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
2007-10-14 16:28:10
10
카가// 저랑 반대 생각이시긴 하지만 카가님 의견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에 묻혔길래 추천 한표 던져서 살렸습니다 ㅠㅠ/)
확실히 대기업들이 해외 거대자본이 한국 경제를 점령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자유주의를 표방하며 몇몇 경제 대국이 약소국을 경제적 속국으로 삼키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신-야만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한국같은 (내수시장만으로 먹고 살수 없는) 약소국이 자국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보호보다 시장경제에 입각한 자율적인 방어가 더 옳은 선택이라는데에도 동의하구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 중소기업 중심 발전은 단순히 공산주의 식으로 큰 기업을 박살내고 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한국 대기업들은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않고 중소기업을 부려먹으며 안주한 덕분에 도덕성도 떨어져있고 국제 경쟁력도 형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수 대기업들끼리 담합과 뒷거래로 시장을 장악해버리니 개발과 발전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죠.
게다가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중소기업일 수는 없습니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기존 대기업들을 위협하며 언제든 새로운 강자, 새로운 대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어야 대기업도 살고 중소기업도 활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IT쪽의 분위기를 말씀드리자면, 뛰어난 아이디어로 정말 괜찮은 서비스를 하나 만들면 시기 봐서 대기업한테 팔아버리는게 이득이랍니다. 내 기술력 지키겠다, 인정해달라 조금만 고집부리면 대기업들이 엄청난 돈 퍼부어서 똑같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군요. 결국 고집부려봤자 본전도 못건지고 기술력을 고스란히 빼앗기는 꼴입니다.
대기업도 기업입니다. 그것도 카가님 말씀처럼, 저도 동의한 것처럼 한국 경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러나 그러기에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항상 힘겨운 경쟁에 뛰어들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언제나 방만하기 그지없는 경영을 해대다가 자신이 자초한 위기가 다가오면 '나라를 위해선 우리가 살아야한다'운운하는 추한 꼴 보이지 말고 말이죠.
자동차산업에서 내수용과 수출용의 차이는 명확한 기사를 찾기는 힘들지만 대략 급하게 찾아본 몇개의 링크를 올려보겠습니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35772
현대자동차의 수출용과 내수용의 서비스 차이에 대한 다음 블로거뉴스입니다.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view.asp?page=1&gCode=eco&arcid=0920436773&cp=nv
내수/수출용 간의 가격차에 관한 뉴스이구요.
http://sports.chosun.com/news/ntype2.htm?ut=1&name=/news/life/200705/20070503/75c27009.htm
이것두요..(조선에서 조차 뭐라 하는군요..)
기사를 찾아본 결과, 내수용과 수출용의 차이는 크게 '가격차이' '서비스차이' '몇몇 부품의 차이' '옵션의 차이'로 나뉘는 군요. 부품의 차이에 대해서는 가장 말이 많은 부분이 차체 강판의 종류에 관한 부분이구요. 수출용 차량에 사용되는 아연도금강판은 기스가 나도 부식이 잘 되지 않는 고급 강판입니다. 내수용 차량은 잘 아시겠지만 살짝만 기스나도 녹슬 위험이 높은 일반 강판이죠. 현대차 측에서 밝힌 이에 대한 이유로는 수출시에 오랫동안 배위에서 바닷바람을 맞아야하기에 어쩔수 없다..는 이유를 말했습니다. 가격차이에 대해서는 위의 기사들에서 보시는대로이구요, 옵션의 차이는 수출용이 내수용보다 옵션이 조금 부실하다고 합니다. 해당국가의 법률상 강제적으로 달아야하는 옵션 이외에는 한국 내수용보다 약간 그 급이 낮춰진다는군요. 서비스 차이는 기사에서 보시면 알 수 있듯이 너무나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내수용 차량의 서비스가 수출용 차량에 대한 서비스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지요.
혹자는 내수용 차량의 비싼가격이 세금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한국차들이 수출되는 강대국들과 한국의 경제규모 차이만 봐도 심하게는 50%이상 차이나는 가격이 세금때문만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강판문제는 현대차의 변명을 믿어준다고 할지라도, 서비스 문제에 있어서는 각 나라별 실정이나 표준 차이 등과는 전혀 무관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나라에선 이정도 서비스를 안해주면 사람들이 안산다, 이정도 서비스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라 어쩔수 없다...지만 국내에선 이정도 서비스 안해줘도 잘 사더라..는 소리일 뿐이죠. 이정도 서비스 안해줘도 잘 사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현대차의 막강한 시장점유율, 그리고 몇안되는 국내브랜드 자동차를 제외하곤 선택할 수 없는 현실(외제차를 사는건 가격과 유지비면에서 웬만한 돈으로는 엄두를 못내죠).. 독점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배짱부리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수출용과 내수용의 옵션차이라고 말들 하지만 사실 국내 소비자는 옵션을 선택할 방법이 없죠. 필요없는 옵션일지라도 무조건 끼워 팔아버리기에 소비자는 그만큼 원치않는 소비를 해야만 하는 겁니다.
적자를 내수시장에서 채운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기사를 본지가 오래된지라 찾아내기가 힘들군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출에서 큰 적자를 본다는 뜻보다, 해외에서 한국차가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는 이미지가 우리가 단순히 뉴스에서 접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과, 해외에선 가격경쟁으로 '값싼 자동차' 이미지로 살아남으면서 국내에선 폭리를 취하고 있는 현실, 그러면서 수출의 역군으로 나라를 먹여살리는 기업쯤으로 광고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한 기사였습니다.
부품에 있어서는 카가님 말씀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R&D에 더 유리한게 사실 일겁니다. 하지만, 경쟁상대가 없으면 R&D가 성공했는지 아닌지조차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자동차 한대의 전체적인 부분을 본다면 물론 완성품을 찍어내는 대기업의 기술력이 더 좋겠지만 각 부품별 기술력으로 따진다면 해당 부품만을 전문적으로 만들던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꼭 더 뒤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들겁니다. 지금의 대기업들은 연구개발에 투자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게 어떤 목적으로 어떤 결과를 위해 이루어졌고 또 그 성과는 얼마나 거두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검증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자신들이 직접 찍어낸 자화자찬식 칭찬 외에 시장경제에 의한 검증은 전혀 거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분배와 개혁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지금 한국 경제는 분배와 개혁이야말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이 6~70년대와 같이 전체적인 파이 크기가 너무 작았던 시절이라면 저도 어느정도의 강제동원식 경제성장을 찬성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그런 방법으로 파이를 키우기엔 한계에 다다른 시점이라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의 개혁과 분배는, 단순히 이만큼 이뤄놨으니 이제 샴페인도 좀 터뜨려보자는 의미가 아니라, 대기업들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들도 언제든 성공해 국제적 대형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포스트FTA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원력'의 의미란 겁니다. 동시에 지금 이것을 고치지 못하면 제 2의 IMF 등 한국경제에 다시금 큰 위기가 돌아올수 있다는 '생존을 위한 위기의식'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전 굳이 유럽식, 일본식을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한국 경제가 일본 경제모델과 닮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고도성장기를 거쳐 버블경제가 무너져버렸던 일본의 과거마저 그대로 따라가고 있죠. 일본경제가 장기불황으로 돌아선 결정적 이유는 물론 부동산 거품이 꺼진 원인이었지만, 그시절 일본도 지금 한국의 아버지들이 느꼈던 좌절을 똑같이 느꼈다고 알고 있습니다. 죽어라 회사와 나라를 위해 일했더니 어느순간 "필요없어!"라며 내쫓기는 신세가 되는 것 말이죠. 다만 한국이 일본과 다른 점은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가고 회사가 엉뚱한 곳으로 가면 그저 가만히 참아주지는 않는다는 거죠. 단점이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한 이런 점 덕분에 한국사람들은 이런 점에 대해 맹렬히 저항하고 토론을 벌입니다. 그러기에 현재의 한국이 과거 일본이 빠졌던 늪에 똑같이 빠질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제는 일본식 경제모델이다, 유럽식 경제모델이다 따지기 보다 경제대국들의 여러 모델의 장점들을 고루 수용한 우리식 경제모델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