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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2 19: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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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불체자를 단속하는 것만의 문제는 아닌듯 합니다.
불체자를 양산하고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도록 방조하는 시스템을 고치는게 우선이 아닐까 싶네요.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저 대기업 하청업체로만 전락하며 몇 안되는 대기업 하청 수주하기 위해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니 중소기업들은 이윤을 남기기 힘든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나라 꼴 덕분에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개발한 몇 안되는 중소기업들조차 대기업의 횡포에 다 뜯어먹히기 쉽상이죠. 중소기업이 살아남기가 정말 힘든 나라에요. 대기업은 편하고 나태하게 중소기업 피 빨아 먹으며 썩어가는 나라구요)
치솟는 물가에 나라에서 노후대비를 거의 손도 안 써주는 복지후진국이다 보니 (국민연금마저 빵꾸나서 10년 20년 후 어떤 꼴 날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나라에서 지급 보장도 안해주는걸로 최근 법이 바뀌었죠?) 자기 살길은 자기가 찾아야 하는 정글같은 퍽퍽한 삶인데, 소박하게 내 가정 꾸리고 사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 조차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야 하기에 웬만큼 벌어선 그런 '평범한' 삶 조차 영유할 수가 없어요. 최저임금이 프랜차이즈 커피한잔 값, 햄버거 한개 값도 안되는 막장 복지 국가인데, 기업의 대다수 비율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위에서 말한 피착취 구조 하에 운영되다보니 높은 임금을 지불할래야 할 수가 없다는 거죠.(이런 말 하면 꼭 'ㅇㅇ회사는 안 그렇던데~'하는 사람들 있던데, 그런 극소수 잘나가는 한 두 기업만 그러면 뭘 합니까. 대다수의 기업들이 안 그런게 문젠데)
대학 졸업장을 기본 스펙으로 대학 안나오면 개무시 당하는 잘못된 구조(이건 비리 투성이 사학재단들이 대기업 위주의 나태하고 방만한 경제정책과 유착한 결과입니다. 기업들이 인재를 뽑을때 편하게 줄세워서 커트라인 끊어 먹어보겠답시고 입시교육을 만들어놓고 사학재단들이 그 떡고물을 같이 받아 챙기는 구조죠.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늘 위기감을 가지고 뛰어야 합니다. 매년 신입사원 뽑을때마다 눈이 벌겋게 되어서는 어떤 인재가 어디 숨어 있을까 뛰어다니고 모험을 하고 실패도 하고 그래야 정상인데 이거 하기 싫다고 저따위 나태한 구조를 만들어놓은 거에요) 덕분에 요즘 아이들 대다수가 대학 졸업장은 기본으로 따고 봐야 하는데, 그 등록금 빚을 고스란히 안고 사회 생활을 시작합니다. 결혼에 들어가는 자금은요? 부모님 노후 봉양은 커녕 그 노후대비 자금 자식이 안 땡겨 썼으면 다행인 판국이죠. 결혼하면 미친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말도 안되는 집값들 보면 내 집 마련은 또 어디서 어떤 빚 내서 해야하며 자식 낳으면 그때부턴 아주 그냥 돈이 줄줄 새 나가죠.(육아+교육에 관한 복지도 개판인 나라니까요. 애들 밥 공짜로 먹이자는데도 서울 시장이 시장직 내 걸고 막겠다고 랄지 떨어댄 나랍니다)
그러니 노동자 입장에선 푼돈받고 힘든 일 할 수가 없는거고, 중소기업은 높은 돈 주고 고용하고파도 할 수가 없는 거고, 그런거죠. 요즘 애들 눈만 높아져서는 대기업 아니면 안 쳐다본다구요? 요즘 애들도 사람입니다. 먹고는 살아야죠? 결혼도 해야죠? 애도 낳아봐야 할거 아닙니까? 그따위 망발 지껄이는 사람들에겐 요즘 애들이 무슨 자기 삶도 없이 푼돈 받아가며 평생 홀로 일만하다 죽어야 하는 산업의 역군쯤으로 보이나 봅니다. 시대가 달라졌어요 시대가.
말이 좀 새나갔는데, 외국인 노동자는 이러한 공백이 불러온 필요악입니다. 험한 일을 하는데 일이 험한 만큼 더 높은 임금을 주지는 못할망정 임금마저 개차반으로 줘야 하는 경제 구조다 보니 자국민 노동자들이 그쪽으로 손을 뻗을 이유가 없죠. 가뜩이나 자기 삶도 팍팍한 복지 후진국 아닙니까. 그러니 그런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저렴한 노동력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는거에요.(결국 이건, '어차피 내일을 생각 할 수도 없이 더이상 물러설 곳 없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자국민 노동자 중 최하층 계급에게도 독이 되어버립니다.) 근데 애당초 그들의 노동력이 간절히 필요해서라기보다 저임금으로 부려먹을 인력이 필요해서 데려온 것이다보니 그들에 대한 처우는 더 엉망이 됩니다. 폭행, 임금체불이 상습적으로 일어나고, 불체자 만들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약점을 잡아 그런 불법 노동 강요를 정당화해버리죠.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위에 말한 경제 구조를 뜯어고쳐 '외국인 노동자만의 어떤 특징있는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외노자를 들이는게 아니라 '싼맛에 부려먹으려고' 외노자를 들이는 이 잘못된 외국인 노동자 고용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일 잘하고 성실하고 법 잘 지키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비자 발급 등에 혜택을 더 해주고 문제를 일으키는 외국인 노동자는 강력 처벌해 이 땅에 다시 발 들이지 못하게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해야죠. 거기에 더불어 일 잘하고 멀쩡한 외노자들이 억울하게 불체자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사업장들의 단속도 잘 해야 할 것이구요.
불법체류자라고 해서 무작정 다 처벌해버리는 것은 반대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필요해서 손 벌린 외국인 노동력이라면, 그들 중 건전하고 우리네 법질서를 잘 지키며 훌륭한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이들이 억울하게 불체자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구조를 바꿔야 하는게 우선이고, 우리 사회의 법과 도덕을 어기고 범죄를 일으키고 일부러 불체자가 되어 숨어들어오려는 이들을 따로 구분한 이후에야 강경한 처벌이 이어져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