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종교칼럼]류의 글을 싫어하지는 않는다.</div> <div>하지만 철겔에서 종교적 글을 읽으니 좀 쌩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마치 델포이신전에서 신을 비웃다 신관들에게 맞아 죽은 이솝 같지 않은가?</div> <div>물론 무신론자가 신전에서 신을 비웃는 것과 유신론자가 철겔에서 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게다.</div> <div>철게는 델포이신전의 신관들처럼 무지몽매하고 야만적이지는 않으니까...</div> <div> </div> <div>그렇게 생각이 옆길로 새다 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div> <div>델포이신전에서 신을 비웃다 신관에게 맞아 죽은 이솝의 이야기는 사실일까 아닐까?</div> <div>솔직히 신전인건 기억나는데, 그게 델포이였는지는 아리까리하다. 특히 그게 역사적으로 사실이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고 들었다.</div> <div>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의 특성상 어쩌면 이솝은 편안히 죽었고 후대의 사람이 꾸며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div> <div>이솝의 죽음 이야기는 사실 거짓에 더 가깝다.</div> <div> </div> <div>그런데... 문제는 그 거짓이 현실이라는 점이다.</div> <div>이 이야기는 그 내용이 진실한가 아닌가와 상관없이...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 되고 있다.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div> <div>그리고 존재함으로써 이야기가 지닌 한도 내에서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div> <div>사람들은 이솝의 죽음을 떠 올리며 광신에 대해서, 신관에 대해서, 진실에 대해서,</div> <div>또는 보다 안전하고 재치있게 말하는 방법 등등 수만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div> <div>이솝의 죽음 이야기를 듣고 떠올리고 말하며 이에 대한 각자 자기만의 생각을 만들어가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div> <div>물론 이솝의 죽음 이야기는 예수의 부활만큼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하겠지만, 작게나마 영향을 미칠 것이다.</div> <div>종교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일 것이다.</div> <div> </div> <div>허구적인 이야기는 이야기됨으로써 현실이 된다.</div> <div>마치 사과를 보고 사과그림을 그리면, 그 사과그림이 진짜 사과는 아니지만, 사과그림이라는 하나의 진실성을 지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div> <div> </div> <div>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구심이 든다.</div> <div>그렇다면 우리의 현실도 사실 허구인게 아닐까?</div> <div>허구를 바탕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꿈꾸고 만들어가니 말이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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