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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30 06: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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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높은 직장만 선호'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말이 되는 수준의 임금을 줄 수 있는 직장을 갈구'하기 때문이지.
미쳐 돌아가는 집값, 교육비의 나라에서 결혼도 뭔놈의 허세가 더럽게 껴서 그깟 서류도장 한번 찍는데 졸라 수천에서 억대 돈을 쳐먹고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뛰는데 임금수준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정신나간 세상을 사는데 맨날 대기업 대기업 찾는 청년들이 눈이 높아서 그러겠나? 그나마 대기업 연봉 수준 아니면 정상적인 삶도, 정상적인 미래도 꿈꾸기 힘드니 그런거지.
결혼 비용 마련에 집 마련에 육아비 교육비 걱정에 노후대책까지, 어느것 하나 나라가 나서서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거 없이 언 발에 오줌싸는 수준의 복지 가지고도 복지 때문에 나라가 망하네 마네 생 난리랄지브루스를 추며 애들 밥 주는 문제 가지고도 수도 서울 시장이 무릎꿇고 눈물 질질 짜가며 시장직까지 던져가며 막는 복지 후진국 사바나 정글에 살면서 그나마 대기업 연봉 수준 아니면 이런 것들 제대로 대처할 계획이 안 서니까 그런거 아니냐!
솔직히 대기업 연봉이라 쳐도 그놈들이 직원 부려먹는 시간 대비 따져보면 말이 안되는 금액이지.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중소기업은 그 임금조차 제대로 안 주고 망하는 업체들 수두룩한데. 공무원 시험에 왜 그리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겠나, 봉급은 많지 않아도 위에 나온 문제 중에 중요한 몇가지를 나라에서 보태주니 그거 믿고 다들 필사적인게지. 대기업들 정치꾼놈등이 나라 경제로 장난질 쳐댄 대가가 IMF인데, 덕택에 대기업이고 중견기업이고 나발이고 대차게 망해버리는거 눈으로 보고 자란 세대들이, 자기 아버지들 평생 충성한 회사에서 하루 아침에 짐짝 취급 받고 쫓겨나는 꼴 눈으로 생생히 보고 자란 세대인데, 이들이 더 큰 기업, 더 안정적인 일자리 쫓아 미친듯 경쟁하는 이유는 '더 많이 가지고픈 욕심' 때문이 아니다. '살아남고자 하는 공포' 때문이지.
나라꼴이 이 판국이 된 책임이 모두 다 50대 이상 세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 윗분 댓글처럼 고졸로도 대기업 들어가고 공무원따위 돈 적다고 쳐다도 안보던 세대들께서 자기네 자식세대 취업 문제에 대해 관심도 없고 세상 변화에 따라오지도 못했으니 저런 헷소리를 하시는게지들.
4~50대 이상 분들아. 자식세대 탓 하기 이전에, 본인들부터 부채의식을 좀 가지세요들. 당신들은 IMF의 그 전쟁 난리통에 다들 죽자사자 생존을 위해 싸우던 과정에서 당신들 대신 잘리고, 그래서 발생한 수많은 자살자들과 살아남았으나 지옥같은 생존싸움을 벌여야 했던 희생양들 덕분에 겨우겨우 살아남은 생존자들인 겁니다. 그 동료들, 당신들을 대신한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부채의식과 겸손함을 좀 배우세요. 그당시에 회사에서 누가 잘릴까 다음은 나 아닐까 공포에 떨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좀 숙연해지시란 말입니다.
'내가 왕년에 말이야~' 하면서 죽자사자 생존경쟁중인 청년들에게 꼰대마냥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시고요. 그렇게 잘 나갔던 '당신들의 왕년'이 마냥 당신 자신들만의 덕분이 아니었듯, 지금 이 시대 청년들이 이렇게 퍽퍽하게 살아야만 하는 이유 역시 청년 자신들만의 탓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