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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8 06: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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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와 메갈의 공통점
그들의 주장 중 30%정도는 아무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며 70%정도의 주장들은 그 근거를 나머지 30%에 두고 있죠... 뭐 이건 농담이긴 합니다만,
물론 정보의 비판적 수용보단 빠르게 새로운 정보 수신에만 더 열중하게 되는 인터넷 커뮤니티 특성상 일정 이상 사람이 모인 인터넷 커뮤에선 어느정도 다 이런 성향이 생기긴 하지만 일베 여시 메갈 같이 극단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은 자기 외 집단을 모조리 적대시하며 자기 집단 내부에서 부둥부둥 서로 물고 빨고 핥고 하는 것에만 치중하다보니 왜곡된 정보를 만들고 그걸 또 자기들끼리 돌리고 돌리며 거기 반대되는 외부 정보는 일단 무조건 배척하고 봅니다. 요즘은 트위터리안들 사이에도 이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더군요.
보통의 커뮤니티에선 누군가 의도적으로건 실수로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면 그게 많은 이들에게 퍼지고 공감을 얻어 이슈가 되고 때론 반론이나 의문을 폭력적으로 눌러버리는 병크까지 터뜨리더라도, 누군가가 외부 정보를 가지고 와서 꾸준히 반론을 제기하다보면 어느순간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이 수두룩합니다. 디워나 황우석, 한때 여러 커뮤니티에 득세했던 타진요 같은 논란들이 처음엔 어느정도 공감을 얻어 세를 불리다가 나중에 극적 반전을 이룬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걸 이리저리 휘둘린다, 이쪽 저쪽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고나 일으킨다며 조소하기도 합니다만(오유도 그런식의 비아냥을 많이 듣고 있죠) 비록 그 과정에서 수많은 병림픽과 그로인해 상처받는 이들이 발생을 한다고는 해도 이런식의 거친 정-반-합의 과정이 커뮤니티 전체를 꾸준히 환기시키고 자정시키는 겁니다.
사실 수십 수백만명의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모두 비판적 정보 수용 능력이 뛰어날 수는 없는 법이고, 그런 능력이 뛰어난 이들조차 가끔은 실수를 하고 마는데 보통의 사람들은 더 자주 더 심하게 실수를 저지르죠. 그래서 어쩔수 없이 계속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이런식의 커다란 사건사고 병림픽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이런 '길을 잘못 들어 한바탕 소동 후 되돌아오는'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커뮤니티들에 있습니다. 사람이 모여드는 커뮤니티는 특성상 언제고 반드시 엉뚱한 길로 빠져들 수 밖에 없어요. 그걸 누군가가 외부 정보를 가져와 반론을 제기하고, 꾸준히 이게 맞느냐 저게 맞느냐 토론과 싸움과 난장판이 벌어지는 끝에 때론 그 길 그대로 가고 때론 되돌아 다른 길로 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인데, 이게 일어나지 않는 커뮤니티는 폐쇄적으로 자기들 내부 주장만 반복적으로 열심히 돌려가며 물고 빨고 할 뿐 외부 정보 수용+토론 과정을 배척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본문처럼 저런 어이가 승천하는 주장을 대충 저질러놓고 그 근거가 뭐냐 물으면 버럭 화를 내거나(근거가 자기 머릿속에만 있음) 어디어디서 봤는데 찾질 못하겠다거나(근거가 자기네 커뮤니티 안에서 지들끼리 아무말대잔치하며 만든 것임) 저런 꼴이 나는거죠.
가끔 오유더러 폐쇄적이네 편향적이네 어쩌네 하는데, 오유 별명이 콜로세움입니다. 어느정도 특정 정치 성향쪽으로 기울어 있긴 합니다만 그 안에서 맨날 싸워요. 이게 맞네 저게 맞네 치고받고 싸우다가 어떨땐 이런 주장이 득세해서 반론들을 짓밟아버리다가 나중엔 반대 의견이 득세해 원주장을 밟아버린다거나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가는 일도 잦죠. 하지만 이건 오유뿐 아니라 보통의 커뮤에선 다들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인터넷 커뮤가 한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이란 걸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 과정이 좀 더 생산적이고 상호존중을 바탕에 깔고 건전한 토론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일 뿐, 다소 거칠더라도 이런 정-반-합의 토론 과정은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죠. 메갈 일베 트짹이들은 이걸 안하니 저런 꼴이 된다고 봅니다. 갈라파고스마냥 그 안에 갇혀 거기서만 자기들끼리 엉터리 정보를 주고 받고 외부 정보 수용과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토론/싸움 논란을 무조건 배제만 해버리니 기괴하고 희안한 별나라 논리 안드로메다 주장이 판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