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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6 12:41:02
11/15
맞는 말이에요.. 북한은 우리랑 전쟁을 했고, 우리랑 휴전을 했습니다.
만약 다시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 전쟁에는 우리가 안 말려들 수 없을테구요.
하지만 재미난건 북한이 전쟁이란 자살/공멸의 극단적인 수단을 택할 위험수위는 우리가 아니라 미국 손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의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는 것도 미국이고, 북한이 욕을 하면서도 제일 신경쓰고 눈치보는 국가 또한 미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스스로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 이상 대북정책을 강경하게 하든 온건하게 하든 기실 북한 자신은 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가 보내주는 쌀,비료도 유용하긴 하겠지만 북한입장에선 그런 일회성 도움보다 경제파탄의 근본 원인인 미국의 경제제재를 푸는 일이 더 큰 관심사일 겁니다.
우리의 주적은 당연히 북한이지만 북한의 주적은 미국인거죠.(물론 옵션으로 한국도 딸려있습니다. 전쟁나면 정작 박살나는건 미국땅이 아닌 한국땅이죠.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남한 침공이 아닌 미국에 대한 불만일 겁니다)
사실상 북한이 대한민국을 침공해 지배하는 것은 아무 매리트가 없습니다. 경제문제를 못이겨 침공한다고 해봐야 전쟁에 이기더라도 목적은 이룰수가 없는걸요. 남한은 이미 초토화되었을테고 북한땅도 무사하지는 못할테죠. 결과적으로 북한은 땅만 넓어졌을뿐 가난은 그대로이거나 더 심해질 겁니다. 게다가 기회를 기다리고 있던 강대국들이 신나서 뛰어들겠죠. 제국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이 다시한번 한반도를 지배하려고 들어올테고, 동아시아에 식민지 하나 만들어둘 황금같은 기회를 미국이 놓칠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다시한번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도 가만있지 않을테죠. 무엇보다 이런 강국들의 설레발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한다..란 허울좋은 명분이 생긴 중화인민공화국께서 가만히 계시겠습니까? 전쟁으로 국력이 바닥난 통일북한은 순식간에 중국이든 일본이든 미국이든 러시아든 강대국의 영토로 편입될테죠. 어쩌면 그네들끼리 2차 러일전쟁이네 2차 중일전쟁이네 일으키거나 혹은 최강대국 미국과 중국 러시아끼리 제3차대전이라도 일으킬지 모르죠. 뭐, 그거야 이미 순서대로 주권을 잃은 남북한에겐 딴나라 얘기고, 어쨌든 2차 한국전쟁은 그 순간 이미 남북 양국의 공멸을 의미합니다. 남한 입장에서야 아쉬울게 없으니 그런 '자살행위'를 할 리 없을테고, 한다고 치면 역시 북한이 일으키겠지만 북한이라 해도 손쉽게 자기 목숨을 내버리지는 않을겁니다.
북핵문제가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아넣는 사태인것은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북한침공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북한 입장에서도 핵을 남한에다 날릴 일은 없지만 타국의 간섭을 벗어날 비장의 카드가 생겼다는 점에서 독자적 남침을 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는 애석하게도 우리손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으름장을 놓든, 달래고 구슬리든 북한은 관심없습니다. 미국의 경제재제만 관심있을 뿐이죠. 물론 미국이 무조건 북한 말을 들어줘야하는 건 아닙니다. 풀어준다고해서 북한이 뒷구멍으로 핵개발을 계속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마약/위폐/무기밀매따위의 삽질을 그만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서로 믿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밀고 당기고 대화하다보면 조금씩 믿음이 생기겠죠. 그런점에서 이번 북미회담결과가 기대되는군요.
뭐, 주저리주저리 썼지만 결론은 북한이 우리나라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는 하나 실상 우리가 그 건에 대해 할 수 있는건 전혀 없다..란 겁니다. 아.. 하나 있기는 합니다. 다른 정책에서의 실패를 대북정책으로 매꾸려드는 여당이나, 있지도 않은(혹은 항상 존재해왔던) 안보위협을 새삼스레 떠들어대며 여론을 호도하는 야당 정치꾼들의 설레발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