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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8 11: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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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공평해서 누군가 손해만 보면 누군가는 이득만 본다.
나는 이득만 보는 쪽이다. 크고 넓은 집에 태어나서 힘든 일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고급스럽게 차려진 밥을 먹고 구름을 벗삼으며 뛰어놀다가 서늘한 그늘에 편하게 쉰다.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밥을 먹고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편히 잠든다. 일주일에 한 번 쯤은 의사가 와서 귀걸이를 보고 건강도 점검해준다.
나는 이 운명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
소는 행복할 때 고기의 질이 가장 좋아진다. 매일 소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 주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귀에 달아논 태그를 체크해보니 몇 마리는 곧 잡을 나이가 되었다. 수의사의 검사 결과도 질병 없이 건강하다는 신호가 나왔다. 소들은 자신들이 왜 행복해야 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알까? 비밀을 알려준다고 해서 죽이지 않는건 아닌데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모른 체 행복한게 더 나은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