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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1 17: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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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꿈꾸는 자동차가 있고, 그 자동차를 무리를 해서라도 몰아보고픈 욕망을 가지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욕구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누군가가 그런 욕구를 가진다는 것에 대해 책망하거나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죠. 누구나 꿈은 크고 높게 가지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게 옳은 일이기도 하구요. 꿈이 크다고 해서 비난 받을 이유는 없죠. 돈 많이 벌어서 크고 전망 좋은 집에 편하고 빠르고 멋진차를 끌고 내 부모님, 배우자, 자식들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는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고, 또 그러기에 좀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다만 미래를 꿈꾸는 것과 지금 당장의 현실은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연봉에 이 정도 차를 끄는게 괜찮을까요?'라고 질문하시는 분들 또한 그러한 현실적 문제에 대해 타인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죠. 물론 여기에는 연봉으로 대표되는 '벌이 수준'에 더해 매달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씀씀이 수준'도 계산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대부분의 경우 이것이 빠져있는 채 질문과 답변이 오가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문제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분들의 대다수는 이제 막 사회초년생이 되어 벌이를 시작한 분들이 수입대비 지출비용에 대한 균형잡기와, 오너 드라이버가 됐을 경우 자동차의 등급에 따른 매달 지출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는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들께는 '그냥 본인하기 나름이니 사세요'하는 대답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운 답변일지라도 현실적 대답을 해 드리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현실상 좁은 국토에다 수도권에 비정상적인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보니 차를 굴린다 해도 보통 장거리 운행보다 단거리 운행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유류세도 높고 기름값이 노동자 평균 임금에 비교해 꽤나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옥같은 서울 인구밀도를 생각하자면 당장 퇴근 후 주차하는 것만도 전쟁 수준이죠. 차를 그냥 세워두는 것만으로도 돈이 술술 빠져나가고, 배기량 크고 잘 달리는 차를 몬다고 해도 실제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여건도 안됩니다. 출퇴근길 러시아워는 그렇다쳐도 주말 여가를 즐기기 위해 수도권을 벗어나려고 보면 우선 올림픽대주차장과 영동저속도로를 거쳐야하는 판국이니까요. 결국 큰 차를 가지고 있다 한들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기회도 적고, 나가는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되려 막히는 길과 골목 지름길과 주차장 이용에 경차보다 불편함만 더 크다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죠. (물론 배기량이 높아질수록 여러 옵션들이나 승차감 등의 만족도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이제 막 사회초년생에 접어들어 연봉대비 차량선택을 크게 고민해야 할 단계에서 고려할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약간의 편안함을 더 추구하기 위해 추가되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니까요)
글쓴분 말마따나 배기량 큰 차를 몰아도 자신의 씀씀이에 따라 얼마든지 유지가 가능하고 심지어 저축도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저런 고민을 하는 연령대는 어느정도 많은 것을 이뤄둔 상태에서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중장년층이 아니라, 한창 고생을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가 대다수라는 거죠. 이들에게는 '이러저러하게 생활해도 먹고 살 수는 있다'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많이 모을까의 '효율'에 대한 문제가 더 중요합니다. 거칠게 계산해서 중형차 몰면서 한달에 20모을거, 준중형 몰면서 30모으고 경차 몰면서 40모을수 있다고 친다면, 이미 많은 것들을 이뤄놓은 중장년층이라면 전자를 택하는게 맞겠지만 아직 한창 모으고 준비해야할 세대인 2~30대 청년층에게는 후자쪽으로 눈을 돌리는게 더 유리한 거니까요.
게다가 이왕 차를 샀다면 그것을 더 많이 더 유용하게 이용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지출을 줄이고자 운용도 못할 거라면 애당초 큰 차를 사는게 더 손해보는 행동이라는 거죠. 젊은층이 차를 구입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연애를 원활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건 뭐 남자의 허세네 여자의 된장이네 이런 논란을 떠나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 것이, 낙후된 우리나라의 노동환경 덕분에 젊은 층의 연애가 차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한게 사실이니까요. 학생때는 취업과 그를 위한 성적향상에 허구언날 바쁘고, 취업하고 나면 잦은 야근과 회사 행사에 끌려다니며 도무지 연애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깟 연애 안하면 어떠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한국의 젊은이들은 훗날 가정을 꾸리기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평생 같이 살 배우자 물색작업을 동시에 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에 어느 것 하나 뒤로 미룰수가 없죠... 결국 둘 중 한명에게 차가 없는 연인들은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짬짬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한정됩니다. 딱 대중교통 막차시간 전까지 신데렐라마냥 속성연애를 펼쳐야 하는 '전쟁'이란거죠. 주말이라고 해서 사정이 다르지 않구요. 기껏 날 잡아서 멀리 여행이라도 나왔는데 좋은 풍경 맛있는 음식 놔두고 대중교통편 시간에 맞춰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도 한두번이면 추억거리지, 매번 이런 '여유없이 쫓기는 여행'을 한다면 지칠 수 밖에 없죠...(제가 차가 없어봐서 잘 압니다...그래서 나중엔 여행갈땐 당일 렌트로 바꿨더니 훨씬 편하더군요)
연애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애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위에 말했듯 비정상적 수도권 밀집으로 인해 '먹고 살려면 수도권에 살기는 살아야' 하는 상황인데 집값은 말도 안되게 비싸죠. 한국에 전세라는 특이한 제도가 있고, 해외에선 보편적인 월세라는 제도가 기피되는 이유는 먼저 임금수준의 차이에서 옵니다. 도쿄 집값이 비싸다 비싸다 하지만 서울 집값과의 차액에 비해 일본 최저 시급vs한국 최저 시급의 차액이 월등히 크죠. 게다가 고용주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제도 덕에 언제든 쉽게 잘려나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그에 따라 노후대책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불안한 입장입니다. 당장 매달 나가는 월세 집세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나라에서 매달 자동차 유지비가 얼마나 나갈지를 걱정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전세 혹은 구입을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고, 그것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미친듯이 덜입고 덜먹고 덜쓰며 살아도 모자란 판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려면 최소 전세집은 기본'이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기에 그 막대한 부담이라는 것이 결혼 준비를 위한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됩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지리/문화적 특성상 작은차로 내려갈수록 효율을 껑충껑충 올라가고, 열악한 노동환경 덕에 불안한 노후/장래를 위한 효율적 저축/배우자를 찾기 위한 연애의 몸부림 등을 고려하면 자신의 연봉에 적정한 수준의차를 질문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당연한 일이고, 그에 대해 현실적 답변을 해드릴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는 있게 마련이고, 그게 비난 받을 이유는 전혀 되지 않죠.
하지만 물어오는 질문에 현실적 답변을 해주는 이들의 마음도 굳이 상대방의 꿈을 꺾고 싶다거나 해서 하는 말은 아닐겁니다. '이 차 어떠냐, 좋지 않냐'는 질문이 아니라 '이 차를 굴리는데 어느정도의 부담이 들까'라는 현실적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는 조금 실망을 안겨주더라도 현실적 대답을 해주는게 더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질문에 답하시는 분들도 너무 공격적인 어투는 삼가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리 현실적 답변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꿈을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은 거니까요. 서로간에 상처주지 않도록 배려하며 대화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요즘 하도 요약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짧게 줄이자면,
1.그런 질문 하는 분들은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본인 스스로 조언을 구하고 있는 거다.
2.현실적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는 현실적 답변을 해주는게 당연한 일이다.
3.단지 조언을 구한 것도 아니고 자기 알아서 만족스런 삶을 잘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까지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건 오지랖이다..
4.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답변이라도 막말이나 비하하지 말고 서로 예의바르게 대화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