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촬영</b></div> <div><br></div> <div>사이 좋은 초등학생 네 명이 바다에 놀러갔다.</div> <div>처음에는 해수욕장에서 놀았는데, 지루해지니까 사람이 드문 바위골로 이동했다.</div> <div>질릴만큼 놀다가 돌아갈 쯤 기념 사진 촬영을 했다.</div> <div>평범하게 찍으면 재미없으니까 일단 물에 잠수했다가</div> <div>"하나~ 둘!!"하고 물에서 뛰어나오는 장면을 찍기로 했다.</div> <div>그러면 머리카락도 얼굴이 착 달라붙어서 재밌을 거란 생각을 했는데</div> <div>어쨌든 사진을 찍었다.</div> <div>가로로 한 줄로 서서, 남자애들이 첨벙하고 한 번에 물에 들어갔다.</div> <div>"하나~ 둘!"</div> <div>그런데... 이상하게 중간에 있던 애가 나오지 않았다.</div> <div>"야~ 뭐하는 거야"</div> <div>장난치는 줄 알고, 웃으며 찾아 보았다.</div> <div>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div> <div>결국 조난 구조대가 나서서 수색하는 등 대소동으로 번졌는데</div> <div>그 아이는 조금 떨어진 앞바다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다.</div> <div><br></div> <div>가족들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문득 사진이 생각났다.</div> <div>어쩌면 자기 아들이 사진에 찍혀 있을 지도 모르겠다</div> <div>그러면 마지막 모습을 담은 유품이 되겠지.</div> <div>하지만 아무리 부탁해도 사진을 보여줄 수 없다고 감식반에서 거절했다.</div> <div>아들의 마지막 모습이니 제발 보여달라고 애원해서 겨우 본 사진에는...</div> <div>옆에 있는 두 사람은 잘 찍혀 있었다.</div> <div>하지만 중앙에는 흠뻑 젖은 낯선 할머니가 찍혀 있었고,</div> <div>가운데 있던 아이의 머리를 위에서 누르고 있었다고 한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