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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847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0
    조회수 : 1706
    IP : 46.101.***.2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6/28 20:43:09
    http://todayhumor.com/?panic_88847 모바일
    [오컬트학] 나무 말뚝
    <div><b>나무 말뚝</b></div> <div><br></div> <div>나는 깡촌에서 농사를 짓는데,</div> <div>농작물을 키울 때 문득 깨들은 게 있어서 우리 할아버지께 여쭤봤다.</div> <div>그때 들은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꽤 무서워서 써본다.</div> <div><br></div> <div>장문이 될 것 같아서, 장문이 싫은 사람은 그냥 지나가시길 바랍니다.</div> <div><br></div> <div>농작물에 비닐을 고정시킬 때 나무 말뚝을 사용할 때가 있는데</div> <div>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나무 말뚝에는 모두 어떤 한자 한 글자가 새겨져 있다.</div> <div><br></div> <div>지금까지는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div> <div>근처 농가에서 사용하는 말뚝을 봤더니 그런 글자는 새겨져 있지 않았다.</div> <div>우리 말뚝과 다른 집 말뚝을 구별하려고 쓴 건가 싶었는데</div> <div>새겨진 글자는 우리 집 성도 아니고 별 관계가 없는 글자라 이상해서</div> <div>할아버지께 왜 저 글자를 새기는 건지 여쭤보았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의 아버지(내 증조부)가 해주신 이야기인데,</div> <div>자기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라서 실상은 모르겠다고 말하시더니</div> <div>그 이유를 이야기해주셨다.</div> <div><br></div> <div>다이쇼 초기 할아버지가 태어나기 전, 증조부가 젊은 시절 이야기이다.</div> <div>사건의 발단은 증조부 마을에 사는 두 젊은이 (A, B)가</div> <div>땔감을 구하려고 산에 들어간 것으로 시작되었다.</div> <div>두 사람은 산에 들어가서 서로가 보이는 거리에서 땔감을 모았다.</div> <div><br></div> <div>정오 쯤 되어 A가 이제 슬슬 밥 먹을까하고 B에게 말을 걸려던 참이었다.</div> <div>갑자기 B가</div> <div>"아아아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div> <div>사람이 이토록 큰 소리를 지를 수 있나 생각될 정도로 절규했다.</div> <div><br></div> <div>갑작스러운 일에 A가 넋이 나가 있었는데</div> <div>B는 폣속까지 뚫린 것처럼 절규하더니 풀썩 땅에 쓰러졌다.</div> <div>A가 황급히 B에게 다가가보니 B는 흐릿한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했다.</div> <div>몸을 흔들거나 뺨을 때려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A는 서둘러 B를 업고 산을 내려왔다.</div> <div>그 후 하루가 지났지만 B는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div> <div>가족들은 산에 있는 신묘한 것에 홀린 것 같다고 생각해서</div> <div>인근에 있던 절에 데려가 액풀이를 하게 했다.</div> <div>그럼에도 B의 정신은 돌아오지 않았다.</div> <div>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난 쯤</div> <div>오후의 조용하던 마을에 온 몸의 털이 쭈뼛 설 것 같은 절규가 울려퍼졌다.</div> <div>"아아아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div> <div><br></div> <div>근방의 마을 사람들이 찾아가보니</div> <div>지금까지 밭 일하던 모양새의 장년이 공허한 눈빛으로 오도카니 서 있었다.</div> <div>달려온 사람들이 어깨를 잡고 흔들어보아도 반응이 없었다.</div> <div>B와 같은 증상이었다.</div> <div><br></div> <div>그후 가족들이 병원에 데려가보아도, 기절 상태라는 것 외에는 알아내지 못 했고</div> <div>인근의 절과 신사에 데려가 액풀이를 해봐도 변함 없었다.</div> <div>미신을 믿는 노년층이 산의 신묘한 존재가 마을로 내려왔다며 떨었다.</div> <div><br></div> <div>시간이 지나자 증조부 마을 뿐 아니라 인근 마을들에서도</div> <div>사람 목소리로 여겨지지 않는 절규가 퍼진 후, 기절 상태에 빠지는 자들이 발생했다.</div> <div>게다가 발생 시간대도 다들 달라서</div> <div>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점도 없는</div> <div>그야말로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었다.</div> <div><br></div> <div>증조부가 그 현상을 맞닥드린 건 바로 그때였다.</div> <div>그날 증조부는 동생과 둘이서 밭일을 하고 있었다.</div> <div>날이 저물어 이제 그만 돌아가려던 때,</div> <div>자기가 갈고 있던 곳에 나무 말뚝이 박혀 있는 게 보였다.</div> <div><br></div> <div>좀 전까지는 그런 게 없었고,</div> <div>그것은 홀연히 눈 앞에 나타났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div> <div>갑작스레 나타난 나무 말뚝이 이상해서 가만히 바라보던 증조부는 이윽고</div> <div>"누구야!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한 게!"하고 약간 분노가 일어</div> <div>"남의 밭에 이런 방해되는 걸 박다니..."</div> <div><br></div> <div>그런 생각을 하는 중</div> <div>"방해돼 방해돼 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방해"</div> <div>당장이라도 말뚝을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으로 머릿속이 가득차서</div> <div>그 충동대로 움직여 말뚝을 뽑으려고 한 그 순간,</div> <div>동생이 어깨를 잡는 바람에 제정신이 들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좀 전에 보이던 말뚝이 온데 간데 없었다.</div> <div>동생에게 물었지만 그런 말뚝은 보지도 못 했다고 했다.</div> <div>같이 돌아가려던 형(증조부)이 갑자기 아무 것도 없는 곳의 무언가를 응시하더니</div> <div>무언가를 빼려는 동작으로 허리를 굽혀 힘을 주려길래</div> <div>뭐하는 건가 싶어서 어깨를 잡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때 증조부는 현재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동이 떠올라서</div> <div>행여나 동생이 말리지 않아서 말뚝을 뽑았더라면</div> <div>자기도 다른 사람들처럼 미쳤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간담이 서늘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런 일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div> <div>증조부가 사는 마을에서 희생자 수가 10명을 넘어갈 때 쯤</div> <div>촌장에 의해 마을 사람들이 소집되었다.</div> <div>촌장은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언급하며,</div> <div>이웃 마을과 협의하여 이상 현상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중임을 알렸다.</div> <div><br></div> <div>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하며</div> <div>그때까지의 이상현상에 대한 대책이라고 전해진 것은</div> <div>"낯선 나무 말뚝을 보게 되어도 절대로 뽑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div> <div>증조부의 예상이 맞았던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촌장은 덧붙여서</div> <div>"농사일에 사용하는 말뚝은 자기가 박은 거란 걸 알 수 있도록</div> <div>뭔가 표시가 될 만한 걸 새겨넣도록 하라"고 했다.</div> <div>이유는 자기가 박은 말뚝 사이에 그 말뚝이 섞여 들어갔을 때</div> <div>실수로 뽑을 수 있으니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div> <div><br></div> <div>설명을 듣고 지금 사태가 일어난 이유가 뭐냐 물은 자도 있었지만</div> <div>촌장은 "사람의 원령, 동물 원령에 의한 현상과 같은 류라고 밖에 모르겠네.</div> <div> 영향을 끼치는 범위가 넓으니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밖에 할 수 없어"라고 할 뿐이었다.</div> <div><br></div> <div>가령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구제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div> <div>"결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네.</div> <div> 어느 신사에 액풀이를 하러 갔을 때 신관 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어.</div> <div> -그들에게 액풀이할 만한 것이 씌이지 않았다-고 말이야"</div> <div>라고 촌장이 대답했다.</div> <div><br></div> <div>신관 님 말씀에 따르면, 여우 같은 것에 홀린 게 아니라</div> <div>지금의 일을 일으킨 무언가의 힘에 닿았기 때문이고</div> <div>그들의 정신이 무너진 결과로 이런 상태가 되었다고 했다.</div> <div>즉, 무언가의 영향에 의해 실신 상태가 된 게 아니라</div> <div>무언가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실신 상태가 된 것이기 때문에</div> <div>절이든 신사든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촌장은</div> <div>"말뚝만 뽑지 않으면 무서울 일은 없네"라고 마무리 지으며</div> <div>냉정히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해산했다.</div> <div><br></div> <div>마을 사람들이 나간 후, 증조부가 자기가 체험한 일도 있어서</div> <div>촌장에게 가서 그 무언가에 대해 더 집요하게 질문했더니</div> <div>"귀신이나 물건에서 발생한 집념, 사람이 기리는 신과 사람 사이에는</div> <div> 애매하지만 약속이라는 것이 존재하네.</div> <div> 상대의 영역에 멋대로 들어가지 않거나, 정기적으로 기도하는 그런 것 말일세.</div> <div> 그들은 그것을 어긴 자에게는 천벌을 내리지만</div> <div> 약속을 지키는 자에게는 아무 문제가 일어나지 않지.</div> <div> 하지만 이번 사태를 일으킨 무언가에게는 그런 공식이 성립하지 않아.</div> <div> 듣자하니 그 무언가는 스스로 존재하는 대로, 존재함을 알리는 것 뿐으로도</div> <div> 사람을 제정신으로 있다간 버티지 못 하게 만들고</div> <div> 미칠 정도로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군.</div> <div> 나도 그 정도 밖에 듣지 못 했어.</div> <div> 저주를 하겠다거나 모시겠다는 생각도 안 가지는데도</div> <div> 존재 자체가 사람을 광기로 몰지.</div> <div>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인간이 필요 이상으로 알려 들지 않는 게 좋을 게야"</div> <div>라고 하며 촌장은 가버렸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리고 한참 지나 증조부가 사는 마을에 신사가 세워졌다.</div> <div>기이현상에 의한 희생자가 인근 마을을 포함해서 속출하고 있었지만</div> <div>그 수가 점차 감소하여 신사가 완성될 쯤엔 전혀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나무 말뚝은 무언가를 봉한 영적인 주문 같은 것이고</div> <div>그걸 뽑음으로서 무언가의 힘이 일부 봉인 해제 되어</div> <div>그에 닿은 사람이 미치는 결과를 불러일으킨 걸지도 모르겠다.</div> <div>신사가 세워짐에 따라 그 무언가가 다시 강하게 봉인되어</div> <div>기이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된 게 아닐까 하고 증조부가 할아버지께 말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런 경위로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나무 말뚝에는</div> <div>우리 집 것임을 나타내기 위한 표시를 지금까지도 새긴다고 한다.</div> <div>인근에서 그런 건 못 봤다고 했더니</div> <div>"인간이란 지나면 망각하는 존재라 지금은 거의 하는 집이 없긴 하지만</div> <div> 이 주변에서는 저기 어디냐 S 네 집이나 M 네 집에서도 아직 새기고 있으니 보고 오렴"</div> <div>하고 할아버지께 말씀해주셨다.</div> <div><br></div> <div>정말 보러 가봤더니 S씨와 M씨 댁에서 사용하는 나무 말뚝에도</div> <div>한자 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div> <div>"지금도 새기는 집은 대부분 희생자가 나온 집안이나</div> <div> 그 친척 집이겠지"라고 할아버지가 말했다.</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46185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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