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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3 02: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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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지금 썩을대로 썩어 나라를 좀먹고 있는 삼성을 바로 뜯어고쳐야 할 일이고, 사실이라 해도 일개 기업 하나가 나라 경제 전체의 명운을 쥐고 흔드는게 정상적인 일은 아니니 뜯어고쳐야 마땅하죠.
노조를 탄압하고(아니, 탄압의 수준을 넘어 아예 만들지도 못하게 하고) 노동자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며 하청업체를 짓밟고 언론/사법부에 깊숙히 마수를 뻗쳐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딴 막장 부도덕 기업 하나가 나라의 명운을 쥐고 있는게 정상입니까? 게다가 그 거대한 기업의 모든 일을 전문 경영인이 아닌 이씨 일가가 주먹구구식 세습체제로 다 해먹고 있어요.. 북한 김씨 3대 세습은 욕하면서 삼성 이씨 3대 세습은 찬양하는 이유가 뭡니까? 아직도 왕정의 판타지에서 못 벗어난 구시대적 사람들이 많은데, 세종대왕으로부터도 대를 이어 쭉 내려가면 연산군 같은게 나오는게 왕정세습의 폐단입니다. 조그마한 가족기업도 아닌 주식회사가, 다양한 분야에 발을 뻗은 초거대기업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단 소리까지 듣는 그런 기업이, 전문 경영인이 아닌 주먹구구식 세습체제로 굴러간다고요. 이게 말이 됩니까?? 호랑이 밑에 개자식 없다고요? 삼국지 유선은 유비가 무슨 굴다리 밑에서 주워온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답디까??
아니, 난 궁금한게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분들은 어째서 '그러니까 삼성을 살려야 한다'로 결론을 내리시는 건가요?
삼성이 얼마나 부도덕한 기업인지, 그런 기업 하나가 나라 명운을 좌우하는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위험한 일인지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거나, 혹은 문제가 있는걸 알면서도 제대로 된 문제해결의 결론도출을 못해내는 멍청이이시거나 둘중 하나겠죠 그건.
보세요, 굵직한 쇠기둥 하나가 배를 뚫고 등짝으로 튀어나와 내 몸을 관통했어요. 지금의 삼성은 딱 그렇게, 내 배을 관통한 흉악한 쇠파이프에요. 이걸 지금 당장 뽑는다면 과다출혈이 나거나 혹은 내장이 상해 사망할 가능성도 있을겁니다. 그럼 여기에서 우리가 내려야 할 합리적인 결론은 무엇일까요?
1. 당장 119에 전화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술과 적절한 처치를 통해 쇠기둥을 뽑고 치료를 받아 목숨을 구한다.
2. "이 기둥 빼면 나도 죽어!!!"라고 외친 후 아무도 기둥에 손 못 건드리게 하고선 그냥 앉아 시간을 보낸다.
2번 선택하실분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