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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8 15: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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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고시생, 군인 등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연인을 기다려주는 분들, 100%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내가 기다려 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이 힘들때 모든걸 나에게 의지하기만 하고 자신은 아무것도 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피하세요. 군인이라서, 취업준비중이라서, 고시생이라서 돈이 없다면 최소한 그것에 대해서 합리적인 해결책이라도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제대로 된 사람이지, 경제적 부담을 포함해 사귀는데 필요한 모든 고민을 나에게 떠넘기기만 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있는 사람이 있을때 좀 더 내고 없는 사람이 없을땐 좀 얻어먹고 해가며 사귀는게 연애라지만 데이트할때 내는 비용 부담 불균형에 대해 최소한의 미안함이나 고민 없는 사람은 그닥 만날 가치가 없는 사람이에요. 지금은 자신이 힘든 상황이고 내가 좀 더 나은 상황이라 데이트 비용을 내가 더 많이 부담하고 있다고 해도, 본인이 그것에 대해 감사와 미안함을 느끼고 그걸 항상 표현하며 조금이라도 비용이 덜 드는 데이트 방법을 찾는다거나 이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기다려 줄 법 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고마움, 미안함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나중에 자기 상황이 편 뒤에, 혹은 살면서 내 상황이 좀 어려워 졌을때에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올지 뻔한 문제죠..
둘째로, 이번엔 거꾸로 자신이 힘들다고 해서 나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혼자 잠수 타거나 해버리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도 피하세요. 위에서 모든걸 그저 아무 생각없이 상대에게 의존하기만 하는 사람을 피하라고 했지만, 반대로 본인 힘들다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자기 힘들다는 사실에 취해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끊어버리는 사람도 최악입니다. 이런 사람은 연애는 하고 있지만 자기 자신만 소중한 사람이에요. 내 감정, 내 힘든 것, 내 자존심만 중요할 뿐, 연애와 연애 상대방은 중요도에서 한참 뒤로 미뤄둔 사람입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여자친구(혹은 남자친구)따위 뭐 그리 연락해주고 그래야해? 다 귀찮아' 딱 이런 마인드죠. 연애가 결혼처럼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최소한 상대에 대한 존중, 소중히 여기는 마음, 상대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연애와 연애 상대를 '좀 힘들고 그럴때 만사 다 귀찮음'의 범주 안에 두는 사람이랑은 연애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은 자기 기분 좋을때 놀아줄 사람이 필요한 것 뿐이지 연애할 자격도 없고 준비도 안된 사람 입니다. 힘든 일 없이 무난하게 살아갈 땐 별 티가 안날지 몰라도, 연애 상대를 언제나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 해왔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인거에요.
연애가 결혼도 아니고, 살면서 도저히 연애에 집중할 수 없는 그런 순간이 올 수도 있기는 합니다. 장래를 약속한 사이라면 모를까,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닐 수도 있고 그럴 확신이 들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럴 만큼 연애기간이 충분히 길지 않았을 수도 있죠. 그런 상황에서 집안에 큰 일이 생겼다거나 부모님께 안 좋은 일이 생겼다거나, 이런 상황이라면 연애, 연인보다 가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야기 해주는게 우선이죠. 그게 예의이고 기본이 된 겁니다. '미안하다, 이러저러한 사정이라 도저히 당신을 만날 여력이 없다, 이렇게 연애를 지속해봐야 오히려 서로에게 더 힘들고 상처만 될 거 같다'이렇게 해서 서로간에 합의점을 찾는게 우선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도저히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상대가 좋아서 놓기 싫다면 자존심 다 버리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솔직하게 붙잡거나요. 그런거 없이 그냥 혼자 잠수나 타고 상대에게 아무 말도 배려도 없이 '나 혼자 힘드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드네' 이런 사람은 그냥 버리는게 답입니다.
힘들때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를 보면 그 사람의 사람됨이 보인다고 하죠. 연애를 할때 버려야 할 자존심이 있고 절대 버리면 안 될 자존심이 있습니다. 연애 도중에 개인적 사정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선 이런 점이 잘 보입니다. 본인이 경제적으로든 다른 문제로든 힘든 상황에서 상대에게 어느정도 의존해야 할 경우에 최소한의 고마움과 미안함을 잃지 않는것, 너무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기는 싫다, 어떻게든 갚아주고 싶고 받은 만큼 나도 상대에게 해주고 싶다, 이런 자존심은 버리면 안될 자존심입니다. 반대로 '내가 이렇게나 힘들고 괴로워 죽겠는데 그깟 연애가 뭐라고 저 사람한테 내 치부를 다 드러내야해?' 이런 자존심은 버려야 할 자존심입니다. 티 안내고 혼자 감내할 수 있을 어려움이면 모를까, 상대 눈에 내가 힘들어하는게 뻔히 다 보이는데 그에 대한 어떤 대화도 없이 혼자 힘들다는 사실에 취해 상대가 불안해하건 말건 걱정하건 말건 내버려 두는 자존심은 버려야 할 자존심이죠. 이런건 연애에 있어 기본적인 예의입니다.
연애 중에 상대방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들어할때, 그 사람을 기다려주고 같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법한 그런 사람, 놓치기 아까울 사람인지, 아니면 기다려주고 도와줘 봤자 나에 대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해주지도 않는, 나를 단순히 뜯어먹을 대상으로만 보거나 혹은 자기 즐거울때 가볍게 놀 사람으로만 볼 뿐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일지 구별할 때는 이것만 보시면 됩니다.
힘들다고 잠수타버리고, '너도 다 귀찮아'스럽게 행동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버리세요.
내가 도와주고 더 부담해주고 하는 것들에 대해 최소한의 고마움이나 미안함 조차 표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버리세요.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임에도 연애 경험이 없거나 나이가 어려 미성숙해서 그럴 수도 있고, 혹은 사귈 가치가 없는 사람인데도 아직 연애 초반 알콩달콩할 시절이라 억지로 그런 모습을 숨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연애하고 있는 상대와 더 멀리 앞날을 기약할 수 있을 사람일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연애하며 몇차례 어려운 상황들을 겪어나가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연애할만한 가치도 없는 사람, 사랑해줄 가치도 없는 사람한테 미련때문에 끌려가며 아까운 본인 시간, 본인 청춘 버리지 마세요.
아무리 힘들더라도 상대에 대한 기본적 예의는 지킬 줄 아는 사람, 받는 것에 대해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 힘들고 어려운 일에 빠져 정신이 없더라도,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더라도 절대 당신은 내 마음 속에서 놓지 않겠다, 버리지 않겠다 생각해주는 그런 사람, 이런 사람이어야 기다려 주고 도와줄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