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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16: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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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물어볼께.
그럼 니가 생각하는 '성공'은 뭔데? '성공하는 인생'은 또 뭐고? '꿈'은 뭐라고 생각해? '사랑'이란건 해본적 있어? 남녀간의 에로스 말고 가족간의 유대감은? 아니 뭐 말하는 품새 보자니 넌 남녀간 사랑도 제대로 못해본 것 같아 보이지만 말이지.
사람들이 꿈을 쫓는게 힘든 인생 잊어보고자 자기 최면 거는거라고 생각해? 웃기지마.
꿈이란 먹고 사는 문제랑 별개로 자기가 그냥, 아무 이유없이 꼭 이루고 싶어하는 거야.
그것과 밥벌이라는 현실과의 사이에 갭이 생기면 어느것을 선택할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고, 마침 운좋게 그것과 밥벌이가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면야 즐겁게 꿈도 쫓고 돈도 버는 인생을 사는 것이고, 내 꿈이 무엇인지 아직 찾지 못했다면 그걸 찾아보려 노력하거나, 혹은 꿈이 없는 허무함 속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며 사는 거겠지.
내 보기에 너는 맨 마지막에 속하는 것 같다. 아직 니 꿈이 뭔지, 아니 꿈이란 거 자체가 뭔지도 모르고 인생 참 재미없다...라고 단정짓는 부류 말이야.
자신이 열심히 일해 뭔가의 목표를 달성하는 보람이 성공이 아니라면 그럼 뭐가 성공일까? 너처럼 돈많은 집 자손으로 태어나는게 성공이야? 뭐, 그것도 성공이라면 성공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 자체를 무시하고 나서겠다면 대체 뭐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네? 부잣집에 태어나지 못했으면 다 나가 죽으라고? 어쩌라고? 게다가 애당초 니가 하는 말마따나 성공이 '부잣집에 태어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는거야, 진짜?
돈이 있든 없든, 돈으로 되는 일이든 아니든, 내가 인생 살면서 이것만은 '꼭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가져보지도 못하다보니 '내가 하고픈 일을 위해 죽자사자 노력하는 보람'이란것도 경험해본 적이 없겠지. 그러니 이 모든 걸 그저 자기 최면이네 뭐네 폄하하며 헛소리하는 것일 뿐.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 돈 없어도 행복하다는 건 전부 자기 기만의 거짓말일 뿐이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거꾸로 물어볼께. 그래서 넌 돈 있으면 행복해? 니 말에 따르면 넌 인생 왜사는지도 모르겠고 사는게 재미가 없다는 걸로 봐서 행복하지 않잖아? 돈 많다고 자랑질하는 너도 행복하지 않고, 돈 없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자기 기만하는 거짓말쟁이고, 그럼 대체 행복은 어디 있는걸까?? 니 말에 따르자면 오히려 돈은 행복과 무관하다는 반증이 될 뿐이야. 거기에 더해 '돈 없으면 다 불행하다'는건 니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고.
돈으로 살 수 없는게 뭔지 알아? 돈 많다고 하룻밤새 만리장성을 허물고 다시 짓는게 가능할까? 뭐,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간들을 하루 용역 뛰게 할 만큼 돈이 많다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이론적으로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불가능한 소리란거 잘 알지? 사람 마음 얻는 것도 매한가지야. 니가 어떤 인생 살아오며 어떤 인생 타입들만 봐왔는지 모르겠지만 내 전화 주소록 백여개 조금 넘는 전화중에 일관계로 연락처 남은 사람은 별로 없어. 그건 따로 관리하는 탓도 있지만, 어쨌든 거기 있는 사람들은 나랑 어찌되었던 인연이 닿아 만나고, 만났고, 또 멀어져 연락 안하고 사는 사람도 있지. 하지만 난 그 사람들한테 돈을 펑펑 뿌린적도 없고, 뭐 하나 뜯어먹을거 없나 하고 빌붙었던 것도 아니고, 살면서 자연스레 만나고 멀어지며 나 나름의 정성을 다 했고 나에게 정성을 다 해줬던 사람들로 기억하고 있어. 남의 전화 주소록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쓸데없는 망상으로 말도 안되는 참견하지 말아줄래? 돈으로 그럼 꿈은 살 수 있나? 꿈을 위한 재능과 실력을 살 수는 있어? 뭐, 돈 많으니 피아노 치고 싶으면 레슨 받으면 되고 기타 치고 싶으면 레슨 받으면 되고, 뭐 그럴수는 있겠지. 근데 그게 전부라고 생각해? 진짜? 니 말 마따나 돈 없는 사람은 피아노를 치고 싶어도 피아노도 피아노 칠 곳도 없고 레슨도 못받으니 불행할지 모르겠지만 돈은 있는데 열정이 없는 사람 보다는 낫다고 보는데? 돈 없어도 피아노가 죽도록 치고 싶은 사람은 낮에 노가다 뛰어 레슨비 조금이라도 마련하려 들고 밤엔 동네 허름한 교회 찾아가 (니 표현대로) 굽신굽신해가며 조금씩이라도 연습해가고 종이에 건반 그려놓고 손가락에서 피가 나도록 연습을 해나갈 수 있지만, 돈은 많은데 열정이 없는 사람은 어떨까? 일주일에 한두 차례 레슨 받아놓고선 '아, 난 역시 돈이 많으니까 뭐든지간에 하고픈게 있으면 다 해버리면 되는 사람이야'하고 자위하겠지. 둘 중 어느쪽이 자기 기만이라고 생각들어?
니가 돈이 대체 얼마나 많길래 그런 소릴 하는건지 모르겠다만, 넌 돈이 뭔지도 사실 몰라. 돈이 어떤건지 얼마나 위험한건지도 전혀 몰라. 이미 '돈'이란 놈이 니 정신을 파먹고 있어서 꿈도 노력도 열정도 사랑도 뭔지 제대로 알아본 적도 없으면서 제멋대로 어줍잖은 경험과 지식으로 속단 내려놓고선 '아 인생 참 재미없네. 돈 많아서 뭐든 할수 있는 나도 이런데 돈도 없는 것들이 바둥바둥하고 사는 꼴 좀 보라지' 이따위 소리나 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니가 가진 돈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나도 가질만큼 가져봤었고(사실은 내가 아니라 내 조부님 돈이지만) 없어서 밥 쫄쫄 굶을만큼도 없어봤다. 하지만 그 많았던 재산 아쉽지도 않고 아깝지도 않아. 그거 훔쳐가며 우리 집안 박살내놓은 놈한테 다시 내놓으라고 싸우고 싶은 마음도 없고. 돌아가신 내 아버님께서, 내가 복수심에 물들어 평생 불행한 마음 품고 살까봐 철저하게 내가 하고픈 꿈을 찾아 쫓으라고 교육하셨고, 그 도둑놈의 피가 내 몸속에도 흐른다는거 알기에 나 또한 그렇게 될까봐 악한 생각 마음 속에 품지 말라고 유언으로 남기고 가셨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난 지금이 행복해. 그 재산, 내가 노력해서 버는 재산도 아니고 선대가 공짜로 물려준 재산 편하게 받아 먹고 살았으면 내가 어떤 인간이 됐을까, 자기 부모도 몰라보는 그 도둑놈 같은 삶을 살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이 글을 보자니 떠오르는 생각인데 너처럼 인생의 목적도 재미도 꿈도 친구도 사랑도 모르면서 알려고 드는 노력도 없이 방황하는 인생이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하자면 난 풍족했던 어린시절보다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고 즐거워. 내 어머니와 누나, 내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끼리 휴가 맞춰서 놀러다니고, 맛집 찾아다니고, 가끔은 티격태격하면서도 걱정하고 보살피고. 있어도 봤고, 없어도 본 내가 '돈'이란 놈을 더 잘 알까? 아니면 얼마나 많이 가졌다는지는 몰라도 그저 풍요속에 온실속 화초마냥 자란 니가 '돈'이란 놈을 더 잘 알까? 아직 돈이 뭔지도 모르는 주제에, 돈에 배신당해본 적도 없는 주제에 함부로 '돈없으면 불행하다'는 망발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네.
욕해서 미안하고, 사람들한테 욕먹는거 보니 안쓰럽긴 한데 말이지, 니가 쓴 글들은 불특정 다수에 대해 단순한 니 주관만 가지고 비하하는 말을 쏟아낸거야. 그것도 남의 열정과 노력과 보람을 몽땅 폄하하며 그 사람들 인생 자체를 무시한거야. 니가 열정과 노력으로 뭔가를 이룬 사람이라면 또 모르지. 하지만 그게 뭔지도 모르는 풋내기 주제에 가진 돈만 많다고 이런 헛소리를 지껄이니까 욕밖에 더 돌아오겠어? 세상엔 그런 사람을 '졸부'라고 부르지.
아직 젊으니까, 경험이 부족해 세상 잘 모르다 보니까 이런 고민하는게 당연하기도 하고, 어째보면 약간은 대견한 생각도 들긴 하지만, 이런 병신연작 트릴로지로 망상철학소설 쓰고 있을 시간에 가서 니 꿈이 뭔지 내가 일생을 불태워 이루고 싶은게 과연 뭔지를 생각해봐봐. 그리고 그게 돈만 있다고 쉽게 이루어지는 건지도 생각해봐봐. 돈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편리한 도구의 하나일 뿐 결국 꿈을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의 뼈를 깎는 노력과 열정이란걸 알게 될테니.
그리고 말이지, 서민서민 운운하며 불쌍하네 뭐네 하는 글을 쓰면서 니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건지 전혀 갈피를 못잡겠어.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열심히 노력하는건 전부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헛수고에 세뇌당한 노예들의 착각일 뿐이라면서.. 대안은? 어쩌자고? 나도 알아. 잘 알지.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가난의 대물림과 계급의 고착화가 이뤄진다는 거 잘 알아. 그래서 난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져. 각자의 노력과 함께 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어긋난 사회 구조를 바로잡아 고쳐가야 한다고 믿어. 내가 내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으론 어찌하면 사회를 바꿀까 계속해서 연구하고 고민해. 때론 잠시 좌절할 때도 있지만 다시 힘을 내서 고민하고 생각하지. 근데 넌, 어쩌자는거야? 사회가 이런거 너만 보이고 너만 아는 거라고 생각해? 아, 이건 위에서만 보이는 거고 밑의 중생들은 못보는 거야, 라고 생각해? 우리도 다 알거든? 그래서 바둥바둥 내 인생 열심히 사는 것과 동시에 구조를 바꿀 방안도 고민하면서 사는거고. 너 오유 시게에서 왜 맨날 그렇게도 티격태격 난리나는줄 알아? 그 구조를 바꾸기 위해 이게 맞다 저게 맞다 토론을 하는 거니까. 넌 대체 사회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뭘 해봤기에 그렇게 자신있게 지적을 하고 있는 거야? 그냥 뭐 사회 이렇게 더럽고 잘못됐다, 질러놓고 끝? 어쩌자고? 사회가 잘못됐으니 지금 시점에서 돈 없는 놈들은 열심히 노력할 필요도 없이 그냥 다 단체 자살이라도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