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일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하는 와중에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div> <div>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에 미리 보내서 여러 돌발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라지만 아예 단호하고 확고하게 보내는 게 나을지, 아니면 서서히 적응하게 하는지, 어떤 게 좋을지 몰라 갈팡질팡하다 '서서히 적응'이라는 문구가 어느 어린이집에나 있어 서서히 적응시키기로 했다.</div> <div> </div> <div> 이제서야 며칠인데 엄마는 당장 출근하게 됐고, 아기는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등원하기 시작한 이틑날부터 할머니와 등원해야 한다. </div> <div> 할머니께서 체력이 좋으시거나 연세가 걱정되지 않을 정도면 좋을 텐데 </div> <div> 아기를 등하원 시킬 할머니도, 등하원 해야 할 아기도 걱정이다. </div> <div> </div> <div> 1시간 45분.</div> <div> 차가 있다면 45분으로 줄을 거리. </div> <div> 차가 있으되 내 것이 아니므로.</div> <div> </div> <div> 큰 걱정은 역시나 할머니께서 아프시거나 </div> <div> 아기가 아플 때거나.</div> <div> </div> <div> 두 사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서로가 자기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서로를 건사하게 해야 한다. </div> <div> </div> <div> 내가 죄인은 아니다. </div> <div> 다만 죄스러울 뿐이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이제 엄마를 볼 시간이 하루 한 시간에서 두 시간밖에 안 되겠지만 미친듯이 그 시간에 응축된 사랑을 네가 받을 수 있는 만큼 쏟아줄게. </div> <div> 물론 무조건적으로 네가 하는 나쁘거나 하면 안 되는 것까지 안타깝다는 이유로 말리지 않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div> <div> </div> <div> 아마도 너는 많이 서운할 텐데 되도록 엄마가 네게 최소한의 제재만 하도록 할게. </div> <div> 예를 들면 누군가를 때리거나 발라당 하거나 가위나 칼, 붕붕이 정도일 텐데.. 생각보다 조금 많기는 하지만 집안에서 대부분 이뤄질 것을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싶지만 네게는 커다란 제약일 수도 있을 거야. </div> <div> </div> <div> 앞으로는 엄마가 더 많이, 더 자세하게, 네가 알아들을 수 없을지언정 너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엄마가 다각도로 방법을 탐색하고 네가 좋아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게. </div> <div> </div> <div> 정말 미안하게도 엄마는 어른이지만 어른이라고 해서 다 완벽하고 똘똘하고 현명하지는 않아. </div> <div> 네가 보기에는 이해가 안 되기도 하겠지만-사실 엄마도 어른이지만 이해 안 되는 게 참 많아- 엄마가 네가 바라는 사랑을 줄 수 있도로 노력할게. </div> <div> </div> <div> 고마워.</div> <div> 떼쟁이에 고집쟁이에 말썽도 많고 문제도 있는 너지만 </div> <div> 네가 너라서 정말 고마워,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엄마가 바라는 것은 네가 건강하고 밝게 컸으면 하는 것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헤아림인데, 그게 참 커다란 욕심인 것 같아.</div> <div> 다시 말할게. </div> <div> </div> <div> 엄마는 네가 원해서 얻는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사+람 = 삶
삶은 그저 사람이 생을 산다는 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과연 사람일까. 길 위에서 묻는다.
단단한 아력[我歷]
한 움큼의 담배연기를 폐 속으로 밀어 넣어도 공허에 허연 연기만 찰 뿐, 공[空]이란 메워지지 않는다. 채워지지 않는 공을 메우기 위해 목숨을 낳는 일은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중세의 음악이 광막한 대지에 흐르고 손가락은 현대의 자판을 걷고 있다.
나의 중생대는 아귀처럼 피를 핥았나니, 붉은 피들이 펄떡이던 언덕들이여, 너희는 이제 잠잠하구나. 박제된 나는 허리를 펴고 날개를 펴다 멈춰 있다. 멈춰 있으나 펄럭일 수 있을지도 모르는 날개. 박제된 날개는 과연 날 수 있을까. 잠시 실험을 하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네 날개는 어디에 있는가.
슬퍼야만 슬프다 말할 수 있는가. 웃는 소리는 모두 웃는 소리인가. 새소리는 모두 울음인가. 아니, 모른다. 흑흑하며 웃는 사람도 있고, 으흐흐하며 우는 사람도 있다. 표상과 본질은 차이가 있다.
귀에 쩌렁쩌렁 울리는 음표들의 주인은 이미 내가 아니다.
몇 잔의 술로 나는 황폐하게 날리고 있다. 모래는 차라리 습하다. 습한 사막의 길 위에 나는 그림자도 없이 걷고 있다. 잠 없는 꿈속을 헤매는 날들. 내게 한 잎의 잠이 주어진다면 깊게 덮고 자리라. 다시는 깨지 않을 잠.
폐허가 된 도시에 아무렇게나 진군한 적군의 탱크가 되어 아무 활자나 세우고 싶어 손가락은 멈추지를 못한다. 포박해야 하는 언어와 달아나는 언어들의 미로를 무참히 무너트리는 보편이여! 너는 어디서 태어났는가, 라고 묻자 자폭하는 언어.
가슴이 일렁인다, 일렁이는 가슴의 파도는 어느 해안에서 처절하게 부서진다. 바위는 이름이 없다. 역사는 시간을 들지 못한다. 시간을 들춰봤자 장판 밑에 기어다니는 편충들만 있을 뿐이다. 철저하게 분화하는 아메바들의 세상. 분화해도 아메바는 단세포다. 단세포들의 분화는 단세포들의 세상을 만들 뿐, 단세포가 분화한다 해서 다세포가 된다는 환상은 환상에 불과하다.
무엇도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무엇이 아니다. 내가 견디기 힘든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면서 아무 것'이나 되는 이런 현실일 게다. 욕이라도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무엇도 없다. 아무 것도.
책상을 뒤엎고 책장을 뒤엎고, 활자들을 뒤엎어도 다음 날 일어나면 굳건한 얼굴로 정리되어 있는 이 더럽고도, 그 더러운 세상을 욕하며 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내가 더러워 나는 오늘도 씻는다. 더럽기 위해 깨끗하게 씼는다.
이 가증이여!
이 더러움이여!
이 죽이고 싶도록 순진한 얼굴을 한 시간의 살생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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