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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650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1934
    IP : 178.62.***.7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6/20 01:09:00
    http://todayhumor.com/?panic_88650 모바일
    [오컬트학] 담력 시험 중에
    <div><b>담력 시험 중에</b></div> <div><br></div> <div>제가 전에 살던 아파트 이야기인데</div> <div>제가 이사를 가게 된 계기가 된 일이 있습니다.</div> <div>제 아파트는 산 속에 있는 좀 낡은 2층집이었습니다.</div> <div>화장실은 공용이고, 욕실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제 방은 2층에서 가장 안쪽 구석 방이었습니다.</div> <div>창 밖 경관도 별로고, 아니 숲처럼 우거진 잡목림이라</div> <div>낮에도 일광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div> <div>집이 대학이랑 가까워서 친구들이 종종 자러 오곤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날도 평소처럼 동아리 동기들이 놀러와서 게임도 하고 마작도 두었는데</div> <div>시간이 늦어지자 친구 A(남자), B(여자), C(여자)가 제 방에서 자기로 했습니다.</div> <div>다음 날은 쉬는 날이니까 괜찮겠다 싶었습니다.</div> <div>그대로 아마 새벽 2시 정도까지 마작을 뒀는데</div> <div>B가 지루했는지 "담력 시험 하러 안 갈래?"라고 했습니다.</div> <div>저도 오컬트판을 들여다볼 정도로 이런 걸 좋아하니까 바로 수락.</div> <div>A도 분위기를 탔는지 수락하고 C만 수락하면 되었는데,</div> <div>C는 흔히들 말하는 천연기념물 같은 존재라 "나는 영능력자라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아"라고</div> <div>그닥 내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div> <div>결국 이건 여름의 풍물시라는 구실로 반강제로 끌고 가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담력 시험을 할 장소는 우리 아파트 뒷편에 있는</div> <div>숲의 입구처럼 느껴지는 동물들이 만든 길이 있었고</div> <div>그 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가보기로 했습니다.</div> <div>흥미는 있었지만 다들 쫄아 있어서 넷이 한꺼번에 가기로 했습니다.</div> <div>손전등도 하나밖에 없어서 제일 앞에 서 있는 제가 손전등을 들고 나머지는 각자 어깨에 손을 올렸습니다.</div> <div><br></div> <div>←저・B(여)・A・C(여)</div> <div><br></div> <div>이런 느낌으로 각자 앞 사람 어깨를 잡고 길을 걸었습니다.</div> <div>실은 이 숲, 우리 집과 반대 방향으로 가면 정상에 낡은 신사가 있습니다.</div> <div>다들 이 일을 모르니까 '산을 걷다가 갑자기 신사가 나오면 놀라겠지'싶어서</div> <div>저는 일부러 애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div> <div>밤길을 걸으니 길이 있어도 찾아가기 어려웠고</div> <div>몇 번이나 길을 잃을 뻔 했지만</div> <div>저는 몰래 애들을 신사 쪽으로 끌고 갔습니다.</div> <div>우리 집에서 신사까지 그렇게 멀지도 않고, 아마 걸어서 10분 정도일 겁니다.</div> <div>곧 산 정상에 닿지 않을까 싶어서 애들이 놀랄 걸 생각하니 신이 났습니다.</div> <div><br></div> <div>"스톱! 잠시만!" 갑자기 A가 소리쳤습니다.</div> <div>다들 뒤를 돌아보며</div> <div>"뭐? 뭔데??"</div> <div>A  : C가 안 보여</div> <div>나 : 뭐? 네 어깨 잡고 있던 거 아냐?</div> <div>A  : (C가) 손을 놓았다고 생각해서 뒤돌았더니 없었어!</div> <div>B  : 뭐?! 위험한 거 아냐?</div> <div><br></div> <div>우리는 C의 이름을 부르면서 산에서 나갔습니다.</div> <div>숲 속에서는 C를 찾지 못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우리는 아파트 앞으로 돌아와서 안절부절 못 하며 어떻게 할 지 정했습니다.</div> <div>결국 저와 A가 한 번 더 산에 들어가기로 하고</div> <div>B는 제 방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div> <div>저와 A가 다시 산 입구로 와서 들어갈까하던 순간 A의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div> <div><br></div> <div>B였습니다. C가 제 방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는 겁니다.</div> <div>저와 A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파트로 돌아갔습니다.</div> <div>방 앞에서 C가 울고 있었고, B가 달래고 있었습니다.</div> <div>일단 방문을 열고, C가 울음을 그치길 기다렸습니다.</div> <div>C는 "미안... 미안해.."하고 중얼거리며 방구석에 쭈그리고 있었습니다.</div> <div>10분 정도 지나자 C가 울음을 그쳤습니다.</div> <div>"중간에 돌아갈 순 있다고 생각하지만, 입이 있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div> <div>A가 조금 신경질 적으로 C에게 말했습니다.</div> <div>C  : 미안... 흑... 그런데 나는 돌아간다고 분명 말했는걸...</div> <div>A  : 그런 건 못 들으면 소용 없잖아.</div> <div>C  : 나.. 큰 소리 질러서... 말했는데... 게다가...</div> <div>C  : 난 숲에 들어가지 않았어...</div> <div><br></div> <div>등이 서늘해졌습니다.</div> <div>A  : ..뭐라는 거야...? 내 어깨 계속 잡고 있었잖아!!</div> <div>C  : 숲에 들어가기 전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안 들어갔어..</div> <div>B  : 이제 그만해!!</div> <div>B가 갑자기 화를 내서 이야기가 끊겼습니다.</div> <div>서먹한 분위기가 흘렀고, 그날은 그냥 자고 다음 날 다들 집에 돌아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날 A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div> <div>당연히 전날 있었던 일이 화두였습니다.</div> <div>A  : 있잖아, 어제 일 어떻게 생각해?</div> <div>나 : 글쎄? 순간 쫄긴 했는데 어차피 너희 둘 중 한 명이 구라치는 거지?</div> <div>A  : 나는 거짓말 안 했어</div> <div>확실히 A는 이런 쓸데없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친구였습니다.</div> <div>A  : 있잖아... 나 숲에서 한 번 뒤돌아봤거든</div> <div>...그때 C는 분명히 있었어. 그런데...</div> <div>그때 C가 씨익 웄었어...</div> <div>...눈꼬리도 올라간 것 같았어... 마치 여우에게 홀린 것 처럼...</div> <div><br></div> <div>그 낡은 신사는 여우 신을 모시고 있다.</div> <div><br></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29245286.html#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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