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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17: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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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로 인한 여성의 업무공백과 경력단절, 이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 청년세대가 나이 들어 기업 임원진이나 정부 고위직을 차지할 몇십년 뒤에는 고위직급 성비 불균형 문제가 해결될 겁니다.
근데 이런 근본 원인에 대한 적절한 처치와 그로 인한 장기적이고 건전한 치유-회복 효과에 불만을 가지는 마음 조급한 이들이 있어요. 이들은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원인해결 같은건 관심없고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떡고물만 내놓으라 성화죠. 그래서 성불평등이라는 무겁고 중대한 문제를 근본부터 해결할 생각은 집어치우고 당장 눈앞의 즉발적이고 부작용 가득한 마약 진통제같은 처방들에 집착합니다.
왜냐하면, 근본 원인 해결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렇게 해결해봤자 그 열매는 자신들이 아닌 다음세대, 즉 지금의 20-30 청년세대가 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들의 정체는 기성세대 중에서 성불평등을 체감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다음 세대를 위한 장기적이고 올바른 해결책 따위보다 어쨌든 지금 당장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단기적인 해결책, 눈 앞에 보이는 떡고물을 내놓으라 바득바득 요구합니다. 그게 어떤 부작용을 낳건 그건 상관없어요. 그냥 자신들이 당한 불평등의 결과를 지금 당장 자기한테 바꿔놓으라 악을 쓰는겁니다. 사실 그러한 성불평등은 사회 경력이 누적될 수록 점점 커지는 것이기에 사회에 발 들여놓은지 얼마 안되는 20-30대에겐 그들이 겪는 만큼 큰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가 더 시급한 일이죠.(또한 여전히 사회 시스템이 여성에게 육아책임을 떠넘기고 남성에게 가족부양의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짜여져 있음에도 경제파탄과 물가 상승으로 맞벌이 아니면 육아/교육이 불가능해진 구조적 모순이 지금 청년층에게 가장 커다란 벽으로 다가오는 문젭니다)
그래서 기성세대 중에서 성불평등을 겪는 여성 기득권층, 2등 기득권층은 젊은 세대 여성들을 선동하고 꼬드깁니다. 봐라 니들 열심히 해봤자 유리천장 아래 막힌다! 하고요. 유리천장은 개뿔 남자고 여자고 밑바닥 중의 밑바닥 시궁창을 기고 있는데 유리천장이 너희의 가능성을 (언젠가 먼훗날에는 아마도?) 막을 것이다! 겁주며 남성들에 맞서 싸워 유리천장을 깨부수라 부추기죠. 그렇게 유리천장이 깨지면? 그럼 그 천장에 막혀있던 여성 기득권층은 그 이익을 누립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청년들과 함께 시궁창을 뒹굴던 여청년 세대는 천장이 있던 높이 근처까지도 못 가보는 신세겠죠.
기득권 여성들이 그들이야말로 성불평등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것은 사실이기에 그런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말은 아닙니다만은, 그거 해소하고 자기 이익을 챙기겠다고 청년세대를 속여 그들의 미래까지 강탈해먹겠다는 짓이 정당화 되지는 않지요.
여성할당제 따위 엉터리 대처법은 당장 여성기득권층에게는 유리하게 돌아갈지 모르나 그 엄청난 부작용은 훗날 미래세대에게 큰 짐으로 떠넘겨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