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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4607
    작성자 : gerrard
    추천 : 40
    조회수 : 3889
    IP : 219.255.***.20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1/20 09:59:59
    http://todayhumor.com/?panic_84607 모바일
    재업] 새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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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font face="궁서" size="3"><span style="line-height:19.5px;"><b>上</b></span></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여러분들 친구 중에는 자기는 양반의 피를 타고 태어났네, 본관이 어디고 무슨 파의 몇 대 손이라느니... 하는 친구들 가끔씩 계신가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아주 친한 친구 놈 하나도 그런 말을 아주 입에 붙이고 사는 놈이 하나 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뭐 그렇다고 하는 짓 자체가 딱히 양반스럽지도 않아서 그 누구도 그 놈의 혈통이 얼마나 특별한지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그 친구 놈의 할아버지댁을 가 본 사람이라면 그 아무도 그 친구의 거들먹거림이 근거없는 빈소리만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의 할아버님 댁은 그 장소 이름만 말해도 다들 잘 아실 "양반들이 모여산다" 는 고장입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거기에다 할아버님 댁 자체를 설명하자면..... 한 마디로 "민속촌" 이라고 하면 딱입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집 건물도 한 채가 아닌 안 채, 바깥 채, 부엌, 곳간으로 쓰여졌다는 지금의 창고부터 시작해서... 건물이 몇 채씩 따로 지어져 있고 그 모두가 고풍스러운 기와 지붕을 이고 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거기에다 담장들 마저 기왓장을 이고 돌려져 있지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지금이야 그 친구와 제가 시간 맞춰 어디 놀러 간다는게 웬만해선 이루어지기 힘든 아주 대단한 행사가 되어 버렸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여름이 오면 꼭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항상 친구놈 할아버님 댁에가서 부비데다 오곤 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도시 생활이 익숙한 저와 친구에겐, 솔직히 거길 가도 특별히 신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어쩐지 둘 다 툇마루에 앉아 소나기 내리는것만 보며 한 나절 시간을 보내도 하나도 안 지겨운 요상한 취향을 가진지라 일년에 한 번 가게 되는 할아버님 댁 방문은 그 집 자체가 저희의 놀이터였던 것 같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이번에 올리는 얘기는 이 친구의 어머니께서 이 집에 시집 오셨을 때 일입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니께서는 시집오자마자 한 세 달 동안을 주말 부부로 지내셨다고 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처음에 친구 아버님과 어머님께서는 결혼 하시기 좀 전부터 신혼살림을 차릴 집을 보러 다니셨다고 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여기 저기 다녀봤지만 맘에 딱 드는 집은 겨우 하나 뿐이었고, 그 집도 결혼식 날로부터 세 달은 지나야 당시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이사를 나가게 되어 있는 처지였다고 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그 집이 이래저래 마음에 드신 친구의 부모님은 그 집을 계약하기로 하고 그 세 달 동안, 친구의 아버님은 원래 계시던 하숙집에서 계속 직장을 다니시고, 친구의 어머님께서는 시댁 법도도 배우고 할겸 시댁으로 내려가서 시어른들과 함께 지내시기로 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물론 주말이면 친구 아버님께서 기차를 타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 오셨구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해서 시어른들과 함께하는 신혼 생활... 순조로운 두 달이 흘러갔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큰 집에는 시어머님, 시아버님 (즉, 제 친구의 할머님, 할아버님) 그리고 당시에 결혼할 나이가 안 된 친구의 작은 아버지가 사셨고 집안 일을 도우시는 먼 친척 뻘 되시는 아주머니가 오래전부터 같이 사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아버님 위로는 누님 두 분과 장남이신 큰 형님 한 분이 계시지만 그 당시엔 그 세 분 모두가 결혼하셔서 모두 다른 지역에 사시고 계신터라 시골집은 그 큰 덩치와는 안 어울리는 단촐한 가족 스타일이었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새 며느리라고는 하지만 집안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해서 혼자 해야 하는 일거리가 너무 많다거나 한겨울 살 얼음을 깨고 냇가에서 빨래를 해야 하는 시집살이 같은 그런 극적인 일들은 전혀 없으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다만 어른들이 일찍 일어나시고 그에 따라 이른 아침을 드시기 때문에 그 시간 맞추어 일어나셔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아침 식사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상 차릴 때 도와야 하는 대목이 그나마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셨다고 합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시계를 맞춰 놓고 주무셔도 새색시가 긴장한 탓이라 항상 일어날 시간보다는 좀 더 일찍 눈이 떠지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에 포근한 아침잠이 너무 달아서 '5분만 더, 5분만 더' 하는 날이 자주 있으셨는데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딱 5분만 더 누워있자' 하고는 자명종시계를 붙잡고 잠이 살짝 들어 버리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잠결에 누군가가 "아씨~" 하고 부르는 소리에 얼른 일어나 보니 정말 딱 5분이 지났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너무 긴장한 탓에 그렇게 누가 깨운듯 눈이 떠졌나 하셨기에 방금전 자기를 부르던 소리도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며칠 후....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이번에는 그냥 새벽 잠에 푹 빠져 있는데, 또 다시 누군가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아씨~~"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고 부르는 소리에 눈이 확 떠졌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시계를 보니 일어나려고 했던 시간보다 이십분 정도 더 흘렀고 시계가 울렸었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자명종 소리를 꺼버린듯 소리를 멈추게 하는 버튼이 눌러져 있더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누군가 깨우는 그 소리가 아니었다면 아침부터 새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며느리가 시어른들께 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될 뻔 했지요.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이번에는 그 소리가 처음도 아니고 해서 너무나 이상한 맘에 문도 열어 바깥도 살펴보고 했는데 정말 아무도 없더라는군요. 더구나 아무리 그 때가 지금보다는 몇십 년 전이지만 "아씨" 라는 호칭이 쓰이던 시절도 아니었기에 너무 신기하고 이상해서 그 일을 집안 일 하시는 친척 아주머니께 말씀드렸다는군요. 하지만 그 아주머니는 "새댁이라 너무 긴장을 한 탓에 새벽 잠이 얕아져서 그런가 보네" 하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제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그 이상한 기분을 도저히 떨칠 수가 없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처음 듣지만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갓 시집 온 자기가 늦잠을 자지 않도록 깨워 주는 그 목소리가 신기하고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오싹하기까지 하셨답니다. (그 정도 까지만이었다면 아마 제가 이 얘기를 제 친구로부터 전해 듣지도 않았거나 친구로부터 그 얘길 들은 후 지금껏 제가 기억도 못했지 말입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face="궁서" size="3"><span style="line-height:19.5px;"><b>下</b></span></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로 듣게 된 그 "아씨~~" 라고 부르는 소리...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덕분에 들어온지 갓 두 달 된 새 며느리는 실수를 모면했지만 도대체 그 소리가 어디서 난 건지, 정말 그 소리 자체가 있긴 했던 건지, 있다면 누가, 왜, 자기를 늦잠 자게 되는 실수를 할 때마다 구해주는 건지... 친구 어머님은 한동안 궁금하고 답답하고... 겁도 나고.. 머릿속이 아주 복잡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시집 온지 얼마 안 된지라 마음 속에 있는 도깨비 방망이 얘기 같은 걸 시어른들께 꺼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고, 집안 일 하시는 아주머니 말씀대로 자신이 항상 긴장을 해서 그런건가 하면서 속으로만 담아두고 며칠을 보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고는 한 일주일 후에, 계획대로라면 제 친구 아버님이 주말을 맞아 시골집으로 내려오셔야 했지만 한 달만 지나면 이사 들어갈 집에 도배하는 일이며, 계시던 하숙집 이삿짐 정리 등으로 그 주말은 내려오지 않으시기로 했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대신 새색시 되시는 제 친구 어머니께서 오랫만에 서울로 올라가서 주말을 보내시고 가신 김에 벽지도 고르시고, 이사준비를 도와주시고 계시는 친정 어머니도 만나고 오시기로 하셨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시집 가신 후 처음 가지는 나들이가 되는 셈이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목요일 늦은 밤, 다음 날인 금요일 오전의 서울행 기차를 타려고 결정하신 친구 어머님은 간단하게 짐을 챙기신 후 보통 때보다 조금 늦게 잠자리에 드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단지 두 달 정도였지만 떠나온 서울이 너무 그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친정 부모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그렇게 설레일 수가 없으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한 밤 중에는 소풍 전 날 밤의 아이 같은 설레임으로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시다가 새벽녘이 되서야 살짝 잠에 드셨는데..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갑자기 누우신 이부자리에 뭔가 느껴지는 듯한 기분에 눈을 뜨셨답니다. </font></div> <div><br></div> <div><br></div> <div><font size="2">조금씩 밝아오는 새벽, 방안의 모든 것이 푸른 빛으로 어슴프레 보이기 시작하는 때였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방안은 여느때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눈을 감으려는 순간 갑자기 이불 끝 즈음에서부터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잠이 확 다 달아나시더라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갑자기 들리는 그 소리에 어떻게 할바를 몰라 어머님께서는 자는 척 하며 주위를 살피셨답니다. 하지만 잠시 난 사그락거림은 잘못들었던 것처럼 더이상 들리지 않아 몸을 살짝 돌려 옆으로 누우시려고 했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그 순간 바로 자신의 어깨 아래 몇발치 떨어진 이불 귀퉁이로부터 조그마한 미동이 느껴지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님께서는 눈을 감은 척 실눈을 뜨신 채로 목만 살짝 굽혀 미동이 느껴지는 곳을 내려다 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미동이 느껴지는 그 곳에는 누군가 지금 손으로 눌렀다 뗐</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다하듯 이부자리 끝이 살짝살짝 들어가더랍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주무시던 이부자리는 솜을 두툼하게 넣어, 면으로된 이불 호청을 둘러 만든 옛날식 두꺼운 요였기 때문에 어린아이라도 그 위를 밟고 지나간다면 어느정도 발자국처럼 폭폭 들어가는 두께였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그 요 가장자리부분이 누가 손으로 누르는 듯, 아니면 작은 발로 걸어가는 듯 살짝살짝 들어가는 모양이 보이고... 친구 어머님은 그 자리에서 목소리도 못 낼 정도로 얼어붙으셨다고 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작은 움직임은 천천히 윗쪽으로 올라오다가 어머님 얼굴과 세 네뼘 되는 곳에서 멈추고 더이상 계속되지가 않았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일 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너무나 가깝게, 너무나 선명하게 겪으신 이상한 일 때문에 이른 아침 내내,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계속 그 생각을 떨처버릴 수가 없으셨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이제는 이상하기보다 더이상 그 방에서 혼자 잘수 없을 것만 같이 겁이 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서울에 도착하셨을 때는 남편되시는 제 친구 아버님의 퇴근시간이 아직 좀 남은 이른 오후였기에 계획대로 친정집으로 먼저 가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제서야 기차를 타고오면서 생각하고 느낀 그 모든 묘한 기분을 다 잊고 오랫만에 만난 친정 어머니와 대학다니고 있는 여동생에게 그간의 시댁 생활 얘기를 시작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는... 다시 떠오른 몇 가지 그 겪은 이상한 일들에 대해 망설이시듯 꺼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늦잠 잘 뻔 할 때마다 깨워주는 듯한 그 목소리와 바로 오늘 겪은, 누군가 자기의 이부자리를 매만지는 듯한 느낌...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얘기를 들으며 여동생은, 그러니까 제 친구의 이모님께서 농담처럼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언니야, 무당이라도 찾아가야 되는 거 아니야?" 하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안 그래도 찝찝하고 답답한 기분에 무당 소리를 들으니, 정말 생전 안 가 본 무당이라도 찾아가 보고싶단 생각이 드시더라는군요. 하지만 무당을 찾는다는 게 왠지 케케묶은 생각하시는 할머니들이나 하는 일 같아 막상 그렇게 하자는 소리도 못 하셨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저녁이 되고 친정집으로 퇴근한 신랑을 만나고, 오랫만에 친정 식구들과 가진 재미있는 시간에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었고, 그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남편이 출근하자마자 제 친구 어머니는 친정 어머님과 나가서 벽지도 고르고, 도배 날도 정하고, 세간살이도 고르고... 그렇게 신혼 살림 준비를 하셨고...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동안은 시댁에서 겪은 모든 일을 까마득히 떠올리지 않으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느덧 시간이 흘러 월요일 아침이 왔고... 친구 아버님은 장인어른 댁에서 곧바로 출근을 하시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님의 계획대로라면 신랑이 출근하는 길에 같이 나서서 다시 시댁으로 내려오시기로 했는데....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쩐일인지 친정 어머니께서 잠시만 더 있다가라고 자꾸 잡으시는 바람에 남편부터 먼저 출근 시키고 뒤로 남으셨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사위가 출근하자마자 친정 어머니는 제 친구 어머니께 어디 잠시만 들렀다 그 길로 내려가라면서 다른 말씀도 안 하시고 제 친구 어머니를 데리고 집을 나서셨고, 제 친구 어머님은 어딜가려는데 이러시냐며 친정 어머님께 물어도 가는 길에 얘기하자시면서 그저 손목을 잡아 이끄시는 데로 따라갔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택시를 잡아 타고 어딘가로 가시는 길에 그제서야 친정 어머님은 오랫만에 집에 오자마자 당신 딸이 한 얘기가 영 맘에 걸리고 걱정이 되셔서 도저히 이대로 보낼 수가 없으시다고 하셨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니는 그런 친정 어머니를 안심 시켜 드리려고 뭐 그런걸 다 신경 쓰시냐고, 난생 처음 시댁이란 곳에서 남편도 없이 긴장해서 지내다 보니 헛기분도 들고 하는 걸 꺼라는 말씀까지 드렸지만 친정 어머니께서는 니가 괜찮다고 해도 내가 걱정이 되서 이렇게는 못 보낸다고 하시며 결국은 어느 작은 절까지 딸을 데리고 가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친구 어머님댁은 불교를 믿으십니다. 특히 제 친구 외할머니가 그 쪽으로는 아주 정성이라십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사실 점을 보고, 굿을 하고, 무조건 미신을 따르고 하는 건 불교의 본래 뜻 자체와 그리 맞지는 않다는군요. 그래서인지 무당은 아니고 작은 절에 그런 쪽으로 아주 예민한 감각이 있으시다는, 친정 어머님께서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스님을 찾아가신 거랍니다. 제 친구 어머님께서는 기억 날 듯 말 듯 어릴 때 한 두 번 만나뵌 적이 있는 스님이란 것만 생각이 나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스님을 만난 제 친구 어머님과 친정 어머님께서는 제 친구 어머니가 겪으신 얘기는 하지도 않고 그냥 안부 인사가 오가고, 그 절에 오시는 다른 분들 얘기를 하고.....그렇게 한 시간이 넘도록 겉도는 얘기만 오갔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이 스님이 갑자기 제 친구 어머님께 하시는 말이,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시집살이가 고달플 일은 없겠구나, 밤낮으로 아씨를 보살피는 덕을 니가 보는구나...."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이렇게 딱 두 마디 하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자마자 제 친구 어머니는 머리가 핑 돌 정도로 놀라셨답니다. 그 "아씨" 란 단어에 말입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아씨" 란 말이 바로 제 친구 어머니께서 헛소리를 듣듯 들으신 단어고, 그 "아씨" 란 단어 덕에 늦잠을 자 버리는 실수를 모면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네..그리하여...시작된 스님의 말씀...친정 어머니도 제 친구 어머니 본인도 너무 놀라셨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니의 시댁을 한 번도 가보신 적 없는 스님은 이미 그 시댁이 아주 오래된 건물로 된 집이라는 걸 들여다 보듯 아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시면서 바로 앞에 앉아 겁을 잔뜩 먹고 계신 친구 어머님을 보시면서 걱정할 것 없다, 널 해꼬지 하려는 게 아니고 널 돕기만 하려는 불쌍한 것이니 겁먹지 말고... 내가 하는대로 듣고 따라서 구천에서 떠도는 영혼 하나 좋은 데로 보내주자 하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고는 스님은 가부좌를 틀고 앉으셔서 눈을 지긋히 감으시고 나직하게 염불을 올리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한참 만에야 입을 여신 스님의 말씀인 즉...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지금 시부모님들이 태어나시기 전, 불과 몇 대 바로 위로 아주 어린 나이에 이 가문으로 시집 온 규수가 있었고, 그 당시엔 집안이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웬만큼만 되면 딸을 시집 보낼 때는 그 딸이 고생하지 않도록 친정에서 몸종 한 둘은 꼭 따라서 보냈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래서 이 어린 규수가 시집을 왔을 때도 이 애기 "아씨" 보다는 나이가 좀 더 많은, 하지만 지금으로 하면 그 마저도 어린 계집아이에 불과한 나이의 몸종이 따라 왔고, 이 착하고 의리(?) 있는 몸종 아이는 자기가 모시던 애기 아씨가 시집 가는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통에 자신의 부모마저 뒤로 하고 이 아씨를 따라와 섬겼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무슨 일인지 이 몸종 아이가 아씨를 평생 섬기지 못하고 아씨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그래서인지 이 몸종은 저 세상으로 가는 다리를 훌쩍 건너지 못하고 죄송한 맘이 남고 애기 아씨를 걱정하는 맘에 그 집을 맴돌면서 아씨를 찾고 있었다는군요. 그러면서 세월은 흐르고 ....또 흐르고..... </b></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br></b></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어떻게 해서 제 친구 어머니가 그 집으로 시집을 가시고 우연하게도 그 아씨를 찾아 헤매던 영혼은 제 친구 어머니가 다시 돌아온 그 애기 아씨라고 믿고 예전처럼 애기 아씨를 섬기기 시작했답니다. </b></font></div> <div><font size="2" color="#f79646"><b><br></b></font></div> <div><font size="2"><font color="#f79646"><b>아직 어린 나이라 한 참 아침 잠이 많았을 애기 아씨를 새벽마다 깨우고 바로 곁에서 아씨를 돌보고 있다는 겁니다.</b></font>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스님은....미련이 너무 크게 남아 이승을 떠도는 이 착한 영혼을 훌훌 보내줘야 한다고, 그럴려면 뭔가 매개체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찾지 않고는 이 영혼은 끝까지 구천을 떠돌며 몸종 노릇만 하며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지를 못한다고 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걸 찾고 그 뒷처리를 해야만 그 영혼은 이 세상을 떠날 수가 있을 것이라고 .....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그 몸종과 그 애기 아씨가 이 세상을 떠난 이후로 몇 번이나 대가 바뀌어 사람들이 살았던 이 집에서 어떻게 이 몸종과 연관된 무언가를 찾느냐 하는거였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니는 스님께 과연 그런 게 처음부터 있기나 하겠느냐는 질문을 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스님은 그 매개체가 없고서는 이 몸종이 이렇게 남아 떠도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한 일이다 싶을 정도로 분명 어딘가에 이 몸종 아이와 관련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렇게 밑도 끝도(?) 없는 방도를 갖고 시댁으로 돌아온 제 친구 어머니는 그 날부터 틈만 나면 오래된 문갑이며 옷장도 열어보고 이방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저방 보물찾기를 하셨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사실... 자기를 해치려 하는 게 아닌 것도 알았겠다, 별로 겁날 것도 없어 그 보물찾기가 게을러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어린 계집아이의 떠도는 영혼을 생각하니 그렇게 불쌍하게 느껴질 수가 없으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선택도 없이 뉘 집 몸종으로 태어나서 일하다, 아직도 부모 품에서 보호만 받을 어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나이에 집에서 모시던 애기아씨를 따라, 부모 형제까지 뒤로 하고 먼 고장으로 따라왔을 이 아이를 생각하니 너무나 불쌍하고 가슴이 아파서 이젠 반드시 이 아이를 편하게 쉬게 해 주고 싶다는 맘이 드셨답니다.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한편으론 이것이 자기의 업보인 것 같기도 하고....자기가 꼭 해 줘야만 한다는 느낌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던 중에 하루는 예전에 곳간으로 쓰던 지금의 창고에서 그 보물찾기를 하셨는데...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곳은 명절 때만 쓰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상과 제사 물건들, 병풍이며... 말이 창고이지 시아버님의 각별한 관리 아래 아주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가문의 박물관이나 다름 없는 곳이었답니다. (그 관리는 제가 거길 놀러 갈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정말 창고라기 보다는 소박한 전시장 같을 정도로 깨끗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친구 어머니 눈엔 구석에 자리잡은 뒤주라고 불리는 나무로 된 큰 쌀 통이 띄이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요즘은 물론이려니와 제 친구 어머니가 시집 가신 그 당시만 하더라도 웬만한 대가족 아니고는 아무도 그렇게 큰 통에 쌀을 넣어 놓고 먹는 가족이 없었기에 그 뒤주는 언젠가부터 곳간에서 다른 작은 물건들을 올려놓는 선반의 역할을 하고 있었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 뒤주가 친구 어머니 눈에 띄이긴 했지만 그 뒤주 자체던 그 위에 올려진 잔잔한 물건이며.... 그 어느 것도 그 몸종 아이와 연관되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그 날 밤 제 친구 어머니의 꿈에서 그 뒤주를 다시 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꿈 속에 친구 어머니는 그 뒤주를 향해 창고로 걸어 들어가셨답니다. 정말 특별할 것 없는 꿈이고, 바로 같은 날 본 오래된 뒤주가 꿈에 다시 나오는 것도 특별하지도 않는데도 아침내내 그 뒤주에 왠지 자꾸 마음이 가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래서 다음 날 다시 그 창고로 들어가신 어머니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뒤주 위에 얹혀진 이것저것 작은 물건들을 다 내리고 뚜껑 같은 부분을 들어 올려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뚜껑이 열리고, 오래된 나무의 특유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어른 허리까지 오는 그 깊숙한 뒤주 안을 들여다 봤더니 그 안에는 시아버지가 넣어두신 듯한 신문지에 쌓인 숯 뭉치들 그리고 누런 한지 같은 것에 쌓여 있는 실타래, 옛날에 수를 놓을 때 쓰던 둥그란 수 틀...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손잡이가 달린 나무 상자가 하나 있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뭔가에 끌린 듯이 친구 어머니는 그 상자를 집어 올렸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그 오래된 상자를 열어 보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 아주 오래된 듯한 상자를 여니, 그 안은 한지로 곱게 발라져 있고 이 상자 전체가 바느질 할 때 쓰는 작은 물건들을 넣어 두는 바느질 통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게 이미 색이 바래버린 천을 겹겹으로 해서 만든 작은 골무, 녹슬었지만 이쁜 모양의 작은 가위, 실을 감아 둘 때 쓰는 듯한 나무로 만든 작은 패,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아직도 바늘이 꽂혀 있는 천으로 만든 손바닥만한 바늘 꽂이가 있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그 바느질 통이 언제적 것인지도 잘 모르고, 워낙 옛 물건들은 잘 관리 하시는 시아버님 덕에 사실 이 바느질 통이 얼마나 오래된 건지도 알 수가 없게 보관이 잘 되어 있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는 수 없이 그 바느질 통을 그대로 챙겨 들고 나와 시아버님께 여쭤봤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속 사정을 모르시는 제 친구의 할아버님께서는 며칠동안 그렇게 집안을 돌아다니며 뒤지더니 결국은 그거 하나 건졌냐며 새 며느리가 정말 보물 찾기라도 한 줄 아시더랍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니는 시아버님께 이것저것 물어 결국 이 바느질 통이 시아버님의 할머님이 대물림 받아 쓰시던, 수를 놓을 때 쓰는 바느질 통인 거라는 것을 알아냈고 그 이후에는 집안에 수 놓기에 솜씨 있는 여자들이 없어 할머님이 쓰시던 물들인 명주 실타래며 바느질 통 자체를 곳간안에 모셔뒀다고 하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러다 뒤주 안에까지 들어가게 된 거구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어떤 물건이 몸종 아이를 이승에서 떠나보내게 해 줄 매개체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이 바느질 통은 그저 옷이나 깁는 바느질을 할 때 쓰이는 게 아닌, 양반댁 규수들이 점잖게 앉아 비단에 수를 놓을 때나 쓰는 바느질 통이기에 이 바느질 통의 주인도 그 몸종아이일 수가 없는 거구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갑자기 손이 가는 물건이 있었는데........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바로 천으로 만든 바늘 꽂이였답니다. 여러분, 바늘 꽂이 다 아십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조그마한 베개처럼 통통하게 생겼는데 솜 같은 걸 빵빵하게 넣고 바느질 실땀으로 기워 만든 물건입니다. 바늘을 쓰면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꽂아 두고 쓰는 겁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정말 뭐에 홀리듯 그 바늘 꽂이를 두 손으로 붙잡고 바느질 된 부분을 가운데로 두고 실땀이 조금 뜯기도록 잡아 당겼답니다. 실땀이 한 두개뜯겨지니 몇 땀 더 뜯어지는 건 더 쉬워서 손가락이 하나 정도 들어갈만한 구멍이 나고.......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거기에서 삐져나온 건...... 새카만 머리카락 뭉치였다는군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저는 나중에서야 안 거지만... 요즘 바늘은 스테인레스로 된 게 많아 녹도 잘 안 슨다는군요. 하지만 옛날 그 시절의 바늘은 콧기름, 머릿기름을 발라가면서 바느질을 해야 할만큼 매끈하지도 않고 좀 오래 두면 녹까지 슬기 때문에 사람 머리칼을 잘라 모아 만든 바늘 꽂이에 바늘을 꽂아 두고 썼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친구 어머니가 홀린 듯 찾아 낸 것도 바느질 통 자체가 아닌 바늘 꽂이 안의 머리카락이었구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솔직히 아직까지도 그 머리카락이 누구의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친구 어머니는 그 날 바로 그 바늘 꽂이를 통째로 담벼락 아래에서 태우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그리고 맘 속으로는 '잘가세요, 다음에는 편안한 팔자로 꼭 다시 태어나세요' 빌고 또 빌으셨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정말 그 머리카락이 누구의 것인지는 아무도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제 친구 할아버지의 할머님 되시는 분이 그걸 마지막으로 쓰셨다는 것 밖에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어쩌면 그 할머님이 바로 그 어린 나이에 시집온 애기 아씨였을 수도 있고, (딸이 시집 갈 때 몸종이 따라가던 풍습은 1900년도 초반에도 존재하던 풍습이니까.. 그 할머니란 가능성은 분명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분을 따라 온 몸종 아이가, 비단 실로 수를 놓고 있는 애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아씨 옆에서 재미삼아 자기 머리카락을 조금씩 잘라 모아 바늘 꽂이 하나를 만들었을 수도 있고요.... </span></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자신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 어떻게 보면 친정 식구이기도 한 그 몸종 아이를 생각하며 그 아씨는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도록 그 바늘 꽂이를 간직해 두며 썼을 수도 있고요.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무서운 얘기만 기대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는 꼭 귀신 나오는 무서운 얘기 뿐만 아니라 이렇게 전설의 고향 같은 것도 즐기는 스타일이라... 제가 친구와 함께 친구네 할아버지 댁에 갔을 때 들려준 이 얘기를 아직도 가끔 떠올립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길고 긴 제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font size="2"><br></font></div> <div><br></div>
    출처 웃대 깻잎머리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B2%A2%C0%D9%B8%D3%B8%AE&searchday=all&pg=0&number=19632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name&sk=%B2%A2%C0%D9%B8%D3%B8%AE&searchday=all&pg=0&number=19651
    gerrard의 꼬릿말입니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0/1445350693OJQbMsBaKshFM.gif" alt="1445350693OJQbMsBaKshFM.gif"></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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