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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기뮤식의노예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3-27
    방문 : 6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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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87067
    작성자 : 기뮤식의노예
    추천 : 2
    조회수 : 575
    IP : 110.9.***.23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11/24 00:52:18
    http://todayhumor.com/?pony_87067 모바일
    졸렬한 포니 번역)조각난 햇빛 8 - 거울
    medium.png

    제 1편 제 2편 제 3편 제 4편 제 5편 제 6편 제 7편



    오늘 영어시간에는 동의어에 대해서 배웠는데, 한 가지 대단한 사실을 알아냈다. 황혼(Twilight)이 일몰(Sunset)과 동의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광채(Sparkle)는 불빛(Shimmer)이랑 동의어라는 것도!


    우리의 이름이 발음만 다르지 똑같은 뜻이라는 거다. 정말 멋진걸! 이거?


    이 모든 게 하늘이 정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특히 우리가 친구가 된 걸 생각해보면 말이다.


    무슨 의미가 됐든 간, 나는 선셋과 만나게 되서 너무너무 기쁘다.





    --------------------------------------------------------------------------


    트와일라잇은 슈가큐브 코너 건물 바깥에 서서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지금 시각은 여섯 시. 하지만 먹구름이 그득하게 끼어 주변은 벌써 어두워져 있었고, 그 때문에 눈앞의 과자가게의 조명은 한층 더 밝고 또 아늑하게 보였다.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할 일은 많고, 지금 돌아가면 더 빠르게 끝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건 거의 변명에 불과했다. 어째서 이렇게 들어가는 게 겁이 나는 것일까?


    내키지 않는 마음을 뒤로 하고, 트와일라잇은 가게의 문을 열었다. 열린 가게 문에서 음악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트~와일라잇! 왔구나!"


    귀가 쩌렁쩌렁할 정도로 외치며 핑키 파이는 트와일라잇을 와락 껴안았다.


    "그럼 어디 오늘 같이 재미~있게 놀아볼까?!"


    "익.."


    트와일라잇은 핑키 파이의 억센 두 팔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아..안녕 핑키.. 다시 만나서 반갑다. 근데 좀-"


    "자! 이리 와서 내가 준비한 것 좀 봐줘!"


    핑키 파이는 거의 반 강제로 트와일라잇을 과자 가게 깊숙한 곳으로 끌고 갔다.


    "음식? 산더미같이 준비해 놨어. 대부분 직접 구운 과자이고! 음료수는 두 말하면 입 아프쥐~! TV랑 콘솔도 꺼내 놨다? 혹시 비디오 게임 좋아해? 아니면 보드게임도 괜찮고, 보드게임도 있거든? 아 맞다! 너 책 좋아하지? 그래서 특별히 내 책장에서 몇 권 꺼내뒀단 말씀!"


    트와일라잇이 이렇게 하염없이 끌려가고 있을 때, 보다 못한 선셋이 핑키 파이를 잡아 세웠다.


    "얘 숨 못 쉬겠다. 너무 달라붙지는 마. 그리고 책이라고 해 봤자 동화책이랑 요리책밖에 없구만 뭘.."


    "이익! 너 지금 동화책이랑 요리책 무시해?"


    오히려 핑키 파이는 정색하며 선셋에게 따지고 들었다.


    마침내 핑키의 품에서 풀려난 트와일라잇은 옷매무새를 고쳤다.


    "고마워... 저기..."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섯 명이 트와일라잇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여섯 명 뿐이야? 학교 얘들은 다 데리고 온 줄 알았더니.."


    "물론 나야 그러고야 싶었지만, 내가 보기에 아무래도 넌 사람 수가 좀 적어야 좋아할 것 같아서 말이지. 히히히히. 아참. 판을 더 키우고 싶으면 말만 해. 지금 당장이라도 전교생들을 다 불러줄 수 있으니까!"


    "으.... 그냥 이 정도면 된 것 같은걸. 어쨌든 참고는 해 둘게. 고마워."


    "조옿~~~아! 그럼 지금부로-"


    주방에서 '띵'하는 소리가 드려 핑키는 부리나케 하던 말을 멈추고 그 쪽으로 달려갔다.


    "컵케익 다 됐다!!"


    멀어져가는 핑키를 선셋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하여간 정신이 없다니까..."


    "...그러게.."


    트와일라잇은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잠시 침묵하고 있었다.


    ".......어흠. 어흠. 그래... 온 것 까진 좋은데.. 이제 뭘 해야 돼?"


    "여태껏 파티에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자랐냐고 놀려주고 싶지만, 뭐 몇 달 전만 해도 나도 비슷한 처지였으니까 그냥 넘어가지."


    선셋은 양 허리 위에 양 손을 올렸다.


    "경험자의 조언인데, 그렇게 복잡한 거 아니니까 긴장 풀어."


    트와일라잇은 얼굴을 찌푸리며 선셋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선셋에게도 자신과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게 영 믿기 어려웠던 까닭이었다.


    "그래?.... 그럼 넌 어떻게 적응했는데?"


    "저기 보면 애플잭과 레인보우 대쉬가 게임을 하고 있잖아. 거기부터 껴 보는 게 어때?"


    "그거... 좋은 생각인 것 같네... 별 다른 뾰족한 수도 없긴 하지만.."


    트와일라잇은 어께를 으쓱하고 TV를 앞에 두고 열띤 경쟁을 하고 있는 두 사람 곁으로 걸어갔다.


    "여 트와일라잇. 왔노?"


    애플잭은 컨트롤러를 잠시 내려놓고 트와일라잇을 올려보았다.


    "니 게임은 좀 하나?"


    트와일라잇은 레인보우 대쉬의 옆에 앉았다. 콘솔에 여분의 컨트롤러 하나가 연결되어 있었다.


    "별로 크게 관심을 둔 적은 없지만, 게임 마니아 오빠를 둔 데다가 그 오빠랑만 항상 놀았다 보니.... 그럭저럭 평균 이상은 해."


    레인보우 대쉬는 그런 트와일라잇을 곁눈질로 째려보고 나서 캐릭터 선택 창으로 시선을 옮겼다.


    "안 봐줄 테니까 각오 단단히 해 둬라."


    트와일라잇은 불만스럽게 두 눈을 굴렸다.


    "봐주기만 해 봐. 절대 용서 안 할 테니까.."


    ------------------------------------------------------------------------


    "솔직히 정말 깜짝 놀랐지 뭐야?"


    래리티가 음료수를 한 컵 담아 트와일라잇에게 건네며 말했다.


    "패션 감각이 꽤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옷들도 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뿐이고.."


    트와일라잇은 얼굴을 찌푸리고 자신이 입고 온 옷을 내려다보았다. 물론 옷은 트와일라잇이 보기에도 예쁘기는 했지만, 패션 감각 쪽이 자신의 장기였냐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대충 시큰둥하게 대꾸하려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트와일라잇은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공순이가 예쁘게 보이면 안 돼는 법이라도 있어?"


    래리티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트와일라잇은 아차 싶어 말을 덧붙였다.


    "노...농담이야. 내 옷을 사주는 건 대부분 캐이댄스 언니거든... 다 언니 덕분이지 뭐.."


    래리티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손가락으로 턱을 잠깐 두드렸다.


    "글쎄... 아무리 누가 사 준 옷이라지만, 그래도 그걸 매치가 잘 되게 입고 다니는 건 옷 주인의 패션 감각에 달린 문제니까.. 이렇게 색다른 모습을 보니까 훨씬 나은걸?"


    트와일라잇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어쩐지 다른 트와일라잇과 나를 비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내 기분 탓인가?"


    래리티는 잠시 두 눈을 깜빡거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그런 거 절대 아냐... 사실, 트와일라잇 공주는 너보다 패션 감각이 좀 딸리긴 해. 근데 아까 내 말은 트와일라잇 공주가 아닌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해 봐도 넌 절대 꿀릴 것이 없다는 이야기야. 나를 제외하면 옷차림에 그나마 신경을 쓰는 얘는 선셋뿐이고.. 플러터샤이도 나름 스타일은 있지만 걔는 아예 청순한 분위기잖아. 우리랑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지.."


    "그렇군.."


    트와일라잇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이마에 주름을 잡았다.


    "그럼 그런 줄 알고 있을게. 그나저나 음... 패션 쪽에 관심이 좀 있나 봐?"


    "조금 정도로는 부족하지!"


    래리티는 활짝 웃으며 손에 들고 있는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이래봬도 아마추어 패셔니스타를 자처하고 있는 몸이거든. 패셔니스타라고 의미 없는 가십거리로 지루하게 수다만 떠는 그런 사람이 아닌, 직접 패션을 주도해 나갈 옷을 재단하는 사람이다 이 말씀."


    래리티는 자신의 몸매에 딱 맞춘 옷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


    "이 옷, 내가 직접 만든 거야. 비록 역작이라고 말할만한 옷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난 말이지. 언젠간 패션계의 정상에 서고 말 거야. 그저 철모르는 소녀의 꿈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이루기 어려운 꿈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고."


    트와일라잇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거 대단한걸. 예술가 기질이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경스럽더라. 물론 나도 천재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창작 쪽에 관해서는 영 자질이 없는 것 같거든. 물론 나도 여러모로 노력은 해 봤지만, 내가 한 것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장점을 모방한 것들뿐이었지. 흔히들 사람들이 '영감'이라 하는 게 내게는 없나 봐."


    "뭐 그거야... 사람마다 각기 저마다의 재능이 있는 법이니까... 그래도  지금껏 네가 딴 자격증이나 학위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거야. 내가 지금 네가 하는 실험을 주도하는 모습을 직접 봐서 말인데, 너도 정말 뭔가를 한다면 해내고 마는 애라는 게 딱 보이더라."


    "고마워.."


    트와일라잇의 양 볼이 붉게 물들었다. 그렇게 약간의 침묵이 흐른 후 래리티는 들고 있던 플라스틱 컵을 번쩍 들었다.


    "자 그럼. 야심만만한 여자들의 성공을 위해. 건배."


    활짝 웃으며, 트와일라잇은 래리티가 든 잔에 자신의 잔을 맞부딪혔다. 그리고 둘은 당과 과일향이 첨가된 음료를 각자 들이마셨다.


    PXNDiX2.png



    "품격 있고 좋네."


    그렇게 말하며 래리티는 빈 잔을 자리에 내려놓았다.


    "근데 말이지 트와일라잇. 내가 요새 옷을 좀 디자인하고 있는데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네? 내가 자기에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디자인을 몇 개 봐 놨는데 말이지."


    "음. 난.... 그래. 괜찮겠네. 그거."


    엉겁결에 나온 말이었다.


    -------------------------------------------------------------------------


    선셋은 손을 씻고 잘 말린 다음 화장실을 나왔다. 플러터샤이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엇. 플러터샤이? 미안. 오래 기다렸어?"


    플러터샤이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냐 미안해 할 거 없어.. 음... 나도 여기 방금 왔거든.."


    약간 표정을 찡그리며 선셋은 플러터샤이를 아래위로 쳐다보았다. 아무 일도 없이 화장실만 온 것 같진 않아서였기 때문이었다.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플러터샤이?"


    "음... 아니.. 별 건 아닌데 그냥..."


    별 것 아니라고 하기엔 플러터샤이의 미소는 아주 별 일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플러터샤이는 안절부절 자기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게.. 음... 트와일라잇이 다음 주에 동물 보호소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구... 정말 파티를 연 보람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래?"


    선셋은 되물었고, 샤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환하게 웃으며 샤이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선셋이 다시 방으로 들어갔을 때 방은 매우 어둑해져 있었다. 얘들끼리 영화를 보기 시작한 모양이다. 인간 세상에서 유명한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였다. 트와일라잇이 작은 소파에 앉아있는 걸 본 선셋은 그 쪽으로 걸어갔다.


    "곁에 앉아도 괜찮지?"


    트와일라잇은 내려다보고 있던 전화기에서 잠시 눈을 때고 선셋을 올려보았다. 곧 헤벌레 웃으며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파 위에 걸터앉은 뒤 선셋은 두 다리를 옆의 탁상 위에 올리며 등받이에 등을 쭉 기댔다.


    "그래. 와 보니까 좀 어때?"


    "그게...."


    트와일라잇은 머뭇거리며 먼 산을 보았다. 양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으며 트와일라잇은 입을 열었다.


    "그동안 너희들에게 차갑게 대한 거... 그건 그냥 시늉이었지, 아주 진심은 아니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어쩌면 내가 너희들에게 너무 비이성적으로 내 태도를 고수하려고 들은 건지도 모르겠네.."


    "좀 까칠해질 수밖에 없었기도 했잖아. 애초에 지난 2주간 너한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죄다 비이성적이었으니까."


    트와일라잇은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양 무릎을 가슴께로 모아 양 팔로 두 다리를 감쌌다.


    "그러게 말이야. 지금 너랑 나랑 이렇게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해도 제정신으로 감당할 만한 일은 아니지... 근데 좀 깊게 파고들자면.. 본능적으로 이건 완전 잘못된 일이라는 기분이 들어. 이렇게 새 친구를 사귀면서 마음 편하게 어울리는 게 꼭 내 안의 무언가를 배신한 것 같고, 나한텐 그럴 자격이 과연 있냐는 생각마저도 든단 말이야.... 내 마음 한편에서는 모든 상황을 꼼꼼하게 분석하고자 하는 과학자가 자리 잡고 있는가 한편, 또 다른 한편에는 그냥 평범한 십대 소녀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이 다른 두 개의 시점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건 정말 비이성적인 행위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이대로 계속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 좀 복잡하지? 그지?"


    천장을 쳐다보며 선셋은 한숨을 내뱉듯 말을 이었다.


    "나도 가끔은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 하지만 나를 믿어주는 친구들 덕분에 계속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 거지. 그리고 너한텐 이미 너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또 챙겨주는 가족들이 있잖아. 그런 사람들이 약간 더 늘어나는 건데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트와일라잇은 완전히 고개를 틀어 선셋을 쳐다보았다. 잠시 동안 오묘한 표정이 트와일라잇의 얼굴에 서렸다. 곧 트와일라잇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흔들며 얇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모든 상황을 검토 해봐도 꽤 좋은 일인 것 같네."


    이야기가 끝난 후 두 명은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지만, 선셋은 무슨 생각 때문에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약 5분이 지난 후.. 궁금증을 못 이기고 선셋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트와일라잇..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


    "갑자기 궁금한 게 하나 생겨서.. 안 내키면 대답 안 해도 돼. 그래도 난 상관없으니까.."


    트와일라잇은 선셋 쪽으로 몸을 완전히 틀었다. 궁금증에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면서 말이다.


    선셋은 긴 한숨을 내뱉고는 안절부절 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게... 걔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어? 이 세상의 또 다른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지?"


    트와일라잇의 두 눈이 순간 휘둥그레졌다. 거의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하기 싫으면 말 안 해도 좋아. 네 마음까지 상해가면서 말할 필요는-"


    트와일라잇은 손을 들어 선셋의 말을 제지했다.


    "괜찮아 신경 안 써 줘도 돼.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만...."


    다시 자리에 앉으며 트와일라잇은 천장을 우두커니 올려보았다.


    "그래서... 알고 싶은 게 뭔데?"


    선셋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배배 꼬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게 그냥... 어릴 적 이 세상의 선셋 쉬머는 너랑 친한 친구 사이였잖아. 근데 막상 그 시절의 나는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 그래서 좀 궁금하더라. 걔는 과연 어떤 성격이며 너랑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선셋은..."


    트와일라잇은 머리 위로 손을 들어 그 손가락을 잠자코 쳐다보기 시작했다.


    "막 설명하자니까 힘드네.. 그 때 우린 고작 어린아이였으니까 어린아이답게 놀았었다고 해야 되나?  놀이터에서 장난감 같은 걸 가지고 놀면서.. 그리고 걘 숲 근처 집에서 살았거든. 서로 같이 놀 때면 거의 야외에서 만나서 같이 놀았어."


    선셋은 조용히 트와일라잇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고, 트와일라잇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땐 나도 너무 어려서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신경을 쓰고 다니진 않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음... 선셋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걘 늘 혼자 다니고 언제나 다른 아이들이랑 경계선을 긋고 다녔어. 언제나 나쁜 평판이 뒤따라디니는 얘였었지.."


    "누구 어릴 때랑 비슷한걸.."


    선셋은 대답했다. 가슴 한복판이 가라앉는 듯 한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다.


    "내가 처음 전학을 온 날, 걔랑 조별 과제에서 짝꿍이 됐었어. 내가 선셋을 처음 봤을 때 속으로 쟤랑 꼭 친구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었지.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나는 무언가 마음을 먹으면 꼭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어."


    "그래서.. 그렇게 그냥 친구 사이가 된 거야? 그럴 리가 없었을 텐데?"


    트와일라잇은 깔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처음엔 여러 가지로 삐걱대긴 했지만, 곧 걔가 마음을 열어주더라구. 그 때문에 반의 다른 얘들이 나를 따돌리긴 했지만, 그래도 진정한 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엄청 행복했어."


    선셋은 자신의 배를 양 팔로 감쌌다.


    "내 망아지 시절도 그거랑 비슷해. 안 좋은 평판들은 늘 나를 따라다녔지... 선생들도 날 싫어했고, 얘들은 날 볼 때마다 시비를 걸었어. 어쩌다 싸움이 붙기라도 하면 책임이 전가되는 쪽은 언제나 내 쪽이었었지.. 그래서 난 늘 힘과 지위를 갈구했어. 마생의 모든 걸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행여나 나한테 까부는 녀석이 아무도 없도록 말이야. 나중에 가서야 그걸 손에 넣었긴 했지만.... 나는 결국 피해자에서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 있었지.."


    "그래. 그게 무슨 결과를 불러왔는지 대충 알 것 같네."


    안경을 옷자락으로 닦으며 트와일라잇은 말했다.


    "생각해봤는데.. 만약 내가 어린 시절에 너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면... 전의 내 모습과 같은 그런 괴물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너는 이 세계의 선셋이 내 전철을 밟기 전에 구해 준 거나 마찬가지야."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구해줬다니... 죽게 놔둔 거나 다름없는데..."


    "셀레스티아 스승님 세상에! 미..미안! 난 그러려던 게 아니고-"


    선셋의 동공이 일순 확대되었다. 더듬더듬 선셋은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사과하지 마! 너한테서 사과는 듣고 싶지 않아! 난 그저...."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한숨을 쉰 뒤 소파 등받이에 몸을 푹 묻었다.


    이런 트와일라잇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선셋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선셋의 10살 생일 때였어.. 그 때 난 선셋에게 가장 특별한 선물을 해 주고 싶었어. 내가 선셋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그래서 난 멋진 걸 보여준답시고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곳 까지 선셋을 끌고 갔고.. 그러다가 선셋은 결국 절벽에서... 전부 다 내 지랄 맞은 이기심 때문에..."


    트와일라잇은 흐르는 눈물을 맹렬하게 소매로 닦아내었다.


    "그래.. 이게 내 비극적인 과거사야.. 둘 다 가슴 아픈 과거가 있는 걸 알게 됐으니 나름 공평한 건가..."


    선셋은 문득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더웠던 한여름 밤의 추억, 그때 웃었던 웃음, 그리고 몇 년 간 방문하지 않았던 고향 집의 그리운 모습까지... 선셋은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그냥 입을 닫아버렸다. 지금 그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간 평행세계의 고향에 대한 회한을 트와일라잇에게 시시콜콜 늘어놓을게 뻔했고, 그건 그것 나름대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는 트와일라잇을 위한 자리였지 선셋을 위한 자리는 결코 아니었으므로, 선셋은 말을 하는 대신 미소를 지으며 트와일라잇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안아도 괜찮지?"


    트와일라잇은 약간 표정을 찌푸렸지만 곧 표정을 풀고 어께를 으쓱거렸다.


    "아 젠장. 모르겠다."


    선셋은 트와일라잇을 양 팔로 꼭 포옹했다.


    "용기를 내서 말해준 거. 정말 고마워."


    트와일라잇도 선셋의 등을 꼭 껴안았다.


    "비싼 돈 주고 상담의 찾아가는 것보다 이게 훨씬 좋네.."


    잠시 후, 둘은 서로를 안았던 양 팔을 풀었다. 선셋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저기..."


    트와일라잇이 씨익 웃으며 말을 꺼냈다. 눈망울엔 아직 눈물이 매달려 있었지만..


    "공짜 정신과 상담도 괜찮긴 한데.. 우리 이제 영화만 보면 안 될까? 이건 파티잖아. 이런 자리에 과거 이야긴 아무래도 좀 우울하기만 한 것 같아서.."


    선셋은 고개를 젖히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이제 넋두리는 그만하는 게 좋겠다. 분위기만 망칠 테니.."


    ----------------------------------------------------------------------


    트와일라잇은 슈가큐브 코너의 처마 밑에 다른 네 명의 친구들과 우두커니 서 있었다. 밖에는 빗줄기가 제법 억세게 내리고 있었다.


    "나 참. 타이밍 좋게도 비가 내리는군.."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선셋이 하는 말이었다.


    "래리티는 플러터샤이랑 진작 같이 차타고 갔구마.."


    한숨을 뱉으며 애플잭은 말했다.


    "에이~ 그냥 자고 가도 괜찮은데... 케이크도 좀 남았고 침실도 넉넉하거든. 같이 잠옷 파티 어때? 케이크 아저씨, 아줌마도 괜찮다고 하실 걸!"


    트와일라잇은 핑키 파이를 돌아보았다. 약간 고심하고 있는 듯 한 눈치였다.


    "음... 그냥 패스할게. 물론 우정은 마법이고 서로 같이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기회는 또 있으니까 뭐. 그리고 잠옷 안 챙겨왔기도 하고."


    "뭐..뭣?"


    레인보우 대쉬가 한 쪽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우릴 그냥 실험용 동물로 취급하던 사람 맞냐?"


    "내가 모랬노? 통한다 캤지?"


    애플잭이 레인보우 대쉬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치며 하는 말이었다.


    트와일라잇은 안경을 고쳐 쓰며 말을 이었다.


    "착각하지 마. 여전히 연구가 내 최우선 목표니까. 하지만 그래.. 객관적인 시점으로 생각해봐도 너희 같은 좋은 사람들과 친구하는 건 정말 복 받은 일인 것 같더라. 그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건 정말 나답지 않은 멍청한 짓이 되겠지."


    "쯧!"


    레인보우 대쉬는 팔짱을 끼며 곁눈으로 트와일라잇을 흘겨보았다.


    "고작 그 정도 가지고 내 인정을 받을 생각은 마라? 응? 전에 트와일라잇 공주가 한 것처럼 너도 신고식을 치러야 될 거니까. 다음에 내가 부르면 운동장으로 나와라. 1:1로 정명당당하게 붙자."


    "'정정당당하게 붙자' 겠지."


    트와일라잇은 레인보우 대쉬의 자세를 따라하며 말했다.


    "그리고, 싫어. 내가 왜?"


    레인보우 대쉬는 어이가 없어 잠시 눈을 깜빡거리다가 인상을 바짝 구겼다.


    "그러시던가. 내가 너 내뺄 줄 알았ㄷ-"


    "어째서 운동 경기하는 것 가지고 우리 우정이 확고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네가 정 그러고 싶다면 내가 고른 종목으로 도전해줘야겠어. 설마 질까봐 빼는 건 아니겠지?"


    "뭣..."


    레인보우 대쉬는 말꼬리를 흐리며 트와일라잇을 위 아래로 내려다보다가 곧 씨익 웃으며 트와일라잇을 향해 한 손을 뻗었다.


    "그거 도전이냐? 좋아. 네 마음대로 해 봐 한번. 단, 꼭 스포츠 종목 중 하나여야 한다? 무슨 체스나 수학문제 풀기 대회 같은 거면 판 엎어버릴 줄 알아."


    "알았어. 약속 성립."


    트와일라잇은 레인보우 대쉬의 손을 잡고 세차게 흔든 다음 손을 때었다.


    "그럼 잠옷 파티는 다음 번 언제 하는 게 좋을까?"


    핑키 파이가 두 명 사이에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다음 주 어때? 다음 주?"


    트와일라잇은 인상을 약간 찌푸리며 대답했다.


    "갑자기 덜컥 일이 생긴 탓에 다음 주 스케줄은 꽉 차 있는 상태지만..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학교도 안 다니니까 연구 같은 건 오전부에 몰아서 하면 되겠지. 그럼 다음 주로 하자."


    "야호!!!!"


    핑키 파이는 환호성을 지르며 빗줄기를 가로지르며 현란하게 제주를 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디에 생각이 미친 듯 잠시 그 자리에 멈추고 친구들을 돌아보았다.


    "잠깐! 이번엔 누구 집에서 할 차례지?"


    "아. 이번엔 내 차례일걸 아마."


    선셋이 손을 들었다.


    "다음 주 정도면 괜찮겠네. 청소를 좀 해야 되긴 하지만."


    트와일라잇의 마음속에 선셋의 집에서 했었던 생에 첫 잠옷파티가 떠올랐다. 그립고, 또 돌이킬 수 없어 애잔한 추억이었다. 그 때문에 약간 뭔지 모를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하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


    선셋은 인상을 쓰며 트와일라잇을 돌아보았다.


    "잠옷 파티를 하는 건 그렇다 치고, 일단 너부터 집에 보내야 될 것 같은데... 내 오토바이 타고 갈래? 옷은 좀 젖겠지만."


    "오토바이?..."


    이 날씨에? 다른 방법이 별로 없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샤이닝 아머 오빠랑 캐이댄스 언니도 오늘 철야를 하다 보니까 태워다 주라고 부를 수도 없고.."


    "내도 마찬가지다. 울 오빠야도 오늘 해필 트럭 타고 타지로 나가뿟네.."


    애플잭이 고개를 저으며 하는 말이었다.


    "그냐? 난 그냥 여기서 잘란다... 아함... 비야 뭐 내일이면 그칠 것 같고.."


    크게 하품을 하며 레인보우 대쉬가 덧붙였다.


    "답 없네. 오토바이밖에 없겠네 그럼.."


    손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펼치며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좋아. 잠깐만 내 짐좀 챙기고 올게."


    ***


    "처음 오토바이라고 했을 때 그냥 스쿠터 비슷한 건 줄 알았더니.."


    트와일라잇은 경악스런 표정으로 선셋의 광택이 자르르 흐르는 사뭇 위협적인 모양새의 오토바이를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다.


    "장난해? 그런 심심한 걸 내가 왜 타?"


    선셋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트와일라잇의 말을 받았다.


    "인간의 표현을 좀 빌어보자면, 이게 내 '애마'야. 아주 악마 같은 녀석이지. 내 자랑거리기도 하고."


    트와일라잇은 초조하게 우산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이런 거 타고 다니다가 식물인간 되서 장기기증자 신세 되는 사람이 많다던데.."


    선셋은 트와일라잇을 돌아보며 짖궃은 미소를 지었다.


    "왜? 무서워서 그래? 지금?"


    순간 아차 싶은 표정으로 선셋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미안. 정 타고 가기 싫으면 말해. 택시를 부르든지 할 테니까.... 근데 내가 이걸 진짜 기가 막히게 몬다니까? 완전 안전해. 내가 보장할게."


    "...좋아.."


    트와일라잇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대신 너무 속도를 내지만 말아줬으면 좋겠는걸."


    "걱정 붙들어 매. 헬멧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이건 네가 써."


    선셋은 오토바이에 올라 타 시동을 걸며 뒷좌석을 팡팡 두드렸다.


    "일단 올라타면 나를 꽉 잡아. 코너 돌 땐 내 쪽으로 몸을 바짝 붙이고."


    트와일라잇은 쭈뼛쭈뼛 뒷좌석에 올라 타 선셋의 허리춤에 양 팔을 감았다. 우산을 쓸 수 없었으므로 차가운 비를 온 몸으로 맞게 되었지만, 기계의 엔진과 앞에 있는 선셋의 체온 덕분인지 희한하게도 춥지는 않고 오히려 따뜻했다.


    "자 그럼 출발!!!!"


    선셋은 힘차게 외치며 비 내리는 밤거리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


    "그.... 그만!! 너무 빠르잖아!!"


    트와일라잇은 악을 지르며 전력을 다해 선셋에게 매달려 있었다. 선셋은 속력을 줄이지도 않은 채 코너를 아슬아슬하게 돌고 있었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트와일라잇의 간절한 외침 따윈 아랑곳도 않고, 선셋은 미친 듯이 웃으며 적발과 금발이 섞인 머릿결을 바람에 휘날리면서 인적 없는 도로를 폭주 중이었다.


    ***


    "글쎄, 미안하다니까.."


    뒷좌석에서 부르르 떨고 있는 트와일라잇을 어르면서 선셋은 말했다.


    트와일라잇의 가슴은 여전히 초속 150KM로 뛰고 있었다.


    "너 진짜 미쳤어?!?! 이러다가 둘 다 죽으면 대체 어쩌려고 이랬어?!"


    "지금 살아있으니까 됐지 뭐.... 어쨌든 좋아. 다음부턴 안 그럴게."


    "그랬다간 봐라..."


    트와일라잇은 반쯤 으르렁거리면서 말했다. 추위 때문인지 겁에 질려서인지는 몰라도 이가 계속 부딪혀 딱딱거렸다.


    선셋은 이런 트와일라잇을 잠시 지긋이 쳐다보다가 곧 소리 죽여 웃음을 터드렸다.


    "물에 빠진 생쥐가 따로 없네 진짜.."


    "사돈 남 말 하네. 가을 무도회 때 3년 연속 여왕으로 뽑혔다는 사람이 꼬락서니 하고는..."


    "에이~ 또 인상 쓴다. 그래도 재미있었잖아. 안 그래?"


    "이게 뭐가-"


    즉각 반론을 제기하려다가 트와일라잇은 순간 머뭇거렸다. 물론 죽을 정도로 무섭기는 했지만, 평소와는 달리 스릴이 넘쳐흐르는 귀갓길이긴 했다. 아까 신나게 분비된 아드레날린 때문인지 트와일라잇의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살짝 마비된 듯싶었다.


    "것 봐. 지도 좋았으면서."


    "흥..!"


    선셋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말했고, 트와일라잇은 팔짱을 끼며 선셋의 시선을 피했다.


    "몰라!.. 들어가서 샤워부터 해야겠다. 너도 빨리 집에 들어가. 저체온증으로 고생할라."


    "별로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니 걱정 안 해줘도 돼."


    선셋은 한 쪽 손으로 턱을 괴며 거만하게 손을 흔들면서 말을 이었다.


    "조만간 또 볼 거지? 그치?"


    트와일라잇은 잠시 입을 앙다물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조만간... 그동안 안전 운전이나 해."


    그렇게 트와일라잇은 집으로 들어갔다. 어두워진 집에서 트와일라잇을 반겨 주는 건 스파이크뿐이었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은 또 한 번 막막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아까 오토바이 위에서 느꼈던 공포와는 차원이 다른 공포... 전에 절벽에서 선셋의 손을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있었을 때 느꼈던 공포와 비슷한 부류의 공포였다.


    이 선셋마저 놓쳐버린다면... 트와일라잇은 그게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



    *여담 : 이 팬픽의 작가 Oroboro 님이 브로니 행사 사이다페스트(Ciderfest)에 참가했다가 선셋 쉬머의 성우, 레베카 쇼이킷에게 직접 사인을 받아 오셨더군요.



    medium.jpg


    자그마치 팬픽 커버로 쓰이는 그림에다가...


    존경스럽다고 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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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24 06:43:30  61.254.***.182  베르게티거  606008
    [2] 2015/11/24 18:20:50  112.154.***.238  namnam  668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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