들은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동물의 습성을 그대로 갖고 태어난 아기들은 모두 본능적인 힘이 굉장히 강했다.


    인간이 아닌 그저 동물같았다.


    그런데 이상한건 이런 아기들은 다 박 의사의 전담 임산부에게서만 태어났다는 점이다.


    박 의사를 따르던 임산부들은 이러한 소문으로 박 의사를 피했고 박 의사 또한 충격으로 의사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다행히 김 의사가 대신 일을 해주었고 박 의사의 개인병원은 문을 닫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박의사의 입장으로 보자면 결코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 의사는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를 하였고 시술도 잘했기에 인기도 많았다.


    그래서 꼭 김 의사의 개인병원이 된 듯한 모습마저 보였다.


    그것을 모르는 박 의사가 아니었지만 어차피 자신은 그동안 너무 일만 해왔고 아내의 임신도 있었으니 당분간은 일에서 벗어날 생각에 그냥 잠자코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자신의 개인병원을 찾은 박 의사.


    아내의 출산이 임박해서 입원을 시키기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자신의 방으로 가자 거기엔 김 의사가 앉아있었고 임산부와 상의를 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자신이 앉아있었던 저 자리.


    자신이 상담해주었던 수많은 임산부들.


    지금은 다 김 의사가 가져갔지만 시기하거나 그런 마음은 없었다.


    자신을 늘 생각해주고 이해해주던 김 의사였으니까.


    “어? 자네 왔는가? 내 메시지는 봤겠지?”


    “물론이네. 내 아내의 상태는 어떤가?”


    “출산이 얼마 안남은 지금, 매우 좋은 상태라네.”


    “고맙네 친구. 잘 좀 부탁하네.”


    “두말하면 잔소리지. 하핫.”


    왠지 모르게 주객전도의 기분을 느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 지금 중요한건 아내의 출산뿐이니까.


    박 의사는 검사같은것에는 개입하지 않고 그저 아내의 말동무로 시간을 보냈다.


    왠지 자신이 검사를 하게 되면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사리분별력 없이 판단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김 의사를 믿었던 이유도 있었다.


    그렇게 아내의 출산은 임박해왔고 드디어 어느날, 산통이 오기 시작했다.


    재빨리 자신의 방으로 뛰어간 박 의사.


    하지만 김 의사는 화장실을 갔는지 없었고 박 의사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아직 약간의 산통만 오기에 시간이 약간은 있지만 자신의 아내였기에 왠지 모르게 초조했다.


    그렇게 김 의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책상위에 종이들이 흩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중요한 서류같았는데 방금전만해도 김 의사가 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그 서류를 읽던 박 의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이...이럴수가...”


    서류의 내용은 돌연변이에 관한 내용이었다.


    ‘임신 5개월째 쯤에 동물의 DNA를 탯줄에 주입시키면 아기는 그것을 받아들여 기형아로 변형되게 됨. 이 때 아기는 투입된 동물의 습성과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태어나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확실했던 사항. 이 실험을 박상문 의사의 환자들에게 적용하여 결과를 지켜볼 예정임.’


    박 의사는 혼란스러웠다.


    그럼 지금까지의 그 이상한 일들은 다 김 의사가 계획한 것이었다는 건가?


    그러고보니 김 의사의 환자들은 모두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게다가 김 의사는 자주 자신의 환자를 돌보았는데 아무래도 그때마다 DNA를 투입했나보다.


    “김 의사가...내 자리를 노리고...? 말도 안돼...이건...”


    박 의사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런. 들켜버렸군. 뭐 어차피 내 스스로가 말하려고 했으니까.”


    뒤를 돌아보니 언제 들어왔는지 김 의사가 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김 의사의 얼굴에는 온갖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했다.


    “어떻게 자네가...자네가 그럴수가 있지?”


    “그건 오히려 내가 할말 같은데?”


    박 의사는 도저히 이해가 안갔다.


    김 의사는 자신과 오래된 동문생으로서 친했을뿐만 아니라 서로를 존중해주었다.


    그도 자신만큼 실력도 좋았고 재력도 있었기에 도저히 지금 상황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나? 지금으로부터 딱 1년전. 자네가 죽인 그 환자말일세.”


    “내가 죽인 환자? 그 환자라면...”


    자신이 자연분만을 고집하여 죽게 만든 그 임산부.


    그 임산부 이야기는 왜 갑자기 하는거지?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기억이 나나 보군. 하긴. 잊었으면 살 가치도 없는 인간이겠지.”


    “자네...갑자기 그 환자는 왜 이야기하는건가? 지금 이 상황과 무슨 상관이라고!!!”


    순간 김 의사의 표정이 바뀌었다.


    눈빛에 원한과 원망이 가득했다.


    “그녀는 내 약혼녀였어.”


    “뭐...뭐라고?”


    김 의사의 얼굴은 분노로 이그러졌다.


    “심한 나이차이로 몰래 사겨왔지만 애를 갖는 바람에 결심하게 되었지. 결혼하겠다고. 그래서 조만간 이 사실을 알리려고 할때 그일이 일어난거야. 솔직히 그 당시 너의 자연분만을 무슨수를 써서라도 막으려고 했으나 난 그때 봤어. 그녀의 끄덕이는 모습을. 수술대에 누워있는 그녀는 내게 괜찮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줬어. 내 친구인 너를 믿은거지. 그래서 나 또한 너를 믿고 너에게 맡긴거야. 네가 나한테 너의 아내를 맡긴 것처럼. 하지만 너는 너의 독단적인 생각으로 내 아이와 아내될 여자를 모두 죽인거야. 그리고는 죄책감은커녕 오히려 자신의 신념에 금이 갔다면서 욕을 해댔지. 이 추악한 놈.”


    박 의사는 이제야 이해가 갔다.


    김 의사가 권력이나 재산같은걸로 자신을 해꼬지하기에는 이유가 불충분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노라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그...그렇다고 무고한 임산부와 아기들을 실험도구로 쓰면 안되지 않나?!!”


    “무고한 임산부와 아기들? 그러는 자네는 그 잘난 신념 때문에 무고한 임산부와 아기를 죽이지 않았나? 뭐가 틀린가? 난 다만 신념이 아닌 내 복수를 위해서 했을뿐이라고. 자네의 그 잘난 신념? 그 엉터리같은 신념? 그것에 철저히 복수하기 위해서!!!”


    순간 박 의사의 표정도 분노로 가득찼다.


    내 신념을 가지고 지금 왈가왈부하는건가?


    나의 확고한 신념을 없애기 위해 그런 수작까지 부린건가?


    누가뭐래도 자신의 자연분만은 완벽하다.


    그래서 더욱 더 화가 났다.


    “웃기는 소리!!! 내 자연분만에 문제란 없었어. 왜냐고? 완벽하니까. 내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감히 내 신념을 갖고 뭐라하다니... 이 자료를 들고 가서 당장 신고해버리겠어.”


    박 의사는 때려죽이고 싶은 분노를 가까스로 누르고는 서류를 챙겼다.


    챙긴 서류를 들고 나가려는 그때 김 의사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자연분만이라...넌 언제나 자연분만을 주장했지...그것만이 유일무이의 옳은 답일까? 그게 뭐길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놓고서도 아무렇지않게 생각하는거지? 과연 너의 그 엉터리 신념이 오래갈수 있을까?”


    “정신나간 소리 하지마. 그 임산부만 죽었지않나? 그년이 문제가 있었던거야. 내 자연분만에는 아무문제도 없다고!!!”


    박 의사의 눈이 또 다시 번득였다.


    다른건 다 참아도 신념에 관한 조롱은 참을수가 없었다.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큭...크크크크큭...”


    “왜...왜 웃는거지? 완전히 미친 건가?”


    김 의사는 미친 사람마냥 웃기 시작했다.


    오한이 저며들정도의 웃음.


    분노한 박 의사에게 광기가 느껴질 정도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한 간호사가 들어왔다.


    “박상문 의사님. 지금 사모님께서 양수가 터지셨어요. 상황이 급해요.”


    그 말에 분노하던 박 의사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 알았어. 지금 당장 준비해줘. 내가 직접 들어갈테니까.”


    “네, 알겠어요.”


    간호사가 나갔고 박 의사는 마지막으로 김 의사에게 경고했다.


    “각오해둬.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테니까. 그리고 너에게 아내의 출산을 부탁한 것은 취소하기로 하지.”


    김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기만 할뿐이었다.


    기분 나쁜 웃음.


    왠지 그 웃음이 신경쓰였다.


    박 의사가 나가려는 찰나 김 의사가 한번 더 붙잡았다.


    “크크크크큭...자신의 아내를 직접 자연분만하려는 건가? 그게 잘될까? 크크크크큭...”


    “뭐라고? 너 지금 뭐라고 했어? 혹시...”


    박 의사는 분노가 치솟음을 느꼈다.


    이자식이 아내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


    정말 그런거라면...


    박 의사는 멱살을 움켜잡았다.


    “뭔짓을 한거야? 설마 내 아내에게도 투여한거냐? 정말 그런거냐? 이런 씨팔. 죽여버리겠어...죽여버리겠다고!!!”


    흥분하며 김 의사의 면상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그러나 김 의사는 나가떨어지면서도 기분나쁜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쿨럭...크크크크큭...지금 나를 이렇게 때리고 있을 시간이 없을텐데...? 양수가 터졌으니 상태가 위급하지 않을까...? 크크크크큭...”


    “이런 씨팔. 널 꼭 죽이고 말거야. 내 아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널 정말 죽일거라고.”


    “마음대로...쿨럭...크크크...너의 그 잘난 신념으로...잘 해보도록 해...크크크크큭”


    “그 따위 술수로 내 신념을 버리진 않아!!! 미친놈...”


    그말을 끝으로 박 의사는 그 방에서 나와버렸다.


    수술실에 도착한 박의사는 간호사에게 물었다.


    “상태는 어때?”


    “아직은 괜찮아요.”


    “좋아. 자궁 이완제 좀 더 투여하고 산소량도 늘려.”


    “네.”


    박 의사는 매우 신중하게 준비를 했다.


    이 환자는 자신의 아내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수술이었다.


    “나만 믿어. 알았지? 내가 힘을 주라고 할 때 주면 돼.”


    그렇게 아내를 타일렀고 드디어 출산의 때가 왔다.


    아내는 온힘을 주었고 박 의사도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기는 좀처럼 나올생각을 안했다.


    ‘도대체 왜 이러지? 설마 그 자식이 무슨 짓을 해놓은건가? 아니야. 그렇다면 차라리 유산시키는게 빠르고 쉬웠겠지.’


    그때 문에 달려있는 창문으로 김 의사가 보였다.


    순간 오싹함을 느낀 박 의사.


    김 의사는 무섭게 웃으며 박 의사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박 의사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안보였으나 자세히 보니 그건 바로...


    날개짓이었다.


    ‘날개짓? 새를 뜻하는건가?’


    날개짓을 멈춘 김 의사는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하나 꺼내더니 주사 놓는 시늉을 했다.


    ‘주...사? 새...? 무슨뜻이지?’


    “박상문 의사님. 아이가 나오려나봐요. 배가 흔들리고 있어요.”


    그 말에 아내를 보니 배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궁쪽에서는 아기의 모습조차 볼수 없었다.


    ‘뭐...지? 분명히 저건 날개짓이었고 주사 놓는 모습이었는데...그렇다면 새의 DNA를 투여했다는...뭐? 새의 DNA?’


    그 때 아까 보았던 자료의 일부분이 떠올랐다.


    -투입된 동물의 습성과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태어나게 됨-


    ‘투입된 동물의 습성과 특징? 새의 습성과 특징이라면...설마?!!’


    “꺄아아아악!!!”


    순간 배가 찢어지더니 부리모양의 입을 가진 아기가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새소리를 내며 울어댔다.


    처음 알을 까고 나와 세상의 빛을 향해 울어대는 한 마리 새처럼.































    출처




    웃대 - clipclover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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