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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845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8
    조회수 : 1972
    IP : 46.101.***.25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06/28 20:41:06
    http://todayhumor.com/?panic_88845 모바일
    [오컬트학] "무언가 나오는" 지구방위대
    <div><b>"무언가 나오는" 지구방위대</b></div> <div><br></div> <div>예전에 저는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지구방위대에서 근무할 때 이야기라도 들려드릴까요.</div> <div><br></div> <div>이동할 때는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받는 건</div> <div>어딜 가나 있는 일이겠지만, 우리 조직에도 당연히 있다.</div> <div>시간대마다 통행인 추이나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중요 경계 지역,</div> <div>질 나쁜 단체나 이웃에게 폐를 끼치는 집,</div> <div>협력자나 협력 편의점, 금융 기관,</div> <div>그리고 시쳇말로 "사냥터"는 물론이고,</div> <div>지구방위대의 비품 위치 같은 것도 지구방위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전임자 아저씨한테 대충 인수인계를 받고,</div> <div>지구방위대 안을 한 번 둘러봤더니 이상한 게 보였다.</div> <div>지구방위대에 있기엔 좀 이상한, 제대로 된 소파 베드가 놓여져 있었다.</div> <div><br></div> <div>"엄청 비싸 보이는 게 다 있네요. 주민 분이 기부하신 건가요?"</div> <div>"아니, 이건 근무자들이 돈 모아서 산 거야.</div> <div> 이 지구방위대에는 나오기 때문에 다들 수면실엔 안 가거든"</div> <div><br></div> <div>질문 자체가 반은 농담으로 한 거라서, 농담으로 대답하신 줄 알았다.</div> <div>경찰은 꽤나 징조를 따진달까, 오컬트나 징크스 같은 걸 믿는 사람이 많다.</div> <div>·"한가하다~"라고 하면 반드시 사건이 발생한다</div> <div>·형사는 저녁 식사로는 돈까스 덮밥을 먹지 않는다(체포 사건이 일어난다)</div> <div>뭐 이런 걸 터부 시 하곤 한다.</div> <div><br></div> <div>그런 환경이다보니 나도 아저씨 이야기를 한 귀로 흘려보냈다.</div> <div><br></div> <div>간략하게 지구방위대 위치를 먼저 말해두겠다.</div> <div>장소는 바닷가 마을인데,</div> <div>그 중에서도 우리 지구방위대는 10미터만 가면 부두가 있어서</div> <div>폭우가 내리면 내심 상당히 불안했다.</div> <div>항구와 공장이 주요 산업이라서, 밤이면 낚시꾼과 트럭 외에는</div> <div>소리 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고즈넉한 곳이다.</div> <div><br></div> <div>나는 그 지구방위대에서 10개월 동안 실제로 네 번의 "체험"을 했다.</div> <div><br></div> <div>첫번째는 혼자 열리는 문.</div> <div>아까 말한 소파 베드를 나는 쓰지 않았다.</div> <div>만약에 상사와 동료가 있을 때는 아까 말한 징크스 같은 룰을 지키겠지만</div> <div>다행히 나 혼자 근무하는 지구방위대였고</div> <div>어차피 짧은 수면 시간이라 제대로 이불을 덮고 자고 싶었다.</div> <div><br></div> <div>수면실은 2층에 있었다.</div> <div>사무실 옆에 좁은데다 전등이 망가진 계단이 있는데</div> <div>그 계단을 올라가면 신발 벗는 곳이 있고,</div> <div>문을 열면 3평 정도 되는 다다미가 깔린 방과 이불이 있었다.</div> <div>그런데 그 문이, 눈을 떼면 열려 있는 게 아닌가. 얼마나 짜증나던지.</div> <div>자다가 일어나보면 열려 있다.</div> <div>자려고 위로 올라가보면 열려 있다.</div> <div>순찰 돌고 돌아와서 서류를 작성하고</div> <div>화장실 가려고 문득 올려다보면 열려 있다.</div> <div><br></div> <div>닫고 닫고 닫고 또 닫아도 문득 보면 열려 있다.</div> <div>그러면서 지켜보고 있으면 꼼짝도 하지 않는다.</div> <div>심할 때는 한 번 닫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돌아보면 열려 있었다.</div> <div>애당초 귀신보다는 불량배를 훨씬 신경써야짘ㅋㅋㅋ라고 생각하던 사람이라</div> <div>이 정도로는 겁먹거나 하지 않았다.</div> <div>다만 짜증이 나서 문 앞에 큰 널빤지를 걸어놨다.</div> <div>문을 열면 우당탕 소리가 날 테니까.</div> <div>"대체 이 귀신은 얼마나 수면실에 들어가고 싶은 거야?!"라고 생각했다.</div> <div>널빤지를 댈 때는 마치 학창 시절에</div> <div>문틈에 칠판 지우개를 올려놓고 선생님 오길 기다리는 그런 기분이었다.</div> <div>두근두근하며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div> <div>시간이 지났는데, 얼마나 지났을까.</div> <div>수면 시간 전이었으니 새벽 3시보다는 전이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지익</div> <div>하고 들려왔다. 널빤지가 미끄러지는 소리였다.</div> <div>기다리던 현상이긴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어째야 할 지 모르겠다.</div> <div><br></div> <div>그래도 일은 알이니까 몸이 수면실로 움직였다.</div> <div>머리는 텅 빈 채로 발만 계단으로 이동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문 손잡이를 잡은 손이 천천히 문을 닫는 순간을 목격했다.</div> <div>불이 켜지지 않은 계단 암흑 속에서 손목만이</div> <div>닫히는 문 사이에서 하얗게 동동 떠 있었다.</div> <div><br></div> <div>왜 지금 문을 닫는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면 좀 이상하겠지만</div> <div>일단 그 순간에는 내 얼굴이 ( ゚д゚ ) 요런 상태로 굳어버렸다.</div> <div><br></div> <div>일단 두 가지를 파악했다.</div> <div>하나는 전임자가 농담한 게 아니라는 것</div> <div>또 하나는 수면실에 들어가려고 한 게 아니라, 이미 방 안에 있었다는 것.</div> <div>그날부터 나도 소파를 사용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두 번째 사건은 꿈 이야기다.</div> <div><br></div> <div>뭔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2층에 있는데다, 나는 소파에서 자면 안전하겠지.</div> <div>지구방위대 안에 있는 것도 싫지만, 일이니까 어쩔 수 없고</div> <div>윗선에 말하면 비웃음 당할 게 틀림 없다.</div> <div>그래서 계속 1층에 있는 소파에서 자게 되었고, 그러던 중 겨울이 되었다.</div> <div><br></div> <div>수면을 취한다고는 해도 반드시 잘 수 있는 게 아니고</div> <div>사건이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야 하고,</div> <div>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낮에 복잡한 일이 하나라도 들어오면</div> <div>수면 시간은 서류 정리에 할애해야만 했다.</div> <div>서루 정리에 두 시간 걸린다고 하면, 남은 시간이 30분 뿐이라</div> <div>누워봤자 일어나는 게 힘들 뿐이다.</div> <div>책상에 엎드려서 잘 뿐이었다.</div> <div>당연히 얕은 수면이라 그럴 땐 종종 가위에 눌리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그때도 바로 "아, 가위 눌렸네"하고 깨달았다.</div> <div>평소에는 책상에서 엎드려 잘 때만 가위에 눌렸는데</div> <div>오늘은 소파에서 자는데 대체 왜...</div> <div>눈이 떠지긴 했지만 가늘게 떠질 뿐이었고</div> <div>몸에 힘을 주려고 해도 약간 비틀리는 정도였다.</div> <div>불이 켜져 있었다. 왜?</div> <div>좁은 시야에 발 아래(누워 있었으니 발 아래라는 표현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의</div> <div>스토브가 쓰러져 있었다.</div> <div>그때 비로소 일반적인 가위 눌림이 아니라, 꿈이라는 걸 깨달았다.</div> <div><br></div> <div>왜냐하면 이 스토브는 요즘 쓰는 팬 히터 형이 아니라,</div> <div>아주 옛날에나 쓰던 원통 모양의 40kg은 될 것 같아 보이는</div> <div>발로 차봤자 쓰러지지도 않을 것 같은 그런 스토브였다.</div> <div><br></div> <div>꿈인데 참 현실 같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div> <div><br></div> <div>소리가 났다.</div> <div><br></div> <div>찰박        찰박        찰박</div> <div><br></div> <div>계단을 내려오는 소리</div> <div><br></div> <div>으아아아 오랜만에 출몰했다!! 하고 두뇌 풀 가동.</div> <div>대체 왜 이렇게나 정신이 또렷한데 눈이 안 떠지지?!</div> <div><br></div> <div>초조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고, 소리를 내봤자 혼자 있으니 소용도 없다.</div> <div>그저 발소리를 내는 것이 도착하는 걸 기다릴 뿐이었다.</div> <div><br></div> <div>체감 시간은 20초 정도 지나자 그것이 나타났다.</div> <div>흰 우비? 아니면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내 시야 끝에 지나갔다.</div> <div>꿈의 내용을 기억하는 거라 좀 애매모호하다만</div> <div>그때는 발 소리가 안 들렸던 것 같다.</div> <div>상하가 하얀 옷, 머리카락은 어깨까지 오는 길이에 얼굴은 안 보였다.</div> <div>아마 남자였던 것 같지만 매우 말랐고, 구석에서 날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위험하다... 부디 다가오지 말라고 기원하며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했다.</div> <div>그때 그 녀석이 갑자기</div> <div>무언가를 말했다.</div> <div><br></div> <div>쇳소리가 나는 저음이라 성별을 알 수는 없었지만</div> <div>나는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튀어오르듯 몸을 일으켰다.</div> <div><br></div> <div>스토브는 쓰러져 있지 않았다. 역시 꿈이었다.</div> <div>일어나서 생각해보니 그 녀석은</div> <div><br></div> <div>"비가 올 거야. 벌레가 들끓을 거야"</div> <div>라고 했던 것 같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div> <div><br></div> <div>"귀신은 2층에 있으니 1층은 안전하다"라는 설이 무너지고</div> <div>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설였다.</div> <div><br></div> <div>어쨌든 그 날은 '맑은 날씨'였다.</div> <div><br></div> <div>세 번째 사건은 꽤 시간이 많이 지난 초여름. 마침 지금과 비슷한 시기였다.</div> <div>지구방위대의 석면을 손보려고 업자들을 부른 적이 있었다.</div> <div>꽤 오래 전부터 말이 나왔었는데 계속 미루다가</div> <div>겨우 예산을 짜냈다며 총무가 불러 주었다.</div> <div><br></div> <div>나로서는 (아니, 직원 전원이) 석면 제거보다</div> <div>딴 걸 먼저 제거해야지라는 생각을 했지만</div> <div>파출소에 가서 마지막 업무 인계를 하고 지구방위대에 도착해보니</div> <div>울퉁불퉁 근육질 형씨들이 주차장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div> <div>손님들이 오가는 곳에서 땡땡이치지 말라고... 일반인들이 무서워하잖아</div> <div>라는 생각을 했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div> <div>내가 생각하는 한 최선을 다한 상큼한 표정으로</div> <div>"수고 많으십니다. 작업은 순조롭게 되고 있나요?"하고 물었더니</div> <div>한 형씨가</div> <div>"아니 그게... 안에 있는 순경 아저씨가 문을 안 열어줘서..."</div> <div><br></div> <div>아니 ㅋㅋㅋ 혼자 있는 지구방위대엨ㅋㅋㅋ</div> <div>지금 그 본인이랑 인수인계하고 왔는뎈ㅋㅋㅋㅋ</div> <div><br></div> <div>낮의 출물이라 그렇게 무섭진 않았지만</div> <div>업자는 총무 담당자에게 여벌 열쇠를 받았다고 들어서 그 사실을 확인해보니</div> <div>·열쇠를 썼지만 막힌 것처럼 열리지 않았다</div> <div>·체인이나 뭘로 막은 것 같아 귀를 기울여보니 안에서 소리가 났다</div> <div>·불러도 답이 없어서 일단 나오길 기다리기로 했다</div> <div>는 것이다.</div> <div>그 후 내가 가진 열쇠로 열어보니 문은 잘만 열렸고, 당연히 2층 문은 열려 있었다.</div> <div><br></div> <div>마지막 경험이다.</div> <div>이게 제일 무서워서 나는 견딜 수 없어져서 윗선에 직접 말해</div> <div>10개월 밖에 근무하지 않았지만 교대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계절은 한여름이었다.</div> <div>그때 쯤부터는 되도록 지구방위대로는 가지 않고</div> <div>서류 정리와 방문자가 있을 때만 가고</div> <div>되도록 잠도 자지 않고 순회를 돌곤 했다.</div> <div><br></div> <div>그날은 운이 나빠 서류 정리할 게 많아서</div> <div>지구방위대에서 토독토독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고 있었다.</div> <div>수면 시간이 되었고, 개인적으로 참 싫은 시간대였지만</div> <div>수면 시간에는 지구방위대 문을 닫고</div> <div>(그 시간대에 오는 사람은 인근에 있는 지구방위대 사람이 커버해 줌)</div> <div>서류 작성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div> <div>작업이 진척된다는 게 유일한 동앗줄이었다.</div> <div><br></div> <div>아마 새벽 4시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div> <div>바깥 주차장에 차가 서는 소리가 났다.</div> <div>"누가 왔나? 이런 시각에? 긴급한 일인가?</div> <div> 인근 지구방위대에 연락하는 것보단 그냥 내가 상대하는 게 낫겠지"</div> <div>거기까지 생각하고 문을 열려고 일어서니 바깥 문이 덜컹 열렸다.</div> <div><br></div> <div>"어이, 일 하냐?"</div> <div>인근 지구방위대에 있는 선배 목소리였다.</div> <div>수면 시간 중에 지구방위대 관내는 인근에서 대신 돌기 때문에</div> <div>그때 가끔 이렇게 방문할 때도 있다.</div> <div><br></div> <div>아아 선배구나, 다행이네. 서류 작업 계속해도 되겠네</div> <div>이런 생각을 하는데</div> <div>"야, 열어줘~ 불 켜져 있으니 안 자는 거 아냐??"</div> <div>하고 선배가 불렀습니다.</div> <div>최근엔 잘 때도 불을 켜놓지만, 그걸 저 선배가 알 리가 없으니</div> <div>열어주려고 일어나려던 순간</div> <div><br></div> <div>어?</div> <div><br></div> <div>진짜 선배라면 의례적으로 하는 '그것'이 없었다.</div> <div>저 선배라면 반드시 하는.</div> <div><br></div> <div>여벌 열쇠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div> <div><br></div> <div>외부인이 절대로 알 수 없는 곳에 숨겨두는데</div> <div>순경들이 별건 대처를 돕기 위해서</div> <div>인근 순경들끼리는 여벌 열쇠를 어디에 숨기는지 알고 있다.</div> <div><br></div> <div>"야~ 열라니까"</div> <div><br></div> <div>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대답해선 안 된다 싶었다.</div> <div>창 밖의 주차장을 쳐다봤다.</div> <div>차가 없다.</div> <div><br></div> <div>"열어~"</div> <div><br></div> <div>이건 대체 누구지. 열어선 안 돼. 열어선 안 돼.</div> <div>안에 있는 것도 무서워. 어쩌지. 불이 켜져 있는 게 천만다행이었다.</div> <div><br></div> <div>어느 틈엔가 소리는 멎었지만 문 너머에서는 인기척이 들렸다.</div> <div>어쩌면 그냥 내가 겁을 먹어서 착각한 걸 수도 있지만.</div> <div><br></div> <div>그대로 화장실로 직행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div> <div>반 울상으로 윗선에 달려가 교체해달라고 했다.</div> <div>인수인계를 받던 동료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비웃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반 년이 지나, 이동하게 되어 그 후는 어찌되었는지 모른다.</div> <div><br></div> <div>이것으로 내 이야기는 끝났다.</div> <div>미카와의 바닷가 어느 마을에서 발생한 진짜 경험담이었습니다.</div> <div><br></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74027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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