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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oda_2763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36
    조회수 : 8133
    IP : 121.131.***.144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6/01/31 14:06:10
    http://todayhumor.com/?soda_2763 모바일
    군대 사이다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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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주말의 끝이라 눈물을 금할 길이 음슴으로 음슴체. (오늘은 전개를 좀 빨리...ㅎㅎ)
     
    본인이 이등병때, 일병 한명이 있었음. 같은 분과였는데..
    자대에 처음 왔을때, 참 본인을 잘 챙겨줬었음. 매일 같이 담배피러 가자고 데리고 가주고, 피엑스 가자고 데리고 가주고.
     
    한가지 맘에 걸렸던건, 담배피러 가면 본인의 담배를 폈었고, 피엑스를 가면 본인이 계산을 해야했음.
    음...설마 아니겠지...
     
    당시 맞선임이 얘기했음.
     
    맞선임: "ㅇㅇ 아. 너 조심해라 ㅋㅋㅋ 저새퀴 지금은 잘해주는거 같이 보이지만, 우리분대 최고 또라이다. ㅎㅎㅎ 그리고 나라 사랑카드 잘 간수해.
                저놈은 후임들 카드 가지고 가서 맘대로 긁어먹는 버릇이 있어.ㅎㅎ"
     
    본인: "저놈 무섭게 생겼지만, 나는 알수가 있지. 눈빛이 여려. 그 깊숙한 곳에는 겁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야. 사춘기 청소년의 눈이랄까?
             그런 애들은 언제든 잡아먹을 수 있으니까 걱정마셔. ㅎㅎ"
     
    그래도 본인은..약간 찝찝한건 있었지만, 에이 설마..하는 마음으로 지냈음. 그래도 같이 피운 담배가 몇개인데...
    해당 일병은 전형적인 책임감 없고, 단순한 성격에, 제멋대로에 게으르고, 무섭게 생겼음. 잘하는게 하나 있다면,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는 센스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선임들 앞에서는 반성하는 표정, 자세 모두 완벽하게 순종하는 연기력이 장난이 아니었음.
    그런게 있을꺼임. 겁나 조폭같이 무섭게 생긴놈이 나한테 엄청 복종하고 따르면, 일반 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거.
     
    이놈이 전형적인 케이스였음.
    그 무서운 외모로 같은 분과 동기 2명을 쥐잡듯이 부렸음. 그렇다고 그 부림 당하던 동기들이 정상은 아니었음.
    한명은 매우 말랐고, 공부 잘하게 생긴아이로, 쌍꺼풀이 진한, 느끼한 눈빛을 가진 아이였음. 농담도 잘하고 말도잘했음.
     
    한가지 그랬던건, 농담을 잘해서 후임들을 웃게 만들고, 웃는다고 갈구는 아이였음. 자칭 꾀돌이로, 은근 무섭게 생긴 선임을 부추겨서
    마음에 안드는 애들을 갈구도록 유도시킴. 마치 티몬과 품바 조합이랄까?
     
    나머지 한명은 딱히 후임들에게 터치하지 않는 순둥이였음. 식탐이 매우 많았고, 군생활 내도록 집에서 용돈받아 피엑스 다니는 재미로
    살아갔다해도 과언이 아닌...선임으로써 책임을 지는 일이 생기면 가차없이 짜증내며 회피하는 아이.
    그냥 메뚜기 같은 녀석이었음. 아무것도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그러나 성격은 순둥순둥한 아이.
    매일 피엑스에서 산더미 과자를 사먹는 아이라, 품바에게 늘 일정 분량 취사물을 빼았겼음. 그때마다 녀석은 아마겟돈의 AJ가
    주인공과 이별할때보다 슬픈 눈빛으로 과자들을 떠나보냈음.
     
    어쨌든..
    1달 살기도 전에 맞선임이 나열해준 캐릭터 특성이 100% 일치함을 느낄 수 있었음.
    공포탄 사건이 벌어졌을때, 가장 선두에서 본인을 공격하던 선임이 저 품바같이 생긴 일병이었음. 그때부터 태도가 바뀌었는데,
    역시 담배는 당연한듯이 본인에게 손가락 두개를 척! 흔들흔들 하는 식으로 요구를 했고, 피엑스는 "ㅇㅇ아 카드좀." 이런 식이었음.
     
    오호. 내 평생에 이런 멍청이는 본적이 없었던거 같은데...제 무덤을 파는군..
     
    본인의 PX포기 선언이 떨어진 뒤로는, 정말 PX를 안가니까. 이놈이 더 본인의 카드에 욕심을 냈음. 어차피 안쓴다고 생각한 모양.
    배려가 권리로 바뀌는 전형적인 싸이클을 밟고있는 우리들. 좋다. 이정도 선에서 경계를 다시 긋자 생각했음.
     
    품바: "ㅇㅇ아 카드좀."
     
    본인: "??왜지 말입니다?"
     
    품바: "같이 PX가자. 너도 먹게해줄께. (인심 쓰듯)"
     
    본인: "저 PX포기 선언한거 모르십니까?"
     
    품바: "내 재량으로 뚫을 수 있어. 그러니까 가자."
     
    본인: "하하..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PX갈 수 있습니다. ㅎㅎ 누가 못가게 막아서 안가는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품바: "야!!! PX갈 수 있다고? 니가 뭔데 그딴 권리를 가지냐?"
     
    본인: "오해를 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말재주가 없다보니, 어쨌든 제가 PX 안가는건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명분은 제가 정의로울진 몰라도, 일단 선임들한테 사죄하는 마음으로 안가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자존심에 기스를 냈으면,
             그만한 댓가는 받아야지 말입니다. 더군다나 부대에 큰 규칙(?)을 제가 뒤흔들어 놓았으니. 그걸 다 참아내고 전역한 선배님들
             한테 미안해서라도 저는 PX 못가지 말입니다."
     
    품바: ".....그럼 카드만 줘. 어차피 안쓰니까." (이걸 믿으실진 모르지만, 얘는 이정도로 단순 또라이였음.)
     
    본인: "죄송하지만, PX는 안가도 담배는 사피는걸로 거래했습니다만..?"
     
    품바: "담배 사펴도 돈이 남잖아."
     
    본인:  "그 돈이 남으면 그걸 왜 ㅇㅇ일병님께 써야합니까? 하하하 되게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품바: "그 말로 너랑 내 사이는 결정된거다!! 아주 각오 단단히해라."
     
    본인: "네. 잘 부탁드립니다.ㅎㅎㅎ"
    -------------------------------------------------------------------------
    그리고 본인의 일상에 변화는...하아나도 변한게 없었음. 본인을 위해 단단히 쉴드를 쳐주던 선임이 아니었기에, 변한것도 없었음.
    다만, 품바가 본인에 대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니는 얘기를 맞선임을 통해 간간히 듣는정도.?
    본인의 예상이 맞았음. 녀석은 무서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겁이 많았음.
     
    학교다닐때 분명 본인 밑에도 본인 보다 힘이 세고, 강한 아이들이 있었음. 막상 싸울때는 애들이 얻어맞고 뻗었지만, 걔네들이랑 재미로
    가까운 복싱장 이런데 가서 스파링식으로 붙어보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음. 싸움은 서로간의 감정이나, 기싸움이 충돌하지만,
    스파링 같은건 서로간에 감정이 없이 시작하는 거라서, 그 아이들이 침착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생각함.
     
    같은 이치임. 이 선임도 그 범주였음. 힘세고 겁이 많은 애들은 절대로 그 겁을 초월할만한 충격을 줘서는 안됨. (역관광 당함) 
    공포라는 울타리 안에서 반항하지 못하도록 밀었다 당겼다 해야 컨트롤 할 수 있는거임. 본인은 그 선임을 잘~컨트롤 했음.
     
    그 첫번째 겁을 준 사건으로, 본인이 품바일병을 관찰해본 결과, 일과시간에 한번씩 생활관을 들어감. 뭐하고 있나 살펴보면
    식탐많은 동기의 관물대를 열어서 나라사랑 카드를 훔침. 그리고 후다닥 PX에 가서 아이스크림 따위 사먹고 다시 돌아옴.
     
    본인은 그렇게 몇일간 관찰했음. 그리고 식탐많은 일병에게 얘기해줬음. 나라사랑카드 관리 잘하시라고. 물론 본인 두손을 잡고 고맙다고
    몇번을 말함...ㅎㅎㅎ 진짜 먹는거 좋아했나봄.
     
    이제는 품바가 생활관에 들어가도 빈손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졌음.
    어느날 날잡고 본인은 일부러 관물대에 본인의 나라사랑 카드가 살짝 보이도록 꺼내놓고 일과를 하러 나갔음.
    역시 2-3시쯤 되니, 품바 일병이 잠시 화장실좀...하고 생활관으로 걸어감. 본인도 선임들에게 화장실좀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조용히 소리없이 따라감.
     
    조용히 숨어서 지켜보니, 역시 식탐많은 선임의 관물대를 한번 열었다가 닫았음. 그리고 본인의 관물대를 살짝 보더니 본인의 나라사랑 카드를
    쏙~ 빼서 바로 옆에 PX로 들어갔음. 그리고 잠시후 입에 쭈쭈바를 하나 물고 다시 돌아와 본인 관물대에 카드를 집어 넣으려는 순간.!!!
     
    본인은 "야이 도둑놈XX!!!!!!!!! 너 누구야!!!!!!!!!!" 를 외치며 전투화 채로 그놈의 옆구리를 뻑!! 하고 걷어찼음.
     
    품바는 토끼눈을 뜬채로 옆구리를 감싸고 엎어졌음.
     
    본인: "야이 개XX. 오늘 뒤졌어. 대답 안하냐? 너 누구야 이새꺄?" (엉덩이를 발로 툭툭 차며)
     
    품바: "아악...나야 나야...임마..."
     
    본인: "허억!!!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누군지 모르고....ㅠㅠㅠ"
     
    품바: "아.....ㅅㅂ.....아야......"
     
    본인: "괜찮으십니까?"
     
    품바: "아 됐어..."
     
    본인: "그런데 왜 제 카드로 쭈쭈바를 사 드십니까?"
     
    품바: "......."
     
    본인: "음...이번 한번은 제 실수도 있고 하니, 넘어갑니다. 근데, 다음번에 또 제 카드에 잔고가 줄어들면, ㅇㅇ일병님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품바: ".......어."
     
    본인: "우리 같이 할 남은 군생활 아직 1년 이상 남았지 말입니다. 그때되면, 같이 모여앉아서 과자 나눠먹고, 후임들 나눠주고
             말년병장 되서 뒹굴뒹굴 해도 아무도 ㅇㅇ일병님 뭐라 안합니다. 그때까지 못기다립니까? 그때되면 제가 과자하나 안사주겠습니까?"
     
    품바: "그래. 알겠어."
     
    이렇게.. 분과에 미친 맷돼지 하나를 포획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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