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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6 15: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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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죠..
모럴해저드란 표현이 딱인 상황입니다.
도덕도 뭣도 없어요. 장관 후보자가 탈세에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국적세탁, 원정출산, 병역기피 등등 불법을 저질러놔도 어르신들은 다들 "뭘 저런걸로 트집을 잡느냐,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디있느냐", "대통령님이 나라를 위해 큰 일 하려는데 저런 사소한(?)걸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니 뭘 하실수 있겠느냐"란 말씀들을 하십니다.
병역기피, 탈세는 국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은겁니다. 위장전입/부동산투기는 고위공직에 나서는 사람이 지금 이 나라를 좀먹고 있는 과열된 입시경쟁과 부동산투기 망국병을 막아서지는 못할 망정, 거기 편승해 알량한 사익을 얻으려 꾀했다는 소리입니다. 나라가 망하건 말건 자기 배 불리는 것만 신경썼다는 인간들을 장관직 후보로 올리는데, "그게 뭐 그리 대수"냐고 합니다. "그런 사소한걸로 트집잡으면 누가 남느"냐고 합니다.
청렴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능력'입니다. 좀 더럽고 비리 저질렀어도 능력만 있으면 오케이..가 아니란 소립니다. 하지만 모두들 사소한(?) 비리 쯤은 그냥 눈감아 주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어째서 이런 사태가 난 걸까요?
지금 우리나라는 무척이나 천박합니다. 매우 천박한 수준이에요. 그저 돈돈돈 돈 밖에 밝히지 않습니다. 내 땅값, 내 집값, 내 재산만 소중하고,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모든이들은 그저 "부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돈이 많기"를 바랄뿐,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려는지 목적도 없습니다. 그냥 돈 많이 벌어서 떵떵거리고 살면서 남들에게 자랑하고 놀고먹기를 바라는 거죠.
사람이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일이며 자신의 인생의 목표를 찾아가는 일입니다. 때론 힘들고 짜증나고 괴롭더라도 일하는 자체에서 보람과 삶의 의미, 즐거움을 찾는 것이죠. 돈을 버는 것 역시 내가 하는 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더 잘 해나가고 완성시키려는 목적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을 하는 목적이 뭘까요? 돈 많이 벌어서 일 안하고 펑펑 놀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일을 합니다. 일 자체에 즐거움과 보람과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돈 많이 벌어 "일 안하기 위해" 일을 합니다. 그러니 어떤 일에서건 책임감을 가지고 보람을 느끼며 연구와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을리 만무하죠.
자본주의가 가장 천박한 형태로 자리잡은 상황입니다. 마치 정글 속 생태계마냥 남을 짓밟고 올라서서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남의 피를 빨건, 남의 살을 뜯건 나만 잘 살면, 내 자식만 떵떵거리고 살면 그만이라는 겁니다. 도덕도 공동체 의식도 없습니다. 삶의 목적에 대한 탐구도 없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그래서 그 무엇을 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게 아니라, 나는 아무것도 하기 싫다..그저 돼지같이 먹고 마시고 싸고 자고 하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겁니다.
도덕도 없고, 철학도 없고, 정치도 없으며, 지성인들은 변절하거나 절망에 빠져 사라져가고, 종교들 마저도 권력과 부를 탐하며 썩어버린 상태입니다. 그저 내 땅값, 내 집값, 내 재산 좀 한방에 불려줄 사람을 찾아 비리고 부정이고 다 눈감고 좀비마냥 썩은 정치인에게 표를 던져줄 뿐입니다. 전체 판이 잘못되어 있는데 그 판을 갈아엎을 생각은 안 하고 그 위에서 어쨌거나 남 짓밟고 올라서서 자기만 잘 살겠단 욕심에 빠져 살고 있어요.
그런다고 해서 또 그게 혼자 잘 살게 되느냐, 하면 천만에요. 그렇게 해서 자기 땅값 집값 올리고 남들 머리 밟고 올라서서 혼자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그냥 착각, 환각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돈을 가진 놈들이 그 아랫 놈들로 하여금 더이상 반항하고 기어오르지 못하게 하려고, 그 불만을 없애려고 뿌리는 환각에 불과한 것인데 그걸 또 그대로 믿고 덥썩덥썩 받아들여요. 강남에 땅뛔기 한뼘도 못가진 인간들이 강남 땅값 올려준다는 정당을 찍습니다. 자기 살 집 하나 마련못한 세입자 주제에 집값 올리겠다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집니다. 코딱지만한 싸고 작은 집 한채 가진 인간들이 종부세 폐지한다는 정당을 뽑아줍니다. 환각에 속아 욕심을 쫓고 공포에 쫓길 뿐 기본적인 계산능력, 사고능력마저 마비된 바보가 된거에요.
탈도덕, 탈철학, 탈정치, 탈지성, 탈사고, 탈인성... 탈 인간. 지금의 대한민국은 인간 지성이 만든 문명국가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에요. 모두가 환각에 빠져 욕망을 쫓고 공포에 쫓기는 정글 속 짐승들처럼 살 뿐 인간을 인간답게 해 줄 도덕도 철학도 정치도 지성도 몽땅 상실해버린 상태입니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사태가 난 걸까요?
수많은 원인과 수많은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점들이 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교육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은 입시교육에 맞춰져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진정한 교육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단순한 직업교육이죠.
우리나라 교육이 왜 이모양 이 꼴인지 설명드릴께요. 망할놈의 대기업놈들의 나태함 때문에 그렇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구요?
기업들은 자신이 발전해나가기 위해 수많은 인재들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인재를 발굴하고 뽑고 키워나가며 또 다루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고 위험한, 리스크가 큰 일이죠.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재가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하는지, 스스로가 필요로하는 인재상을 먼저 생각해내야 합니다. 기업 스스로 철학적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는 소리죠. 그리고 그 능력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지, 수많은 사회 구성원 중에서 찾아내야 합니다. 그들이 자신의 기업에 지원할 마음이 없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데려올 노력을 펼쳐야 하죠. 게다가 그렇게 데려온 인재는 기업과 동등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게 됩니다. 지금의 기업들처럼 직원들을 자기 발 아래 두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생과 공생을 하는 관계란 소리죠.
인재를 찾기도 힘들고, 데려오기 위한 노력을 펼치기도 귀찮으며, 그렇게 데려온 인재를 하인처럼 마음껏 부려먹지도 못한다고?? 게다가 내가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 것인지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이게 미치도록 귀찮고 자존심 상한 우리네 대기업은, 그냥 편하게 딱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청년들을 일렬로 줄 세워 커트라인으로 끊어먹어 데려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입시교육의 정체입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수많은 재능과 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모두를 딱 하나의 기준하에 강제로 줄을 세웁니다. 그리곤 1등부터 수십 수백만등 까지 일렬로 세워두고, 각 기업이 자기네 힘과 규모에 따라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커트라인을 잘라 애들을 데려갑니다. 그게 편하거든요. 일말의 고민도 노력도 없이 인재들을 데려다 손쉽게 부려먹고 하인처럼 굴리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이죠.
대학들이요? 우리나라 명문대의 기준이 뭔가요? 어떤 학생이건 데려다 훌륭하게 교육시켜 내는게 명문대의 조건이 아닙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이름값을 이용해 이미 우수한 학생들만 골라 데려가서 대충 4년 떼운뒤에 졸업장 쥐어 내보내는게 명문대죠. 이게 대학입니까? 이게 명문입니까? 우리네 대학들은 나태한 대기업들과 결탁해 기업들이 인재를 편리하고 게으르게 뽑아갈 수 있게끔 해주는 이 불합리한 입시교육 시스템 견고하게 유지해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많은 수의 대학들은 그러한 더러운 자본과 결탁해 돈세탁의 온상, 등록금을 이용한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한 상태죠.
이런 입시교육이 극단으로 치닫다보니 인문학이 뒷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의 목적을 추구하고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게 하기 위해 철학적 고민을 시켜줘야 하는데, 인문학을 가르치질 않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공동체 속의 건전한 일원이 되게 하기 위해 도덕을 가르쳐야 하는데, 인문학을 학교에서 가르치질 않습니다. 역사도 철학도 도덕도 제대로 가르치질 않아요. 그러니까 결국 이런 천박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는겁니다. 역사를 가르치고 철학과 도덕을 가르친 아이들은 기업이 편리하게 부려먹을 수가 없으니, 인문학을 점점 뒤로 밀어버리고 영어와 수학만 잘하는 계산기로 만들고 있는겁니다 우리 아이들을.
역사를 알지 못하니, 친일의 잔재를 해소하지 못합니다. 나라를 팔아먹고 일신의 영달을 추구한 더러운 놈들이 왜 나쁜지 배우질 않았으니 그 아이들이 자라서 "나라가 망하건 말건 내 땅값만 오르면 그만"인 매국적 생각을 가지는 겁니다. 군대도 세금도 안 가고 안 낼 수 있으면 그게 능력인거지 끌려가고 끌려 내는 놈이 병신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겁니다. 학교에서 국민의례 하지 말자고 한마디 한 사람들을 매국노네 좌빨이네 몰아세우죠? 그럼 슈발 학교에서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밀어낸 놈들은 뭡니까? 그런 놈들이야 말로 광화문 광장에 끌려나와 전 국민의 돌팔매를 쳐맞아야 할 매국노 중의 매국노 아닙니까? 애국심은 억지로 가슴에 손 올리고 태극기 바라보며 애국가 4절까지 다 외우게 한다고 생기는게 아닙니다. 애국가 까짓거 1절밖에 몰라도, 국민의례 강제로 억지로 안해도, 역사를 제대로 알고 도덕을 제대로 알고 철학적 사고를 할 줄 알면 자기가 사는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고 아끼게 되는겁니다. 그게 애국심입니다. 애국가 아무리 잘 부르면 뭐합니까, 나라가 망하건 말건 부동산투기에 힘쓰는데. 국민의례 꼬박꼬박 참가하면 뭐합니까, 국민의 기본 의무도 다하지 않은 쓰레기 범법자들을 장관 뽑아주라 말하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나도 천박한 위기상황입니다. 이대로는 문명국가로써, 민주주의 공화국으로써 존재하는 것 조차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그네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경제적 발전도 불가능합니다.(그들이 원하는건 서구 선진국마냥 나라 경제가 발전하는게 아닙니다. 나라꼴은 개판이지만 잘사는 놈들은 귀족, 왕처럼 살고 못사는 놈들은 노예마냥 그 밑에서 빌빌거리는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의 독재국가들이 그들의 모델일 뿐.) 국민들의 애국심이 없는데 안보라고 무사할 리 없습니다. 도덕도 철학도 없는 사회에 치안은 점점 험악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 상태로는 탈출구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 당장 교육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더라도 그 결실은 한 세대가 지나가고 나서, 최소 10여년은 흐르고 나서 서서히 나올텐데 그런 개혁의 의지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비리 사학 척결하자는 사학법조차 더러운 사학재벌들의 발악과 입시교육 체제 하에서 남들보다 손톱만큼 앞서있는 바보 학부모들 덕에 무산되었죠.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느냐구요? 대학들 싸그리 정리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루더라도 대학평준화를 이뤄버리거나, 혹은 대학은 일부만 남겨 말그대로 연구에만 몰두하는 상아탑으로 만들고 나머지 대다수는 직업교육을 위한 기관으로 전환해버리는거죠. 대학 나와야 사람취급 받는게 아니라, 대학은 진짜로 깊이 있는 학문탐구를 할 사람들이거나 의술 등 특수직종 육성을 위한 곳으로나 남기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굳이 대학을 갈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겁니다.
초-중-고등교육은 지금처럼 아이들을 한줄로 줄세우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갖추는 제대로 된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게 해줘야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시험은 성적이 아니라 합격/불합격만 따지는 시험이 되어야 하고, 그 시험도 지금처럼 단순 계산식 문제가 아닌 철학적인 화두에 대한 다양한 대답을 듣는 시험이 되어야겠죠.
이렇게 하면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어떻게 찾아 뽑느냐구요? 그거야 말로 모든 기업들이 가장 크게 고민해야할, 밤에 잠을 설쳐가며 끝없이 고민해야 할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기업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재를 찾는것과 뽑는것, 이것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와 함께 기업의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걸 왜 아이들에게 미룹니까? 그걸 왜 사회구성원들에게 떠미느냐구요. 지금의 이 기형적인 시스템이야말로 기업들의 나태함이 만들어 낸 불합리인 것이지, 원래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그리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건전한 기업이라면 이 고민은 자기 스스로 죽자사자 매달려가며 해야 하는 고민입니다. 인재를 무슨 자기 하인 부리듯 편리하게 발 밑에 두고 굴리는게 아니라 동등한 계약의 입장, 서로가 서로에게 상생과 공생을 가능케 하는 동반자적 입장으로 생각해야만 발전이 있습니다.
저는 좌파이지만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작정 배척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기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돈 좀 벌었다고 나태하게 제자리에 안주하며 남의 피나 빨아먹으려는 쓰레기같은 대기업들을 싫어할 뿐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요? 어느쪽에 속할까요? 인재를 편하게 쓰다 버리는 부품 조각쯤으로 여기며 편리하고 게으르게 뽑아 마음대로 굴려먹겠다는 도둑놈 심보를 버려야 합니다.
입시교육 타파와 대학 시스템 정리, 대기업의 인재뽑기 전쟁 시작. 그럼으로 인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유치원때부터 좋은 직장을 위한 조기영어교육따위가 아니라 다른 친구들 사이에 섞여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하며 도덕과 역사와 철학을 배우고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자기 재능을 찾아 계발하며 자라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나라의 모든 심각한 문제들을 풀어줄 해법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걸 시도 안하죠. 아무도 이걸 지지하지도 않구요. 에이 그게 가능해? 꿈같은 소리 하네. 옳은 말인건 알겠는데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나? 그게 맞는건 알겠는데 어쨌거나 우리 애는 1등해서 부자 해야지. 이러고 제자리에 서 있을 뿐입니다.
이걸 시도하면 어마어마한 사학시장이 없어지는 셈이고, 부동산 투기의 종말도 앞당기게 됩니다.(정말로 땅값이 미친 동네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학군 좋은 동네죠. 서울 강남 8학군, 대구 수성구 등등) 기업들도 여태까지의 나태하고 제왕적인 인사행정을 더이상 못하게 되구요, 사학재단들의 돈세탁 줄도 끊기게 됩니다. 그러니 돈 있는 놈들도 발악을 하며 막고 있죠. 나라가 망하건 말건, 나라의 썩을대로 썩은 환부, 뱃속에 큼직하게 들어앉아 나라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암덩어리를 떼지 말라고, 그게 자기네 밥줄이라고..
지금 이게 우리나라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