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1
2017-04-09 07:55:51
7
정치에 관심 없는 분들은 투표를 하지 말던가, 투표를 할거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던가 둘 중 하나만 해야죠.
민주공화정에선 국민이 주권자입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왕이에요.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가 그렇습니다. 왕이라면 막 뭐든 해도 다 괜찮고 막 마냥 다 좋은거 같죠? 그러나 왕에겐 왕이 따라야 할 도리가 있습니다. 그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겁니다.
왕이 올바른 도를 따라 정치를 하지 않고 나라 운영에 관심을 두지 않고 주색잡기에만 몰두하면 뭐가 어떻게 될까요? 우린 이런 왕을 폭군이라 부릅니다. 왕으로서의 도리와 의무를 져버리고 왕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만 챙기려는 이런 작자들은 결국 왕 자리에서 쫓겨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또 그래야만 하는게 맞습니다.
민주주의 사회 참 좋은거 같죠? 내가 막 주권자고 나라의 주인이고 그러니까 엄청 좋은거 같죠? 여기서 뭔가 더 나가서 내가 왕인데 내가 정치에 관심 가지거나 말거나 맘대로 해도 되는거 아니야? 싶은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하고 쿨하게 내뱉는 분들, 축하합니다. 당신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폭군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주권자이자 왕이 됐다면 선택을 하세요. 세종대왕 같은 성군이 되거나 연산군 같은 폭군이 되거나. 모두가 존경하는 대왕 세종은 평생을 어마어마한 격무와 나라걱정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먼치킨 천재에 인격까지 넘사벽이었던 세종까지는 안 바랄게요. 그냥 최소한 좋은 왕이 되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는 평범한 왕이라도 되세요. 나라의 주권자라는 것은 이토록 무겁고 엄중한 의무를 지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만 하는, 그것도 그 정치를 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그게 싫다면 그냥 개돼지 노예로 살면 됩니다. 개돼지는 투표할 자격이 없어요. 좋은 나라 좋은 시절에 태어나서 투표권 공짜로 얻은거 같죠? 그거 다 선조들의 피값으로 얻어낸 겁니다.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쿨병 걸린 개돼지 노예님들은 폭군이 될바에야 주권 포기하세요 그냥. 남들한테 민폐 끼치지 말고 좀. 주권자로서 주권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면, 내 투표권 내가 행세하겠다는데 왜! 하고 제 말에 발끈 하셨다면, 정치에 관심 가지세요. 정치 잘 하고 정치 잘 알고 정잘알 정잘하 되십쇼. 제가 억지 강요하는게 아니고 그게 주권자의 의무란 겁니다.
그리고 정치 알고 정치 하려면 제대로 똑바로 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정치 관심 가진답시고 정치를 무슨 종교나 아이돌 팬클럽 회원활동 하는거 마냥 우와 우리 ㅇㅇㅇ님 국회의원 만들어야지! 우리 ㅁㅁㅁ님 대통령 만들어야지! 이런식으로 할거면 정신 차리세요. 정치에 관심은 가지는데 능력이 없어 나라 말아먹는 왕을 우리는 암군이라 부릅니다. 어렵지 않아요. 상식선에서만 생각해도 답이 나옵니다. 국회의원, 대통령 하나 잘 뽑아놓고 관심 꺼버린다고 나라 제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절대로 안 그렇습니다. 선거가 정치의 전부나 끝이 아니에요. 선거는 정치의 가장 첫 걸음, 첫 단추이자 기본기에 불과해요. 이후로는 계속 내가 뽑은 정치인이랑 싸워야 합니다. 일 잘하나, 비리는 안 저지르나 감시하고 내 요구를 관철 시키기 위해 대화하고 토론하고 싸우고, 내 말 안 듣고 귀 막으면 너 이시키 죽어볼래 혼도 내고 나랑 뜻 맞는 이들 모아 집회 시위 단체활동도 하고 때론 상대쪽 정치인에 힘 실어줘서 견제도 시키고 주권자로서 정치 잘 굴리기 위해 나 스스로 신념과 정책과 전략을 가지고 그 대변인으로서의 직업정치인들을 장기말로 부릴 생각을 해야지 "우리 ㅇㅇㅇ님이 다 해주실거야!", "선거에서 우리 ㅁㅁㅁ님만 당선시켜 놓으면 그 분이 다 알아서 잘 할거야!" 이런 맹신을 하는 짓은 주권자의 주권을 포기하는거랑 다를게 없는 짓입니다. 박근혜건 안철수건 문재인이건 누구를 지지하건 겨우 저딴 마인드로 지지를 하는 거면 그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문제가 아닙니다. 글러먹은 겁니다.
내가 정치의 주체가 되세요. 선거에서 어느 직업정치인, 밥먹고 정치만 하는 정치가 직업인 정치인들을 뽑을까 하는 문제는 내가 생각하는 정치를 펼치기 위해 적절한 장기말을 고르는 선택일 뿐 그게 정치의 전부가 절대로 아닙니다. 내맘에 100% 쏙 드는 장기말 같은 건 없어요. 장기말 보세요. 어떤건 이렇게만 움직이고 어떤건 저렇게만 움직입니다. 그런걸 다 잘 조합하고 이용해 내가 원하는 승리로 나가는 거지 한턴에 그냥 승리를 가져와 버리는 전지전능 만능 투명드래곤 장기말 같은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뭔가 하나씩 부족하고 마음에 안들고 한계를 가졌고 내 생각과 다른 정치인들을 전략적으로 고르고 골라 때론 협력하고 때론 동맹을 맺고 때론 싸우고 때론 버리기도 하며 내가 원하는 내 정치를 해야 하는거지 마상차포 혹은 졸 장기말 하나 골라놓고 이 말 하나면 모든게 다 잘될거야 이 말 하나로 내가 무조건 승리할 수 있을거야 믿는 그런 아둔한 행동은 종교 광신이지 주권자로서의 정치행위가 절대로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