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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베타초콜릿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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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91648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4
    조회수 : 567
    IP : 1.246.***.10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9/19 11:17:05
    http://todayhumor.com/?pony_91648 모바일
    [팬픽] 다이아몬드 티아라의 노예가 된 유동이 8

    1473667039.png


    전편 - http://blog.naver.com/dbghd122



    ------------------------------------------


    대쉬는 날 다시 우정의 성 입구까지 태워주웠다. 그녀는 곧 원더볼츠로 출근해야되기 때문에 다시 나가야했다. 대쉬는 곧바로 가지 않고 내 앞에 섰다. 어쩐지 가슴이 먹먹했다. 분명 내가 다이아에게 돌아간다고 해도 포니빌에 살게되는건 똑같을텐데 이젠 다시 만날 수 없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이아와 만나게 되면 다른 포니와의 만남을 줄여야 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다이아가 날 받아주지 않을수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대쉬와 같이 지낼 수 있을까.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이내 웃어보였다.


    "잘 가."


    대쉬의 인사는 담백했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의 진심이 전해졌다.


    "그래. 너도."


    나는 그녀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대쉬는 뒤돌아 날아가 버렸다. 나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끝까지 쳐다봤다. 이내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만약 다이아에게 다시 돌아간다면 다시 만나기는 힘들것이다. 만난다고 해도 예전처럼 지낼 수는 없을것이다. 그러니 대쉬도 나도 서로 마음을 정리한것이다.


    성에 들어온 나는 내 방으로 갔다. 넓은 방에 비해 허전할 정도로 물건들이 없는 그 방은 내 마음까지 텅 비게 만들었다. 불편했던 이 곳 생활도 끝이었다. 가져온 물건은 없으니 이대로 나가 다이아의 집으로 가기만 하면 됐다. 아마 이곳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것이다.


    다이아는 날 다시 받아줄까. 필시 리치도 내게 다시 돌아오라고 했으니 받아주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다이아는 과연 예전처럼 돌아올까. 내가 돌아간다고 해도 그녀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내가 뭐가 된다고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을수 있을까. 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날 받아주지 않아도 예전처럼 활기넘치고 귀여웠던 포니로 돌아오다면 상관없었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무거운 마음으로 방 문을 열고 나갔다. 스타라이트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었다. 살며시 문을 열고 안을 살펴봤지만 스타라이트는 안에 없었다. 아마 도서관에 가 있는듯 했다. 인사를 못하게 되어 아쉬웠지만 그냥 가기로 했다. 나는 성의 입구로 걸어가 출입문 앞에 서며 문고리를 잡았다. 내 발로 직접 성을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 마지막이 되겠지. 3주 동안 난 이곳에 살면서 나 자신을 이 성에 가둬버렸다. 결국 이곳을 나가려면 내 발로 나가야했다. 그리고 돌아가야 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면 다이아에게 돌아가야 한다.


    "유동아, 어디가?"


    복도 뒷편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뒤를 돌아보자 트와일라잇이 멀뚱히 서있었다.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나갈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되도록이면 트와일라잇에게 말하지 않고 나가고 싶었다. 내가 나간다고 하면 그녀가 기뻐하며 날 그냥 보내줄것 같진 않았다. 나는 얼어붙은 채 시선을 트와일라잇에게 고정했다. 내가 아무 말도 못하는 사이 그녀는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왔다. 아마 '건강검진'을 준비하려던 참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하얀 가운과 뿔테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내가 잡고있는 문고리와 날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어디 가는거야? 유동이 너 혼자 어디 간 적 없잖아."


    "나 이제 집에 갈거야."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말했다. 트와일라잇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놀라지도, 웃지도, 슬퍼하지도, 화내지도 않았다. 그저 무표정을 일관한 그녀의 생각을 도저히 읽을 수 가 없었다.


    "집이라니? 네 집은 여기잖아, 유동아."


    "다이아에게 갈거야."


    "간다고? 왜?"


    그녀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다이아와 다시 살거야. 이제 이 집에서 나갈거야."


    이유를 말하고 싶진 않지만 괜히 변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순간 복도가 정적에 휩싸였다. 조용해진 만큼 내 안의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불안감은 가슴으로 올라와 내 심장을 쳤다. 내가 이 집에서 나가는데 그녀의 허락은 필요없었지만 그녀가 무슨 말을 할 지 두려웠다. 서둘러 문을 열고 나가고 싶었지만 트와일라잇의 말을 기다렸다.


    "그래? 좀 더 있으면 안될까?"


    "난 갈거야. 이미 결정했어."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조금이라도 망설임이 보인다면 트와일라잇의 집착이 틈을 파고들것 같았다. 트와일라잇은 아쉬운듯 눈썹을 찡그렸다.


    "아직 검사가 남았는데."


    아직도 검사 운운하는 모습이 내 결정을 확고하게 했다. 끝날 기미도 안보이는 건강검진을 언제까지고 받을 수야 없었다.


    "됐어, 안받아도 돼. 건강검진은 이제 필요없어."


    "그렇구나..."


    트와일라잇은 생각보다 쉽게 단념했다. 시무룩 해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놀라기까지 했다. 평소처럼 무작정 억지를 부리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가지전에 점심이라도 먹고가. 이제 점심 시간이잖아."


    "점심?"


    문고리를 잡은 손에서 식은 땀이 흘리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은 심정에 점심이고 뭐고 생각도 없었다. 게다가 그녀와 점심을 먹는다는 사실이 꺼림칙했다. 


    "글쎄... 괜찮아, 난."


    "스파이크가 차려놨는걸. 스타라이트랑 스파이크도 같이 먹을거야. 가기 전에 같이 먹자."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그녀는 혹여나 거절을 할까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성에서 같이 살던 손님이 가게되는데 점심이라도 대접하는건 당연한 제안이었다. 이 마저도 거절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녀의 의심을 살지도 몰랐다. 점심을 다 먹고 난 뒤에는 날 순순히 보내줄듯 했다. 스타라이트에게 인사도 해야하긴 했다. 나는 한발짝 물러나기로 했다.


    "알았어."


    "고마워, 유동아. 같이 가자."


    나는 트와일라잇을 따라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직 음식도 차려져 있지도 않았다. 트와일라잇은 식당 안을 두리번 거렸다.


    "스파이크가 부엌에 있는것 같아. 내가 음식을 가져올게."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갔고 나는 식탁에 앉아 기다렸다. 우정의 성에서 즐기는 마지막 식사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이곳을 드디어 빠져나간다는 안도감과 함께 왠지 모를 위화감도 몰려왔다. 처음에는 이곳이 정말 좋았다. 트와일라잇 스파클과 레인보우 대쉬와 함께 살게되고 스타라이트 글리머라는 좋은 친구까지 얻게되었으니. 하지만 지낼수록 이곳은 내 생각만큼 아늑한 곳이 아니었다. 다이아의 문제때문에 밖으로 나가기가 꺼려져 매일 집 안에 나 자신을 가둬두고 트와일라잇의 집착과 그녀의 행동은 날 불편하게 만들었다. 만약 그녀가 날 실험체가 아닌 친구로 대해줬으면 이곳이 그렇게까지 싫게 느껴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다이아에게 돌아가려는건 아닐까. 혹시 이곳을 나가게되고 이곳 생활이 낫다고 후회하진 않을까.


    생각에 잠기느라 트와일라잇이 내 앞에 접시를 가져다 놓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나는 눈 앞에 놓인 접시를 보았다. 양상추 샐러드와 감자 샐러드가 놓여져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내 맞은편에 앉았다. 식탁에는 스파이크와 스타라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스타라이트랑 스파이크는...?"


    내가 물었다. 트와일라잇은 날 빤히 보더니 부엌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제 곧 올거야. 스타라이트가 방에 없다고 스파이크가 찾으러 갔어. 아마 도서관에 가있는것 같아."


    "그렇구나."


    하지만 곧 온다면 그 애들의 접시까지 가져다 놓아야 하는거 아닌가. 왜 굳이 두 접시만 가져다 놓는 이유가 뭘까. 나는 곧 쓸데없는 생각을 접었다. 신경이 예민해서 별 거 아닌 사실도 어쩐지 모든게 의심스러워 보였다. 트와일라잇은 날 보더니 잠시 머뭇거렸다.


    "유동아, 이제까지 미안했어."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뜬금없는 사과에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어? 뭐가?"


    그녀는 발굽을 만지작 거리더니 시무룩해졌다. 평소 건강검진때 보였던 무감정한 그녀의 모습이 아닌,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를 보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네게 너무 무심했어. 네가 이퀘스트리아에는 없는 생물이다라는 생각에 너무 연구에 집착해서 친구로써 대하지 않은것 같아."


    내 모습을 봤다면 멍청해 보였을 것이다. 그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을 상상도 못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너도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사실 건강검진보단 네 연구가 더 목적이었어. 그런데 가면 갈수록 인간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에 매료되어서 네 기분은 전혀 생각 안하고 있었던 것 같아. 정말 미안해."


    그녀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는 진심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목소리에 실린 그녀의 감정은 연기같은게 아니었다. 건강검진이 핑계라는 사실조차 인정하고 있었다. 의외의 모습에 내 생각에도 혼란이 찾아왔다. 이제껏 내가 생각했던 트와일라잇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날 그저 실험체로만 여기고 날 친구라고 조차 여기지도 않을 줄 알았다. 내가 이 성을 나가게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막으려 할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상상했던 그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내가 너무 정황만 가지고 그녀를 의심했던것은 아닌가. 그녀가 새로운 지식에 대해 열정적인 것은 지극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때로 그 열정때문에 무감정해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보고있는것은 그저 내가 만들어낸 망상에 불과했다.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그 어느것 하나 밝혀진게 없었다. 그녀가 날 실험체로만 여겼다면 날 위해 집을 선뜻 내어주고 환영파티까지 열어줬을까.


    "이제 더 이상 검사하자는 말은 안할게. 겨우 연구 때문에 내 소중한 친구를 잃을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지."


    안도의 미소가 지어졌다. 모든 것이 잘 풀려서 다행이었다. 눈 앞의 트와일라잇은 여전히 트와일라잇이었다. 항상 책과 연구에 몰두하는 알리콘. 그녀는 항상 그대로인데 바뀐건 내 시선에 불과했었다. 나 역시도 트와일라잇에게 미안했다. 내 시선이 그녀가 의식할 정도였으니. 아마 내가 허겁지겁 이 성을 나가는 모습도 그녀에겐 상처가 됐을것이다. 


    "다이아의 집에 가게되도 우리 계속 친구로 지낼거지?"


    트와일라잇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거절할까 불안해 하는 미소였다.


    "그래. 물론이지."


    내가 말하자 트와일라잇은 활짝 웃었다. 서로간의 오해가 잘 풀리게 되어 기뻤다. 마지막 점심을 그녀와 같이 먹게 되어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걱정했던 부분이 사라지자 마법으로 포크를 집더니 접시 위에 샐러드를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언제봐도 전혀 공주처럼 느껴지지 않는 천진난만한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 역시 포크를 쥐고 샐러드를 먹었다. 트와일라잇은 샐러드를 먹다 말고 날 빤히 쳐다보았다. 씹고있던 샐러드도 그대로 입에 머문채 그대로 있었다. 뭐지? 돌이라도 씹었나?


    "그러고보니 스파이크가 늦네. 스타라이트는 어딨는거야?"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물었다. 도서관에 있는 스타라이트를 아직도 찾지 못한것 같았다. 하긴 여기 도서관이 워낙 많아야지.


    "스타라이트는 안와."


    트와일라잇이 샐러드를 삼키며 말했다. 그녀는 포크를 식탁에 내려놓고는 더 이상 먹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스파이크가 찾으러 갔다며?"


    "그거 거짓말 한거야."


    트와일라잇의 표정이 변했다. 위화감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녀의 분위기는 이전과 완전히 딴판이었다. 불필요한 감정을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지워버린 그 모습은 마치 날 검사할 때의 모습과 똑같았다.


    "뭐?"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그게 무엇인가 생각해보기도 전에 머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머리의 감각은 곧 모든 몸으로 퍼져나갔다. 나는 포크를 떨어뜨렸다. 다리에서 힘이 빠지자 의자에 제대로 앉을수도 없게 돼 미끄러졌다. 나는 간신히 팔로 식탁에 걸쳐 버텨섰다. 이어서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대체..."


    말이 나가지 않고 허공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무거워진 눈꺼풀 사이로 트와일라잇의 모습을 확인했다. 좁아지는 시야로 그녀의 모습을 똑똑히 확인했다. 그녀는 날 보며 웃고있었다.










    제일 먼저 감각이 돌아온 것은 시각이었다. 눈을 뜨자 흐릿한 시야가 내 눈에 보였다. 하지만 그 정보가 머리속으로 들어와 해석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머리는 누가 끈으로 조여오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머리가 생각이라는걸 하게 될 수 있게 되자 되짚어본건 마지막 기억이었다. 내가 샐러드를 먹자 쓰러진 기억이었다. 그리고 그 이전 모든것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은 애초에 날 친구로 여기지 않았었다. 그녀는 날 실험체 그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이다. 그녀가 보였던 모습도 전부 거짓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지었던 소름끼치던 미소가 아직도 머릿속에 멤돌았다. 이제까지 이상하게 느꼈던 정황들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슈가큐브코너에서 만났을 때 트와일라잇이 날 보던 시선, 건강검진 때 마다 그녀가 보였던 태도, 스타라이트의 경고, 지하실 문 앞에서 보여주던 트와일라잇의 행동. 모든것이 확실치 않아 그저 의심으로만 남겨두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날 한번도 진심으로 대한적이 없었다. 날 성에 살게 해준것도 내 연구가 목적이었을 뿐이었다. 그녀의 역겨운 이중성에 치가 떨렸다.


    쪼그라든 스펀지가 펴지듯 나머지 감각들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하게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몸 전체가 쥐가 난것처럼 저려왔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지만 팔다리는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최대한 고개를 두리번 거려 정보를 수집했다. 닥치는 대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찾아 나섰다.


    나는 방에 있는 듯 했다. 내가 누워있는 곳은 딱딱한 책상같은 공간이었다. 주변은 어두컴컴했다. 전등도 창문도 없는 사방이 꽉 막힌 방이었다. 주변에는 희끗한 물체들의 잔상들이 보였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미치도록 답답했다. 제한된 시야속에서 찾은 정보들은 모두가 연관성이 없었다. 그러다 방구석에서 계단을 발견했다. 계단은 벽면을 타고 올라갔다. 직감적으로 이 공간이 바로 진료실 앞에 있던 지하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성에 존재하는 지하실이라곤 그곳뿐이었다. 이제껏 접근도 못하게 하던 지하실에 날 데리고 온 이 상황이 결코 좋지 못한다는것도 느꼈다.


    약품 냄새가 강하게 코를 마비시켰다. 하지만 약품 냄새뿐이 아니었다. 희미한 온갖 악취가 약품냄새를 타고 들어왔다. 마치 악취를 없애기 위해 약품으로 덧칠하는 듯 했다. 코를 찔러오는 냄새는 손가락으로 막고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손가락은 여전히 움직일 수 있었는데도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나는 고개를 올려 내 몸을 내려다봤다. 내가 움직일 수 없는 이유를 알게되자 공황에 빠져버렸다. 내 손목과 발목에 족쇄가 감겨져 있었다. 더불어 내가 누워있는 공간이 무엇인지도 알게됐다. 내 몸에 딱맞게 설계된 하얀 판은 수술대라는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어렴풋이 보이는 수술대위에 묻어있는 붉은 얼룩은 시야가 어두워서 느끼는 내 착각이라고 굳게 믿고싶었다.


    나는 다급하게 팔을 당겨보았지만 족쇄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요란하게 덜컹거리는 소리만 내 가슴을 헤집어 놓았다. 이젠 판단을 해야할 때가 아니었다. 본능을 따를 때였다.


    "살려주세요! 누구 없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내질렀다. 동시에 있는 힘껏 팔과 다리를 잡아당겼다. 힘 조절따위는 생각할 수 없었다. 족쇄가 풀리기 전에 내 팔이 먼저 빠져버리던 상관 없었다.


    "살려주세요!"


    공포심에 금방 호흡이 가빠졌다. 한번 소리를 내지르면 몇초동안 기침을 해댔다.


    분명 누가 있을것이다. 스타라이트든 레인보우 대쉬든. 저 위에 분명 누군가 있을것이다. 누군가 있다면 내 목소리가 들릴것이다. 그 생각만 가득찬 채 악을 질렀다. 목이 쉬어도 상관없었다. 그저 방안을 고함으로 가득채웠다.



    짧은 소리와 함께 모든것이 새하얗게 변했다. 반사적으로 눈을 찡그렸다. 눈을 뜨자 주변의 형체가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던 물체들의 정체 또한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눈을 깜빡이는 것 조차 멈췄다.


    트와일라잇이 왜 이곳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는지 알게되었다. 그 물체는 크기가 상당한 원통형 유리관이 늘어져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 안의 내용물이었다. 예전 학교 생물 실험 시간에 본 익숙한 물건이었다. 토끼나 개구리같은 동물들을 해부해서 집어넣는 유리관이었다. 대신 눈 앞에 있는 유리관에는 토끼나 개구리 대신 내가 본 적 없는 생물들이 가득했다. 누가 그 실험을 열심히 해왔는지는 유추해볼 필요도 없었다. 우정의 공주의 은밀한 사생활이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역함이 목구멍으로 올라와 시선을 돌렸다.


    온몸에 힘이 빠졌다. 나 역시 유리관에 있는 생물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자명했다. 이게 또 다른 건강검진이 아닐테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절망감이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쉼호흡을 쉬며 입을 벌렸다.


    "사, 살려주세요."


    "소용없어, 유동아."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벽 한쪽에는 안쪽방으로 통하는 문이 하나 있었다. 그 문을 열고 트와일라잇이 걸어들어왔다.


    "트와일라잇."


    두려움에 찬 목소리는 덜덜 떨렸다.


    "너도 여기가 어디있는지 알잖아. 여긴 아무도 안와."


    이 방은 우정의 성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손님도 없는 이 성에서 이곳까지 올 포니가 누가 있을까. 하지만 그 사실을 믿고싶진 않았다.


    트와일라잇은 이번엔 의사 가운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마스크와 머리를 덮는 덮개를 착용한채 온몸에는 수술복을 입고 있었다.


    "날 어떻게 할거야."


    트와일라잇은 수술대 앞까지 다가왔다. 그녀는 마스크를 벗어 턱 밑으로 내려놓았다.


    "널 해체해서 내장별로 모아둘꺼야."


    그녀는 무감정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마법으로 수술도구를 쟁반에 담아 가져왔다. 쟁반 옆에는 혈액이 들어있는 비닐 팩을 놓았다. 내 피 인듯 했다.


    이건 장난 따위가 아니었다. 건강 검진이나 수술따위가 아니었다. 정말로 죽을 수도 있는 위험이었다.


    더 이상 나를 가지고 연구를 할 수 없다고 여겨 내린 결론이 나를 저 유리관 신세로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이곳을 떠나겠다고 말한 순간 부터 그녀는 결정했던 것이었다. 그녀의 결정엔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이미 이런 일을 여러번 해왔다는듯 익숙함을 보였다.


    이 미.친년의 실체를 이제야 알게되었다는게 너무나 어리석었다. 스타라이트의 말 처럼 나는 여기 있어선 안되는 존재였다.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몸부림을 쳤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지만 트와일라잇은 눈하나 깜짝 안했다. 여유로운 그 모습에 분노가 일어났다.


    "내 몸에 손대지마! 나한테 무슨 일 일어나면 무사할 거 같아?"


    두려움을 감추고자 목소리를 키웠다. 하지만 오히려 트와일라잇의 비웃음을 샀다.


    "괜찮아. 너 같은거 하나 없어져도 신경안써. 넌 여기 생물도 아니잖아."


    말문이 막혀선 안됐다. 그녀의 페이스대로 이 상황에 이끌려선 안됐다. 무슨 말이든 해야했다. 그 순간 다이아를 떠올렸다.


    "신경쓰는 포니가 하나 있어. 난 그 애한테 돌아가야해. 날 기다리고 있다고."


    다이아가 떠오르자 눈물이 차올랐다. 내가 원하는건 대단한게 아니었다. 그저 다이아에게 돌아가는 것이었다. 다이아가 웃는 얼굴로 날 반겨주는 것 뿐이었다. 예전처럼 지내고 싶었다. 다이아가 날 사랑해주고 나는 다이아를 보살펴주며.


    "제발 날 좀 살려줘. 검사라면 매일 하게 해줄게. 이 곳에 대한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


    눈물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흘렀다. 너무 무서웠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게 현실로 받아지니 감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트와일라잇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 포니에겐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해줄게."


    그녀는 다시 마스크를 코까지 올려썼다.


    "넌 내 소중한 연구 자료로 여기에 영원히 남을거야."


    그녀의 뿔이 빛났다. 그러자 그녀의 눈앞에 매스가 떠다녔다. 그녀는 마취도 시킬 생각도 없는 듯 했다. 날 수술시키는게 목적이 아닌 해체시키는게 목적이니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한 듯 했다. 거부하려 해도 저주받을 상상력은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시퍼런 칼날은 사정없이 내 안을 쑤시고 썰고 지나갈 것이다. 고통은 말할것도 없을 것이다. 그 고통을 한순간도 빠짐없이 모두 맞이해야 한다는 공포감이 몸을 지배했다. 죽게 되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 몸이 뜯겨져나가는 걸 보고 있어야 했다. 일말의 희망은 없었다.


    몸에 핏기가 빠져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눈물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이빨은 저절로 맞부딪혔다. 버티고 있던 모든것이 무너져 내렸다.


    "개같은 년아! 니가 그러고도 우정의 공주야? 역겨운 새끼. 넌 공주 자격도 없어!"


    감정이 폭발해 그녀에게 소리질렀다. 하지만 그녀는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감정이 들어설 공간은 없었다. 트와일라잇은 매스를 내 복부에 가까이 댔다.           


    상상하지 못할 고통이 찾아온다는 사실에 견뎌낼 수가 없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

    다음 아니면 다다음에 끝날듯?

    베타초콜릿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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