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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06: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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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디자이너나 평론가, 혹은 아예 그 업계랑 관련 없는 일반인도 유명한 디자이너 작품을 비평하고 개개인의 호불호를 표할 자격은 당연히 있습니다.
'남들은 좋다고 하는데 내 취향은 아니라서 난 잘 모르겠다' 이건 아무 문제 없는 개인 취향 의견 개진이죠.
'이쁘긴 한데 내 개인 생각으론 이런 부분이 좀 아쉬운거 같다' 뭐 이런 정도의 비평도 남들에게 공감을 받을 만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취향을 이야기 하는 것이면 남의 취향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고, 내 개인 취향에 맞지 않다 하더라도 다른 다수의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이라면 자기 취향만을 잣대로 그 디자인을 폄하하는 짓을 저지르는 짓을 하면 안됩니다. 그건 그 디자인에 만족해 하는 다른이들의 취향을 완전 개무시하는 짓거리가 되니까요.
또, 남의 디자인에 대해 본인이 비평을 하면서 '누군가의 디자인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거 아님? 당연히 비평 받을 수 있는거지'를 주장하려면 '비평' 그 자체도 타인에게 또다른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별도의 컨텐츠 생산활동이란 걸 망각해선 안되는 겁니다. 자기가 남의 컨텐츠를 비평할 자격이 있다면, 똑같은 이유로 자기 비평을 읽은 이들도 자기 비평에 대한 공감여부 표시와 비평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죠. 비평에 최소한의 예의가 꼭 필요한 이유가 이겁니다. 남에게 자기 비평이 무조건 공감만 받으란 법은 절대 없거든요. 기본적인 예의조차 안 지키고 비평이랍시고 글을 적으면, 자기 비평에 모든 사람이 무조건 공감해야 한다는 오만과 망상에 다름 아닙니다.
자신이 다른 누구(와 그의 컨텐츠)에 비평을 한다면 그 비평 자체도 타인의 비평이 가능한 컨텐츠가 되는 겁니다. 누군가의 공감을 받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전혀 공감 못하는 엉터리 비평으로 읽힐 수도 있죠. 여기에서 기본적인 배려와 예의가 있는 비평이라면 마찬가지로 그 비평에 대한 타인의 비평에도 기본 예의와 배려가 들어가 있겠지만, 남에게 싸가지 없는 비평을 날렸다면 본인의 비평에 대해서도 누군가 마찬가지로 싸가지 없는 반론이 돌아올 수 있는거에요.
저 사람의 문제는 본인 취향이 절대 진리인양 니어 게임 디자이너와 그의 결과물에 만족하는 다수의 대중들 취향을 개무시하는 오류를 범해놓고, 남들에게 그닥 공감도 받지 못할 비평을 올리면서 남들을 은근 무시하는 말투를 드러냈으며, 그래놓고 정작 자기의 비평에 공감 못하는 이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반론을 제기하니 '나는 뭐 내 개인적 비평도 못하나 니들이 내 말을 못 알아 먹은거 뿐이지' 내로남불 노답 반응을 보이고 있단거죠.
남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이의 취향은 존중될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