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6
2014-06-16 21:28:03
43
위선이라.. 어떤점에서 위선이라는 건가요?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애정이란 것도 이기심이죠. 내가 이 사람, 이 사물, 이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기심'이요. 그러한 애정 표현 역시 마찬가지로 '자기 만족'이라는 이기심에 의해 나오는 행동입니다. 다만 이것이 상대에 대한 폭력이나 강압이나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수단을 통해서나 이렇게 일어난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는 일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야 '문제될 게 없는 이기심'인 겁니다.
중성화 수술은 동물이 인간 사회 속에서 인간의 사이클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행해지는 여러 방법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에겐 잔인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 애완견이나 고양이에게 그 수술을 하는 이들이 잔인한 학대의 목적이라거나 자기 편의만 생각해서 하는 행동은 아니에요.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애견인, 애묘인들이 전부 다 자기 개와 고양이가 발정하는게 꼴보기 싫어서 시키는 거라 생각하세요? 애지중지 중성화 안 시키고 키우다 뒤늦게 병들어 아파하는 내 강아지, 자기 영역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기 싫어하며 행여 데리고 나갈 일 생기기라도 하면 겁에 질려 품에 꼭 안겨 난리 피우며 벌벌 떨던 내 고양이가 발정 때문에 무작정 뛰쳐나갔다가 길 잃어서는 내가 다시 찾을때까지 몇날 며칠을 길거리 생활하고 있는 그런 경험 해보고 나서야 이래서 중성화 시키는 거구나 깨닫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중성화 수술시키는 애견인 애묘인들이라 해서 자기 피같은 자식새끼 몸에 칼 대는게 그리 즐거운 경험이라 생각하시나요? 아, 저 새끼 또 발정난거 꼴보기 싫고 감당 안되니까 수술시켜야지, 근데 욕먹긴 싫으니까 동물을 위하는거라 포장해야겠다, 이러는거라고 생각하세요??
위선이라.. 위선이란 단어 뜻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을 선한척 포장한다는 의미죠. 애초에 중성화 수술에 대한 논란이 왜 생겼던가요? 중성화 수술이 동물학대라고 주장하며 자기 동물들 중성화시킨 애견애묘인들을 잔인하다 비난하는 시선이 많다보니 그런거 아니다, 중성화 수술은 이런이런 장점이 있고 이런이런 이유에 의해 이뤄지는거다. 학대나 주인 편의만을 목적으로 하는게 아니다 말들이 나오는건데 그랬더니 그게 또 위선이라네요. 이게 위선이라는 분들은 애당초 중성화 수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아니라면 차라리 인간이 동물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시던가요. 그것도 위선이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기가 알아서 살길 찾고 사냥해 먹잇감 구해야 할 동물들을 인간이 자기가 귀엽고 자기가 사랑한다고 막 사료랑 물이랑 보금자리를 제공하네요. 이 얼마나 위선적입니까? 그렇게 자가 생존능력을 다 떨어뜨려 놓다니 이 얼마나 동물 학대인가요? 정작 본인들이야 말로 '중성화 수술은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다, 옳지 않은 행위다'라는 전제를 깔아두고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애견인/애묘인들에게 '자기 편의를 위해 동물을 자기 마음대로 해버리는 위선자들'로 치부해버리면서 쿨한척 '나는 중성화를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애견인들의 위선이 꼴보기 싫을 뿐이야~' 이러고 있는건 아닌가요? 자 이제, 누가 위선자죠?
자기 강아지, 고양이 중성화 시키는 애견애묘인들이라 해서 그거 좋아서 시키는거 아닙니다. 내 새끼 병원 데려가 예방주사 놓는데 자기 해치는줄 알고 원망스런 눈초리로 눈물 그렁그렁해서는 발버둥치고 우는 모습 보면 그것도 마음아픈게 애견애묘인 마음입니다. 그 애들 몸에 칼대는게 마냥 좋아서 시키는 줄 아세요? 각자 자기 나름대로는 자기 자식같은 강아지, 고양이들 위해주려 하는 행동들입니다. 그 방식이 옳으냐 그르냐에 대해 각각의 시각이 다를수는 있겠지만,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소리도 아니고 질병 예방과 스트레스 감소에 대한 근거가 있으니까 하는 것인데 이걸 가지고 '놀고 있네 자기 편하자고 시키는 거면서'라고 싸잡아 위선자 처리하는 분들이야 말로 자기 주장을 남한테 막무가내로 강요하고 있는거 아닙니까?
'사람이 인간중심의 이기적 생각으로 동물들한테 자기 편의 강요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다른 사람한테 자기 중심의 주관적 생각을 이기적으로 강요하는건 옳은 건가요? 중성화 수술이 법적으로 동물학대의 범주에 드는 일입니까, 아니면 중성화 수술로 인해 동물에게 미치는 좋은 영향에 대한 수의학적 견해가 거짓인 겁니까? 아무 근거 없이 그저 자기 생각에 '그건 좀 잔인한거 같애'하는 사견을 근거삼아 남을 '자기 편의를 위해 동물학대를 서슴지 않는 위선자'로 몰아세우고 있는거 아니냐구요?
나중에 자기 자식도 성욕 스트레스 안 받게 거세시킬거냐구요? 네, 저도 제가 키웠던 강아지 고양이들이 인간처럼 알아서 자기 성욕 절제하고 현명하게 풀고 자식 계획 세우고 피임도 할 줄 알고 적당한 나이되면 자연스레 폐경이 와서 건강에 무리 없이 건전한 성생활만 즐길줄 알았더라면 참 좋았겠네요.
주인이 본인이 귀찮고 동물 발정 꼴보기 싫어 시키는거 아니냐구요? 저요, 위에 말한 강아지 17년을 키웠습니다. 그간 때마다 제 이불이며 방바닥이며 생리혈 흘리고 다녀서 이불 빨고 방 닦고 해야 했지만 귀찮거나 싫은적 없었어요. 그런데도 말년에 병 얻어서 몇번이나 죽을 고비 넘기는거 보고, 그렇게 잘해주지도 못하고 보낸 내 동생이 종양으로 진통제 달고 일주일 넘게 시름시름 앓다가 그렇게 가는 꼴 보고나니 수술 시키는게 이해가 갔습니다. 자기 편의만을 위해 시키는거라구요? 위선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