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2
2015-07-23 23:10:42
10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해요 저건.
학벌주의 탈피는 학벌 좋은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배척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네 교육이 모든 사람들을 단 하나의 기준으로 줄세워서 평가한다며 불합리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학벌을 가지고 서로 파벌을 만든다거나, 그 과정에서 학벌은 좋아도 실력/인성은 별로인 몇몇 소수를 무작정 학벌만으로 끌고 간다거나 하는 폐해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지 학벌 좋은 사람중에 실력도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죠.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네 교육과 학벌주의는 이런겁니다. 모든 스포츠 유망주들을 단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는거에요. 발로 공 다루는게 매우 능숙한 아이, 지구력은 떨어져도 순간적인 순발력은 빼어난 아이, 속도는 느려도 힘 하나는 발군인 아이, 이런 아이들을 쭉 줄세워놓고 달리기 속도만으로 평가하는 거죠. 이런 시스템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것을 지적하는게 학벌주의 비판의 요지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한가지의 기준을 통과한 아이를 폄하할 수는 없죠. 어쨌거나 그 기준에서 등수를 매겼을때 상위권인 아이들은 달리기 한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의 재능과 뼈를 깎는 노력을 해온 아이들이니까요.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달리기에 재능이 별로 없었던 아이일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죽자사자 노력해 달리기로도 그만한 성과를 낸 것일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더더욱 칭찬하고 인정해야 하는 거죠.
학벌주의를 벗어나자는 것은 우리네 아이들이 각자의 재능을 찾아 꽃피울 수 있도록 획일적 기준을 벗어나자는 것이 요지입니다. 학벌 좋은데 실력은 없는, 학벌 말고 내세울게 없는 '일부'들이 줄세우기 파벌 정치싸움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사실 곁가지에 불과해요. 높은 학벌을 얻어낸 사람들은 지금의 기준 하에서 거기 맞는 재능을 꽃피운 것일 수도 있고, 그쪽에 재능이 없음에도 스스로 노력해 성과를 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어찌되었건 본인의 노력으로 눈에 띄는 성과와 성공을 이뤄낸 겁니다. 그 사람들의 실력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넌센스죠.
예를 들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위에 말한것 처럼 각종 여러 스포츠 종목 유망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달리기만으로 평가를 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분명 잘못됐고, 불합리하며, 고쳐져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 하에서라 할지라도 좋은 학벌을 따낸 사람들은 100미터 10초 안으로 끊은 사람들입니다.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해서 이들의 달리기 실력을 폄하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