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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8 07: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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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반대// 전 오히려 그러기에 사회전반적인 시스템이 통째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동학대의 큰 비율을 차지하는게 바로 '아동방치'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것이 그저 돈 벌어 비싼 학원 보내고 그래서 명문대학 보내고 판검사 의사 변호사 시켜 돈잘벌게 만들면 끝이라고들 생각하죠.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아이들은 서로서로 어울려 놀며 사회성을 기릅니다. 친구들간에 때론 싸우고 때론 어울려 친하게 놀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해야하는 일과 해선 안될일들을 배우죠. 하지만 우리네 교육제도는 아이들에게 그럴 기회를 박탈합니다. 친구들은 모두 내가 짓밟고 올라서야할 경쟁자일 뿐이라 가르치죠. 그리고 그것을 위해 아이의 방과후 시간은 모두 사교육으로만 채워집니다. 사회성을 기르고, 그로 인해 올바른 한명의 '사회적인간'을 만들기 이전에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경쟁자이자, 물리쳐야할 적으로 인식하도록 내몰고 있는 것이죠. 이 아이들에게 학우들은 그저 내가 먼저 치지 않으면 언젠가 나를 밟고 올라설 잠재적 적군에 불과합니다. 무리를 지어 소심하거나 몸과 마음이 약한 아이들을 단체로 학대하는 비상식적 공격성은 학우를 '동료'가 아닌 '적'으로 보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비정상적 사교육이 아이들에게서 빼앗는 것은 비단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뿐만이 아닙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아이의 인성발달에는 가정교육이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은 사랑받아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랑하죠. 우리나라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이구요. 하지만 그 표현법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상 부모로써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엄청난 돈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복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선 정부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비율이 매우 적습니다. 아니, 최근 몇년간은 오히려 그 반대 성향으로 치닫는 꼴 까지 보고 있는게 현실이죠. 망국적 학벌엘리트주의 덕분에 대학 안나오면 취업하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대학에 갈때까지 어마어마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만 합니다. 거기에 더해 대학에 입학을 하면 수천만원의 등록금까지 위에 얹어지게 되죠. 여기에 아이들을 키우기 위한 집값, 생활비 등등을 더하면 자신의 노후까지 모두 버리며 돈을 벌어도 시간이 모자랄 수 밖에 없습니다.(게다가 우리나라의 이 척박한 노동현실을 따지자면 같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일에 투자되는 시간이 선진국들에 비해 월등히 길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부모님들은 가정교육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곤 어쩔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들을 사교육에 내맡기게 될 수 밖에 없죠. 이에 대한 부작용은 정말로 끔찍합니다. 우리네 아이들은 나이만 먹고 덩치만 커질 뿐 인성은 전혀 발달하지 못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도, 남을 사랑하는 법도, 남에게 사랑받는 법도 배우지 못한채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미성숙아로 자라나게 되죠.
차라리 저런식으로 아예 확 엇나간 아이들은 그저 표면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진짜 무서운건 말이죠, 그나마 이런 지옥같은 환경에서도 꿋꿋이 잘 버티며 올바르게 자라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자기 가정을 꾸린 뒤의 일이랍니다. 나는 부모세대와 다르게 살겠다,라는 의지를 지키며 어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내 가정을 꾸리고 내 자식들이 태어나 자라는 것을 보면서 그 아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할 줄도 아는 거죠. 아버지 손 잡고 영화관을 다니고, 소풍을 다니고...그런것을 해본적 없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자기 자식에게 그런것들을 쉽게 해줄 수 있을까요? 자식을 사랑하지만 사랑에 대한 표현법을 몰라 헤매이다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또 다 자라나고... 그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모든게 부모들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부모님들도 피해자일 뿐이죠. 이 견고한 악순환의 고리는 단 몇세대만에 심각하게 발전했지만 이걸 해결하는데엔 얼마만큼의 시간이 들지 상상도 할 수 없을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각 가정, 각 부모자식들 개개별의 노력으로 자정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근본적인 시스템이 바뀌어야죠. 주5일제가 어느정도 정착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비정상적으로 긴게 사실이죠.
여가시간이 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단순히 나태한 한량들의 투정은 절대 아닙니다. 여가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것이고, 이는 곧 아이들의 가정교육 수준과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특히나 부모와 자식이 쉬는날 한 집안에 있어도 서로 함께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몰라 헤매이는 우리나라 현실에선 일단 부모와 자식간 함께할 수 있는 놀이문화 개발을 하기 위한 최우선 선결과제가 제대로된 여가시간을 보장해주는 문제입니다.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휴가쓰면 눈치봐야 하는 분위기, 칼퇴하다간 명퇴 앞당기는 분위기의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해결되지 않을 문제란 겁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망할 학벌엘리트 주의가 없어져야 합니다. 직업에 귀천을 두고, 돈 잘버는 직업이 되기 위해 무조건 명문대를 나와야 한다는 대학중심의 학벌주의가 타파되지 않는 이상, 거대한 사교육 지옥 속에서 아이들의 인성은 파괴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돌아볼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아이들을 학원에 빼앗겨야만 하고, 또 그러기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돈을 벌어와야만 하니까요. 게다가 아이들은 경쟁지상주의에 빠져 '경쟁의 영역'으로 생각해선 절대로 안될 부분까지도 경쟁의 논리로만 생각하는 비인간적 인간이 되어갑니다. '약자는 버리고 밟고 올라서야할 대상'으로만 가르치고 배워온 아이들이, '늙고 병약해진 자기 부모'에게서 재산을 빼앗고 내쫓는 행동을 보이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직업인 의사가 된 아이들이, 사람의 생명보다 몇푼 돈 버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끔찍한 모습들 말이지요..
이런 해결책들은 사실 개개인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나만 잘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니까요. 내가 내 아이의 학원을 끊어버리고 도덕과 윤리와 철학을 가르치고 여행을 다니고 한다고 해서 이 사회의 학벌주의 구조는 변하지 않습니다. 옆집 부모들은 그것에 맞춰 여전히 아이들을 사교육 전쟁터에 내몰고 있으니까요. 현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내 아이를 올바르게 키운 것 뿐인데 내 아이가 자라나 치러야 할 부당한 대가가 어떤것인지 눈에 선하니까요.
여가시간 문제 역시 기업들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정당한 근무여건을 갖춘다 해도 경쟁사들도 그러란 법은 없으니까요. 나는 정당하게 운영하는 것 뿐인데, 부당하게 운영하는 경쟁사들보다 부당한 피해를 입어야 할테니까요.
결국 이런것들은 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한 전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사교육을 잡고 학벌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정부의 정책이며 이 땅의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과 자기 가정을 돌아볼 여가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정부의 정책입니다. 이런 시스템 자체를 뜯어고칠 생각없이 오직 우리집 내 자식만 시스템 안에서 남을 짓밟고 최고의 자리로 올라가길 바라는 이기심으로는 절대 고쳐질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학벌주의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내 자식만 좋은 학군, 좋은 학원 나와 좋은 대학 들어갔다가 좋은 직장 얻어서 '남보다 위에' 설 수 있으면 되는거지...하는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삐뚤어진 자식사랑이 결국, 부모보다 돈이 더 우선인 세태로 나타나는 것이죠...
난반대 님의 말씀이 틀린건 절대 아니지만, 아니 그게 우리의 현실이긴 하지만... 그리고 그걸 개개인의 힘으로 절대 바꿀수 없는 문제란 것도 동의하지만, 우리에겐 그 시스템을 뜯어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마지막 수단이 하나 남아있습니다. 투표용지 말이죠. 우리 아이들의 인성이 걱정된다면, 그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걱정된다면 아이들에게 뉴타운으로 뛰어오른 땅값 몇푼을 쥐어주는게 중요할지 아니면, 타인을 사랑할줄 알고 타인에게 사랑받을 줄도 알고 내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할 수 있는 한명의 인격체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닦는게 중요할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표를 던져야 할 겁니다..
저런 엇나간 아이들,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 아이들은 우리 사회 전체가,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괴물들입니다. 우리 모두가, 한창 해맑게 자라나야 할 아이들을 저런 괴물로 만들어 버린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죠... 모두 투표 잘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