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face="궁서" size="3"><b>1.</b></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집은 겉으로나 안으로나 그저 평범해 보이기만 한 집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디 외딴 집도 아니고 도시 한 복판에 있는 큰 주택가로 이루어진 동네에 위치한 집이라 슈퍼도 버스 정류장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가깝고 밤이 늦어도 다니는 사람들도 꽤 되는 한마디로 평범하기 그지 없는 주택가에 있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집이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학년이 올라갈수록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지는데 집으로 가는 버스도 많고 집이 버스정류장에서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별로 멀지도 않아 저는 그저 좋기만 했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더구나 전에 살던 집보다 방도 두 개나 더 있어 할머니를 모셔와 같이 살게 되는 신나는 일도 생기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집 부근에는 작은 공원도 있어 집에 어른들은 아침 일찍 멀리 안 나가셔도 운동할 곳이 있으시다고 좋아하셨던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것도 기억 납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그 집에서의 경험들이 그렇게 평범하기만 했다면 제가 오늘 여기에 글을 올릴 이유가 없었겠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항상 다른 분들 글만 읽다가 어쩐지 오랫동안 덮어 두고 싶던, 다시 떠올리기 싫던 제 경험이 담긴 얘기를 올리</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게 되는군요. 아마도 그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나 제 기억들이 더 이상은 저를 괴롭히지 않는 이유도 있구요,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설마 그런 흔치 않은 경험을 또 겪을까 싶은 배짱이 커진 것도 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전에는 그 집에 관한 얘기들을 꺼낸다는 것 조차 너무나 심란하고 힘들었거든요.</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왠지 공게에서 글을 읽다보니 여기 오셔서 무서운 경험담이나 얘기들을 즐겨 읽으시는 분들께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살짝 털어 놓고 싶은 맘도 가지게 되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br></div> <div><font size="2">제 방에는 미닫이 두 쪽 창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창문에는 다른 집들과 비슷하게 우유빛 유리가 달린 창문도 있어 그 걸 열지 않고는 밖을 볼 수가 없었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다만 빛이나 실루엣정도는 볼 수 있는 창문 말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창문이라고 열어 봤자 팔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시멘트 담장이 있어서 방은 그다지 밝은 편은 아니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밖에서 보면 제 창문이 있는 벽이랑 우리집? 옆집을 가르던 담장 사이로 한 50센티미터 정도의 공간만이 있</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어 사람 하나가 겨우 다니기에 딱 맞는 좁은 길이 나 있죠. 하지만 길이라고 해 봤자 우리집 담 안이니 다니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사람도 없고 거기엔 안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쓰는 사다리랑 고무 호스 말아 놓은 것 ..그런 잡동사니들만 쌓여가던 공간이었죠.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좁은 길은 부엌에 나 있는 뒷 문으로 가는 길이기도 해서 아주 가끔씩 낮에 어머니께서 그리로 다니시긴 했지</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하여간 사람이 거의 안 다니는 공간이 제 창문 앞쪽에 있었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br></div> <div><font size="2">어느 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창 밖에서 벌레 소리가 들렸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매미소리 비슷한... 벌레들의 날개 비벼대는 소리인지....겨울철인데 무슨 벌레 소릴까 궁금은 했지만 창문을 열</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기에는 춥기도 하고 잡동사니만 가득 차 있는 그 공간에 벌레가 생겨도 생겼겠지 하는 맘도 들기도 했고...</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사실..... 겁이 좁 나더라구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불 빛 하나 없는 바깥을 머리 쑥 내밀어서 확인 해본다는 자체가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후로 그런 날이 종종 생기더군요. 아침이 돼서 창문을 열어보면 아무것도 없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사실 그 추운 겨울에 여름철에나 있는 매미 같은 벌레가 보이는게 더 이상했겠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던 어느 날 밤, 12시가 거의 다 되서 자리에 누웠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막 잠이 드는 순간에 벌레 소리들이 다시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날따라 벌레 소리가 정말 컸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완전히 떼거리로 몰려와 제 창문 앞에서 울어대는 느낌이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커지는 소리에 정신마저 멍 해지면서 온 몸에 힘이 쫙 빠지는게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방문을 열고 뛰쳐나갈 기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가위 눌리는 건 아닌데 그냥 온 몸에 기운이 확 빠지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 하는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10분은 족히 걸리는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온 몸이 무거워 지고, 몸이 침대 속으로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가라앉는 기분마저 들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면 그럴수록 청각이 예민해져서 귀가 아플 정도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갑자기 슬리퍼 끄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벌레 소리들은 여전히 나고 있었지만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잘 되 있는 영화관 같은 데서 들리는 소리처럼 소리 하나하나가 뚜렷했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슬리퍼 끄는 소리도 날카로울 정도로 확실하더군요. 낮에도 아무도 안 다니는 공간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 늦은 밤에 누가 슬리퍼를 끌고 그 좁은 길을 왔다 갔다 하는지 도둑이라도 무섭고 귀신이라도 무섭고....</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주책맞은 제 눈은 창문에 고정이 되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눈을 감고 안 보면 될텐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눈은 창문에 고정되서 그 컴컴하고 네모난 창문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쳐다보고 있었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앞서 말씀드린대로 창문에는 그 우유빛 유리창마저 있어 밖에 뭐가 있다 해도 제대로 보이지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않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 점이 은근히 다행스럽게 느껴지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 뿐만 아니라 밖에 있는 그 무엇도 방안을 제대로 볼수 있는 처지가 아닐테니 적어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 무엇인가와 눈이 마주 치는 일은 없을 꺼 아닙니까.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슬리퍼 끄는 소리를 들으면서 숨을 죽이고 창문을 바라보고 있자니 눈이 좀 익숙해 지는지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창 밖이 방안 보다는 살짝 더 밝더군요. 그걸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font color="#ff0000">슬리퍼 끄는 소리가 </font></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font color="#ff0000">점점 가까이 들리더니 정말 밖에 검고 사람 키 만한 실루엣이 천천히 지나갑니다. </font></span></div> <div><font size="2" color="#ff0000"><br></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슬리퍼 끄는 소리도 그 실루엣 지나가는 데로 따라가며 들리구요.</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br></font></div> <div><font color="#ff0000"><font size="2">분명히 밖에는 쌓인 잡동사니 때문에 그걸 건너 뛰며 뒤뚱거리지 않고서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렇게 천천히 자연스럽게 걸어다닐 공간이 없는데도 그 검은 실루엣은 아무것도 없는 땅 위를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걸어가는듯 천천히 지나가고 또 다시 반대쪽으로 갔다가 되돌아 지나가고...</span></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완전 정신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벌레소리도 여전히 크고 온 몸에 기운은 하나도 없는데 창문 바로 앞에 뭔가가 왔다갔다....</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식은 땀이 삐질삐질 나는것도 느껴지더군요. 너무 겁에 질려서 인지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어 그랬는지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목소리도 안 나오더군요. 그렇게 날이 밝기만 기다리다가........ 눈을 떠보니 창 밖이 환한 아침이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기절을 해버렸던 건지, 잠이 들었던 건지..어떻게 그런 상황에 잠이 들었는지.....</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일어나자 마자 미친 듯이 방을 나와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창문을 열어 보는 건.... 생각도 안 나더군요. 났다 해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절대 못 했을 겁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부모님들께서 놀라셔서 방에서 나오시고 할머니도 나오시고....</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아버지가 제 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분명히 창문부터 열어 확인하실 테지만 저는 도저히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따라 들어 갈 기분이 아니더군요. 그저 할머니 품에 안겨서 끄억끄억 울기만 했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벌레 소리가 가끔식 났다는 건 벌써 다들 들으신 터라 이번엔 뭔가 확실히 해 두겠다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표정으로 방으로 들어가신 아버지가 창문을 여는 소리가 났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한 30초 정도간 조용하더군요. 어머니가 따라 들어가시는데 아버지가 나오시면서 곧장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현관으로 가셔서 신발을 신으십니다. 어머니도 제 방으로 들어가시다 말고 아버지를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따라 밖으로 나가시더군요. 그때서야 저도 엉거주춤 신발을 신고 따라 나갔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할머니도 따라 나오셨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방으로 들어가서 창문 밖으로 확인 하면 될터지만 저 혼자서 방안에 들어가는것도 엄두가 안 났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부모님이 집 밖으로 해서 집 옆 쪽에 난 제 창문까지 그 좁은 통로로 오시는 시간을 계산해봐도 그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사이 저 혼자 어제 밤의 사건 현장을 보고 있는다는 건 ...못할 일이었죠.</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정쩡하게 신발을 구겨 신고 어머니 뒤를 따라가니 집 옆으로 해서 담장 아래로 이어지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 좁은 통로가 시작하는 곳에 아버지가 서 계시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방 창문 앞까지 가려면 그래도 한 4~5미터는 더 들어가야 되는데도 더 이상 안 들어가시고 통로가 시작되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 곳에 서서 뒷짐을 지신 채 제 창문 쪽으로 난 길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물론 저도 어머니 손을 잡고 같이 뒤 따라가서 아버지 뒤에 서서 빼꼼히 고게를 들이 밀어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그 통로를 바라보는 순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다리에 힘이 쫙 풀리더군요. 어머니도 잠시나마 휘청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할머니도 " 아이고.... " 하시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으셨구요.</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b><br></b></font></div> <div><b><font color="#ff0000"><font size="2">그 사람 하나 지나가기 힘든 통로에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미 같은 벌레가 죽어서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길을 덮고 있었습니다.</span></font></b></div> <div><font size="2" color="#ff0000"><b><br></b></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b>거기에 더 희한한 건 눈 위를 걸어간 발자국처럼 그 죽은 벌레들 위로 누가 걸어 갔는지 발자국이 나 있더군요.</b></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b><br></b></font></div> <div><b><font color="#ff0000"><font size="2">발 자국이 난 자리에는 시멘트 바닥이 보였고 제가 들은 그 슬리퍼 끄는 소리처럼 발을 끌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걸어간 발자국이 나 있었습니다. </span></font></b></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딸 아들 시집 장가 다 보낸 노부부만 사시는 옆집서는 벌레소리나 슬리퍼 소리를 들은 적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없다 하시고 .....사실 그 담은 사람이 넘어 들어오기에는 한참이나 높았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옆집이 저희 집 보다 훨씬 더 낮아서 그 집에서 우리 집 담은 훨 씬 더 높았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누가 넘어 들어 온다 해도 옆집을 통해 우리집으로 넘어 와야 하는 건데 물건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훔치려고 한 도둑이었다면 다른 쪽에 더 낮고 넘기 쉬운 담들을 놔두고 왜 옆집을 통해서 들어 왔으며,</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방 창문이나 부엌 뒷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 올 생각은 안하고 들키는 것도 걱정 안 하듯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슬리퍼 소리를 크게 내 가면서 왔다 갔다 하기만 했을까요?</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발자국도 두 방향으로만 나서 어디 담에서 뛰어내린 자국도 없었고 벌레들이 쌓인 곳을 지나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집 앞쪽 방향으로 나오듯 계속 된 것도 아니라서 걸어서 나간 흔적도 없이 그렇게 나 있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기억으로는 그 실루엣이 열 번도 넘게 제 방 앞을 왔다갔다 했는데도 발자국은 그 좁은 통로를 딱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한 번만 왔다 갔다 한 것처럼 선명하고 뚜렷하게 오간 두 방향의 발자국 뿐이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날 아버지께서는 그 좁은 통로를 깨끗하게 청소하셨고 바로 그 다음 날엔 제 방 창문에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창살이 달렸고 그 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던 부엌문도 막아졌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걸로 그 날 아침 제가 일으켰던 소란은 시간과 함께 묻히더군요. 아직도 그건 온가족에게 의문으로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남은 사건이었지만 더 이상은 그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날에 대해 얘기 하는 가족들이 아무도 없을만큼 옛날 얘기가 되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전 방을 옮기게 되었는데.......거기서는 또 더 무서운 일을 겪었고 급기야 집을 팔게 되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사건이 일어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알고보니 모두 다 연관된 사건들이었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 face="궁서" size="3"><b>2.</b></fon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첫 번째 편에서 말씀드린 적 있는 제철도 아닌 매미떼들의 죽음과 의문의 그림자 사건 이후로 전 거의 노이로제</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가 걸려서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겁이 났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런 뒤숭숭한 일 이후로 부모님께는 든든한 아들이 되어 드려야 할 판인데 그 놈의 노이로제 덕분에 그 방에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혼자 앉아 공부를 한다던지, 불 안 키고 들어 가서 뭘 가져 온다던지 하는 일은 상상도 못 하겠고 더구나 불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끄고 잠을 청한다는 건 더 이상 기대조차 못 하겠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아버지께서는 " 사나이 자식이... " (경상도 분이신 저희 아버지, 사내자식...이라고 안 하시고 사나이 자식....이라</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고 항상 하십니다.)  ..........하시면서 못 마땅해 하셨고 저 또한 그딴 벌레들의 떼죽음이나 잡도둑일 수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있던 그림자 사건 하나로 이렇게 오금을 저려하면서 제 방 자체를 피한다는 사실이 자존심을 꽤나 상하게 하더</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군요. 하지만 그 일이 벌레와 잡도둑이었다 치더라도 왠지 설명할 수 없는, 부모님도 이해 못 하실,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겪어본 저만이 느낀 그 날 방안의 이상한 기운은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래서 결국은 창문이 없는 방으로 제 방을 옮기는 걸로 일단락을 짓기로 가족들이 모의를 하시더군요.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놀란 가슴 진정시킨다는 한약 한 봉다리 안 지어 주시더구만요.. 흠흠.....</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당시에 그 집으로 이사와서 여유 방이 생긴 관계로 할머니도 와 계셨지만 때맞게 집이랑 통학 하기엔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아주 먼 대학에 입학하게 된 누나 방에는 황홀(?!) 하게도 창문이 없었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안 그래도 통학 관계로 피곤이 쌓여 투덜대던 누나는 그 기회에 짐을 싸서 친구랑 자취를 한다는 명목으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 방을 선심쓰듯 물려 주겠다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안 그래도 누나의 자취문제를 조심스럽게 의논하시던 부모님도 이제서야 별 쓴소리 안 하시고 누나한테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자취를 허락하셨구요. 물론 누나는 신이 나서 그 다음 날로 가방 두 개를 질질 끌고 사라지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뒤도 한 번 안 돌아 보고 말입니다. 저야 뭐 누나는 시집갈 때가 되면 어쨋던 나갈 꺼라고 생각 하던 차에 그게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좀 일러졌다는 거 뿐이고 솔직히 여전히 노이로제 상태에서 창문 없는 튼실한(?!) 방을 얻는 거에 온 정신이 쏠려,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누나의 자취를 섭섭해 하시고 걱정하시던 부모님 맘을 위로해 드릴 기운도 없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단 하나 저번의 사건을 연상되게 하는 요소는 누나방 방문이 제 방 창문처럼 우유빛 유리로 된 미닫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문이란 거.. 하지만 그거야 거실과 방사이에 있는 문일 뿐이니 저번처럼 밖에서 낯선 그 무언가가 서성댈 일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없을 꺼라고 생각되더군요. 갑자기 집안에서 벌레들이 떨어져 죽을 일도 없을 듯 하구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그건 저만이 아닌 옆방에 할머니도 건너편에 있는 부모님 방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일일테니 전처럼 저만 겁먹어 " 사나이 " 자존심을 뭉게트릴 일도 없을꺼란 계산도 했구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래서 누나방을 쓰기로 했죠.</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누나의 방엔 여전히 누나가 고딩 때 쓰던 책상이랑 침대, 책장 그리고 옷장으로 쓰던 제 눈 높이에 오는 두 짝 문</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짜리 옷장 하나가 있었고 누나의 잡동사니들이 가득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빈 방 치고는 누나의 잡동사니 덕분에 휑한 기분 없이, 누나가 자취방으로 신나게 떠난 그 날로 전 그 방을 쓰게 됐</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습니다. </span></div> <div><br></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문제는 그 날 당장 일어나더군요.</span></font></div> <div><br></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한참 잠에 들려는 찰나에 뭔가 중얼대는 소리를 얼핏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적어도 셋은 될 듯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각각 다른 애들의 목소리...... 무슨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한참을 조잘조잘....</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첨엔 옆집에 사시는 노부부댁 손주들이 놀러와서 이 늦은 밤까지 떠들어대나 하면서 잠에 빠져들듯 말듯 몽롱대</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고 있는데 갑자기 정신이 확 들 정도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온 몸에 소름을 쫘악 끼얹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얼마나 선명한 소리던지... 분명히 같은 방 안에서 나는 소리라는 걸 확인하고는 솔직히 기절할 뻔 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저희 집에 그것도 온 친척들을 다 통 털어도 그런 목소리를 낼 나이의 애들도 없으려니와 이 오밤중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제 방에서 놀고 떠들 아이들이 어디 있으며 이 아이들이 언제 제 방으로 들어왔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찔찔 나더군요.  한번도 아니고 두 번째로 겪게 된 이 기이한 일을 이제는 어떻게 아버지께 설명드리며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공포 영화에 보면 온 가족이 다 험한 일을 당하게 되는 그 날까지 아무도 주인공을 안 믿지 않습니까...</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 와중에도 그런 걸 생각하니 이젠 그냥 아주 죽을 각오를 하고 이불을 확 걷고 이 방에서 나가는 길밖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없다 싶더군요. 나중에야 어찌되었던 일단은 이 상황을 피해야 된다는 생각 뿐이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 사이에도 두런두런 애들이 얘기하는 소리는 낮게, 그러나 선명하게 들리고 간간히 웃음소리까지 났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지금 당장 방을 뛰쳐나가면 제 방 바로 옆 방이 할머니가 쓰시는 방이니 급한데로 할머니 방으로 가서 숨을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돌리면 될 것 같아 제 딴에는 어금니를 꽉 물고 이불을 확 걷어 제끼고 미닫이 문을 확 열고 할머니 방으로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단 몇 걸음에 날라(?) 갔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항상 잠귀 밝으신 할머니는 제가 할머니 방에 들어오는 순간 벌써 엉거주춤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읹으시려 하고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계셨습니다. 제가 누나방 미닫이문을 사납게 열어제끼는 통에 그거에 깨셨다고 하시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왕 할머니 잠을 설치게 한 이 못난 놈이 그 자리에 푹 주저 앉아서 방금 일어난 일을 말씀드렸더니</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우리 할머니께서는 저를 완전 말려죽이실 방도를 제시하셨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 지금 당장 다시 방으로 가가꼬 암꺼도 안 듣기는 척 하고 편케 누워 자거래이. 그라마 된다... "</b></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런......</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할머니 방에서 하룻밤이라도 재워주셔도 도움이 될까 말까 한 판에 다시 그 방으로 가서 아무것도 안 듣기는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척 까지 하면서 잠을 자다니요. 제가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는 간땡이의 소유자라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이렇게 미친듯 산발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해서 눈물에 식은 땀에 쩔어 할머니 방으로 내달려 올 일도 없었을텐데.. 우리 할머니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야속하기도 하고, 뭔가 아시는 듯 해서 겁도 나고....</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래도 일단 매달릴 곳은 할머니 뿐이었습니다. 건너방에 계시는 부모님들을 깨워봤자 아버지께 또 사내 자존심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빠게지는 " 사나이 자식이 그딴 일로... " 로 시작하는 강연을 오밤중에 하실테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결국은 아무 지원군 없이 그 방으로 몰려나 불까지 끄고 자는 시늉을 해야 할테고....</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누나방에 문 자체가 유리이니 안에서 제가 누웠는지 안 누웠는지는 확실히 못 보신다 해도 불을 껐는지 안 껐는</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지야 부모님 방에서 문만 열어도 보이실테고......</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래서 부모님을 깨우는 일은 도리어 저를 그 지옥에 다시 쳐넣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테니 할머니 무릎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제 산발한 머리를 부비대면서 " 할머니.....할머니... " 만 외쳤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물론... 부끄러운 일입니다만은 눈물까지 흘려가면서요. 조금이라도 더 애절해 보여야 하는 수 없이 할머니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등이라도 바라보며 잘 수 있는 기회가 생길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연기하고 말 겨를도 없이 진정으로 겁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쩔어서 눈물이 나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리고 정말 죽으면 죽었지 뭔지도 모를 그 소리를 내는 것들이 하나도 아니고 여럿 있는 누나 방에는 다시 들</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어갈 생각도 용기도 없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제 애절함이 통했는지 우리 할머니 입을 여시더군요. </span></font></div> <div><br></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 정 그카면 말이데이....... (정 그러면 말이다..)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라며 말문</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을 여시더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 내캉 같이 가서 누버 자자 "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뜨아...................................................</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정말 엎친 데 덮친다고, 그 소름 끼치는 방은 10대 후반의, 철근이라도 씹어먹을 저도 감당을 못하겠는데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나이드신 할머니까지 같이 가서 무슨 봉변을 어떻게 당할지 제가 어떻게 그 감당을 합니까.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 주절대는 이상한 소리가 할머니 혈압이나 심장에 무슨 일이라도 내면 전 우리 아버지께 동사무소 끌려가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호적 파내지는 건 시간 문제고, 누나야 신나서 자취나갔지만 전 신발도 못 챙기고 내쳐질 게 분명했거든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안 그래도 매미 사건으로 온 가족들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고 제 잘못 아닌 잘못을 지어 죄인처럼 꾹 죽어 살던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판에 말입니다.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런 생각이 오가는데 우리 할머니..... 베개 하나랑 홑이불 하나를 말아 드시고 방문을 열고 나가시는 겁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저는 아주 경끼를 보일 판이었지만 아무리 할머니 방이라도 혼자 있을 맘은 이제 사라진지 오래고 제 방을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거쳐 누나방까지 따라온 기분나쁜 기운과 일들이 할머니 방이라고 안 따라오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할머니가 다시 누나방으로 가시든 말든 전 할머니 뒤를 따라가야만 하는 시추에이션이 생기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누나 방으로 들어가시는 할머니는 제가 자던 누나 침대 바로 옆에 베개와 홑이불을 휙 던지시고 그 위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누우셨고 저 보고는 침대 위에 누우라는 손짓을 하셨습니다. 침대를 토닥토닥 하시면서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저는 거의 멍...해져서 비실비실 침대로 가는데 할머니께서는 문까지 닫으라고 하시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암담했습니다.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전 문을 닫는 동시에 방에 불을 켰습니다.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할머니가 갑자기 켜진 불빛에 눈이 부시시는지, 손바닥으로 눈을 슬쩍가리시며 다시 앉으시면서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 책상 밑에 함 봐 봐레이. " 하시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제 눈이 책상 아래를 따라 내려가다 저는 침대에 털석....주저앉았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누나가 쓰던 책상 아래에는 누나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놀던 크고 작은 인형들이 층층이 벽을 등지고 앉아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있었습니다. 저야 누나가 있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때는 누나 방에 들어갈 일이 별로 없어서 거기에 인형들이 있었는지, 아님 누나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자취 나가면서 인형을 그리로 몰아 두고 정리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좀 큰 인형 한 다섯이 책상 아래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제일 아랫줄에 앉았고 그 머리와 어깨에 다른 조금 더 작은 인형들이 꽉 껴가면서 앉아 있고, 그 윗줄에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누나가 아주 어릴 때 가지고 논 것 같은 머리 길고 슴가 나오고 키크고 목 빠지는 그 뭐라 그러더라???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된 한 20센티 되는 키의 인형들이 한 셋이 누운 자세로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 아래 앉은 인형 머리들 위에 널부러져 있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한 밤중에 왜 갑자기 할머니께서는 그걸 보라고 하시는지도 모르겠고, 제가 들은 그 소리들과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저 인형들하고는 무슨 상관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인형을 보고 있자니 아까 그 이상한 소리들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날 때 들던 나쁜 기분이 들고 소름이 다시 돋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할머니께서는 아마도 주절대던 것들이 저 인형들일 꺼고 모른 척하고 안 들리는 척 하면 지들도 더이상 사람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골탕먹이는 짓거리를 안 할꺼라나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할머니만 아니셨다 해도 " 웬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 " 하고 대꾸했겠지만 감히 그 소리는 못 드리겠고</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냥 입 벌리고 멍..하게 앉아서 머리만 끄덕끄덕 하면서 할머니 얘기를 들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인형이 얘기를 하다니요. 무슨 전설의 고향입니까???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 적어도 몇 백 가구는 빽빽하게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들어선 우리 동네가 여우가 재주 넘는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동네도 아니고 말입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인형이 미쳐서 얘기를 한다고 칩시다. 그거랑 매미떼랑 제가 본 그 시커먼 그림자하고는 뭔 상관입니까?</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아주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더군요.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물론 아무도 답해 줄사람도 없겠지만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러는 와중 할머니는 다시 일어나셔서 불까지 끄시고 자리에 누우시고 저는 벽에다 등을 붙이고 누나 책상 쪽을 향해</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누워서 눈을 꼭 감았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러고는 한 30분이 지났을까요? <b><font color="#ff0000">갑자기 조용하던 방에 또다시 뭔가 조잘조잘대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font></b></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br></b></span></font></div> <div><b><font color="#ff0000"><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번에는 아주 두 셋이 아닌 그 인형 수대로 모두가 떠드는지 섬뜩하기 그지 없이 속닥속닥이기도 하고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요상하게 웃기도 하고 소리도 질렀다가......</span></font></b></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br></b></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방은 창도 없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정말 소리는 책상 아래에서 나오는 것 같더군요.</b></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나저나 그 책상이랑 한 50센티 밖에 안 떨어진 곳에 누워계실 할머니가 걱정이 되기 시작해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전 나직하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 할머니.... " 하고 불러봤습니다. 제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가 주무시지도 않으셨는지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 등 돌리고 자거래이.. "</b>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하시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분명히 할머니도 그 소릴 들으신 겁니다. 아니면 제가 그저 할머니... 하고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불렀을 뿐인데 등을 돌리고 자라는 소리를 갑자기 하시다니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등을 돌리면 그 인형들이 다 튀어나와서 제 등짝에 갖다 붙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할머니가 중간에 계시니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설마... 하는 맘에 슬그머니 등을 돌려 벽을 보고 돌아 누웠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근데... 그랬더니 말입니다. 갑자기 그 조잘대던 소리가, 제가 " 할머니.. " 하고 부를 때도 끊이지 않고 조잘대던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소리가 딱. 끊기는 겁니다.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물론 등짝은 허전하기 그지 없이 썰렁해졌지만 그 요상한 소리는 전혀 안 나고 그저 조용한 밤.... 그 자체</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잠을 거의 못 자고 아침이 왔고 거실 창문에서 누나 방문을 통해 아침 해가 뜬 걸 느끼자마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저는 쥐가 나서 더이상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 제 팔 한쪽을 부여 잡고 바로 누워 팔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피 통하기만 기다렸습니다.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팔이 저리다가, 아프다가 피가 안 통해서 아무것도 안 느껴질 때</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까지 꼼짝을 못한 채로 누워 있었던 거였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팔에 피가 오르는지 그 쥐난 게 풀리는 찌릿찌릿한 느낌부터 시작해서 밤새도록 눌려있던 팔이 욱신거릴 정도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고통이 느껴지더군요. 팔 뿐 아니라 그 쪽 어깨까지 해서 아주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하지만 그깟 고통이야 그 요상한 주절주절.. 인형들이 내던 소리의 공포감에 비하면 새발에 피였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할머니께서는 잠을 주무신 건지 안 주무신 건지 벌써 자리를 정리하시고 책상 아래 쪽을 보고 앉아 계시다가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제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자, 할머니는 덮으시던 홑이불 위에 그 인형들을 하나하나 꺼내 쌓으시고는 홑이불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말아서 밖으로 들고 나가셨습니다. 저도 무슨 사건 현장을 투명인간이 되서 남들 모르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목격이라도 하고 있는 듯 슬그머니 할머니 뒤를 따라 나섰고 할머니는 거실에서 아버지가 쓰시는 성냥이랑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신문을 몇 장 말아 드시고 그 인형이 말린 홑이불을 들고 마당으로 나가시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아직 아침이라서 공기가 시리도록 차가웠지만 밤새도록 공포에 지친 제 숨통이 탁 트이는 것 같은 신선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기분이 들었습니다. 마당 한 구석에 구부려 앉으신 할머니는 가지고 나오신 성냥을 그어서 말려 있는 신문지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불을 붙이시고 인형이 말려 있는 홑이불 위에 불 붙은 신문지를 놓으시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겨울의 건조한 날씨 덕분인지 할머니의 홑이불에 금방 불이 확 붙고 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인형들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보였습니다. 불에 붙어 녹아 내리는 누나의 인형들.... 그 끔찍한 몰골은 어젯밤의 그 목소리들을 떠올리게 했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지금까지 그 녹아내리는 인형의 얼굴과 눈은 제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밤새 무슨 결정을 하신 건지 할머니는 아침 식사를 하시고 아버지가 출근하시자마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무슨 보살인가를 찾아가신다고  (아무래도 점쟁이를 지칭하는 듯...) 엄마랑 집을 나서셨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저도 구질구질해진 몰골로 가방을 메고 학교로 갔구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리고 그 다음 날인 토요일 오후에 무슨 보살이라는 중년의 아줌마가 집으로 찾아 왔더군요....</span></font></div></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face="궁서" size="3"><span style="line-height:19.5px;"><b>3.</b></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 <div style="font-size:small;">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 찾아갔다는 그 보살은 서울 근교 어느 산 자락에 자그마한 <span style="line-height:1.5;">사당인가를 운영(?!) 한다는 분이었는데, </span><span style="line-height:1.5;">--나중에 세월이 흘러 들은 얘기로는-- 그 분은 어렸을 적에 어려운 집안 </span><span style="line-height:1.5;">형편 때문에 밥술이라도 덜자고 보리밥이라도 하루 세 끼는 먹는다는 집에 전쟁통에 다리 하나가 불구가 된 남자한</span><span style="line-height:1.5;">테 시집을 갔고, 그래서 연을 맺은 시댁에는 항상 시름시름 아픈, 병간호 할 일이 태산인 시어머니가 계셨다고 </span><span style="line-height:1.5;">합니다. 그래도 그 집 며느리가 된 거, 며느리로서 그걸 어떻게 해보자고 무당을 불러다 열은 굿판에서 시어머니 </span><span style="line-height:1.5;">되시는 분은 그 날로 신내림을 받게 되어 뜬금없이 무당이 돼버리는 바람에 한 마디로 평생 무당 시어머니 시중을 드는 삶을 </span><span style="line-height:1.5;">살게 되었다고 하더군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러던 아주머니의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제야 사람 답게 사나 보다 했는데, 무슨 업보의 장난인지 <span style="line-height:1.5;">그 아주머니한테 갑자기 시어머니 신이 내려 시어머니 돌아가시고도 그 분을 신으로 모셔야 하는 </span><span style="line-height:1.5;">몸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동안은 반항도 해 보고 죽을 맘도 먹어 보고 했지만 남편도 자식도 다 잃고 </span><span style="line-height:1.5;">결국은 지금의 용하다는 보살이 되어 우리집과 연이 닿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할머니와 어머니가 그 보살이라는 분을 만나고 온 다음 날은 토요일이었는지 제가 학교 갔다 일찍 와 있는데 <span style="line-height:1.5;">그 보살이 저희 집으로 왔더군요. 겉으로 보기에는 50대에서 60대 사이에 보통 아주머니 얼굴이었지만 </span><span style="line-height:1.5;">눈에 띄게 새까만 생머리를 쪽을 지어 광대뼈가 더 불거져 보이는 인상이었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얼떨결에 문을 연 저를 보시더니 저한테는 아무 말을 안하시고 뭐라고 혼자 중얼중얼 하시면서 ㅉㅉㅉ 혀를 <span style="line-height:1.5;">차시더군요. 영문도 모르는 저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번갈아 부르며 집 현관으로 뛰어 들어 갔고, 조용히 뒤따라 </span><span style="line-height:1.5;">온 그 보살은 현관에 서서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그때서야 할머니가 나오시고 빨래를 하셨는지 </span><span style="line-height:1.5;">어머니가 고무장갑을 벗으시며 나오시더군요. 할머니와 어머니한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그 보살 </span><span style="line-height:1.5;">아주머니는 <font color="#ff0000">고개를 들기가 무섭게 거실 천장을 째려보시는 거였습니다. </font></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아직 환한 대낮이지만 갑자기 나타난 머리 쪽진 아줌마가 우리집 천장을 뭐 이상한거라도 보이는 것처럼 <span style="line-height:1.5;">째려보는 모습이 기분 나쁘게 소름 끼쳤습니다. 하지만 그 보살이라는 사람이 우리집에 온 이유가 </span><span style="line-height:1.5;">제가 겪은 이상한 일들 때문이라는 걸 아는 저로서는 그저 그 아주머니의 눈빛만 살필 뿐이었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때부터 그 보살이라는 아주머니는 우리집의 이방 저방 문을 열고 닫으며 집구경 아닌 집구경을 했고,</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이틀 전까지 제 방으로 쓰던 그 매미소리 들리던 방의 방문을 열고 들어 갔습니다. 저는 차마 따라 들어가진 <span style="line-height:1.5;">못하고 문 바로 밖에서 그 아주머니를 지켜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그 아주머니는 창문을 확 열어 제껴 밖에 </span><span style="line-height:1.5;">담장을 바라보면서 아주 낮지만 분명하게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background-color:#000000;"><font size="2"><br></font></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background-color:#ffffff;"><font color="#ff0000" size="2"><b>" 아주 씨를 말려죽일려고 작정을 했구만..... " </b></font></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라 하셨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어리둥절해 있는 저한테 그런 밑도 끝도 없는 한 마디는 저를 아주 멍하게 만들더군요.</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제 방을 나온 그 보살은 할머니와 함께 할머니 방으로 들어가시고 어머니는 차와 과일이라도 내신다면서 <span style="line-height:1.5;">부엌으로 가셨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는 부엌으로 따라 오라는 눈짓을 하셨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물을 끓이시면서 저희 어머니께서,</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 나도 이런거 믿고 의지하고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게 좋다고....</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혹시라도 피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피하고 싶은 맘에서 할머니가 내신 의견을 따르기로 한 거니 너도 그렇게 </span><span style="line-height:1.5;">알고 아무소리 말아라.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할머니는 다 너를 위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시더라. "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어머니가 차를 끓이신 후 그 사이 깎은 과일을 담은 접시를 작은 쟁반에 올려 할머니 방으로 들어가시고 ...</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러고는 30분이 넘도록 안 나오셨습니다. </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저는 거실에 앉아서 혹시라도 뭔 소리라도 주워 들을까 싶어 귀를 세우고 있었지만 얼마나 조용조용 <span style="line-height:1.5;">말씀들을 나누시는지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는...... 긴장되고 걱정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거의 한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할머니 방문이 열리면서 그 보살이라는 분이 먼저 나오시고, <span style="line-height:1.5;">할머니 뒤를 따라 어머니가 나오시는데 어머니는 울으셨는지 코도 눈도 벌겋게 되셨더라구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 보살 아주머니는 방을 나오시면서 거실 구석을 무섭게 노려보셨습니다. 그 분을 배웅나가신 할머니와 <span style="line-height:1.5;">어머니가 들어 오신 </span><span style="line-height:1.5;">후 제가 앉아 있는 거실 소파에 저를 마주보고 앉으셔서 그 보살이라는 아주머니가 한 </span><span style="line-height:1.5;">소름끼치는 애기를 해 주셨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요약하자면.... <font color="#ff0000">이 집은 쉽게 말해 도깨비 터위에 세워진 집이고 도깨비인지 </font></span><font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5;">요물인지 이 터의 주인되는 요망한 것들은 욕심이 대단해서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재물을 모아 이 집에 물어 </span><span style="line-height:1.5;">왔었다는군요. 이 집에 사는 저희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저축</span><span style="line-height:1.5;">해 놓듯이 이 집으로 물고 오는거라더군요.</span></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br></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런 집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하는 모든 게 성공을 하는 등 <span style="line-height:1.5;">그 요물들이 물어다온 " 재물 " 의 덕을 자연스럽게 본다고 합니다. 그렇게만 끝나면 좋은 일이지만....</span></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br></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갑자기 요물들이 자기들이 물어와 쌓아다 놓은 "재물" 들을 찾기 시작했을 때는 거기 사는 사람들이 그 덕을 <span style="line-height:1.5;">미리 봐</span><span style="line-height:1.5;">버려서 요물들이 찾아낼 게 하나도 없어지고 그것에 화가난 요물들은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 </span><span style="line-height:1.5;">복수를 하려고 해꼬지를 하는데 약한 경우에는 집에 사는 사람들이 자주 아프다거나 하지만,</span></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br></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그 요물들의 화가 크다면 그 재앙도 커서 그 집사람이 죽는다던지 대단하게 불행한 일들이 이어</font><span style="line-height:1.5;"><font color="#ff0000">진다는 거였습니다.</font>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저희 집은... </span><span style="line-height:1.5;">여기 이사 오고 나서 얼마 안 되어 아버지가 회사에서 승진까지 하시고.. 아버지 </span><span style="line-height:1.5;">연세에 명퇴하시는 분들이 많은 시대여서 자리를 지키시는 것만도 다행일텐데 승진까지 하시구요... 누나가 재수</span><span style="line-height:1.5;">할 각오로 자존심만 세우며 지망한.... 누나 성적으로는 많이 힘들 것 같던 대학에 덜</span><span style="line-height:1.5;">커덕 합격해버리고...</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러고 보니 그런 큰일부터 시작해서 작은 여러 일들이 잘 풀렸던 게 기억이 나는 겁니다. </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저는 무슨 도깨비 방망이 얘기라도 듣는 것처럼 눈을 반짝이며 듣기는 했지만 그럼 저희 집은 도대체 <span style="line-height:1.5;">어느 쪽에 속하는 건지, 가족 중 누가 아프고 말 정도인지, 누가 죽게 되는 크게 화가 난 정도인지를 몰라 </span><span style="line-height:1.5;">겁이 바짝 났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동안 제가 겪은 두 번의 그 이상한 일들도 그 요물들이 화가나서 해꼬지를 막 시작한 증거라고 <span style="line-height:1.5;">그 보살이 그랬다는군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보살이 말하기를 이번 경우는 아주 재수 없는 경우로 이 요물들의 기가 너무나 세고 그래서 그 화도 불 같아 <span style="line-height:1.5;">아예 이 집의 자손대를 끊어버리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군요. 그 보살이 우리집에 들어오자마자 </span><span style="line-height:1.5;">그 아주머니의 눈에는 우리 집안에는 보통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는 큰 기둥들이 몇 개 있는데 거기마다 </span><span style="line-height:1.5;">시퍼렇게 눈을 부라리고 있는 요물들이 매달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게 보였답니다. 거기다 그 아주머니가 제 방으로 </span><span style="line-height:1.5;">가실 때 제가 뒤를 따라가 문 밖에 서 있으니 그 모든 요물들이 저 있는 쪽으로 목을 길게 빼고는 저를 노려</span><span style="line-height:1.5;">보고 있었답니다. </span></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font color="#ff0000"><b><br></b></font></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font color="#ff0000"><b><span style="line-height:1.5;">이 </span><span style="line-height:1.5;">집에서 더 오래 살면 저는 아마 미쳐 죽게 만들 거고, 아버지 또한 안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span><span style="line-height:1.5;">는.................................</span><span style="line-height:1.5;">집에 대를 이을 남자들 목숨이 위태하다는 거였습니다.</span></b></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어머니는 그 보살에게 앞으로 어떡하냐고... 우리 아들 좀 살려달라고 우셨다는군요. 그러자 그 보살이 <span style="line-height:1.5;">굿을 한 판 열어서 그 요물들을 달래고 당장 이 집을 팔고 나가라고 하셨답니다. 절대로 남한테 공짜로 주면 안 돼</span><span style="line-height:1.5;">고 헐값으로라도 값을 쳐서 팔아야 그 나쁜 요물들과의 인연이 멀어질 기회라도 생긴다는군요.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하지만 저희 집 </span><span style="line-height:1.5;">다음으로 이사 올 사람들의 운명이야 그 보살이 알수 없는 거라고 했다는군요. 그저 그걸로 끝나기를 바랄 뿐</span><span style="line-height:1.5;">이지만 그거야 그 다음 사람들의 운명에 달린 거라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그 보살이 다녀가고부터 저는 완전히 폐인이 되다시피 살이 빠지고 눈이 쾡해지는 등 잠도 못자고 밥도 먹는 둥 <span style="line-height:1.5;">마는 둥......그러고 겁에 질려 한 달을 보냈습니다. 집안에 그 눈을 시퍼렇게 부라린 요물들이 제가 가는 데마다 </span><span style="line-height:1.5;">목을 길게 빼고 감시를 한다는데 그걸 들은 이상은 도저히 밥맛도 살맛도 안 나더군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이 집을 나와서 누나랑 살아 볼까 싶은 맘도 있었지만 그런 집에 할머니와 부모님을 두고 저만 <span style="line-height:1.5;">살자고 집을 나온다면.... 그래서 아버지</span><span style="line-height:1.5;">한테 저 대신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저는 그 죄책감에 목숨을 </span><span style="line-height:1.5;">스스로 끊게 되던지 미치던지..... 아무래도 여기 이 집에 이렇게 사나 집을 나가나, 미쳐 죽는 결과는 똑 같을 것 </span><span style="line-height:1.5;">같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 거의 매일 밤마다 가위를 눌리게 되고 헛것도 보이고......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어머니는 결심끝에 생전 첨으로 굿 판을 벌리시더군요. 굿 판이 벌어지던 날..... 온 동네가 저희집 얘길 <span style="line-height:1.5;">하기 시작했고, 귀신들린 집 아들 지나간다고 하는 동네 분들 목소리를 뒤로 하고 골목을 빠져 나오는 날이 </span><span style="line-height:1.5;">많아졌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하지만.... 그 굿 덕분인지... 한동안은 가위도 안 눌리고 잠 자는 것도 훨 나아지더군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부모님은 몇 번의 큰 부부싸움 끝에 (아버지가 그런 걸 전혀 믿지 않으려 하셨고 그래서 아들 하나 살려보려고 <span style="line-height:1.5;">안 하던 짓을 다 하게 되는 </span><span style="line-height:1.5;">걸 이해 못 해 준다고 어머니는 섭섭해 하시면서 싸우셨던 거 같습니다.) ...집을 </span><span style="line-height:1.5;">내 놓게 되었습니다. 물론 동네 사람들한테는 귀신 들린 집이라고 낙인이 찍혀버렸지만, 동네 집값 내려가는 게 </span><span style="line-height:1.5;">걱정인지 부동산 하는 사람들이 저희 집을 방문한다고 큰길까지 나가 부동산 하는 분들을 </span><span style="line-height:1.5;">안내해 집에 데리고 오는 길엔 그 누구도 저한테 "귀신들린 집 아들 지나간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 </span><span style="line-height:1.5;">없더군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그 때 느낀 인간들의 이기심... 지금 생각하면 저희집에 있었다는 요물들의 사악한 맘과 </span><span style="line-height:1.5;">뭐 그리 다를까 싶을 생각이 들었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집을 내 놓은지 3일만에 어디서 어떻게 아셨는지 어머니의 먼 친척 동생 뻘 되는.. 제가 이모라고 부르는 분이 <span style="line-height:1.5;">어머니를 찾아 오셨습니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저희 어머니가 그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무남 독녀셔서 제가 이모나 외삼촌이라고 부를 분들이 안 계신 관계로 <span style="line-height:1.5;">먼 친척이기는 하나 그리 멀지 않게 일년에 세 네 번은 보고 사는 그 분을 저는 어릴 때부터 이모라고 불렀습니</span><span style="line-height:1.5;">다.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집을 그렇게 좋은 가격에 내어 놓으면서 자기 사정 힘든거 다 알고 이런 동네 이런 집에 살아 보는 게 </span><span style="line-height:1.5;">소원인지 알면서 왜 그런 기회를 남한테 주냐고... 화를 내시더군요.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언니두 참 너무 한다... 내 사정 뻔히 다 알면</span><span style="line-height:1.5;">서..... 살만큼 사는 언니가 이렇게 좋은 가격에 집을 팔면서 나한테는 어떻게 한 </span><span style="line-height:1.5;">마디 귀뜸</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을 안 하고 남만 좋은 </span><span style="line-height:1.5;">일을 시키려고 하는지 언니 속을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라고 하시더군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저희 어머니야 속에 억장이 터지셨겠죠.... 이 집을 차마 제 값을 다 받고 팔았다가는 나중에라도 도깨비 터라는 <span style="line-height:1.5;">게 알려지면 멱살을 잡혀도 아무 소리 못할 일이기에, 거의 절반 정도 되는 가격에 내 놓는 남의 속도 모르고 어</span><span style="line-height:1.5;">머니의 사정을 묻기에 앞서 자기 사정 </span><span style="line-height:1.5;">알면서 남 좋은 일만 시킨다니....... 저도 속이 상했습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근데도 어머니는 아무 중요한 얘긴 안 하시고... " 니네 큰 애가 벌써 고 3 인데.... 고 3때 전학가기도 그렇고.. 멀리 <span style="line-height:1.5;">학교 보내기도 그렇잖아.... " 하시면서 그 당시 저보다 한살 많던 그 이모 아들, 제 친척 형 얘기로 얼버무리</span><span style="line-height:1.5;">시더군요.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그 날로 이모는 우리집에 삼일간을 출근을 하다시피 해서 우리 어머니를 들들 볶아댔습니다, 어머니가 </span><span style="line-height:1.5;">얼버무리면 얼버무릴수록,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언니 정말 속도 못됐다.. 내가 이렇게 부탁하는데... 언니가 내 놓은 가격에서 한푼을 </span><span style="line-height:1.5;">빼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나 한테는 안 팔려고 하</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는 거야? 언니는 아무래도 내가 이런 동네에 살 자격도 안 되는 </span><span style="line-height:1.5;">사람이라고 생각 하는 거 아냐? 나 같은 못 배우고 못 사는 친척이 있다</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는 게 동네 사람들한테 부끄러운 거야??</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 언니는 안 그런 줄 알았더니 언니도 별 수 없구나? 그렇지? "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고등학생 아들까지 둔 그리 젊지도 않은 어른이... </span><span style="line-height:1.5;">나중에는 막가는지 별의 별 소리를 다 하더군요. </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span style="line-height:1.5;">그것 때문에 어느 날 저녁에 가족 회의가 열렸습니다. 물론..</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이모는 빼고 말입니다.</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font face="궁서" size="3"><b>4.</b>(完)</font></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모는 삼 일 동안 정도를 저희집에 출근하다시피 들락 거리면서 어머니를 볶아댔고, 저희집 식구들의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속 사정도 모른 채 원망만 늘어놓는 이모를 보다 못한 저희는 가족회의 비슷한 걸 열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모가 없는 자리에서 저는 부모님께 이 집을 그냥 이모한테 팔고 말자고 말씀드렸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 보살 아주머니 말대로라면 우리집에 이사오게 될 사람들은 자기 운명대로 살고 죽고가 결정 날 뿐이라니,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우리가 미리 말을 해 준들 안 해 준들 뭐를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입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사실 여기서 모두 다 표현 할수 없을 정도로 심한 말들을 이모가 어머니한테 하는 걸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며칠동안 보아온 저로서는 그저 이모가 나중에 무슨 일을 당하던 말던.... 솔직히 무슨 일을 당하기를 바라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맘이 들 정도록 이모가 미워서.... 이 집 이모한테 팔고 말자 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어머니 평생동안 그 이모와 쌓아온 정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사람 무시해서 자기한테는 한 마디도 없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남 좋은 꼴만 시킨다던 이모가 정말 야속하더군요. 일부러라도 이모한테 아무 말 안하고 이 집을 이모한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팔았으면 좋겠더라구요.... 참 벌 받을 생각이었죠...... 하지만 그 때는 그런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하지만 그건 제 발악이었고.... 가족 계획의 결론은 이렇게 났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모한테 이때까지 모든 일들을 다 얘기 해주자... 그러고 난 뒤의 결정은 이모한테 맏기자구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렇게 되면 이모도 이 집에 대한 맘을 접지 않겠느냐구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사실 저희 가족들이 그 이야기를 이모한테 숨길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수선하게 집을 내 놓고 이 집을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사게 될 사람만 찾다보니 왠지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가 되더군요. 물론 동네 사람들이야 어느정도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다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동네 사람들마저도 동네의 집값을 우려한 나머지 저희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나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부동산 사람들한테는 아무 일 없는 척 하고 있던 때였거든요. 어머니께서는, "입 다물고 그냥 조용하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이사나 빨리 나가라" 는 그런 소리를 반장 아주머니한테 들었다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런 와중에 별로 자주 만나지도 않는 이모한테까지 연락해서 우리가 겪고 있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얘길 할 필요도 없었던 거고.... 집이라도 팔리고 나면 새 집 주소도 전할 겸 해서 연락이나 할려고 했던 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어머니 마음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이모가 이렇게 집 파는 얘기랑 가격을 터무니 없이 싸게 내 놓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얘기를 듣게 될 꺼라고는 그 아무도 몰랐던 겁니다... 세상 참 좁더군요...... 어떻게 그런 소식이 그렇게 빨리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전해지는지 말입니다. 그런 소식까지는 전해지면서 이 집이 도깨비 터이고 가족들한테 큰 일이 닥치기 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도망치듯 이사가는 그런 사실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던 것도 신기하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일단.... 결정난대로 이모한테 모든 걸 말하면 이모도 다시는 우리집 들어오는 것도 꺼리게 될 것 같은 생각에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 날 밤은 그나마 속이 좀 편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다음 날, 이모는 또 저희 집엘 이른 낮부터 오셨는지.... 학교 갔다오니 이모가 와 계셨고, 이상하게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이모는 연신 싱글 벙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영문을 모르겠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모가 가시고 어머니께서는 이모가 이 집을 사기로 했다고 하시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때까지 제 방과 누나방에서의 그 요상한 일들과 보살 아줌마 얘기랑, 굿 판까지 벌인 얘기</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까지 했는데도 이모는 이 집을 사겠다고 했답니다. 도리어 그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아주 심각하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말하는 엄마가 웃긴다면서 배를 잡고 웃더랍니다. 자기는 그 따위 케케묵은 옛날 얘기 같은 거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신경쓸만큼 좋은 신세도 아니라 그저 좋은 동네, 좋은 집을 헐값에 사는 것만으로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복 터진 운세라고 좋아하셨다는군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어머니도 지치셨는지 " 나도 해줄 말 다 해 줬고 자기를 위해서 그렇게 말렸는데도 기어이 이 집을 사겠다니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더 이상 이걸로 그 애랑 감정 싸움 하고 싶지 않아서....... 좋을대로 하라고 했다.. " 하셨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어쩌면 이런 거 믿지 않고 코방귀나 치는 애한테는 정말 요물이고 뭐고... 아무 일 안 일어나고 멀쩡하게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살 수 있는지도 모르고... 우리가 괜히 겁을 내니까 이것들이 더 신이나서 해꼬지를 해대는 건지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모른다시면서....</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어린애도 아닌데 무작정 이모를 위한다고 말릴 수만은 없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렇게 해서 저희집은 그 동네와는 아주 먼 데로 이사를 갔고 이사간지 두 주 정도 후에 이모가 그 집에 이사를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끝냈다고 전화가 오셨습니다.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겪은 그 무서운 일들이 그저 나쁜 경험 정도로 기억되고 말려나 싶을 정도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모든 게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점점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이모댁도 별일 없는 것 같고...</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러고는 한 3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였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한밤 중에 요란스럽게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으신 아버지는 몇 마디 짧게 대답만 하시고 수화기를 놓으셨</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같이 좀 가야 할 곳이 있다고 하시면서 어리둥절해 하시는 어머니를 데리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나가셨습니다. 나가시면서 할머니께 뭐라고 말씀을 드리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걸 봤지만 저는 자취하는 누나한테 무슨 일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일어났다고 미리 짐작하고 이럴 때는 꼴에 장남인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 누나는 교통사고라도 당했는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많이 다쳤는지... 아님... 그저 친구들끼리 술먹고 놀다가 깽판이라도 쳐서 경찰서에서 온 연락인지.... 그래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누나 괄괄한 성격에는 그러고도 남지... 교통사고 같은 건 아닐 꺼야... 그 집에서 이사 나온지가 언젠데...</span><span style="line-height:19.5px;font-size:small;">.... 그래... 그런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걸 꺼야. 지 성질 못 이겨 이번에 버릇 고치는 일이 생긴 거 뿐일 꺼야.... 근데....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왜 아버지는 그게 뭐 그리 심각한 일이라고 한 마디도 말씀 안 해주시고 .............</span></div> <div><br></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머릿속에 소용돌이가 칠 정도로 생각에 의문에, 그러면서 저한테 스스로 별일 아닐 꺼라고 위안까지 해가면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앉아 있는데 갑자기 할머니께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br></b></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 내 그 칼줄 알아따. 그래 뜯어 말리는데도 지를 위하는 사람 말을 안 듣디만... "</b></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전 대번에 "할머니, 누가요? 누나 맞죠? 누나한테 뭔 일 생긴 거죠?" 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러자 할머니께서는,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b><font color="#ff0000"><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 누나? 너거 누나???? 아이다...야가 무슨 소리 해쌌노... 지금 사돈집에 초상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나뿌따 아이가.... </span></font></b><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font color="#ff0000"><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너거 이모라는 여자... 고집도 쎄구</span></font></b></div> <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font color="#ff0000"><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 로 </span></font></b><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font color="#ff0000"><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렇게 말려꾸만 결국 지 서방 말아자시고 이 일을 우짜</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노..... 너거 엄마 맘이 이젠 살아도 죽은 거 같을끼도........ 아이구..... "</span></font></b></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랬습니다... 모든 게 안정된 것도 아니었고, 눈을 시퍼렇게 부라리고 기둥을 감고 있었다는 그 요물들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굿 한 판에 얼씨구나 맘이 풀려 분을 푼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집에 사는 가족들이 바뀐 것도 상관없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한 번 오른 독을 뿜어대기 시작한 그것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악을 쓰면서 결국은 이모부를 돌아가시게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했던 거였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모부의 장례식 바로 전 날까지 전 이모부가 등산가셨다가 낭떠러지 같은 데서 발을 잘못 디뎌 사고가 난 걸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알았습니다.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어른들이 " 낙사했다는구만... ", " 추락사라는군.... " 하시는 소리를 들었던지라 등산을 자주 가시는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걸로 알고 있는 이모부가 등산하시다 변을 당하신 걸로 저도 모르게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고 있었나 봅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런데 장례식 날 이모부 쪽 가족되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제가 살던 집 동네 공원에서 이모부 시신을 발견했고, 시신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사고를 당한 흔적이라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새벽에 나와 운동하던 동네 사람들이 알아 볼만한 상태가 아니었는데..... 다행히 이모부 주머니 속 지갑 안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신분증으로 사고 난 후 거의 하루 반 만에 가족들한테 연락이 갔다는군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 사이 이모는 이모부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바람 좀 쐬러 간다고 나가신 후 그 날 밤 늦게까지 안 들어오셔서 다음 날까지 기다려 보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실종신고를 하려고 하셨다는 거였습니다. 이모부가 산을 좋아하셔서 답답한 일이라도 있으면 꼭 지척에 다녀</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오시듯 바람 좀 쐬고 온다고 나가셔서 반나절 후나 그 다음 날 새벽에 " 경기도 어디 산에 왔다 " 라고 전화</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닌지라... 이번에도 그런 것 같다 하면서도 연락이 올 때가 지난 걸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 는 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나중에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어머니께 들어 알게 되었습니다.</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 뿐만 아니라 이모부가 추락사로 돌아가신 건 맞는데.... <font color="#ff0000">산이나 낭떠러지도 아닌 </font></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font color="#ff0000">이모부 동네 공원에 있는 어른키 정도 되는 돌다리에서 추락하신듯 했다고요...</font></span></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color="#ff0000"><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원래 그 돌다리는 작은 연못 같은 거 위로 지나가는 다리 모양인데 공원에 연못을 내려다가 어쩐 이유로 내지 않고,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대신 꽃밭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그 위로 돌 다리가 휘어 지나가게끔 해 놓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즉... 보기 좋으라고 만든 나지막한 다리여서 동네에 초딩짜리 아이들도 일부러 다리 위에서 꽃밭으로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뛰어내리는 장난을 칠 정도의 만만한 높이였던 걸로 아는데... 거기서 떨어지신 이모부의 시신이 얼굴도 몸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알아볼 수 없을 만큼 되었단 게.... 요물들의 해꼬지가 아니고서는 이해가 안 된다는 할머니의 말씀도 계셨구요.. </span></font></div> <div><br></div> <div><b><font color="#ff0000"><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세월이 많이 지난 후에는, 이모부가 돌아가실 당시 사실 이모부가 갑자기 우울증 증세를 보이면서 이상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행동들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모는 그런 사실을 할머니께나 저희 어머니께는 말씀 안 드린 거죠.</span></font></b></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br></b></span></font></div> <div><b><font color="#ff0000"><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래봤자 그 집 때문에 그렇다는... 당시 이모가 믿지도 않고 웃어 넘기던 " 케케묵은 옛날 얘기 " 만 다시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들으실 게 뻔했을 거니까요. </span></font></b></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br></b></span></font></div> <div><font color="#ff0000"><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 사건 후에도 이모는 그 집에서 계속 사시면서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는 모든 일들을 여전히 고려하는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기색이 없으셨더랬습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물론 이모부는 그저 단순한 사고로 잃으신 걸로 생각하셨겠죠. 그렇게 믿고 싶으셨을테구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하지만 이모가 거기서 사시면서 병치레도 자주 하시고....가끔 만날 때마다 더 말라가고 얼굴색도 안 좋고 ....</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예전에 저희집을 사게 되었다고 싱글벙글하던 그 인상은 온데 간데 없어졌죠....</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br></b></span></font></div> <div><font size="2" color="#ff0000"><span style="line-height:19.5px;"><b>그 뿐 아니라... 그 집 큰 형.. 저보다 한 살 많던 형도 건널목 거의 다 건너다 오토바이에 치어서 다리를 절고 </b></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font color="#ff0000">일년을 넘게 술에 쩔어 살았구요... 지금은 그 형 수술을 두 세 번 더 받고 다리가 멀쩡해졌지만은.....</font></b></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모는 그 형이 사고나고 일년 후 쯤에 상가와 주택을 같이 해서 한 건물을 짓는다는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사람이 그 동네 땅에 관심있어 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 집을 내 놓으셨습니다. 남편을 잃고도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런 거 안 믿는 척 하다가 자식까지 크게 다쳐 오래 고생을 하니 드디어 겁이 났던 건지, 아니면..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냥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나쁜 기억들만 생긴 집이 싫었는지..... 이모도 결국은 저번에 저희 집처럼 그 동네랑은 아주 먼 데로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이사를 가셨더군요. </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이상했던 그 집이 모퉁이 집이었는데....</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지금 거기는 별로 볼품은 없지만 3층으로 된 건물이 서 있죠. 상가와 주택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들어간 건물은 아니고... 원룸을 몇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개 만들어서 월세를 받는 건물 같아 보였습니다. 골목도 전보다 더 좁아진듯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했구요.....</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전 솔직히.... 아직도 그 모든 도깨비 터니 요물이니 하는 걸 다 믿지는 않습니다.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렇게 당해 놓고도 그러냐구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공게에 와서 글을 읽으면서도 어떤 분들의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글은 정말 등꼴 시리게 무섭지만.... 어떤 글은... " 에이..설마... " 하고 넘어가거나....</span></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 지가 강태공이야? 아무 데나 낚싯줄을 드리대네..... " 하고 넘어 갈 때도 있더군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하지만... 아직도 잊지 못하는 건, 제 방과 누나방에서 나쁜 일을 겪었을 때 느낀 이상한 기운...</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br></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19.5px;">그리고 </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보살이라는 그 아주머니가 집안을 째려보던 눈빛....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특히나 그 이상한 기운이란 거는 온도가 다른 거라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하기에도 그렇고, 뭔가...아주 무겁고, 그러면서도 막막하고 소름 돋게 기분 나쁜 음산한 기운... 그걸 느낀 거는 절</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대 잊지 못할 겁니다. 이모부가 돌아가신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것도 물론 아직 미스테리지만 분명 이모부도 그 날 제가 느낀 </span><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9.5px;">그 기운을 느끼셨을 꺼라고 생각하구요....</span></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div></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 <div style="font-size:small;"><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