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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집에서 나는무하마드 알리라고 불렸다.
열혈 복싱팬이었던 아버지께서 아들을 낳고서 바로 무하마드 알리라고 칭하신 것이다.
그리고는 내가 걸어 다닐 즈음부터 주먹으로 아버지의 손바닥을 치게 하면서 ‘원투 원투’ 하고 외치게 하셨단다.
어릴 때부터 배운 타령이니, 제법 내 폼이 그럴 듯 하였나 보다.
할아버지 댁에 내려가며 서울역에서 기차를 기다릴 때면,
아버지께서 네다섯살인 내게 복싱폼을 잡고 손바닥을 치게 하셨단다.
그러면,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고, 길거리 공연을 보고난 관객들처럼,
내손에 100원짜리 동전이나 500원짜리 지폐를 주기도 했단다.
대충 나의 군것질 값은 내가 벌었던 것이다.
스텝이 특히 좋았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팔을 뻗는 동작이 알리 같다는 관객들의 평이었다고 한다.
알리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하셨던 아버지가 내게 매일 연습시킨 동작들이었다.
이후로도 지금까지 아버지는 복싱하면 알리였고. 알리 하면 챔피언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아들에게 그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큰소리로 ‘우리 알리’라고 불러오셨다.
내가 아들을 낳았을 때는 그 아들에게 조 프레이저라는 별명을 붙이고
늘 조 프레이저, 조 프레이저하고 손자를 불렀다.
왜 조 프레이저냐고 어머니가 물었을 때, 아버지의 대답은 간단했다.
무하마드 알리를 이긴 놈이라고. 손자를 안고 이놈이 무하마드 알리를 이긴 놈이라고 그리 하셨다.
지금도 한물간 복싱의 열혈 팬이신 아버지는 내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찌그러진 냄비 꼴을 해가지고 다니면
한밤중에 전화를 하신다.
술이 불콰해서 아들을 위로하시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전혀 위로가 안되는 말로 속을 긁어주신다.
그리고는 “우리 무하마드 알리... 포먼을 한방에 때려눕힌 것처럼,
사나이 중에 사나이 알리처럼...한방에 말이야...아빠 맘 알지.. 무하마드 알리”
당신생각에 아들에게 가장 힘이 된다고 믿는 멘트다.
계속 얻어맞고, 몰리고, 구석에 처박혀도 쓰러지지 않다가
경기 막판 한방에 포먼을 때려 눕혀 영원한 아버지의 영웅이 된 알리처럼.. 그렇게 기운 내라는 것.
아버지 덕분에 우리 가족에게 무하마드 알리는 아주 친숙한 인물이었다.
그 무하마드 알리가 사망했다고 한다.
인종차별과 싸우고, 참전을 거부하고 병마에 좌절하지 않은 알리의 삶을 돌아보며
멋진 인간의 삶을 추모하는 많은 말들이 오간다.
나또한 아버지의 영웅이자 나의 애칭이었던,
우리 부자에게 아주 조금은 특별한 이름...무하마드 알리의 명복을 빌어본다.
찌그러진 삶에 풀죽어 있을 때 커다란 목소리로 아버지가 나를 부르던 이름 ‘우리 무하마드 알리’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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