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아이가 어린이집 겨울방학이라 나도 휴가를 내고 아이와 함께 할머니댁에 다녀왔다. </div> <div> 1월 1일에 엄마께 받아올 게 있어 하룻밤만 자고 오려다 5일인 어제서야 왔는데 하루에 10만 원 이상씩은 쓴 듯하다. </div> <div> </div> <div> 뭐, 돈 쓴 일은 내가 다시 벌면 된다지만 나름 휴가를 잘 보내고 오긴 했다. </div> <div> 여기저기 다니지는 못했어도 엄마께 맛난 음식도 많이 많이 사드리고, 아이에게도 많이 많이 먹이고, </div> <div>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좋아하는 티브이도 마음껏까지는 아니어도 많이 보고 </div> <div> </div> <div> </div> <div> 워낙 연로하시고 병약하신 엄마라 멀리 다니거나 움직이기가 힘들었다가 그제는 날이 조금 풀려 꽃지해수욕장을 갔다가 광천을 가서 새우젓과 꽃게도 몇 킬로그램 사왔다. </div> <div> </div> <div> 꽃지해수욕장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안 된 시각. </div> <div> </div> <div> 아이는 바다가 싫다고 안 들어간다고, 엄마도 들어가지 말라고 징징거리며 떼를 쓰더니 물수제비를 뜨는 모습을 보곤 자기도 모래밭으로 내려와 돌멩이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div> <div> </div> <div> 뭐가 그리 좋은지 돌멩이를 던질 때마다 꺄르르르, 꺄르르르, 자기 혼자 신나서 던지다가</div> <div> </div> <div> "엄마, 이거 잘 봐요. 이렇게 던지는 거예요." 라고 나를 가르쳤다. </div> <div> </div> <div> 물수제비는 그렇게 뜨는 게 아닌데.... </div> <div> </div> <div> </div> <div> 물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고, 구라청의 예보와는 반대로 눈발까지 날리는 터라 1시간여 만에 차를 타고 광천으로 갔다. </div> <div> 광천으로 가는 사이 아이는 잠들었고, 아이를 차에 태워둔 채 엄마와 나는 꽃게와 새우젓을 사러 다녀왔다. </div> <div> 차에 시동도, 노래도 틀어놨지만 걱정이 됐다. </div> <div> </div> <div> 혼자서 카시트 벨트도 풀 줄 알고, 차문도 열 줄 알아서 걱정되기도 했지만 혹시나 누가 아이를 데려갈까봐 걱정돼서 조금 이동을 할 때마다 주차를 다시 하고, 주차를 다시하곤 했는데 꽃게를 사고 나니 의외로 엄마께서 마음에 드시는 새우젓을 사셔서 일은 얼른 끝났다. </div> <div> </div> <div> </div> <div> 아산으로 돌아오니 7시. </div> <div> 원래도 밤에 운전하는 일을 안 좋아 하는데 엄마와 아이까지 타고 있어서 더 조심조심 운전을 했고, 그 사이 잠에서 깬 아이는 할머니 댁으로 빨리 가자고 졸랐다. </div> <div> </div> <div> 엄마께서 도합 300Km 가까이 되는 거리(200인가?)를 차를 타셨기에 상당히 피곤하실 듯해 좋아하시는 부대찌개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려 했는데 아이는 안 먹고 차에 있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div> <div> </div> <div> 어쩔 수 없이 엄마와 밥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div> <div> </div> <div> 0000 차주 되시냐고, 아이가 차문을 열고 울고 있다면서. </div> <div> </div> <div> 주차장이 정문 바로 앞이고, 현관 바로 앞에 주차를 한 터라 나가 보니 아이는 바지도 벗고, 점퍼도 벗어던지고, 양말, 신발도 벗어던진 채로 떼를 쓰며 울고 있었다. 얼른 집에 가자고. 하아... </div> <div> </div> <div> </div> <div> 아이를 차근히 달랜 뒤 옷과 양말 신발을 다시 신기고 젤리쥬스를 주니 그제서야 조금 풀렸는지 방긋방긋 웃고, 사리추가를 했지만 남은 소세지만 싸달라 했는데 찌개까지 다 싸준 서빙하시던 분. 고맙습니다. 엄마는 화장실을 가셨고, 나는 아이를 돌보느라 둘 다 사라져 당황하셨을 텐데 감사하다고 인사했더니 조금은 당황했는데 그래도 포장은 했다면서 웃어주셔서 더 감사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아이가 밥을 안 먹으면 세상이 무너지시는 듯한 우리 엄마는 집에 돌아온 후 아이에게 밥을 먹이셨고, 아이는 10시가 조금 넘어 잠들었고, 8시부터 무지 피곤했던 나도 겨우 자려 하는데 안방에서 할머니와 같이 자던 아이의 숨소리가 이상하게 들렸다.</div> <div> </div> <div> 순간적으로 잠이 확 달아나며 아이에게 갔더니 아이는 토하고 있었다. </div> <div> 이불에 토를 했는데, 토를 하고 난 뒤 아이는 "엄마, 이불에 토해서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div> <div> </div> <div> 이럴 때 누군가가 봤다면 내가 애를 무지하게 잡는 엄마인 줄 알 것이다. </div> <div> </div> <div> 게다가 뒤에는 이런 말까지 했으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div> <div> </div> <div> "엄마, 내가 토해서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div> <div> </div> <div> -_-;;;</div> <div> </div> <div> </div> <div> "아니야, 토한 게 잘못한 일이 아니야.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야. 우리 이쁜이가 배가 아파서 그런 거니까 괜찮아."</div> <div> </div> <div> 라고 말해주고 등을 쓸어준 뒤 토사물을 치우고 닦은 뒤 아이를 재웠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휴우,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아이는 다시 토를 했다. </div> <div> </div> <div> 토 냄새 때문이었는지 평소 비위가 약하신 엄마께서도 일어나 토를 하기 시작하셨다. </div> <div> </div> <div> </div> <div> 아이가 세 번째 토를 한 뒤로 내가 자던 방으로 아이를 옮겼고, 엄마께서 신경 쓰이시는 일이 없도록 안방을 치우고 이불도 따뜻하게 다시 준비하고 엄마 손도 따드리고 맛사지를 해드리는데 저쪽 방에서 아이가 또 토하는 소리가 들렸다. </div> <div> </div> <div> </div> <div> 아이에게 쫓아가니 다시 토를 하면서 이불에 토하지 않으려 방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괜찮다고 등을 토닥이고 다시 치우고 닦았더니 안방에서 어머니께서 토하시는 소리가 들려 또 안방으로 뛰어가서 엄마 등을 토닥여드리고 맛사지하고 토사물을 치우고 다시 맛사지를 해드렸더니 둘 다 잠잠해지더라. </div> <div> </div> <div> 겨우 숨을 돌리며 이제 좀 쉴 수 있을까 했는데 다시 할머니께서 구토를 시작하셨다. 배탈까지 같이 와서 두어 시간만에 엄마는 다시 폭삭 늙어버리셨다. 겨우 변기에 앉혀드리고 손과 발을 맛사지 해드리는데 다시 저쪽 방에서 아이가 토하는 소리가 들렸다. </div> <div> </div> <div> </div> <div> 이렇게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기를 몇 차례.</div> <div> 새벽 3시가 지나고 나니 드디어 두 사람은 제대로 잠에 빠져 들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안방에서 나는 소리, 아이의 움직임 등에 신경 쓰다보니 나는 잠을 6시 가까이 돼서야 잘 수 있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10시 즈음에 일어났더니 아이는 배고프다면 짜요짜요를 달라고 성화고, 엄마는 전날 아프셨던 일에 비해 나름 생생하셔서 참 다행이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나만 괜찮고 두 사람이 토한 이유에는 분명 어떤 문제가 있을 텐데, 차를 오래 탄 이유만은 분명 아닌 듯해 엄마께 여쭤 봤더니 아이 밥을 먹이시면서 계란찜을 먹였고, 엄마도 조금 드셨다고 하셨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1월 1일에 만든 계란찜. </div> <div> 아무리 냉장고에 넣어뒀다 해도 단백질의 변질은 심각하다. </div> <div> 다시는 이틀 이상 지난 음식물은 그 무엇이 됐다 해도 버리시라 하면서 냉장고를 싹 정리하고 음식물도 다 버려 버린 뒤 설거지를 하고 나니 점심 때가 다 됐고, 전날 산 꽃게로 점심을 먹고 집으로 올라왔다. </div> <div> </div> <div> </div> <div> 오늘 엄마와 통화를 하고 나니 엄마 목소리가 좋아서 참 다행이고, 아이는 때려주고 싶을 만큼 징징거리고 먹기도 엄청 먹어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가 다른 것에 있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div> <div> </div> <div> </div> <div> 119에 의료상담도 하고 두 사람을 응급실로 옮겨야 하나 고민도 하다 손발이 차거나 입술이 파래지거나 식은땀을 흘리거나 하는 이상은 없는 듯해 아침까지 두고 보기로 했는데 참 다행이었다. </div> <div> </div> <div> 돈은 돈대로 쓰고 보람 하나 없이 아프기만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속상할 뻔했는데 말이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아이를 먹이기 위해 게살을 발라내서 게딱지 비빔밥을 해주는 엄마께 내가 바른 게살들을 듬뿍 올려놓는 나를 보며, 우리 엄마는 나를 이것보다 더 하게 키우셨겠지? 하는 생각이 들자 괜히 뭉클해져 목으로 넘어가던 게살이 뜨거웠던 지난 며칠이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알수없다,의 꼬릿말입니다
사+람 = 삶
삶은 그저 사람이 생을 산다는 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과연 사람일까. 길 위에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