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참 글을 많이 쓰네요. ㅎㅎ 님들이 보기엔 병든 아저씨같지요?? ㅎㅎㅎㅎ
일상에서 매일 남의 얘기를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이렇게 일방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제게는 참 사이다입니다. 이해 부탁해요.
군생활 하면, 빼빼로데이나,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이런날이 오면, 참 이루어지지 않을 바람을 꿈꾸며, 내이름 앞으로 뭔가 날아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됨.
의외로 그런 날이면, 본인 앞으로 대학교 여자후배들이 손수만든 빼빼로와, 초콜렛 따위들이 많이 보내져왔음.
본인들은 나름 염장질 한다고, 자기들 즐거운 사진들을 찍어 보내왔고. 본인 관물대에 훈장처럼 걸려진건 몰랐겠지. ㅎㅎ 군생활의 자부심들이여..
-------------------------사설이 깁니다. 다시 밑줄선이 나올때까지 건너 뛰시면 됩니당 -------------------------------------
딱히 후배들이 본인을 좋아하는 마음에 보내오진 않았음. 다만, 기억에 오래오래 남은 오빠로, 신입생 시절 자기들을 즐겁게 해준 오빠로써
의리의 선물이었음. (본인은 1년 재수를 했으므로. 아..후배라기 보단 동기들이구나..)
신입생 시절, 본인은 구수한 사투리로 신입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음. 충청도에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듣기가 참 힘들었나 봄.
본인의 별명들이 몇개 있었는데, 여자 선배들은 싹퉁바가지, 여동생들은 볼매, 남동생들 사이에선 마이더스였음.
1년동안 본인이 성사 시켜준 커플이 15커플 이었음. 엠티를 갔는데, 본인은 귀여운 청개구리 두마리를 잡아와서
" 야이놈들아!! 엠티를 와서 술이나 퍼먹고 있고, 잔디밭에 풀이나 뜯으러 온 한심한 놈들. 니들보다 더 솔직하고 순수한 이 두마리 청개구리를
오늘 내 욕망을 대신하여 이들을 합궁 시키노라!!"
그리고 종이컵에 두마리를 넣어버렸음. 다음날 아침.. 여동생 한명이 종이컵 뚜껑을 열더니 꺄악!!!
오빠!! 얘네들 진짜 하고있어!!!
그때부터 본인은 아무나 남자 하나 여자하나 지목해도 둘이 합궁하게 만든다는 황금손이 되었음.
황금손 에피소드 하나로...
부끄러움이 많아서 말을 심하게 더듬는 남동생이 있었음. 약간 틱 증상처럼. 눈을 깜빡이는 버릇도. 주변 애들은 굳이 표현하지 않았지만,,
약간 거슬리지만, 곧 익숙해질 정도의 수준이었음. 어쨌든, 그 친구가 다른과 여자 아이에게 고백을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음.
청송 막걸리에서 두명이 술을 마시는걸 남동생들과 여동생들을 불러모아, 논밭에서 염탐을 했음. 근데 상태가 별로..말 더듬지..눈도 못마주보지..
틱증상을 틱틱 뿌리고 있으니... 안되겠어서 본인이 출동하기로 함.
"(지나가다 만난척) 어이~ㅇㅇ이! 요기서~ 모하암~??"
동생: "헐!! 형!"
나: "어이. 됐고.ㅋㅋ 소주에는 쿨피스를 타 마셔야지. ㅎㅎ 한잔 얻어먹고 가자. 카드줄테니 가서 좀 사와."
이미 여자애 표정이 짜증 100%. 거만한 꼰대 에게 보내는 분노.
평소에 동생은 본인의 캐릭터를 알고 있기에. 이 병신이 또 뭔 컨셉을 잡는거지? 하면서 군말없이 사러감.
나: "어. 흠흠. 내가 말이지요. ㅇㅇ이 동기이자 형입니다. 자...나한테만 말해봐요. 둘이 여기서 뭐하는 중임?"
소녀: "왜요? 다 알고 오신거 같은데."
나: "우린 내기를 했거든. 아주 순수한 내기지. 저놈이 안된다에 피자치킨 탕수육을 걸었거든 ㅎㅎㅎ"
소녀: "가지가지 하시네요. ㅎㅎ"
나: "저놈이 저래 보여도. 영 상태가 안좋다는 말이지. 지금도 봐봐. 뭐 사오라고 하면 넙죽넙죽 심부름 하고있지. 그리고 남들이 모르는 버릇이 있어.
저놈은 내가 갈구면, 눈을 깜빡이는 버릇이 있음. 불쌍한놈. 그쪽도 혹시 알아요?"
소녀: "아뇨. 몰랐는데요."
나: "오호라. 그럼 끝이네. 그쪽 보고 설렘이 없었나보지 ㅋㅋㅋ 오케이. 요기 한잔 먹고 본인은 피치탕 예약하러 감. ㅋㅋ(홀짝)"
소녀: "참 오빠도 불쌍하시네요."
숨어있는 동생들 데리고 우루루 도망감.
그리고 다음날 둘이 손을 잡고 캠퍼스를 거닐고 있는 모습을 우린 발견할 수 있었음. 물론. 동생은 나를 좋아했으나, 동생의 여자친구는
한참동안 본인을 싫어했음. ㅎㅎㅎ 동생의 틱증상을 감싸주려는 수작인걸 안 뒤에는 미안하다고 울었던건 감사. (본인이 떠나고 다시
마주앉은 동생은 여전히 틱틱 거렸지만, 그게 부끄러워하고 수줍어하는 귀여운 버릇으로 느껴졌다고 함)
----------------------------------------------사설 끝 ---------------------------------------------------------
그런 고로. 은혜 갚음을 군대에서 톡톡히 받고 있었으나, 진실을 모르는 병사들은 본인이 밖에서 엄청난 카사노바 였을것이라
추측하게 됨. 일단 눈치가 제일 빠른 후임들 부터 본인에게 여자친구 상담을 하기 시작하였음.
뭐. 이등병, 일병시절이 제일 민감한거 아니겠음? 뭐 상담이 굳이 일을 해결해 줘야 상담인건 아니지 않음.
그냥 말하는 사람 얘기 들어주고, 가슴속에 희망의 불꽃을 피워주면 상담은 90프로 성공이라 생각함.
나를 갈구는 선임중에 상담병이 있었음. 법대를 다닌다고 했던가. 역시 배운 사람인 만큼, 갈구는 수준도 논리적이고 비범했음.
솔직히 말싸움에서 진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지만, 본인도 역시 후임. 업무에 있어서 실수는 하기 마련. 그 실수에 대해 갈굼을 먹으면
도대체 빠져 나갈 틈을 주지 않았음. 그만큼 강적. 함께 생활한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방어만 했지 한번도 이긴적이 없음.
물론 이 상담병은 하자가 없는 선임이었음. 다만, 법대까지 다니면서, 이곳 법에 누구보다 강하게 순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웠을 뿐..
상담병은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이었음. 상담병이라는 자부심. 부대원들이 자신에게 기댄다는 자부심이 대단했음.
그런데 왠걸, 개인정비 시간에 보면, 본인의 관물대에 후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상담을 받고 있으니... 그것도 싫어하는 놈한테...
부대의 법을 무너뜨리는 녀석.
아무리 법전을 달달 외워도, 많은 어휘력과 용어를 알더라도, 소통이 안되면 게임은 끝임. 마치 보험사가 고객한테 약관읽어주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무엇보다, 분노하면 명분을 잃기가 쉬움. 점점 이유없이 본인에게 시비를 걸고있는 상담병을 사람들이 느낄 수 있었음.
후임들: "ㅇㅇㅇ일병님. ㅇㅇ병장님이 많이 벼르고 계신거 같습니다."
나: "이게 니놈들 때문이잖아!! 이쉐끼들이...!!"
후임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나: "감사는 저기 족구장 가서 족구하라그래."
그렇게 세월은 흘러...본인은 병장이 전역할때까지 열심히 방어했음. 공격이 성공한적도 없었지만, 방어가 뚫린적도 없었음.
그리고 상담병이 전역하는 전날 밤. 새벽에 본인을 흡연장으로 불렀음.
상담병: "ㅇㅇ아. 나는 내일이면 부대를 떠난다."
나: "축하드립니다. ㅇㅇㅇ 병장님."
상담병: "뭐. 이제 민간인 인데,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
나: "제가 알기론 전역 당일 이후 24시간 까지 군인 신분이라 들었습니다. 아직은 안됩니다."
상담병: "ㅎㅎㅎ 대단한데? 안걸리네? 막판에 상담병 버리고 함 죽여볼랬더니. ㅎㅎ"
나: "ㅎㅎㅎㅎ 본인의 속마음을 들키는 순간 부터 게임은 끝이지 말입니다. ㅎ"
상담병: " 그래. 난 너같은 놈들이 제일 싫다. 고작 이런 규칙들도 힘들다고 못 버티는 끈기없는 놈들."
나: "오. 저는 ㅇㅇ병장님 덕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는데 말입니다. 저는 병장님 밉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상담병: "ㅎㅎ 그렇게 말하면 속마음이 숨겨지나. ㅎㅎ"
나: "어떤 속마음 말입니까??"
상담병: " ㅎㅎ 너도 나 죽이고 싶겠지. 딴놈들이 갈굴때는 요리조리 잘 피해다녀도, 나한테 피해간적이 있냐? 근데 나는 이제 떠나가니까.
한번은 피해보고 군생활 끝내야 될텐데. ㅎㅎ"
나: "ㅎㅎㅎㅎ배가 아프셨군요."
상담병: "응? 무슨 배?"
나: "아...아닙니다. 그럼 부디 몸건강 하십시오. 저는 내일도 일과가 있어서.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상담병: "야. XXX야. 거기 서. 지금 뭐라고 했어?"
나: "아닙니다. 제가 배가 아파서 그렇습니다. 화장실 좀.."
상담병: "야이 XXX. 버러지 같은 놈들. 사회에서 나랑 만나봐라. ㅎㅎ 어찌되나. ㅎㅎㅎ"
나: "(화장실에 들어가며) 어이쿠~ 전역 전날에 드디어 내 공격성공!? 후후후"
상담병: "(소변을 보고있는 본인을 따라와서..)야 내말 안끝났다."
나: "병장님. 나보다 조금 더 좋은 차를 타시든, 나보다 좀더 예쁜 마누라를 만나시던, 나보다 조금 더 큰집에 사시던, 그건 제 관심 밖입니다.
저는 말입니다. 이건희 회장님이 참 부러워요. 빌게이츠도 부럽고, 정주영 회장도 부럽습니다. 근데 병장님은 안부럽지 말입니다. ㅎㅎㅎ"
상담병: "개XX. (퍽)"
나: "어라..법규를 준수하시는 분께서 어찌 폭력을..?"
상담병: "법 안지키는 너같은 놈들한테는 안지켜."
나: "좋네요. 제가 마지못해 바라던게. 우리나라 검사, 판사, 변호사들이 법안지키는 놈들 법대로 처리하는건데. ㅎㅎㅎ 그 예외 첫번째에
입성하신걸 환영합니다. ㅎㅎ 이제 좀 병장님이 부럽네요. ㅎㅎ"
상담병: "......."
나: "형님. 물론 저도 형님한테 싫은 마음 들때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 헤어질때는 다 풀고 헤어지는게 맞는거 아닙니까.
제가 그리 잘못됬다면, 후임들이 형님대신 심판하겠지요."
상담병: "....."
나: "저 형님 가시기 전에, 뽀글이 하나만 얻어먹어 보는게 소원인데. 후임 소원한번 들어주시죠."
그렇게 상담병 병장의 전역 전날밤. 둘이서 뽀글이를 조용히 먹었음.
상담병: "미안하다.."
그렇게 마지막 승리는 나의 승리!! (찌질찌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