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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5 03: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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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도한 스트레스를 강제하는 환경
복지는 낮은 수준인데 반해 삶 속에서 과도한 경쟁을 강요함. 초중고 기초 교육의 방향이 '아이들을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자라게 만들기 위한 기본 소양 교육'으로 잡힌게 아니라 '대기업, 대학들이 손쉽게 줄지어 말 잘 듣는놈 뽑아 가기 위한 획일적 줄세우기'로 잡혀있음. 어린 아이들에게 세상을 어찌 알아가야 할지,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어떻게 참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치는게 아니라 성적을 가지고 줄세우기 위한 숫자놀음을 하는 꼴. 결국 공교육이 아동/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자라나도록 가이드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하고 어릴적부터 무한경쟁의 스트레스만 강요함. 산업혁명기 영국 아이들과 비교했을때 공장 -> 학교로 장소만 바뀌었을 뿐 아동들의 노동을 착취하던 그시절 막장 천민 자본주의와 다를게 하나도 없음.
아이들이 학교, 학원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고 있는건 '공부'가 아니라 '노동 예비 작업'임. 훗날 자본가들이 이 아이들 쉽게 구분짓고 부려먹을 수 있게 준비시키는 작업. 즉 노동을 미리부터, 하루 십수시간~스무시간씩 하고 있는 셈. 입시교육은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의 문제임, 아동에 대한 노동착취 문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일원으로 친구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취미 활동을 가져보기는 커녕 하루 십수시간씩 강제노동을 당하고 있는데 10대 자살율이 높을수 밖에.. 거기에 이런 줄세우기식 입시교육은 결국 과외/학원 등등 사교육 거품을 부추김. 학부모들도 결국 아이들에 대한 '투자의 규모'가 훗날 자기 아이의 '노동 상품 가치'를 결정 짓게 되다보니 (사실 아무리 애써봐야 이미 부유한 자본가 자식들을 따라잡기 불가능에 가까워졌음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이 치킨런 싸움에 동참하게 됨. 이 막대한 사교육비는 고스란히 부모의 등골을 뽑아 지출하게 됨. 부동산 문제? 우리나라 부동산 불패신화 지역은 거의 다 학군 좋은 동네와 겹쳐있음.
이렇게 과도한 '아동 노동 착취'를 견디고 자라난 청년들은 이제 어마어마한 대학 등록금 빚을 한 손에 쥔 채 사회로 나옴. 그런다고 취직이 되나, 하면 잘 안됨. 큰회사고 작은회사고 너도나도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뽑다보니 성적 좋은 순으로 커트라인을 끊어 데려감. 최상위 성적의 소수를 제외하면 중간층은 취직이 되긴 되는데 "너네 정도면 이 값이면 되잖아"하고 후려치는 대우에 취직이 됨. 근데 그렇게는 살기 힘듬. 배가 불러서 그러냐고? 등록금 빚 갚고, 결혼 준비 자금 마련하고, 미친 부동산 버블 속에 살 집 마련하고, 자식 낳으면 20몇년간 어마어마한 양육비/교육비 깨지고, 그러고 나면 내 노년은 개털되는 판국인데 노년까지 갈 것도 없이 결혼 자금 준비+살 집 마련에서 이미 초토화 됨. 박봉에 퇴근도 주말도 없는 생활 하는데도 그럼. 이건 뭐 취직해도 취직했다고 볼 수 없는, 차근차근 플러스 되어가는 삶이 아니라 제자리 걸음만 해도 다행인 그런 삶이 되는거.. 최상위 소수 빼면.
너도나도 토익 따짐. 일하면서 영어 한마디 쓸 일도 없을 그런 자리까지도 토익 따짐. 그렇게 줄세워서 너는 몇등짜리 너는 몇등급짜리 매겨놔야 값을 후려칠수 있거든. 청년들이 중소기업 왜 안가느냐, 배가 불러서? 아니 거기선 일해봐야 장래가 너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니까. '생존'이 힘들어 보이니까. 근데 이것도 뭐 중소기업 탓만 할 순 없음. 걔넨 걔네 나름대로 또 대기업한테 호구잡혀 노예처럼 사는 구조거덩. 우리네 경제구조가.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자본가는 노동자를,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자본가와 직장상사는 직장인들을, 그 직장인들은 집에와서 마누라랑 자식들을, 학교는 학생들을, 어른은 아이들을 죽어라 죽어라 쥐잡듯 잡고 있는게 우리나라의 구조임. 자살율? 어이구 이런 지옥도에서 자살율이 안 높으면 그게 이상한거지.
2.대한민국 구성원들 개개인의 도덕심이 무너짐. 완벽한 모럴해저드
작금의 우리나라 사람들 보편적 정서란게, "나라꼴이 어찌되던 내 땅값만 오르면 돼", "남의 자식 짓밟던 죽이던 내 자식만 잘되면 돼", "나라가 망하건 말건 내 재산만 불리면 돼" 이 수준임. 철학도 도덕도 없음. 종교도 다들 빌고 기도하는 수준이 "내 돈 벌게 해주세요, 내 자식만 잘되게 해주세요" 이 수준. 이게 이제 도를 지나쳐서 남에게 피해를 주건 말건, 옳은 일이건 그른 일이건 상관 없이 돈만 벌면 장땡이라 생각하고 있는 지경임.
땅투기하는 사람들.. 자기가 나쁜 일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음. 땅을 당연한 재테크 대상으로 여기고 있음. "어디어디 땅값 오른다는데 하~ 존나 사야 하는데..." 이런 말을 아주 태연하게, 뭐가 잘못된 건지도 모른채 태연하게 내뱉는 그런 세상임. 다들 본인만 생각하고 본인 재산, 자기 새끼들만 생각하지 그걸 위해 잘못을 좀 저질러도 그게 뭔 대수냐고 쉽게 넘어가버림. 그러니 전과 14범을 대통령으로 뽑았지. 비비케이고 다스고 주가 조작이고 그거 몰라서 뽑은게 아니라 그냥 눈을 감은거임. 사실이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떻냐, 내 땅값 지켜주고 올려준다는데, 이래서 뽑은거임. '거 경제 살려준다고 하잖아, 그 과정에서 내 집값도 좀 오를거고 흠흠' 이런 알량한 자위로 죄책감 덮어가며 눈감고 뽑아준거.
극도로 이기적이고, 도덕도 교양도 없음. 뭐 하긴 1의 이유로 사바나 정글이 된 사회 구조 속에 짐승마냥 생존을 위해 허덕이고 사는데 도덕이고 교양이고 그런게 눈에 들어올리가 있나, 그런거 다 사람의 삶을 살아야 보이는거지 사람처럼 안 살고 짐승처럼 살고 있는데.
이러니 애국심도 없음. 하긴 이런 모럴해저드의 원인이 바로 매국노 청산 실패의 역사였겠지만.. 나라를 팔아서라도 내 땅값 집값 올리고 내 자식 부자될 수 있다면야 그깟 나라 몇번이고 팔아넘길 사람들이 너무 많음. 아니, 그런류 생각이 지금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메인 사상들임.
3.국민들이 너무나도 무지함. 근시안적임
위 1의 이유로 극도의 스트레스와 생존본능 속에 살면서 2처럼 도덕관념도 철학도 사유도 사라져버린 탓인지 정말로 멍청하고 시야가 좁음. 종부세 과세대상이 누군지, 자기가 거기에 포함되는지 아닌지조차 모르면서 종부세를 반대함. 뒤늦게 설명해주면 '언젠가는 나도 그정도 부자가 될거니까...'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댐. 멍청하고 무지하고 시야가 좁은데 엉뚱한 환각 속에 빠져 있어 갱생의 여지조차 적음. 돈 조금 있는 졸부들도 매한가지. 노력해 번 돈이 아니라 가진 땅값이 어쩌다 팍 뛰어 돈 좀 만졌거나, 운좋게 호재에 올라타 복권당첨되듯 돈을 손에 쥔 인간들은 그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도 사실 잘 모름. 주식을 로또 번호찍듯 한다거나, 요새 뭐가 좀 잘나간다더라 하는 사업쪽에 투자는 하는데 그 사업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것 조차 공부를 안 함. 그냥 눈 먼 돈을 유행따라 아무데나 던져두는 거임. 문화 예술쪽도 그딴 투기성 자본이 흘러들어가면 반짝 호황뒤에 소수 먹을놈만 먹고 튀고 나머진 피똥을 싸니 투자금이 썰물 빠지듯 쏵 빠져나감. 그리곤 다시 침체.. 애당초 투자를 한단 양반들이 자기 돈 투자할 대상에 대해 아무런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가지려 하지도 않은채 자기 돈 냈다고 거들먹 거릴줄이나 알고 있으니 성공할 수 있을리가.
서점가 베스트셀러란에 항상 잔뜩 부피를 차지하고 있는 '재테크' 책들도 가관임. 뭔가 어느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그 분야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차근차근 성과를 이뤄가는게 정상이지 '야 이렇게 하면 돈번다!' '야 저렇게 하면 돈된다!'하며 이리 우르르 저리 우르르 몰려다니게 만드는 꼼수들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흔하디 흔한,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방법 책들은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이 그 노하우를 남들에게 알려주려고 쓰는 책이 아님. 그 책 쓰는 거 자체가 저자의 재테크 중 하나일 뿐. '그럴듯한 재테크 방법론 책을 써서 눈먼 독자들을 홀려 인세를 받아먹어라~'
국민 개개인뿐 아니라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 1처럼 교육을 저따위로 굴리고 있으니 산업발전에 가장 필요한 이공계 육성이 안됨. 인문학도 죽었음. 그러니 2 처럼 도덕도 철학도 다 나가 죽고 돈돈돈 돈만 밝히는게지.
<결론>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첫째 교육부터 싸그리 개혁해야 함. 대학 줄줄이 다 쳐내고 정리하고, 사학비리 다 훑어 박살내고, 입시교육이 아니라 최소한의 기본소양을 가르치는 교육 본연의 목적으로 되돌려야 함. 고교 졸업시험은 합격/불합격만 구분짓고 등수는 매기지 않게.
대학은 소수만 남겨 의사 등등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 특수직종들이나 혹은 순수학문 연구, 기술 연구를 위한 장소로 바꿔야 함. 취직을 위한 지식은 직업학교들을 새로 만들어 분야별로 특성교육을 시키던가.
기업들은 인재 뽑을때 한가지 기준으로 줄세워 둔 지원자들 게으르게 커트라인 잘라 데려가는 짓거리 고만하고, 발로 뛰어서 직접 필요한 인재 데려가게 만들어야 함. 대기업 위주의 구조를 박살내고 거꾸로 대기업의 독과점과 횡포에 대해 중소기업보다 더더욱 엄격하게 규제해야 함. 중소기업의 기술보호에 신경쓰고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 해야 함. 어느 기업이건 실력이 좋으면 대기업 밀어내고 올라갈 수 있다는 기회가 있어야 건전한 경쟁구조가 만들어지고, 대기업들도 언제건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어야 더 열심히 뛰게 됨.
노동환경이 개선되어야 함. 최저임금 대폭 올리고 야근수당은 더 높게 최저수당을 책정해 지키게 해야하고 주5일, 근무시간 내에만 근무하는 것을 정착시켜야 함. 여가를 보내고, 적절한 대우를 받게 해야 가정이 살고 가정교육도 살고 인구도 늘어남.
이렇게 스트레스를 줄이고 경쟁구조를 건전하게 만들고 교육을 개혁해서, 차근차근 국민들에게 도덕과 철학과 원칙을 되찾아 줘야 함..
결코 짧은 시간에 될 일도 아니고, 바꿔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광범위 하며, 바꾸는 과정에서의 부작용에 대한 고려도 치열하게 이뤄져야 함.
근데 친재벌 성향에 부정부패, 부동산 투기 비호세력, 친일 후손, 사학재단 돈으로 정치하는 그런 이들에게 정권을 쥐어줬음..
자살율이 왜 높냐, 출산율이 왜 낮냐 할 것 없이, 그 전에 우리나라는 이미 5년간 신나게 역주행 해왔고 앞으로 5년간 또 어디로 더 역주행할지 가늠도 안 가는 상황임... 망해가고 있는 거 맞음. 더 심각한 건 앞으로 5년간 반등의 여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