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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1: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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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지금 공이 누구 소유냐에 관한 말을 하는게 아닌데요.
공이 구단 소유니까 당연히 내놔야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팬이 그 공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게 잘못이라거나 불법이라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팬이 그 공을 돌려주는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것이고 그거 가지고 욕하는 야구팬 없어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다만 그 요구하는 대가가 적정한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야구팬들 각자가 주관적 잣대를 가지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 아니냐는 겁니다.
'회수'라는 단어 하나 가지고 뭐라 하시는데, 회수란 단어가 꼭 자기 소유물이니 다시 돌려달라는 경우에만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닐텐데요? 소유권이 자신들에게서 타인에게 넘어간 물건을 다시 (협상이나 거래를 통해서건 양도를 통해서건) 가져오려는 행동도 회수 아닙니까? 그리고 그 거래 조건으로 팬서비스를 거는 것도 이게 무슨 이승엽 아시아 신기록 홈런볼이나 이대호 최다경기 연속 홈런볼도 아니고 고액의 현금거래가 이뤄질 정도의 비중이 있는것도 아니고 통상 싸인볼 몇개 선에서 교환되던 정도의 공이니까 그리 말한것이구요.
공이 구단소유네 관중소유네를 떠나, 공을 잡은 팬에게 팬서비스를 하고 공을 돌려받는 것 자체에는 저도 똑같이 공감한다 이겁니다. 그리고 팬도 그 대가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리없는 선에서(네, 시장경제 논리하에서 적정한 교환 대가를 요구하는 선에서) 구단측에 요청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다만 그게 적절한 수준의 대가요구인가 아닌가에 대해선 다른 팬들 관점에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일 아닌가요?
시장경제논리를 말씀하셨는데, 시장경제에서도 독과점을 통해 과도하고 부당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이쪽은 법적으로도 처벌받는 일이죠. 이번 일과는 다르게) 특정 신인 야구선수의 데뷔 첫 홈런볼이라는 의미있는 공을 가지고 그 공의 유일성을 담보삼아 과도한 대가를 요구한다면, (이 경우엔 법적으론 문제 없는 일이겠지만) 다른 팬들 보기에 '저건 아닌거 같은데' 충분히 말할 수 있는 부분 아닌가요? 팬이 무조건 우선이고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팬이 뭘 얼마나 요구하건 그게 다 정당한 일일까요?
네 뭐 저도 이번 경우가 아주 과도한 대가를 요구한 것은 아니란 점은 압니다. 신인 첫 홈런공에 무슨 수억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러나 상황에 맞게 좀 더 적절한 대가를 요구해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말할 수 없는 겁니까? 삼성 선수에게 의미있는 공을 가지고 삼성구단이랑 협상하는데 두산에게 그 대가를 요구한다, 네 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죠. 프로야구 구단들은 서로간에 협심해서 팬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해당 경기 승자팀이 진 팀에 자기네 입장을 위해 뭔가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난겁니다. 그 사람은 팬이라면서 자기 응원팀이 상대팀으로부터 그런 민망한 일방적 부탁을 요구받게 만든 상황 아니냐는 거구요.
공이 누구꺼냐, 대가를 당연히 줘야하네 말아야하네 이런걸 떠나 그 요구한 대가가 적절한 수준이었냐 아니냐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말하는 것도 안될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