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46
2014-08-23 17:24:36
51
1.고용불안정: IMF이후 한국 기업들이 얻은 잔꾀가 있다면 인력을 쓰다 버리는 식으로 '먹튀'짓을 일삼는 거죠.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짧게 대충 쓰다 필요없으면 내다버립니다. 단기적으로 봤을때 이는 기업에게 매우 유리한 방식이죠. 뭔가 눈앞에 큰 건수가 있으면 계약직 인력을 잔뜩 늘려 한탕 해먹고, 비수기가 오거나 일이 한산해지면 그 인력들을 몽땅 내쳐버리면 되니까요. 장기적으로 봤을때 한 분야에 대해 노하우가 잔뜩 쌓인 베테랑 전문가 인력 양성이 어렵다는 점과 기업들의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거시계획 수립보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전전긍긍 임기응변식으로만 떼우는 짓거리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경제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고, 이런식으로 '쓰다 버려지는' 식으로 일자리가 불안한 계약직 노동자들이 곧 소비자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시장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악습이지만 기업들은 그저 코앞의 이익만 바라보며 노동자들을 쉽게 내쳐버리고, 정부의 정책들은 그걸 막아주기는 커녕 방조하고 되려 장려하는 쪽으로 흘러가니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비정규직, 계약직의 양산과 노동환경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젊은층은 그저 계약직으로 몇년 이리저리 달면 삼켜지고 단물 빠지면 바로 내뱉어지는 껌딱지 취급을 받게 되고, 불안정한 미래 덕분에 노동의욕 감소, 경제활동 위축, 청년실업 급증 등등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죠. 어디 젊은층 뿐이겠습니까? 싸고 만만한 인력을 쉽게 갈아치우는 풍토가 되면서 이미 직장에서 자리를 잡은 중장년층들의 은퇴시기 역시 앞당겨지고 있죠. 부동산 투기로 인해 엄청나게 뛴 집값, 그릇된 입시 위주 교육제도 덕분에 교육비 폭등 등등 인생의 대부분을 집 산 빚 갚고 자식 교육비 빚 갚는데 써야했던 이들은 정작 자식들 대학가고 그 미친 등록금에 허리가 휠 즈음 회사에서 퇴직을 강요받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베테랑에 대한 예우 같은거 없어요. 한번 삐끗하거나, 회사 내 정치싸움에 말려 눈밖에 나는 순간 반평생 몸담아 충성했던 회사생활 접을 생각 해야 됩니다.
젊은 나이에 직장에선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이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불안한 상황 속에 일해야 하고, 평생 일해온 결실을 한창 누려야 하고 또 후배들에게 배풀어야 할 나이에(그리고 자식을 위한 돈 지출이 가장 큰 시기에) 회사에서 은퇴를 강요받는 위태위태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결국 어디로 가야할까요? 굶어죽을 순 없으니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죠. 근데 회사생활은 안되니 뭘할까요? 창업을 하건 택시 운전을 하건 자영업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경제 구조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큰 기업들이 번 돈을 노동자들에게 풀어줘야 합니다. 그럼 그 노동자들이 퇴근한 후에 어디로 갈까요? 밥도 먹고 취미생활도 하고 여기저기 돈을 쓰겠죠. 그 돈이 자영업자들에게 굴러갑니다. 이래야 경제가 굴러가는겁니다. 그런데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푸는 돈은 점점 줄어들어요. 최저임금 몇십원 올리는 걸로도 ㅈㄹㅈㄹ하는 스쿠루지 같은 인간들인건 둘째치고,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쓰다버리는 식으로 노동자들을 내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그렇게 내쳐진 이들 중 많은 수가 자영업에 도전합니다. 자영업자 수는 늘어나는데 이들에게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다 풀어줘야 할 봉급쟁이들은 줄어드니 자영업자들끼리 제로섬 경쟁에 돌입하죠. 그 왜, 아이스크림 팔러 나선 형제 이야기 아시죠? 천원짜리 한장 들고 서로서로 넘겨주며 아이스크림 꺼내먹다보니 팔긴 다 팔았는데 남은건 천원(나누기 2해서 1인당 500원)밖에 없더라는 이야기.. 그 꼴 나는거에요. 이게 불경기죠 다른게 불경깁니까?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자영업자들 가게에 진상손님들 넘쳐나죠? 국민성 운운하기 이전에 돈이 안돌고 손님이 없으니 그런 상황도 생기는 겁니다. 손님이 넘쳐나보세요 그딴 진상 손님들 내쫓으면 그만이지. 소비자가 되어야 할 봉급쟁이 노동자들 입지가 불안해지니 돈도 안돌고 자영업자들은 돈을 못벌고 별의 별 진상손님들 진상짓만 받아줘야 하는 퍽퍽한 삶이 되는거에요.
나라에서 청년창업을 장려한다고 하죠? 개뿔이 미친. 실리콘밸리 신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모양인데 그런거 하고 싶으면 고용부터 안정되어야 합니다. 안정된 고용환경이 있어야 창업하는 청년들도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적어요. 실패하고 빚 좀 지더라도 취직해서 돈벌어 갚아나가면 되니까요. 젊은 패기로 자신있게 창업도 해보고 하는거죠. 근데 우리나라요? 고용이 안되고 취업해도 미래가 없으니까 어쩔수 없이 창업에 도전해요. 실패하면? 끝이에요. 빚지면 그거 뭘로 갚나요? 어디 취업해서 돈벌어 갚으려 해도 애당초 취업이 힘들어 창업에 나선건데 답이 없죠. 나라에서 청년 창업 장려네 뭐네 이거 다 헛소리에요. 그딴거 할 시간에 최저임금이나 팍팍 올리고 계약직 비정규직 점차 줄여나갈 생각이나 하라 그래요. 나라 경제 구조 개판으로 만들어놓고 그거 고칠 생각도 안하면서 어디 꼼수나 부리고 자빠져있습니까?
2.대기업 후렌들리 정책: 우리나라는 모든 경제 정책이 대기업, 재벌들 위주로만 짜여져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성장해 기존 대기업들을 위협하며 건전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에요. 중소기업들은 철저히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으로 전락해 피를 빨아먹히며 살아갑니다. 기술력이 있으면 뭘해요 대놓고 빼앗아 가는데.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 부족은 비단 mp3, 영화나 게임 파일 불법으로 내려받는 일개 소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들 간에도 이런 것에 대한 인식이나 보호 제도가 거의 없어요.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훌륭한 기술이나 사업아이템을 발굴해낸다고 해도 대기업이 똑같은 것을 베껴다 엄청난 자금을 퍼부어 출시해버립니다. 법적 보호요? 그거 빵빵한 대기업 법무팀이 일부러 시간만 질질 끌어 한 10년 버티며 팔아먹을거 다 팔아먹고 단물 다 쏙 빼먹고 나면 재판결과 지더라도 푼돈만 배상하면 그만이거든요.
이러한 지적재산권 침해나 경제사범의 경우에는 범죄의 규모나 그걸 저지른 범죄자/범죄기업의 규모에 따라 막중한 가중처벌을 먹여야 마땅합니다. 거의 뭐 회생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히거나 혹은 그런 부당하고 야비한 이익따위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엄청난 손해를 입게끔 만들어야죠. 그래야 저런 야비한 중소기업 뜯어먹기나 경제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못할겁니다. 뭔 수십 수백억을 빼쳐먹어도 푼돈 벌금에 법정 휠체어쑈 한번 돌아주면 솜방망이 처벌, 그나마도 1년도 채 못가 무슨 특사 무슨 사면 금방 풀어주니까 대기업들이 제대로 된 사업보다 남 뒷통수 쳐먹을 궁리질만 하는 겁니다. 정치인이나 재벌대기업이 나라 경제에 해를 끼치는 범죄를 저질렀거나,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 위치에 있는 개인이나 기업을 뒷통수 쳤다면 회생불가 수준의 처벌을 때려줘야 합니다.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은 건전한 경쟁 유발 아니던가요? 중소기업이 자생하도록 도와줘서 이들이 성장해 대기업의 뒤를 위협해줘야 대기업들도 죽자사자 노력하고 발전을 하는 겁니다. 대기업들이 나태하게 제자리에 앉아 중소기업 피나 빨아먹을 궁리를 하게 만들어놨으니 중소기업은 피 빨려 죽고, 대기업은 경쟁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꼴이 나는거죠.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하청으로 연명하는 작금의 상황이 결국 고용불안정도 가속화시키는 겁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서로서로 대기업 하청에 입찰 경쟁 벌이면서 가격경쟁을 하다보니 인건비 줄이는거 말곤 답이 안나오거든요 결국.
3.교육제도 대폭 개혁, 부동산 거품 무조건, 무슨 희생을 치루더라도 무조건 빼기: 우리나라 교육은 교육이 아니에요. 교육은 사회구성원이 한사람의 훌륭한 사회공동체 일원이 되게끔 기본 소양을 갖춰주고, 더불어 그 사람이 어디에 어떤 소질을 갖췄는지 자기계발을 시켜줌으로써 훌륭한 경제주체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이게 된 이후에 각각의 소질에 따라 능력발휘를 할 수 있게끔 전문 직업교육이 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교육이요? 줄세우기에요. 그냥 똑같은 기준으로 똑같이 한줄 쭉 세워서 커트라인 끊어먹기에요. 왜 이렇게 됐냐면, 대기업들 인사과가 나태해서 그런겁니다. 기업운영에 있어 인사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그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발굴하고 찾아내 다른 기업에 빼앗기기 전에 채용하고 교육시켜 발전해 나가게끔 하면서 동시에 그 인재와 1:1 계약관계를 통해 서로 윈윈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건 온전히 기업의 몫이에요. 실패확률이나 리스크도 클 수 밖에 없구요. 그러나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근데 우리나라 대기업은 이게 귀찮아요, 싫어요. 그러니 다들 짜고 똑같은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커트라인 끊어놓은 뒤에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나눠먹기 하는 겁니다. 이게 입시교육의 정체에요. 인재와 기업간의 공정한 계약관계요? 환관 바지에 아침텐트치는 소리하고 있네요. 그냥 말잘듣고 고분고분한놈 골라다 하인처럼 부려먹길 바랄 뿐이에요. 그게 입시교육의 정체란 겁니다.
이런 대기업들의 나태함에 사교육업계와 사학 재단 대학들이 들러붙어 엘리트주의 입시 주입교육 구조를 공고히 한 덕분에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공동체 소양교육을 못받아 일베나 하고 왕따나 시키고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남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이렇게 자라나니 엽기 강력범죄도 나날이 늘어갈 수 밖에요. 게다가 자기 소질이나 특기를 발견해내지 못하고 자라나며 뭘 하고 싶은지 의욕도 없고 꿈도 없고 그저 돈벌어 편하게 먹고 살 궁리만 하는 무기력한 인간이 되어갑니다. 젊은이들에게 꿈이 뭔지 물어보세요. 돈 많이 버는거, 편하게 사는거, 대기업 취직하는거, 그딴게 꿈이랍니다. '하고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을 통해 뭔가 의미있는걸 이뤄가며 입에 풀칠도 하는' 이런건 이미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바보소리가 되어버렸어요. 후자를 갖춘 청년들이 많아야 나라가 발전을 하고 경제도 발전을 합니다. 자기 일에 의욕과 꿈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뛰는 사람과, 그저 자기 보신주의와 무기력함에 빠져 먹고 살면 됐지 뭐 하는 사람 둘 중 누가 더 발전적일까요? 청년들에게 꿈과 의욕이 없는건 청년들 탓이 아니에요. 입시 교육탓이지. 게다가 이 지독한 제도 덕분에 청소년/청년들 개인과 그 부모에게는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이 주어집니다. 대학은 뭐 제대로 가르치는것도 없으면서 지들끼리 줄세워서 애들 성적에 따라 커트라인 잘라먹고 졸업장 찍어주는 거 밖에 없어요. 이런데도 대학을 나와야 기업들이 뽑아주는 미친 구조다보니 다들 빚 내서라도 별 도움도 안되는 대학교육을 이수해야 하죠. 청년들이 사회구성원으로 나오는 순간 이미 막대한 부채를 안고 시작하는 겁니다.
게다가 부동산 투기 덕분에 집값 땅값도 어마어마하죠. 청년들이 졸업 후 경제주체로 사회에 뛰어들때 등록금빚부터 안고 시작해야 하는데, 자기 살 집도 없어요. 수도권 집중화가 부동산 거품을 키우고 부동산 거품이 다시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하고.. 이 악순환 덕에 청년들은 먹고 살려면 수도권에 붙어있어야 하는데, 고향 떠나 수도권에 취업해 일하려니 집값에 허리가 꺾이는 사태가 나죠. 출산율이 줄어서 걱정이라구요? 집도 없고 빚만 가득에 취업도 불안한 상황인데 결혼은 머나먼 얘기고 어째저째 결혼한다 해도 애 낳기 시작하면 엄청난 육아비용, 교육비용... 이거 어찌 감당합니까? 나라에선 출산장려 어쩌구 하는데, 애나 낳아보고 그 애를 일반 봉급쟁이 노동자 수준에서 열심히 키워본 후에 그런 소리 하라고 하세요. 막대한 재산으로 편하게 놀고먹던 인간들이 정치판에 나서니까 현실감각 없어서 하는 개소리죠 그건. 청년들더러 애 많이 낳아 애국하란 소린 버스비 70원이란 소리랑 하등 다를거 없는 소리에요.
부동산 거품 빼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행정수도 이전하자고 했는데 서울사람들 자기 집값 떨어진다고 길바닥에 드러누워가며 막겠다고 ㅈㄹ쳤죠? 이미 사회/문화/경제 모든 면에서 서울이 중심인데 정치/행정만 좀 옮기자고 하는데도 이럽니다. 이사람들 자기 집값 몇푼에 나라 미래를 팔아먹은 사람들이에요. 이완용 욕할거 없어요. 자기 일신의 안위를 위해 나라 미래를 팔아먹는게 매국노지 뭡니까?
4.총평: 경제 살리는 길은 쉬운일이 아닙니다만 답은 나와있는 문제입니다. 단 그게 결코 쉽고 빠른 길은 아니에요. 길고 지루하고 힘들고 아픈 일이에요. 잘못된 구조를 하나하나 뜯어고쳐가는 일이니까요. 단기적 경기부양도 물론 다 잘못된 것 만은 아닙니다. 길고 아픈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너무 고통스럽지 않도록, 혹은 극심한 고통으로 쇼크사하지 않도록 진통제 처방도 물론 필요한 일이죠. 근데 근본 치료는 안하고 진통제만 남발하는 돌팔이라면, 그건 잘못된 겁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잘못된 구조로 인해 환부가 썩어문드러지고 있어요. 베어낼 곳은 베어내고, 아프고 괴로워도 소독약을 쳐바르고, 항생제를 먹여야죠. 이 과정에서 너무 아프지 말라고 진통제격으로 단기 경기부양을 통해 경제개혁 연착륙을 유도하는 거라면 얼마든 괜찮을 일이지만, 치료는 안하고 진통제만 계속 먹이는 건 그 의사 수갑채워 끌고 가야해요. 지금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나라 경제 다 무너져가는 판국에 건설경기, 단기경기부양책만 남발하고 있는 인간들 전부다 싸그리 잡아서 대한민국 경제를 진통제 마약에 중독되게 만든 경제마약사범으로 감빵 쳐넣어도 모자라단 겁니다.
젊은이 여러분, 진보정당에서 말하는 경제개혁은 단순히 있는 놈 빼앗아다 없는 놈 주자는 분배 논리가 아니에요. 공산주의 같은거 말하는 것도 아니구요. 자본주의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부개입을 말하는 겁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없는놈 싸다구 때리고 뒷통수 때리는 손이에요. 마냥 얼토당토 않은 엉터리 경기부양책만 가져다 경제 살리겠다 헛소리하는 놈들 찍지 마시고, 청년 본인들을 위해, 그 부모와 자식세대들도 위해, 그리고 나라의 경제와 미래를 위해 진짜 필요한 치료법이 뭔지 잘 생각해보세요. 투표용지 대충 찍어 투표함에 넣기 전에요. 정치는 우리와 무관한게 아닙니다. 우리 밥줄을 쥐고 있는 것이고, 위기에 빠져있는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금 당장 제일 꼭 필요한게 정치개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