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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8 18: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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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프로야구에서도 돈 없는 구단에게.. '어차피 FA로 못 잡을 선수라면 일찍 트레이드로 현금+유망주나 챙기자'하는 전략이 유효하긴 합니다만, 워낙에 트레이드가 활성화 되지 않는 리그 사정상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죠.. 현금 트레이드가 워낙 경계되는 분위기기도 하구요..
여담으로 삼성이 돈성이란 놀림을 받는 이유는, 아시다시피 모기업이 워낙 돈이 넘쳐나는 회사에다... 이상한 자존심 같은게 있어서 뭘하든 우리가 무조건 (돈ㅈㄹ을 해서라도) 1등 해야한다 하는 주의가 있어서 야구판에서도 항상 돈을 크게 퍼붓는 전통의 큰손 구단 이미지가 있습니다.
거기에 쌍방울 건도 그렇고 현대가 망할때도 그렇고.. 돈으로 남의 팀 주축선수를 잔뜩 사들이는 방식까지 보여주면서(동업자 정신따위 전혀 없는..) 돈성이란 놀림을 받게 됐죠. 2000대 초반은 현대왕조라 불리울 정도로 현대가 막강한 전력을 보여줬는데, 삼성 역시 항상 상위권에 포진하는 강호이긴 합니다만 90년대 이전까지는 해태에 가려져 콩라인... 2000대에 들어 드디어 코시 우승의 감격을 맛보자마자 현대에게 밀린 콩라인...을 달리다 보니 홧김에 시원한 돈ㅈㄹ을 저지른 것이죠.. 특히나 몇년도 였더라... 코시에서 현대와 삼성이 맞붙어 무지막지한 혈전을 벌인 해가 있었는데, 현대의 국보급 유격수 박진만의 정신나간 수비에 틀어막혀 분패한 일이 있었죠. 당시 박진만은 거짓말 1g 보태자면 2-3루간 방향으로 가는 타구는 무조건 다 걷어내는 철벽수비를 보여줬습니다... 수비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단기전에서 박진만의 괴물급 활약은 무시무시했죠.. 박진만에 막혀서 삼성이 패배했다는 말이 나올정도로요.(그 해였던가.. 배영수의 한국시리즈 비공인 10이닝 노히트노런 기록도 박진만의 산물이었습니다... 삼성 타자들의 잘맞은 안타성 타구를 다 걷어내버렸으니ㄷㄷㄷ 게다가 8회까지 퍼펙트였는데 박진만이 노련하게 커트커트하며 공을 고르다 볼넷을 얻는 바람에 퍼펙트 기록도 깨짐; 당시 삼팬들에겐 박진만은 충격과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죠ㅋㅋ)
결국 삼성은 현대의 주축들을 줄줄이 빼앗아 왔는데, 박진만은 삼성에서 향후 몇년간(김상수가 제 자리 잡을때까지) 주전 유격수로 활동했고 심정수는 당시 역대 최고 FA대박을 터뜨리며 이승엽이 떠난 삼성의 중심타선을 맡아줬었죠...(하지만 이승엽과 4~50개 넘는 홈런 경쟁을 벌이던 과거와는 달리.. 기대이하의 성적을 보이며 결국 은퇴ㅠㅠ)
여튼 당시 삼성이 현대의 골수까지 빨아 빼먹는 행태로 인해 돈으로 야구한다, 이기기 위해 돈 쓰는게 아니라 경쟁자를 망하게 하기 위해 돈 쓴다, 이런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부임한 선동렬 감독의 성향상 그 이후로 지금까지는 딱히 FA영입에 손을 뻗지 않고 자체 육성에 노력을 쏟게 되죠.(장원삼 현금 트레이드는 예외...) 여전히 삼성은 구단 운영에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이긴 합니다만 예전처럼 외부영입에 쓰는 것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선수단 연봉 책정도 매우 후한 편이며(2년간 부상으로 제 역할 못한 오승환에게 그간의 공을 봐서 연봉 동결해준다거나... 이런저런 후한 대접 덕에 한번 삼성에 온 선수는 웬만해선 다른 팀으로 나갈 생각을 안하죠. 구단에서 먼저 내보내지 않는 이상..) 2군 육성 시설, 재활 시설에 대한 투자도 빵빵합니다. 경산 2군 볼파크는 메이저리그 급이란 얘길 들을 정도고, 삼성 스포츠팀이 공용으로 쓰는 재활시설 용인 트레이닝 센터는 아시아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죠(그래서 삼성 소속 선수들은 부상 회복이 빠릅니다ㄷㄷ). 겨울 훈련 캠프로 쓰는 일본 오키나와의 삼성 전용 구장은 일본 프로야구 팀들도 탐낼 정도의 시설이구요(해당 지역 지자체에 삼성이 투자해서 만든 시설인데 그래서 일본 프로팀들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삼성이 거의 독점적으로 쓰고 있죠) 뭐 이런 식이라.. 요즘은 삼성이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 편이라 돈쓴다고 욕먹지는 않습니다.
돈성이라 놀리는 타팀 팬들을 봐도 위에 열거한 훈련시설들을 예로 들어 '프로팀이 자기 팀에 이정도 투자는 해야지'하고 받아칠 수도 있구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