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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뒷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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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816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2
    조회수 : 1602
    IP : 178.62.***.23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6/27 20:41:30
    http://todayhumor.com/?panic_88816 모바일
    [오컬트학] 상반되는 신사
    상반되는 신사

    27살 때, 여동생과 상경했을 때 쯤 있었던 일이다.

    당시에 내가 일하던 회사 근처에 신사 두 개가 인접해 있었다.
    신사는 둘 다 역 앞에 있었다.
    한 쪽은 K 신사였고, 다른 하나는 Y 신사였다.
    유명한 신사여서, 수험 시즌이 되면 Y 신사는 TV에 나오기도 했다.
    이 Y 신사에는 학문의 신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위험천만이다.
    신사 주변만 그런 건지, 신사만 그런지는
    안에 들어가 본 적 없으니 확실하지는 않지만……
    확인만 하려고 해봤지만 낮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회사도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는데, 역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K 신사로 가는 길과 Y 신사의 땅에 일부 들어가는 길이 있다.
    Y 신사로 가는 길이 회사로 가는 지름길이다.
    역에서 걸어서 2분 정도 걸린다.
    아침에는 일분 일초가 소중하다.
    특히 나는 흡연자라서 회사에 빨리 가서 담배 한 대를 태우는 게 참 좋다.

    Y 신사 길이 있다는 걸 알기 전에는 K 신사로 가는 길로 걸었는데
    출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아침이라 괜찮겠다 싶어서
    Y 신사 쪽 길을 매일 지나갔다.
    그런데 Y 신사 앞을 지나가면 뭔가 썩은 내가 난다는 게 좀 신경이 쓰이긴 했다.
    그래도 매일 아침 이용했고, 그러다가 퇴근 길에도 이용하게 되었다.
    2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퇴근해서 방에 축 널부러져 있다가 꿈을 꿨다.

    낡고 낡은 커다란 저택의 한 방에서 나를 포함해 몇 명의 사내가 있었다.
    나는 커다란 거울 앞에서, 기생 같아 보이는 여자를 눕혀 놓고 누르고 있었다.
    여자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기모노도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여자의 머리칼을 잡아 채어, 머리를 들어올렸다.
    새하얗고 예쁜 목이 드러났다.
    그 목에 다른 사내가 날카로운 칼을 찔러 넣었다.
    머리칼을 잡아채어 위를 향하게 했기 때문에
    상처는 < 모양으로 번져갔다.

    그때 꿈에서 내 의식이 깨어났지만,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으아… 기분 나빠.
    그런 생각을 하는데 여자 목을 다 자른 칼이 내 장딴지에 박혔다.
    그때 내가 기모노를 입은 사내임을 알게 되었다.
    사내의 의식과 내 의식이 겹치게 되ㅏ었다.
    사내는 동료가 실수로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으니 치료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정을 모르니 패닉 상태에 빠졌다.
    상처를 입은 사내는 고개를 들어 동료를 보니, 동료는 웃고 있었다.
    셋 있었던 것 같다.
    셋 다 손에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흉기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날 바라보며 히죽거리며 웃었다.

    안 돼! 위험해!! 도망쳐야 해!!
    사내의 의식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완전히 글렀다고 생각했다.
    억지로 내 정신이 파고 들어보려고 노력해보았다.
    동시에 가위에 눌리는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다가온 사내들이 손에 든 흉기는 산채로 머리를 으깨려는 것임을 생각하며
    억지로 어떻게든 벗어나려 발버둥치며 눈을 떴다.

    꿈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몸을 움직였지만
    내 눈에 꿈의 잔상이 남아 있었다.
    온 몸의 힘이 빠져서 당장에라도 기절할 것만 같았다.
    어떻게든 내 현실 감각을 돌리려고 가방 속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러는 사이에도 울렁거리며 보이지 않는 기척과 소리가
    날 집어삼키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억지로 가위를 풀어서 그런지 온몸이 덜덜덜덜 경련이 멎질 않았다.

    하지만 겁만 먹고 있다가는 더 악화될 것만 같았다.
    위기감이 들어서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휴대전화를 켜서 영감이 강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는 중에도 몇 번이나 눈 앞이 깜깜해졌다.
    전화를 겨우 걸고, 착신음을 들으며 제발 빨리 받으라고 기도했다.
    잠시 후 친구가 전화를 받았다.

    "…… 으아… 무슨 일이야?!"
    "미… 미아… 좀…… 무서… 꿈…… 꾸……어…"
    아직도 경련 같은 떨림이 멎질 않아서 혀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잘 듣고 있으니까, 진정하고… 괜찮아?"

    친구 목소리를 들으니 안심이 되어 팽팽히 긴장했던 것이 풀리며
    나는 큰 소리를 내며 펑펑 울었다.
    울면서 내 의식을 되찾으려고 뭔가 열심히 말했다.
    친구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조금 진정이 되고 나서 제대로 이야기를 하려던 때
    조금 전에 꾼 그 무서운 꿈을 꾸기 전에
    기묘한 꿈을 하나 더 꾸었다는 게 기억났다.

    꿈 속의 나는 장의사였는데, 고객의 집을 방문하는 꿈이었다.
    꿈 속에서 찾아간 집에서 긴 머리의 여성이 날 맞이해주었고
    집 안으로 안내 받아 들어갔지만 현관 안으로 한 발 딛는 순간
    뭔가 위험하니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여자에게 적당히 변명하고 집을 나오려고 했다.
    "중요한 서류를 차에 두고 왔네요! 죄송합니다.
     바로 가지고 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정말 이렇게 덜렁거려서 원.. 죄송합니다!"
    쓴 웃음을 지으며 부드러운 분위기로 말했지만
    현관에 들여놓은 발을 밖으로 향하던 그때 이미 늦었다고 깨달았다.

    내 두 발에는 좀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여자의 긴 머리와 목이 달라 붙어 있었다.
    그 기억이 난 순간, 꿈 속의 기생과 그 여자가 같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일단 도망쳐야 해!
    밖으로 나갔더니 머리키락과 목이 사라지고 없었다.
    2층에 있는 맨션 집 안이었다.
    2층에서 내려가는 계단이 사라졌다.
    도망쳐야겠다고 결심하고 복도에서 바깥을 봤더니
    이쪽을 등지고 작업하는 사내가 있었다.
    풍채가 좋은 사내였다.
    묵묵히 작업하고 있지만 무슨 작업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사내에게 소리쳐서 현 상황을 타개하려고 생각했다……만,
    막상 소리를 니쳐고 하니
    "들켜선 안 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들키면 위험할 것만 같아서……
    그러고보니 사내가 묵묵히 하고 있는 작업이 뭔가 불길해 보이고……
    도망칠 방도가 없어 어쩌나 생각하던 그때
    그 저택 꿈으로 바뀌었다.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모두 들려주었다.
    친구는 평소와 달리 조용한 목소리로……
    "보통 꿈이 아니구나" 라고 중얼거렸다.
    "미안… 이런 이야기를 해서"
    "아니, 난 괜찮은데… 음. 이 전화 받을 때 갑자기 목이 감기는 느낌이 들었어.
     너 있잖아… 그 여자가 자기 대신 널 바치려고 한 것 같아"

    친구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뭔가 악령의 보금자리 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의 존재가 눈독을 들인다는 거다.
    눈독을 들인 건, 끝없이 그 공간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여자인데
    나를 자기 대역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대역으로 삼기 위해 꿈으로 끌여들였더니
    다른 존재들도 눈치채고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

    "어디서 그런 걸 주워왔어? 그… 사람 모양은 아니고…"

    짐작가는 게 딱 하나 있었다. Y 신사다.
    친구가 Y 신사 이야기를 듣더니 "냄새가 심한데"라고 중얼거렸다.
    "은행 나무가 있는 줄 알았는데"
    "됐어… 이거… 시체 썩은 냄새잖아"
    친구는 딱 잘라 말했다.
    "………아마도 거기서 널 눈독 들이게 된 거야.
     왜 위험한 걸 알면서 그런 길을 지나다녔어?!"
    "아침이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조심해. 끈질긴 녀석이야. 재미로, 즐겁게 사람을 죽이는 놈들이야"
    떨리는 건 멎었지만, 기척이 아직 옆에서 느껴졌다.
    내가 겁먹는 모습을 웃으며 보고 있다.
    "웃음 소리도 들리네. 정말 조심해야 해!"

    심령 현상 정도로 그치지 않겠다고… 통감했다.
    이를 테면 지금부터 혼자 밤길을 걸으면… 묻지마 살인을 당할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이미 지배당했던 것 같다.
    담배를 피우려고 해도, 실내는 금연이고 베란다가 없는 방이라
    지금까지는 휴대용 재털이를 가지고 현관 밖에서 피웠는데
    밖에 나가는 게 너무 무서웠다.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온 후로는 금연하게 되었다.
    바깥에 나간다는 게 너무 두려웠다. 그들의 게임이 시작될 것만 같아서…
    살해당할 거야.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사회인이다.
    그런 이유로 회사를 쉴 수도 없다.
    돈을 벌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다음 날 부들부들 떨면서 출근했다.
    일을 시작하니 평소 페이스대로 생활할 수 있었다.
    점심 때 혼자 K 신사에 참배하러 갔다.
    가끔 참배하러 가서 제가 열심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곤 했다.

    그날은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지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부탁 했다. 조금 울면서.
    더이상 Y 신사로 이어지는 길은 이용하지 않았고,
    K 신사의 길로 빙 둘러서 걸어다녔다.

    그러다 연말이 되어 회사를 나갈 때는 이미 날이 저물었는데
    K 신사 쪽 길을 지나가기 때문에 전혀 무섭지 않았다.
    공기가 맑고 깨끗해서 오히려 기분이 가벼워질 정도였다.
    가능한 Y 신사는 잊으려고 하면서
    가능한 점심 시간에는 K 신사에 갔더니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날 전화했던 친구가 연락해서 내가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당시 집안 사정으로..)

    친구 어머니께 내 이야기를 했는지, 친구보다 영감이 강한 친구 어머니가
    "걔… 이대로 도쿄에 있다간… 죽겠다"
    라고 하셨다고 한다.
    거의 반 강제였지만, 내 결정으로 귀향하게 되어, 도쿄 생활이 끝나게 되었다.

    이야기가 나오고 일주일 후에는 신칸센을 타고 가고 있었다.
    신칸센 안에서 교토에 들어갈 때, 공기가 변하는 게 느껴졌다.
    거기서 비로소 "동쪽이 나랑 안 맞았구나…"하고 느꼈다.
    Y 신사의 그 놈들도 교토에 들어선 순간, 기척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온 몸의 긴장이 풀렸다.
    고향으로 돌아와, 친구 집에 갔더니 잔소리를 엄청나게 들었다.
    "이대로 두면 죽는다고 해서 완전 서둘렀어"
    하고 친구 어머니가 웃으시며…
    "죽는다뇨?"
    "뭐 큰 병에 걸렸거나, 자살했거나"
    친구는 딱 잘라 말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불안한 마음때문에 더욱 무섭게 느꼈던 것 같고
    그덕에 내 빈틈도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Y 신사는 위험하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이 이야기는 몇 년 지났기 때문에 이제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투고한다.

    생각보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미안하다.
    그리고 처음에 썼어야 했는데
    예민한 분들(특히 동쪽에 사시는) 영향을 받게 되었으면 죄송합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69776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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