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벌써 주말의 끝이라 눈물을 금할 길이 음슴으로 음슴체. (오늘은 전개를 좀 빨리...ㅎㅎ)</div> <div> </div> <div>본인이 이등병때, 일병 한명이 있었음. 같은 분과였는데..</div> <div>자대에 처음 왔을때, 참 본인을 잘 챙겨줬었음. 매일 같이 담배피러 가자고 데리고 가주고, 피엑스 가자고 데리고 가주고.</div> <div> </div> <div>한가지 맘에 걸렸던건, 담배피러 가면 본인의 담배를 폈었고, 피엑스를 가면 본인이 계산을 해야했음.</div> <div>음...설마 아니겠지...</div> <div> </div> <div>당시 맞선임이 얘기했음. </div> <div> </div> <div>맞선임: "ㅇㅇ 아. 너 조심해라 ㅋㅋㅋ 저새퀴 지금은 잘해주는거 같이 보이지만, 우리분대 최고 또라이다. ㅎㅎㅎ 그리고 나라 사랑카드 잘 간수해.</div> <div>            저놈은 후임들 카드 가지고 가서 맘대로 긁어먹는 버릇이 있어.ㅎㅎ"</div> <div> </div> <div>본인: "저놈 무섭게 생겼지만, 나는 알수가 있지. 눈빛이 여려. 그 깊숙한 곳에는 겁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야. 사춘기 청소년의 눈이랄까?</div> <div>         그런 애들은 언제든 잡아먹을 수 있으니까 걱정마셔. ㅎㅎ"</div> <div> </div> <div>그래도 본인은..약간 찝찝한건 있었지만, 에이 설마..하는 마음으로 지냈음. 그래도 같이 피운 담배가 몇개인데...</div> <div>해당 일병은 전형적인 책임감 없고, 단순한 성격에, 제멋대로에 게으르고, 무섭게 생겼음. 잘하는게 하나 있다면,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는 센스가</div> <div>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선임들 앞에서는 반성하는 표정, 자세 모두 완벽하게 순종하는 연기력이 장난이 아니었음. </div> <div>그런게 있을꺼임. 겁나 조폭같이 무섭게 생긴놈이 나한테 엄청 복종하고 따르면, 일반 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거.</div> <div> </div> <div>이놈이 전형적인 케이스였음.</div> <div>그 무서운 외모로 같은 분과 동기 2명을 쥐잡듯이 부렸음. 그렇다고 그 부림 당하던 동기들이 정상은 아니었음.</div> <div>한명은 매우 말랐고, 공부 잘하게 생긴아이로, 쌍꺼풀이 진한, 느끼한 눈빛을 가진 아이였음. 농담도 잘하고 말도잘했음.</div> <div> </div> <div>한가지 그랬던건, 농담을 잘해서 후임들을 웃게 만들고, 웃는다고 갈구는 아이였음. 자칭 꾀돌이로, 은근 무섭게 생긴 선임을 부추겨서</div> <div>마음에 안드는 애들을 갈구도록 유도시킴. 마치 티몬과 품바 조합이랄까? </div> <div> </div> <div>나머지 한명은 딱히 후임들에게 터치하지 않는 순둥이였음. 식탐이 매우 많았고, 군생활 내도록 집에서 용돈받아 피엑스 다니는 재미로</div> <div>살아갔다해도 과언이 아닌...선임으로써 책임을 지는 일이 생기면 가차없이 짜증내며 회피하는 아이.</div> <div>그냥 메뚜기 같은 녀석이었음. 아무것도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그러나 성격은 순둥순둥한 아이.</div> <div>매일 피엑스에서 산더미 과자를 사먹는 아이라, 품바에게 늘 일정 분량 취사물을 빼았겼음. 그때마다 녀석은 아마겟돈의 AJ가 </div> <div>주인공과 이별할때보다 슬픈 눈빛으로 과자들을 떠나보냈음.</div> <div> </div> <div>어쨌든..</div> <div>1달 살기도 전에 맞선임이 나열해준 캐릭터 특성이 100% 일치함을 느낄 수 있었음.</div> <div>공포탄 사건이 벌어졌을때, 가장 선두에서 본인을 공격하던 선임이 저 품바같이 생긴 일병이었음. 그때부터 태도가 바뀌었는데,</div> <div>역시 담배는 당연한듯이 본인에게 손가락 두개를 척! 흔들흔들 하는 식으로 요구를 했고, 피엑스는 "ㅇㅇ아 카드좀." 이런 식이었음.</div> <div> </div> <div>오호. 내 평생에 이런 멍청이는 본적이 없었던거 같은데...제 무덤을 파는군..</div> <div> </div> <div>본인의 PX포기 선언이 떨어진 뒤로는, 정말 PX를 안가니까. 이놈이 더 본인의 카드에 욕심을 냈음. 어차피 안쓴다고 생각한 모양.</div> <div>배려가 권리로 바뀌는 전형적인 싸이클을 밟고있는 우리들. 좋다. 이정도 선에서 경계를 다시 긋자 생각했음.</div> <div> </div> <div>품바: "ㅇㅇ아 카드좀."</div> <div> </div> <div>본인: "??왜지 말입니다?"</div> <div> </div> <div>품바: "같이 PX가자. 너도 먹게해줄께. (인심 쓰듯)"</div> <div> </div> <div>본인: "저 PX포기 선언한거 모르십니까?"</div> <div> </div> <div>품바: "내 재량으로 뚫을 수 있어. 그러니까 가자."</div> <div> </div> <div>본인: "하하..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PX갈 수 있습니다. ㅎㅎ 누가 못가게 막아서 안가는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div> <div> </div> <div>품바: "야!!! PX갈 수 있다고? 니가 뭔데 그딴 권리를 가지냐?"</div> <div> </div> <div>본인: "오해를 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말재주가 없다보니, 어쨌든 제가 PX 안가는건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div> <div>         명분은 제가 정의로울진 몰라도, 일단 선임들한테 사죄하는 마음으로 안가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자존심에 기스를 냈으면, </div> <div>         그만한 댓가는 받아야지 말입니다. 더군다나 부대에 큰 규칙(?)을 제가 뒤흔들어 놓았으니. 그걸 다 참아내고 전역한 선배님들</div> <div>         한테 미안해서라도 저는 PX 못가지 말입니다."</div> <div> </div> <div>품바: ".....그럼 카드만 줘. 어차피 안쓰니까." (이걸 믿으실진 모르지만, 얘는 이정도로 단순 또라이였음.)</div> <div> </div> <div>본인: "죄송하지만, PX는 안가도 담배는 사피는걸로 거래했습니다만..?"</div> <div> </div> <div>품바: "담배 사펴도 돈이 남잖아."</div> <div> </div> <div>본인:  "그 돈이 남으면 그걸 왜 ㅇㅇ일병님께 써야합니까? 하하하 되게 재미있습니다. ㅎㅎㅎ"</div> <div> </div> <div>품바: "그 말로 너랑 내 사이는 결정된거다!! 아주 각오 단단히해라."</div> <div> </div> <div>본인: "네. 잘 부탁드립니다.ㅎㅎㅎ"</div> <div>-------------------------------------------------------------------------</div> <div>그리고 본인의 일상에 변화는...하아나도 변한게 없었음. 본인을 위해 단단히 쉴드를 쳐주던 선임이 아니었기에, 변한것도 없었음.</div> <div>다만, 품바가 본인에 대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니는 얘기를 맞선임을 통해 간간히 듣는정도.? </div> <div>본인의 예상이 맞았음. 녀석은 무서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겁이 많았음. </div> <div> </div> <div>학교다닐때 분명 본인 밑에도 본인 보다 힘이 세고, 강한 아이들이 있었음. 막상 싸울때는 애들이 얻어맞고 뻗었지만, 걔네들이랑 재미로</div> <div>가까운 복싱장 이런데 가서 스파링식으로 붙어보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음. 싸움은 서로간의 감정이나, 기싸움이 충돌하지만,</div> <div>스파링 같은건 서로간에 감정이 없이 시작하는 거라서, 그 아이들이 침착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생각함.</div> <div> </div> <div>같은 이치임. 이 선임도 그 범주였음. 힘세고 겁이 많은 애들은 절대로 그 겁을 초월할만한 충격을 줘서는 안됨. (역관광 당함) </div> <div>공포라는 울타리 안에서 반항하지 못하도록 밀었다 당겼다 해야 컨트롤 할 수 있는거임. 본인은 그 선임을 잘~컨트롤 했음.</div> <div> </div> <div>그 첫번째 겁을 준 사건으로, 본인이 품바일병을 관찰해본 결과, 일과시간에 한번씩 생활관을 들어감. 뭐하고 있나 살펴보면 </div> <div>식탐많은 동기의 관물대를 열어서 나라사랑 카드를 훔침. 그리고 후다닥 PX에 가서 아이스크림 따위 사먹고 다시 돌아옴.</div> <div> </div> <div>본인은 그렇게 몇일간 관찰했음. 그리고 식탐많은 일병에게 얘기해줬음. 나라사랑카드 관리 잘하시라고. 물론 본인 두손을 잡고 고맙다고 </div> <div>몇번을 말함...ㅎㅎㅎ 진짜 먹는거 좋아했나봄.</div> <div> </div> <div>이제는 품바가 생활관에 들어가도 빈손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졌음. </div> <div>어느날 날잡고 본인은 일부러 관물대에 본인의 나라사랑 카드가 살짝 보이도록 꺼내놓고 일과를 하러 나갔음.</div> <div>역시 2-3시쯤 되니, 품바 일병이 잠시 화장실좀...하고 생활관으로 걸어감. 본인도 선임들에게 화장실좀 다녀오겠다고 말하고</div> <div>조용히 소리없이 따라감.</div> <div> </div> <div>조용히 숨어서 지켜보니, 역시 식탐많은 선임의 관물대를 한번 열었다가 닫았음. 그리고 본인의 관물대를 살짝 보더니 본인의 나라사랑 카드를</div> <div>쏙~ 빼서 바로 옆에 PX로 들어갔음. 그리고 잠시후 입에 쭈쭈바를 하나 물고 다시 돌아와 본인 관물대에 카드를 집어 넣으려는 순간.!!!</div> <div> </div> <div>본인은 "야이 도둑놈XX!!!!!!!!! 너 누구야!!!!!!!!!!" 를 외치며 전투화 채로 그놈의 옆구리를 뻑!! 하고 걷어찼음. </div> <div> </div> <div>품바는 토끼눈을 뜬채로 옆구리를 감싸고 엎어졌음. </div> <div> </div> <div>본인: "야이 개XX. 오늘 뒤졌어. 대답 안하냐? 너 누구야 이새꺄?" (엉덩이를 발로 툭툭 차며)</div> <div> </div> <div>품바: "아악...나야 나야...임마..."</div> <div> </div> <div>본인: "허억!!!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누군지 모르고....ㅠㅠㅠ"</div> <div> </div> <div>품바: "아.....ㅅㅂ.....아야......"</div> <div> </div> <div>본인: "괜찮으십니까?"</div> <div> </div> <div>품바: "아 됐어..."</div> <div> </div> <div>본인: "그런데 왜 제 카드로 쭈쭈바를 사 드십니까?"</div> <div> </div> <div>품바: "......."</div> <div> </div> <div>본인: "음...이번 한번은 제 실수도 있고 하니, 넘어갑니다. 근데, 다음번에 또 제 카드에 잔고가 줄어들면, ㅇㅇ일병님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div> <div> </div> <div>품바: ".......어."</div> <div> </div> <div>본인: "우리 같이 할 남은 군생활 아직 1년 이상 남았지 말입니다. 그때되면, 같이 모여앉아서 과자 나눠먹고, 후임들 나눠주고</div> <div>         말년병장 되서 뒹굴뒹굴 해도 아무도 ㅇㅇ일병님 뭐라 안합니다. 그때까지 못기다립니까? 그때되면 제가 과자하나 안사주겠습니까?"</div> <div> </div> <div>품바: "그래. 알겠어."</div> <div> </div> <div>이렇게.. 분과에 미친 맷돼지 하나를 포획하게 되었음.</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