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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해열수구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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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975842
    작성자 : 심해열수구
    추천 : 2
    조회수 : 1516
    IP : 182.226.***.70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23/01/11 17: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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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소설 대한민국 일상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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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편 도로의 무법자 -





    [서울 시내 한 도로]

      

      

       빵빵~ 


           "좀 가라 시발아" 


               빠아앙~~



    대낮 도로에서 앞차를 향해 경적을 울려대는 한 운전자.   



           "아 시발넘아!!! 비키라고!!!!!"


                빠아아아아앙~~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듯한 운전자는 방구석여포로 빙의하여


    죄없는 핸들을 마구 때리며 성질을 부렸다.


             

              "야이 개새기야!!!"     


                     빠앙 빠앙 빠앙~



    그 순간 경적소리에 짜증난 듯 육중한 체구의 앞 차량 차주가 내리더니 


    운전자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영장류 한 마리가 다가오자 언제그랬냐는 듯 빛의 속도로 분노가 조절되고..



             (시..시발 좆댔다)



    당황한 운전자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운전석 창문을 두드리는 남성. 


    가까이서 보니 인상이 매우 험악하고 머리와 몸통이 일체형이다.


      

         똑똑..  똑똑..


     

             (아..씨 어떡하지..)  



           "저기요~" 


               똑똑..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창문을 내리는 운전자.

        

          피이이잉..



    어색한 웃음을 짓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하하..그게요 제..제가 자..잘못 본 거 같습니다 선생님"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운전자의 말을 듣던


    앞차 차주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뜻밖이었다.

     

            


           "저기요 당근이세요?"






                      - 제 2편 선남선녀 -




     [서울 시내 커피숍 앞]



    한 여성이 폰을 보며 매장 앞에 서 있다.


    그런 여성에게 말을 거는 한 남성.   



           "저.. 혹시 희선 씨?"



               "네 맞아요~"


                (우와..잘 생겼다..)



    좋아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는 여성.


    두 사람 커피숍 안에 들어가 자리에 앉는다. 


    인삿말이 오고가고.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이병헌이라고 합니다" 

                            


                "네 헤헤~ 안녕하세요! 김희선입니다 반갑습니다"


                      

           "어떤 거로 드실래요 저는 이거로 할껀데"



                "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커피 주문하러 간 남자 그 사이 웃음을 띤 여자는 폰을 꺼내 지인들과 카톡을 하며 


    남자의 외모를 칭찬하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나 :  대박!! ㅋㅋㅋㅋ 소개팅남 존잘이야  ㅋㅋㅋㅋㅋㅋ

         

           시불뇬 :  뭐ㅋㅋ 진짜?? ㅊㅋㅊㅋ


                나 :  ㄳㄳ ㅋㅋㅋㅋ


           개불뇬 :  부럽당~ 추카행~ 잘 돼면 맛난 거 사!!ㅋㅋㅋ  


                나 :  ㅇㅋㅇㅋ 


        우라질뇬 :  마스크 깐거야?? 깠는데 존잘이면 인정ㅋㅋㅋ 


                나 :  ㄴㄴ 근데 분위기가 맞다고ㅋㅋㅋ 그 왜 마스크뚫고 나오는 잘생김ㅋㅋㅋㅋ


         

    커피를 들고 자리로 돌아온 남자.



             "여기요 희선 씨"



                 "헤헤 고마워요~"



    대화를 주고받는 두 남녀.



              "먼저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오는 데 차가 막히더라고요" 


      

                  "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헤헤"



              "서울은 대중교통이 확실히 편한가 봐요 


               주차할 때도 없고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맞아요 조금 불편하긴 하죠 헤헤 


                    집이 과천이라 하셨죠?"



              "네 과천이요 근데 제가 얼마 전에 서울로 취직해서..



                   "와~ 취직하셨구나! 정말 축하해요!!"



    리액션 하난 끝내주는 여자.


    남자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한다.



               "아이 뭘요~ 좋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근데 이제 시작인 걸요"



                    "아니에요~ 차도 있으시고 취업도 성공하셨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우실 것 같은데요"



                "아이 감사합니다 희선 씨는 집이 여기 근처라면서요" 



                     "네 집이 커피집이랑 엄청 가까워요 그래서 여기 자주와요" 



                 "와 좋으시겠네요 저도 서울에 방을 알아봐야 하는데.."



    그런 남자의 말에 돌연 속마음을 내비치는 여자.



                     "진짜요?? 그럼 여기 동네로 오세요 제가 아는 분 통해서 알아봐 드릴게요"             



    당황한 남자는 고개와 손을 좌우로 빠르게 흔든다.



                  "네?? 아니 아니에요~ 당연히 제가 알아봐야죠 



                      "아니에요 제가 이 동네 오래 살아서 집값하고 어디 방이 괜찮은지 잘 알아요


                       저한테 부탁하셔도 돼요 그리고 오늘 잘 돼면... 아~ 아니다 헤헤헤~"



    그렇게 말하는 여자는 부끄러운 듯 짐짓 손사래를 쳐보지만 얼굴이 빨개지진 않았다. 


    이 상황이 부담스럽지만 싫지만은 않은 남자.

         

    잠깐 머릿속으로 2세, 손주 계획까지 그리며 미래를 설계해보는 그였다. 


    그런데 두 사람 어딘가 이상했다. 


    대화 도중 커피를 마실 땐 마스크를 살짝 들어올린 후 아래 사이로 빨대를 넣어 먹는 것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때 만큼은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벗기고 말겠다..)


     

                               (먼저 벗으면 진다..)



                              (먼저 까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했지 아마..)


      

                                  (제발 상상대로.. 제발..)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는 두 남녀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고..


    이때 회심의 공격을 시도하는 남자.



                         "제 사촌 누나가 유럽 여행을 갔다왔는데


                         초콜릿을 사왔더라구요 희선 씨 드릴려고.."



    초콜릿을 싼 포장지를 벗긴 후 직접 손으로 줄려는 남자.



                        "희선 씨 아~ 



                            "네?? 아요?"



                        "희선 씨 아~



    마주보고 있는 테이블 위로 여자 쪽으로 몸을 기울인 남자가 손에 초콜릿을 든 채 팔을 쭈욱 뻗었다.


    옆 테이블 커플이 재밌다는 듯 힐끔대며 남녀의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커플을 의식한 여자는 창피한 듯 여기저기 고개를 돌리며 매장 안에 분위기를 파악했다 


    다른 손님들도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자신들을 주시하는 것만 같았다


    여자는 창피하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초조함을 느꼈고 빨리 결정을 내려야 했다


    테이블을 가로지른 자신을 향한 남자의 초콜릿 구애를 더는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장고 끝에 조심스럽게 두 손을 내민 여자.

      

    남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초콜릿을 들고 있는 손과 전완근에 더욱 힘을 주며 


    기필코 직접 먹이겠다는 각오로 임한다.

     


                         "아~아~"

                   

                         

                             "어..그냥 주세요.."

                          

                          

                          "아~아~"



                              "어라..헤~"                      



    두 손이 민망해진 여자는 애써 눈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생각한다                          


                               

                   (왜케 끈질긴 거야 쪽팔려 미치겠네..)

                         


                              (벗어라 좀 제발..)



    두 사람 텔레파시로 기싸움을 주고받으며 커피숍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손님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결말이 어떨지 궁금해한다.


    별안간 여자의 머릿속엔 전광석화 같이 대응책이 떠올랐다.


                           

                           "아~아~"

     

      

                              "아아! 아아요? 한 잔 갖다 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난 여자는 커피를 주문하러 후다닥 뛰어갔다.


    출중한 임기응변을 발휘한 여자는 무난히 1차 방어전에 성공했고


    매장 안에서 지켜보던 손님들은 메이웨더도 한 수 접는 회피술이라며 속으로 감탄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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