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아.. 음 .. 일단 </div> <div>저는 태어나서 단.한.번.도 날씬해 본 적이 없습니다</div> <div>지금도 날씬하진 않아요 </div> <div>건강할 뿐 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어려서부터 계속 건강했던 것 같습니다</div> <div>좋은 하드웨어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div> <div> </div> <div>체육은 항상 수 였고 </div> <div>체력장(요즘 친구들도 하나요??;;)에서 오래달리기는 오기로라도 1등으로 들어와야 직성이 풀렸죠</div> <div>고3때도 체육시간 자습이 싫었고 차라리 피구나하지 싶을 정도로 왈가닥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냥 건강했고 조금 통통했습니다 마른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div> <div>대학가면 다 빠진다는 아빠 말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아빠는 뻥쟁이가 됐습니다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아니 제가 뻥쟁이로 만들었네요 </div> <div> </div> <div>제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 게 이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div> <div>고향을 떠나 서울로 진학하게 되면서 식이,건강 모두 망가졌습니다 </div> <div> </div> <div>홀로 시작했던 자취생활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또르르</div> <div> </div> <div>아침과 점심은 거르거나 대충 떼우기 일쑤였고</div> <div>저녁엔 술과 함께 폭식이 이어졌습니다</div> <div>이때가 아니면 안챙겨먹는 걸 알기에 식탐도 좀 생겼던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방학때는 종일 서서 일한 덕에 하체부종도 심해졌고</div> <div> </div> <div>생활비가 모자라 삼시세끼 컵라면으로 떼우면서 가끔 쌀밥을 먹으면</div> <div>설사를 할 정도로 소화기도 문제가 많았습니다</div> <div> </div> <div>3월 개강하면서 걸렸던 감기는 5월 축제기간까지 달고 살았죠</div> <div> </div> <div>서서히 그렇게 체지방이 적립되고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4학년때가 절정이었어요</div> <div>여름방학이 지났는데 맞는 바지가 없어 청치마를 입고 학교를 갔습니다</div> <div>친하지도 않은 선배놈이 "그 다리로 치마를 입냐?"라고 할 정도로 </div> <div>몸이 엄청 불어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 소리를 듣고 "선배는 그 얼굴로 밖에 나와요?"라고 되받아치긴 했지만 </div> <div>상처는 상처...</div> <div> </div> <div>이 때 몸무게가 73kg정도 됐던 것 같아요 허벅지는 62cm</div> <div> </div> <div>취업이고 나발이고 4학년 2학기 때는 거의 멘탈이 정상이 아니었어요</div> <div>우울증이 왔던 것 같습니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누가 툭하고 건드리면 울어버리기 일쑤였네요</div> <div>지금 생각하면 어디가서 안뛰어내린 게 다행이다 싶습니다</div> <div> </div> <div>살을 좀 빼면 괜찮아질까 싶어서 무턱대고 시작했던 덴마크 다이어트는 10일만에</div> <div>기립성빈혈이 심해져서 그만뒀네요</div> <div> </div> <div>그렇게 혼자 지내며 점점 제 건강을 갉아먹고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조금 좋아지기 시작한 건 신랑이랑 살림을 합치면서네요 </div> <div>따뜻한 밥 한끼라도 집에서 먹이려고 장도 보고 반찬도 해놓고 요리도 이것저것 해보면서 </div> <div>영양도 생각하고 하면서 제 식이도 점점 정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운동은 하나도 안했지만 밥을 제대로 먹으니 얼추 60킬로대로 들어와지더라구요</div> <div> </div> <div>그러던 어느 날 여느때처럼 퇴근 후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는데 </div> <div>엄청나게 힘들더라구요 무겁지도 않은데 팔에 힘이 하나도 없고 걷기도 벅차고 ... </div> <div>시장에서 집까지 도보로 5분거리였는데 </div> <div>쉬다 걷다를 반복하며 20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ㅠㅠ</div> <div> </div> <div>집 현관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하니 체력이 너무 쓰레기인 것 같더라구요 </div> <div> </div> <div>내가 이따위 장바구니 하나 못들고 올 정도로 체력이 없나??</div> <div>'이까짓 장바구니따위'에 내가 진 느낌이라 너무 분하고 억울하더라구요</div> <div> </div> <div>이 때도 영 멘탈은 쿠크다스였던 것 같네요 </div> <div>일은 원형탈모가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div> <div>집에선 짜증이 많아졌었고 별 거 아닌걸로 화내기 일쑤였네요</div> <div>(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내 성질을 받아준 우리신랑 미안하다!!!!!!!고생했다!!!!!!)</div> <div> </div> <div>도저히 이건 아닌것 같아 일을 그만뒀습니다 </div> <div> </div> <div>일 쉬는 동안 운동을 좀 시작해보라고 권유했던 건 신랑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냥마냥 쉬고싶었는데 </div> <div>어디서 실내자전거를 하나 중고로 사오더군요</div> <div> </div> <div>"심심하면 타고 아니면 이불건조대 하나 생겼다고 생각해라"며 </div> <div>경상도 남자 특유의 느낌으로 진짜 '오다줏었다' 정도였습니다</div> <div> </div> <div>한 며칠간은 쳐다도 안봤네요 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어느 날은 신랑이 출근할 때 </div> <div>'자전거 중고로 산거 돌아가는지 안돌아가는지 확인 못했다 함 굴리바라'</div> <div>하더군요 </div> <div> </div> <div>출근시키고 나니 왠지 속아서 산거 아닌가 싶어서 </div> <div>꾸역꾸역 티비앞으로 끌고와서 굴려봤습니다. </div> <div>쌩쌩 잘돌아가더군요;;;; </div> <div> </div> <div>그렇게 한 20분 타고나니 땀도 살짝 나고 기분이 좀 좋아지더라구요 </div> <div> </div> <div>다음날부터 쭉 탔습니다. </div> <div>아침에 신랑 출근시키고 한시간 정도를 계속 자전거만 굴렸네요</div> <div> </div> <div>운동을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다른 것도 해보고 싶더라구요 </div> <div> </div> <div>밤에 퇴근한 신랑 붙들고(예전에 헬스도 오래했던지라)</div> <div>자전거만 굴리니까 지겹다 다른 거 뭐 할거 더 없냐고 물어보니 </div> <div> </div> <div>스쿼트,데드리프트,푸쉬업을 추천하더라구요 </div> <div>삼대운동이고 큰 근육이 어쩌고 막 설명하는데 그 때는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div> <div>자세만 잡아주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렸던 거 같네요 </div> <div> </div> <div>그렇게 홈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 </div> <div> </div> <div>그 때의 그 장바구니를 생각하며 장바구니에 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자가 목표였습니다</div> <div> </div> <div>맨몸으로 스쿼트, 데드, 푸쉬업 50개만 하자 하던 게 나중에는 50개 5셋트가 되었고 </div> <div>슬슬 무게 욕심도 나서 지금은 신랑이 쓰던 10kg짜리 덤벨로 무게도 올렸네요</div> <div>캐틀벨도 장만해서 스윙도 하고 스내치고 해보고.... </div> <div> </div> <div> </div> <div>몇 달을 자전거타고 홈트레이닝 하면서 </div> <div>몸매도 변화가 왔습니다 </div> <div> </div> <div>기성복바지는 32사이즈를 사도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아서 </div> <div>바지는 입지도 못했던 제가 30사이즈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됐더라구요</div> <div> </div> <div>슬슬 욕심도 나고 자전거로는 심심한 것 같아 </div> <div>시작한 게 수영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수영은 진짜 신의 한수 !!</div> <div> </div> <div>그렇게 시작한 수영이 벌써 햇수로 3년째네요</div> <div>요즘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장에 출석합니다 </div> <div>조금 더 예쁘게 수영하고 싶어져서</div> <div>교정하고 연습하려면 매일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요즘의 목표는</div> <div>'백발할머니 돼서도 예쁘게 접영하자' 입니다</div> <div> </div> <div>그렇게 되려면 자세도 예뻐야하고 체력도 좋아야 하니 운동을 놓을 수가 없네요 </div> <div> </div> <div> </div> <div>혹자들은 제 몸무게를 들으면 그렇게 많이 나가?????? 합니다</div> <div>운동시작한 지 몇 년이나 돼서야 몸무게는 숫자일뿐이란 걸 깨달았고 </div> <div>몇 년이나 돼서야 운동하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네요</div> <div> </div> <div>사실 저는 요즘도 날씬하진 않습니다</div> <div>그리고 날씬해지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div> <div> </div> <div>그냥 건강해지고 싶은 것 뿐입니다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