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48
2017-04-23 16:45:40
12
전에도 말했지만 기업 임원진이나 정부 고위직에서의 성비율 불평등은 여성의 출산/육아로 인한 사회 경력 단절에서 기인합니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출산/육아로 인해 사회경력이 단절되니 남성과의 평등한 진급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법이죠.
이를 해결하겠다고 임원진, 정부 고위직을 무차별적으로 성비율 똑같이 맞춰버리는 건 올바른 해결책이 절대로 아닙니다. 출산/육아를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높은 부담 비율을 떠넘기는 현 시스템에서 그런 무차별 결과 평등 정책을 시행하면, 임원진이나 고위직 까지 갈만한 경력을 쌓은 여성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경력 부족 여성들도 빈자리 채우기 용으로 임원을 시킬 수 밖에 없으니 해당 기업이나 정부부처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경력과 실력을 충실히 쌓았으나 자리 부족으로 인해 경력 한참 모자란 여성에게 임원 자리 빼앗기는 남성들의 역차별 문제는 두번 말할 것도 없이 심각한 문제구요.
현재 임원/고위직급의 성 불평등 문제는 출산/육아를 여성에게만 과중하게 떠맡긴 시스템의 잘못이지, 그 시스템 안에서 그냥 열심히 일해왔을 뿐인 남성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원인이 된 시스템을 고칠 생각은 안하고 애먼 남성들에게서 자리를 빼앗아 여성에게 양보시키라는 요구만 하면 그거야 말로 불평등을 조장하는 폭압이죠.
제가 제안하는 솔루션은 이러합니다. 출산/육아 휴직을 보장하되, 딱 동일한 만큼을 기혼 남성에게도 제공해야만 하도록 의무화시키십시오. 이렇게 해서 출산과 육아 부담을 남녀 동일하게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기업들로 하여금 '여성은 결혼하고 나면 출산/육아 휴직하며 업무 공백 생길게 뻔하니 일 시키기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지우게 만듭니다. 이는 남녀간 취업 시 기업이 특정 성별을 더 선호할 이유를 없애주며, 출산/육아 휴직을 더이상 눈치 볼 필요가 없어지니 눈치보거나 등떠밀려 퇴사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여성만 업무공백을 떠안을 필요도 없고, 눈치보여 퇴사할 이유도 없어지죠. 이렇게 되면 진급과 임금인상, 더 나아가 임원진 진입에 대한 남녀간 기회의 평등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기회의 평등 아래 여자건 남자건 순수 실력으로 경쟁해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끔 해야 진정한 성평등이지 무차별적으로 임원진 성비율 조절 강제한다고 해결될 문제 절대 아닙니다.
기업들의 출산/육아 휴직을 넉넉한+현실적인 수준에서 법으로 못 박아 철저하게 지키게끔 하고, 남자에게도 똑같이 동일한 출산/육아 휴직을 의무적으로 가지게끔 강제하십시오. 그래야 진정 성평등이 이뤄집니다.
국방 의무 문제 꺼내면 출산/육아 문제로 대답하는 여성주의자들 있던데, 두 문제는 각각의 사안에 대해 성불평등이 존재하는 전혀 다른 개별 사안입니다. 출산육아 문제는, 출산 육아의 부담(과 그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를 남성에게도 동일하게 지우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하며 국방의 의무 문제 역시 그것을 여성에게도 어떤 형태로건 공평하게 짊어지게 만드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함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