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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64948
    작성자 : 숏다리코뿔소
    추천 : 15
    조회수 : 1381
    IP : 119.195.***.230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4/24 06:58:24
    원글작성시간 : 2013/04/22 13:08:26
    http://todayhumor.com/?humorbest_664948 모바일
    배경음) 자살의 명소 [연재소설] -3부-
    <P><EMBED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height=300 width=400 src=http://bgm.heartbrea.kr/?3222205 wmode="transparent"><BR><BR><BR>“웬일이야? 나를 보러 다 오고?”<BR><BR>불쑥 “수연씨 보러 온 거 아닙니다.” 하고 정색할 뻔했다.<BR>그녀는 나를 도발하고자, 구태여 나를 비꼬듯 말한 것이 분명했다.<BR><BR>내가 대답을 않자, 수연은 슬쩍 입 꼬리를 올렸다.<BR><BR>가증스럽게도 연분홍빛 립스틱을 칠한 입은 꽃잎에 <BR>비유해도 좋을 성 싶을 만치, 여리고 투명해 보였다.<BR><BR>“오늘도 남자 좀 낚으셨습니까?”<BR>“자기는 나만 보면 말을 그따위로 하더라? 내가 무슨 남자를 낚아? 처녀한테 그게 할 소리야?”<BR><BR>편의점 앞에서 슬쩍 안을 확인만 해볼 것을 그랬다.<BR>몇 시간이나 청년이 편의점에 있을 리는 없지 않은가.<BR><BR>수연을 잡아 놓고 청년의 행방을 묻기가 껄끄러웠다.<BR>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수연은 분명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먼저 취하려 할 것이다.<BR><BR>수연은 마음에 병이 있는 여자였다.<BR><BR>그 병을 뭐라 정신학적으로 꼬집어 이것이다,<BR>말할 수는 없었지만, 미친 사람이란 것에는 이의가 없었다.<BR><BR>그녀는 관광객, 특히나 자살할 남자들을 유혹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여자였다.<BR><BR>절망에 절망을 한 번 더 보태여 주고 싶은 것인지, 그녀는 내일 자살할 관광객 따위<BR>마음에도 없으면서 은근히 속살을 노출하거나, 속삭이는 말 따위로 그들을 꾀었다.<BR><BR>수도꼭지가 망가져 물이 쏟아지듯, 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추파 끼로,<BR>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린 남자는 족족 지독하게 괴롭힘을 당했다.<BR><BR>섬 안 유부남도 몇이나 나가떨어졌는지,<BR>조금 전에 만났던 K 아주머니도 그녀와 망측한 소문을 낸 남편과 이혼을 했다.<BR><BR>남편이 섬을 떠나던 날, 수연은 항구에서 남편을 배웅하며<BR>보란 듯 사람들 앞에서 그와 입맞춤을 했다.<BR><BR>그 소문이 분명 K의 귀에도 닿았을 것이었지만, K는 절대 내색하는 법이 없었다.<BR>K의 남편이 떠나고 한동안 그의 대한 소문이 나돌았다.<BR><BR>내용인 즉 K의 남편은 수년간 남자구실을 못하는 불구자였다는 것이었는데,<BR>그 소문에는 K가 소문을 직접 퍼트린다는 소문이 꼬리처럼 붙어 다녔다.<BR><BR>시간이 지나서 그 소문은 K가 아닌 수연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BR><BR>“그 남자…… 안서.”<BR><BR>나는 그런 수연의 행동에 진저리가 났다.<BR><BR>철들 무렵까지는 뭍으로 함께 나들이를 나가는 일도 있었지만,<BR>이제와선 생판 남과 같이 여기고만 싶었고, 그렇게 대했다.<BR><BR>섬에서 수연과 이상한 소문 하나 갖고 있지 않는 남자는 나와 성민이 정도였다.<BR>아마도 우표모음집 앨범처럼 페이지를 완성하고 싶은 것이리라.<BR><BR>그녀의 말장난에 장단을 맞추느니, 넙치를 찾아가 수소문을 도움 받는 게 나을 듯 했다.<BR><BR>“내가, 너 여기 왜 왔는지 맞춰볼까?”<BR><BR>대답할 가치도 없는 도발이나, 나의 무의식은 고갤 수연에게 향하게끔 하였다.<BR>수연은 나와 시선을 맞추고 시간을 끌었다. 그녀 입가의 미소가 미묘하게 깊어져 간다.<BR><BR>“너 손님 잃어버렸지?”<BR><BR>때려 맞췄다. 그 왜엔 설명할 길이 없었다.<BR><BR>여자의 육감? 나는 그런 말을 신용하는 성격은 못 된다.<BR>그 외에 하나의 가능성, 그것은 수연이 낮에 수상쩍은 남자를 하나 보았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BR><BR>“낮에 남자 하나 왔었죠.” 묻고 싶었으나, 남자가 한둘 편의점에 들렀으랴.<BR>관광객이 아니고서도, 하루 몇이고 남자를 휘둘러 댈 여자였다.<BR><BR>“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BR><BR>그녀에게서 수확을 얻으려던 나를 탓하며 편의점을 나섰다.<BR>등 뒤로 수연의 한마디가 차갑게 날아들었다.<BR><BR>“위선자 새끼.”<BR><BR>그 말에도 대꾸를 않자, 수연은 “왜 자꾸 존댓말 해? 열 받게?” 소리쳤다.<BR>닫힌 편의점 유리문으로 둔탁한 소리가 후드득하고 연달아 들려왔다.<BR><BR>돌아보니 수연은 카운터의 볼펜이며, 연필꽂이 따위를 내 등으로 던져대고 있었다.<BR>웃기는 여자. 그녀를 무시한 채 큰길로 벗어났다.<BR><BR>청년이 섬을 벗어났을 리는 없었다.<BR><BR>노를 저어 갔을 리도, 헤엄을 쳐 갔을 리도 없으니,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섬에는 있을 것이다.<BR>저 멀리 조명이 들어 온 녹색 십자가가 밤거리에 걸려있었다.<BR><BR>녹색의 어두침침함은 조명의 밝기와는 상관없이 이 섬 유일의 살풍경이다.<BR><BR>병원을 찾아갈까, 아니, 넙치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나.<BR>두 가지 모두 탐탁찮은 선택을 양손에 들고 고민이 들었다.<BR><BR>어느 쪽 하나, 깔끔한 느낌으로 접촉하긴 어려울 것이다.<BR>그나마 넙치보다는 병원으로 연락해보는 것이 나았다.<BR><BR>핸드폰이 없는 관계로 다시 여관으로 향해야 했다.<BR>찾아가는 것이 더 좋았겠지만, 병원 원장의 낯을 앞에 두고 싶지가 않았다.<BR><BR>그는 얼굴에 철가면을 조립해 둔 사람만 같아 징그럽다. 표정 없는 징그러운 사람.<BR><BR><BR>여관으로 돌아오자, 여자와 성민이는 마당에 없었다.<BR>혹시나 청년이 그 사이 돌아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BR><BR>“남자 돌아왔어?”<BR><BR>카운터에 자릴 차지한 성민에게 물었다. 성민은 목을 길게 빼들고<BR>몸을 한껏 웅크린 채 핸드폰 화면만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BR><BR>“아니. 아직.”<BR>“여자는?”<BR>“객실에 안내했어.”<BR><BR>병원에 전화를 하기 위해선 중앙 로비에 설치 된 전화기를 써야했다.<BR>나는 카운터를 지나, 로비로 가다 발이 멈춰서고 말았다. 다시 성민에게 돌아가 물었다.<BR><BR>“너 핸드폰.”<BR><BR>낮에 산산조각 났던 핸드폰을 그 사이 수리 해 왔을 리는 없었다.<BR>핸드폰을 사려면 뭍까지 나가야만 한다.<BR><BR>나는 핸드폰은 갖고 있지도 않기에 성민이 손의 핸드폰은 나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BR><BR>“어, 손님한테 잠깐 빌렸어.”<BR>“빌려?”<BR><BR>달려가 103호 실의 문을 열었다. 노크도 없이 열어젖힌 문.<BR>안에서 놀라는 여자의 비명은 손톱만큼도 들려오지 않았다.<BR><BR>목을 매다는 용도로 쓰세요, 하고 설치해 둔 것 같은 대들보.<BR>여자는 객실 이불을 찢어 엮은 듯 보이는 지저분한 줄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BR><BR>발버둥을 쳤건, 몸을 줄에 의지하는 동안 반동이 있었건,<BR>그녀의 몸은 아직 흔들림이 멈추지 않고 있었다.<BR><BR>슬금슬금 왼쪽으로 돌아가는 몸이 서서히 등을 보이려 하고 있었다.<BR>처참하게 넘어가 있는 좌식 소파 등받이가 아슬아슬 그녀의 발뒤꿈치에 가 닿고 있었다.<BR><BR>“목맨지 좀 지났어. 병원까지 다녀 온 거야? 시간이 늦었네?”<BR><BR>어느새 다가온 성민이 물었다. 나는 물어봐야 했다.<BR>묻고 나서 대답을 듣기가 두려웠으나, 묻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었다.<BR><BR>“너, 핸드폰 언제 빌린 거야.”<BR><BR>여자가 죽고 나서 빌린 건, 아니지. 죽은 다음에 빌려 온건 아니지?<BR>저 여자 매달려 있는 동안 주머니에서 꺼내 온 거 아니지?<BR><BR>“형답지 않게 호들갑 떨지 마.”<BR><BR>이 섬에 사는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돌림병을 앓는다.<BR><BR>정신병도 전염이 되는지 알 수 없으나, 분명 섬사람들이 선천적으로 이 모양은 아니었을 것이다.<BR>스스로가 사람이길 잊어버린 이 병을 뭐라고 부를까. 사이코패스?<BR><BR>아니, 아니다. 차라리 암이나, 종양이 더 맞는 병명만 같다.<BR><BR>죽을 병.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죽어 있는 것이다. <BR>인간으로서, 사람됨으로서, 모두 죽어있는 것이다.<BR><BR>죽어서 산 사람처럼 걷고 말할 뿐, 우리는 그 뿐이다.<BR><BR>그래, 핏대를 세우는 나는 그저 위선자이다. 이 섬에서 살아온 날이 몇 해던가.<BR>성민이의 말이 맞는 지도 모른다. 호들갑 떨 것 없다.<BR><BR>어차피 우리는 이렇게 살아 온 사람들이다.<BR><BR>“형 전화 왔다.”<BR>“어디서.”<BR><BR>성민이가 핸드폰을 내게 넘겼다.<BR><BR>방에서 목을 맨 여자의 핸드폰. 액정에는 ‘♡내 반쪽♡’ 이라는<BR>글자와 목을 맨 그녀의 사진이 한 화면에 표시되었다.<BR><BR>내 반쪽. 청년일까? 이 천치 같은 놈이 살아서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일까.<BR><BR>전화를 받았다.<BR><BR><BR><BR><BR>- 3부 끝 4부에서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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