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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1 23: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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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둘 다 신임감독이라 조명을 받기는 했지만 사실 류감독 양감독 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수는 없는 노릇이죠...ㄷㄷㄷ
양감독은 프로리그에 기반이 전혀 없는 인물인데 반해 류감독은 삼성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차기 감독감으로 점찍어놓고 준비해온 인물이니까요. 게다가 삼성 원년급 프랜차이즈 스타라 프론트의 명분도, 팬층의 지지도 확고하다는 이점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양 팀 모두 프론트의 입김에 따라 3년연속 포시 진출 감독 & 6년간 우승2회, 준우승1회 포함 포시 진출5회의 감독을 자르고(혹은 재계약 포기하고) 감독교체를 급격하게 단행했다는 불안함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을지 모르나, 롯데야구와 별다른 연관은 커녕 프로리그 자체와 큰 연관이 없던 양감독과, 전임 선감독 시절부터 삼성야구 코치진의 핵심 중의 핵심 인물이자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류감독의 시작점은 전혀 다를 수 밖에 없었죠.
시즌초반의 흐름을 살펴보자면 류감독은 감독교체 후유증은 연착륙하며 잘 이겨내고 있지만 전체적인 평가는 시즌 말미까지 유보, 양감독은 최근 롯데 성적은 봄 성적만 가지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금처럼 하면 안되겠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감독의 공격야구는 지금 당장 요구할만한 것은 아니라 봅니다. 스몰볼 위주의 팀컬러를 한순간에 바꿀수는 없을테고, 올해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 내년~후내년을 바라보고 길게 기다려야 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기간을 벌기 위해서는 기존 삼성의 강점인 강력한 '지키는 야구'를 이어갈 필요가 있구요. 이런 점에서 류감독은 자신만의 색깔을 주장하면서도 전임 선감독의 업적을 잘 이어가고 또 유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선감독과 함께 오랜기간 삼성의 핵심코치진을 지내면서 그간의 삼성 팀컬러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겠지만, 전임 감독과 다른 길을 추구하면서도 전임 감독의 공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태도에서 우러나온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즌 극초반이라고는 해도 지휘봉 교체에 따른 후유증이 크지 않게 연착륙시키는데에는 성공을 했고, 유례없이 풍족한 투수자원을 자랑하는 이번 시즌이지만 장원삼/권혁 부재, 정현욱 컨디션 이상이라는 '위기의 4월'을 나름 준수한 성적으로 잘 버텨낸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구요. 신임감독으로서 어쩔수 없이 보이는 투수교체 미스도 이정도면 매우 적다고 보입니다만, 타격야구가 자리잡기 전까지(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가야할) 강력한 불펜진이 크게 과부하 없이 시즌을 버텨내려면 전임 선감독의 철저한 불펜 등판일자 관리법 같은 점은 이어받을 필요가 있다고 보이네요. 어쨌든 류감독의 초반 행보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와 전임자가 이끌어왔던 방향, 지금 삼성의 장단점에 대한 객관적 고찰 등을 잘 융합했다는 점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간 롯데의 봄 성적을 보자면 올해 4월의 부진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닐수도 있으나, 양감독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의문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크게 카리스마가 있는 타입도 아니고,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리스크를 직접 책임질 능력도, 생각도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도 불명확하구요. 기실 3년간 롯데의 가을잔치가 일찍 끝난 이유는 우승권 팀들과 불펜진의 높이에서 밀리고 단기전에 필요한 세밀함에서 상대적 열세를 보였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그러한 세밀함을 '딱 필요한 한점 뽑아내기'와 '딱 막아야할 한점 막기'로 나눠본다면 작년까지의 롯데는 전자는 사실 별로 생각할 필요없이 후자를 강화해야 할 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화려한 공격력이 아니더라도 딱 필요할때 1점을 뽑아내면 된다'는 철학도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건 '화려한 공격력이 아니더라도'라는 단서가 붙었을때의 이야기죠. 8, 9회 무사 1루에 딱 1점이 필요하다고 번트대서 2루로 보내놓고 두 타자한테 안타 기대하는게 통상의 야구라면, 그냥 타자 세명한테 홈런 기대하고 강공 놔둬도 비슷한 확률로 홈런 때려대던게 작년 롯데니까요. 하지만 양감독은 불펜 좀 강화하고 수비조직력 조금만 가다듬으면 당장 우승권 소리듣던 비상식적 공격력을 가진 팀한테, '1점 막는 법'을 장착시키는게 아니라 공격진에게 '1점만 내는 법'으로 바꾸는 식의 접근법을 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뭐 이점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하기 이른 시점이니 말을 아낀다 치더라도, 더 큰 문제점은 양감독의 대외적 행보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팀컬러를 바꿔가면서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 다 본인의 책임이지만 믿고 기다려보라는 대응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탓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란거죠. 지금의 부진이 팀컬러 변화를 위한 과도기적 부작용이 아니라 특정 선수의 부진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란 말을 서슴지않고 언론에 흘린다는 것은, 해당 선수 개인의 멘탈에도 악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감독이 책임감도 없고 심지어 방향성이 전혀 없는게 아닌가 의심과 불안만 안길 뿐이죠. 거기에 타팀 감독이나 프론트에 대해 이해못할 말참견을 하고, 가뜩이나 기반도 약한 입장에서 언론에 대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악수를 자꾸 두고 있는 상황이죠...
양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대한 준비가 철저히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팀 패배의 책임을 특정선수들에게 전가하고 다른팀 감독 언급하는 등의 이상한 언플을 계속 하다가는 롯데 팀 전체에게도, 양감독 본인에게도 좋지 못한 결과만 남길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ps)그리고 고원준 좀 살려주세요...ㄷㄷㄷ 차기 국대급 선발유망주 나왔나 했더니 애를 완전 죽이고 있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