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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3 1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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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테마주입니다.
정치권에서의 안철수 신드롬으로 인해 실제 주식시장이 요동친 '안랩 테마주'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안철수 신드롬 그 자체를 테마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실적은 커녕 내실도 전혀 없어요. 친일 역사교과서 사태에 대해 '이념 논쟁' 운운할 정도로 역사적 인식도 천박하고, 새정치 운운하면서 구시대의 독재 잔재 늙은이들만 긁어모아 구태정치를 하고 있는데다, 기존 정당들 사이에서 구질구질하게 밥그릇 싸움이나 벌이는 '틈새정치' 꼬라지만 피우고 있죠.
도대체 뭘 보고 안철수를 지지하는겁니까? 그냥 막연하게 기존 정치판이랑 다를거란 상상, 아니 망상한 것을 근거로? 실제 그의 행보는 구태 정치의 끝을 달리고 있고, 아무런 신념도 도덕도 보이지 않으며 그저 '남들과는 달라 보이게' 포지셔닝만 하고 있는 안철수에게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정치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건가요?
안철수가 정치판을 개혁할거라는 믿음의 근거는 어디에서 오는 건가요? 그가 그냥 '안철수'라서?? 사람은 그 자신의 행동과 신념으로 판단받습니다. 정치판 개혁한다고 입으로만 떠들고 다닐뿐, 독재의 잔당들, 늙은 모사꾼들만 모아다가 구태정치의 끝장판을 벌이고 있고, 자신의 소신과 주장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이 정당 저 정당 험담하고 비난해 남의 표나 냐금냐금 안정적으로 갈라먹을 생각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이 맨날 해먹으며 욕쳐먹던 '2등주의'나 흉내내는데 이게 새 정치입니까?
올바른 정치인은 신념이 있고, 그 신념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그게 없이 눈앞의 이익에만 따라 다니는 것은 정치꾼에 불과하죠. 기존 더러운 정치꾼들의 협잡질을 타파하고 새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면, 스스로 올바른 정치인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안철수가 보여준 신념이 뭐가 있나요? 그저 막연하게 '모두가 잘 살고 뒤쳐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 운운하는거요? 여보세요, 저 박근혜도 '모두 잘사는 대한민국'이런 막연한 뜬구름이야 맨날 잘도 잡습니다. 박근혜가 욕먹는 이유가 뭘까요? 맨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할 뿐 제대로 된 신념이란게 없어요. 고집만 가득하고, 신념도 능력도 없으니 독불장군 독재 막장짓이나 벌이지만 입으로는 맨날 뜬구름 잡습니다. 그러니까 욕먹는거에요. 그거랑 안철수가 다른게 뭡니까? 안철수의 신념이 뭐고, 그 신념에 따라 움직인 적이 있나요?
친일 교과서 사태를 '좌우 이념대립'운운할 정도로 역사인식이 없다는 것은 애당초 '옳고 그름'을 판별할 신념이 없다는 소립니다. 독재자 인정 발언과 참배도 마찬가지고요. 지지기반 확보라는 눈앞의 이익만 따라갈 뿐 그 자신 안에 어떠한 정치적 신념도 도덕적 기준도 없다는 말입니다. 삼성공화국에서 삼성에 맞서다 산화한 정치인의 지역구에 슬그머니 이름을 올려 쉽게 당선을 하고, 그 자신의 정치행보에서 어떠한 신념도 보여주지 않은 안철수를, 그저 다른 정당들을 비판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만이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자 모든것인 안철수를, 정치판을 모두 개혁해줄 구세주 쯤으로 보는 분들의 그 근거가 궁금하네요.
'안철수니까' 다 해줄거라구요? 07년 대선때 그 아주머니 기억나십니까? 막 울면서 'MB께서 다 해주실거야'하던 그 아주머니요. 익숙하지 않아요 이 모습이?
우리는 어떤 내실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가치가 오르는 주식이 아니라, 그저 이런저런 분위기 따라 확 뛰다가 어느순간 폭락해버릴 운명의 로또성 주식을 테마주라 부릅니다. 여기서 다시 디씨 주식갤의 유명한 명언을 떠올려 봅시다.
"테마주 몰빵할땐 한강물이 차가운지 아닌지 정도는 알아보고 해야 하는거 아닌가여?"
그 스스로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으로, 자신의 신념으로 바로 선 게 아니라 기존 정당들에 대한 안티테제로서만 존재의의의 모든것을 가진 안철수는 결국 거품일 뿐입니다. 하고 있는 짓거리도 결코 개혁과 새정치의 모습이 아니구요. 괜히 이런거에 눈감고 몰빵하려 들지 마세요. 주식 몰빵하다 망하면 개인이 망하는 걸로 그만이지만 투표권 몰빵했다 실패하면 나라 꼴이 개판이 됩니다.
안철수가 모든 걸 다 바꿔 줄거라는 막연한 믿음 이전에, 자신이 왜 그렇게 믿고 있는지, 안철수가 왜 정답이라 생각하는지 그 근거에 대해 비판적으로 되돌아 보세요.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GG(지지 철회)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부끄러울 일이 아닙니다. 아니, 얼마든지 그래야 합니다. 정치인에 대한 지지는 그 사람이 모든 일의 진리요 길이요 하는 종교적 믿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정치적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해당 정치인과 일시적 동거를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 사람을 이용해 내 정치적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지를 하다가도 이 양반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뿐 거짓말이나 치고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거나 능력이 없거나 부도덕한 인물임을 뒤늦게 알았다면, 혹은 이 사람을 통해 내가 노렸던 효과를 충분히 다 보고 단물 다 빨아먹었다면, 언제든 GG치고 다른 정치인으로 갈아타면 되는 겁니다. 그게 옳은 겁니다.
명심하세요. 정치인에 대한 지지는 종교적 믿음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금계산이나 법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 세무사나 변호사와 상담하는, 고용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세금, 법 공부 해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린 우리 생업에 충실해야 하다보니 밥먹고 세금계산, 법공부만 하던 프로 세금계산인, 프로 법적 문제 처리인 고용하는 거죠. 정치인에 대한 지지도 그거랑 똑같습니다. 밥먹고 정치만 하겠다는 프로 정치인과, 생업에 바빠 직접 정치적 사안들을 처리하지는 못하는(그러나 명백히 주권자이자 정치적 주체인) 나 사이의 모종의 계약 관계인 겁니다. 상대가 계약위반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계약내용이 모두 완료 되었다면 언제건 파기하고 돌아설 수 있는, 아니 그렇게 돌아서야 하는 관계가 정치인에 대한 지지인 겁니다. 한때 내가 지지했던 정치인에 대해 GG치고 돌아서는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지지하고 있는 정치인에 대해 냉혹하게 판단하세요. 장점은 뭔가 단점은 뭔가 가능성은 뭔가 냉정하게 돌아보세요. 막연하게 우리 OOO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실거야 하는 '신앙적 지지' 보내지 마세요. 남들이 그 사람 깐다고 발끈해서 우리 OOO님 까지 말라능! 하는 '아이돌빠심 지지' 보내지 마세요.
다시한번 물을게요. 안철수가 정치판 개혁을 할거라는 그 믿음의 근거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