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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8 2015-10-31 20:33:18 0
페이스북 '자유주의' 페이지의 대항마 "상식주의" [새창]
2015/10/31 14:55:36
자유주의가 아니라 병신주의..가 더 적절할거 같은데요?

아저씨 이 병신 물어요?
5177 2015-10-31 20:02:26 1
삼팬인데 올해는 미라클 두산이란 말 쓰면 안되겠네요. [새창]
2015/10/31 17:59:54
아마 빠진 선발들(윤 엔트리 제외, 차우찬은 안-임 공백 때문에 불펜행) 빈자리 커버하려고 다른 선발들도 마음속에 부담감을 너무 심하게 가지고 나온듯 하고, 타자들도 투수력이 크게 약화됐으니 공격으로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스로 무너진거 같네요.

전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사기 떨어지고 부담감 때문에 힘겨워 할 건 예상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건 너무 실망이 커요ㅠㅠ

두산도 유리한 입장은 전혀 아니었으니까요. 준플옵, 플옵을 거치며 투수진의 체력이 고갈되고 믿을만한 필승카드는 니퍼트 이현승 단 둘에 장원준이 그나마 버텨주는 정도의 상황이었기에 삼성만 딱히 악재로 약해진건 아니었던듯 합니다. 최소 비슷한 전력은 됐다고 봐요. 문제는 두산은 이런 약점들을 여러 선수들이 고도의 집중력으로 모두 특급 활약을 하며 그야말로 경이적인 반전을 이뤄냈지만 삼성은 그 약점에 파묻혀 그냥 맥없이 매몰당한거죠.. 약점 극복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하구요.

두산은 정말 시리즈 들어오기 전까지 여러가지 약점이 눈에 확연히 보였던 팀인데, 다름아닌 한국시리즈에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여러 선수들이 투혼을 불사르며 그 약점을 메워버리고 점점 더 강해지는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삼성은 그 약점을 커버하긴 커녕 부담감에 다른 강점들마저 다 잃어버리고 갈수록 더 약한 팀이 되었죠. 만약 삼성이 피가로, 장원삼, 클로이드가 호투하고 타선까지 터져줬더라도 이번 시리즈 이기긴 힘들었을거라 봅니다. 니퍼트와 이현승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가운데 장원준, 노경은, 유희관이 돌아가며 각성해 더 단단해져가는 두산에 결국 아쉬운 패배를 했을거라 생각해요. 그러나 삼성은 그런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했죠. 선발/불펜/공격/수비 모든 면에서 (차우찬 하나 빼고) 다 완패했습니다..

초대형 악재가 터져 팀이 위기에 처했는데 상대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강력해지고 단단해지는 무시무시한 팀이고 우승의 가능성은 적었지만 최소한 삼성다운 야구를 보여주길 바랐는데 그거조차 못보여줘서 정말.. 실망했어요 ㅠㅠ
5176 2015-10-31 18:04:42 2
두산베어스 14년만의 우승!!! [새창]
2015/10/31 17:41:28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삼팬ㅠㅠ)

올해 두산은 우승할 자격이 차고 넘쳤음!!
5175 2015-10-31 17:34:03 1
기아부터 삼성까지 홈구장 이전하는 팀들은 고별전 필패군요. [새창]
2015/10/31 17:10:51
근데 대구 시민운동장은 프로야구 첫해에 OB한테 패배 준우승으로 시작해서 프로야구 마지막 해에 두산한테 패배 준우승으로 마무리 함 ㅠㅠ 삼성의 2자릿수 준우승...
5174 2015-10-31 17:34:00 1
기아부터 삼성까지 홈구장 이전하는 팀들은 고별전 필패군요. [새창]
2015/10/31 17:10:51
근데 대구 시민운동장은 프로야구 첫해에 OB한테 패배 준우승으로 시작해서 프로야구 마지막 해에 두산한테 패배 준우승으로 마무리 함 ㅠㅠ 삼성의 2자릿수 준우승...
5173 2015-10-31 16:31:11 1
그가 나왔습니다!!! [새창]
2015/10/31 16:26:39
삼성 투수들 꾸역꾸역 밀어넣는 똥볼만 보다가 니퍼트 속구 보니까 삼팬인 저도 눈 정화가 되네요...ㄷㄷ
5172 2015-10-31 16:10:33 0
[새창]
뭐 무혐의로 끝난다면 윤안임의 책임은 아니겠죠. 무혐의로 끝날거 같지 않아 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수사도 제대로 시작 안 한 시점이니..

결과가 안 나왔더라도 논란이 있는 선수를 일단 제외시키고 가는게 잘한 선택 같긴 한데 남은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창피한 경기를 할 줄은 몰랐습니다 ㅠ
5171 2015-10-31 15:30:25 0
창피한 수준의 참패.. [새창]
2015/10/31 15:26:25
모름지기 한국시리즈라면 양팀이 팽팽하게 유도 경기하듯 서로 멱살잡이 하려고 팽팽하게 신경전 벌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 멱살 잡아 뒤집어 매치는 그런 게임이 되어야 할텐데, 삼성은 무기력하게 그냥 시리즈 내내 두산한테 멱살 잡혀 질질질 끌려다니다가 여기 패대기 쳐지고 저기 패대기 쳐지고 하지말라며 버둥버둥 발길질이나 하고 있는 꼬라지...ㅠㅠ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당당히 좋은 경기를 할 만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우승을 쟁취할만한 자격도 증명하고 있는데 삼성은 이거 뭐 진짜 팬으로서 져서 아쉬운 기분이 문제가 아니라 낯이 뜨거워 못 살겠네요.
5170 2015-10-30 02:44:20 1
대구경북이 한나라당 찍는 이유 [새창]
2015/10/29 21:42:41
일베에서 여성을 혐오하는 것, 일베에서 호남지역을 혐오하는 것, 이것도 결국 일베가 여성, 호남, 진보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두려워하지만 자신이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기 싫은거죠. 그래서 혐오하고 증오하는 것으로 그것들 위에 서 있다는 착각과 만족을 하는 겁니다.

진중권씨의 표현이었나요? 일베를 가리켜 '못난 수컷'이라고 했었죠. 열등감의 대상을 잘못 찾아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시키는 못난 수컷들이요.

자신들의 삶이 왜이렇게 팍팍한지, 알바를 해도해도 왜이렇게 가난한지, 공부하고 노력해도 왜이렇게 취직이 힘든지 이 모든 자기 삶의 고통은 기득권층의 부의 독식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힘있는 자들에게 대항하는 건 힘들고 무섭고 어려우니까 그 분노를 자기보다 약자들에게 돌리는 겁니다. 힘있는 자들 편에 서서 말잘듣는 모범생인양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채우고(사실 그들이 자신들에게 해주는게 아무것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보다 약자 입장인 이들이 자기 자리를 위협하지 못하게 증오하고 혐오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이죠.

남성보다 약자인 여성들이 남자의 자리를 위협하네 어쩌네 하지만, 못난 남성인 자신과 잘난 여성 상위층을 비교해 그들보다 내가 돈을 못 받는다고 비교해버리니 그런거죠. 잘난 남성 vs 잘난 여성의 동등한 비교에서 분명히 여성이 불리한 대우를 받는게 현실인데, 여성들 중 잘나가는 층과 남성들 중 못나가는 자기 자신들을 비교해 '나보다 여자들이 더 많이 받으면서 성차별 운운한다'라는 논리를 펼치는 겁니다. 사실 이건 자신들을 빈곤하게 하는 진짜 주체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대항하기 무서워) 부정하면서 자기보다 약자 위치의 이들이 자기 그 알량한 자리를 위협할까봐 두려워 발악하는 것에 불과하죠..

제 고향이자 지금도 살고 있는 도시를 일베같은 쓰레기 집단과 비교하는게 민망하긴 하지만, 대구사람들의 호남지역에 대한 혐오도 딱 이것과 같습니다. 사실상 호남지역에 비해 수많은 특혜를 받아 더 많은 발전을 이뤄놓고도, 이제와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도시들 다 말라죽어갈때 뭐하나 내세울거 없어(그간 지역만의 특색있는 산업 개발을 할 기회가 많았음에도 시에서 연달아 삽질하며 걷어찼음) 추락률 최선두 자리를 다투는 꼴이 되니까 뜬금없이 호남을 두려워하는... 그러면서 두려워하는걸 인정하기 싫어서 혐오의 탈을 쓰고 있는 그런 못난 꼴인거죠..
5169 2015-10-30 02:25:30 0
대구경북이 한나라당 찍는 이유 [새창]
2015/10/29 21:42:41
호남지역에 대한 대구경북권 사람들의 감정은 혐오를 가장한 공포에 가깝습니다.
'전라도는 빨갱이다!'라고 혐오하는 것 처럼 말하는 사람들의 속내는, 우리가 가진 기득권이 언제건 남에게 빼앗길 수 있는데 그 대상이 바로 전라도다..라는 공포감이에요. 사람은 자기가 무서워 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마치 그 대상을 하찮은 것인양 혐오하고 미워하는 것처럼 꾸미죠. 자신이 그 대상을 실상은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려는 겁니다.

아직도 나이든 분들 중에는 전라도라고 하면 그 옛날 누구에게 들었던 도시전설 괴담류를 들먹이십니다. '전라도 지역에 가서 주유소에서 기름넣으려는데 경상도 사투리 썼다가 돌 맞았다' 뭐 이런 근거도 없는 카더라 소문은 물론이거니와 전라도 사람은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온갖 괴담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죠. 그걸 듣는 내 느낌은, 이 사람들이 호남사람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무서워하고 있구나..였습니다.

김대중 전대통령과 이회창이 대선에서 만났을때 대구 사람들이 이회창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가관이었죠. "이회창이 당선되면 대구에 지하철 3호선 4호선까지 생길텐데 김대중이 되면 그거 취소하고 광주에 지하철 만든다더라!"... 아직까지도 제 기억에 남아 있는 저 말이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대구 사람들의 호남지역에 대한 공포심의 발현이라고 느껴지네요.

기이하죠. 독재정권 시절 온갖 이권을 쪽쪽 빨아먹으며 호남지역에 비해 수없이 많은 혜택을 받아 챙겨놓고선 이제와서 기득권층인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찬밥신세를 당해온 호남지역을 무서워하다니. 꼴사납긴 하지만, 자기들이 뭐라도 손에 쥐어본 경험이 있으니 이제와서 그걸 빼앗길 수 없다, 빼앗기면 예전 호남지역이 당했던 찬밥 취급을 이제 우리가 당하게 될거다 이런 공포감에 싸여 있는겁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정치문화경제 모든것을 독점하면서 지방을 모조리 말려죽이고 있는 것인데, 이로 인해 대구 경제가 점점 안 좋아지자 엉뚱하게도 호남지역에게 패권을 빼앗기는거 아닌가 하는 아둔한 공포에 빠져든 것이죠.

실제로 대구사람들 중 많은 수가 야당을 찍지 않는 이유는, 새누리가 지금까지 열심히 찍어줘봤자 대구에 뭐 하나 해준거 없다는거 잘 알지만서도 야권 후보 찍으면 바로 대구가 소외 당하고 호남쪽에 모든 이권을 빼앗기는게 아닌가! 하는 공포심에 그냥 새누리 계속 찍는 겁니다.

사실 웃기죠... 호남이나 영남이나 똑같이 수도권 집중화에 피 쪽쪽 빨리는 신세는 같은데, 그나마도 과거 호남에 비해 훨씬 많은 이권을 독식해 배불린 주제에 뜬금없이 호남을 견제하다뇨. 근데 대구 사람들의 호남에 대한 이런 아이러니하고 (호남분들 들으면 헛웃음이 나올) 공포감은 워낙 뿌리가 깊은거라 이성적으로 설명을 해도 해결이 안됩니다. 위에 말한 저런 괴담들이 어디에서 왔을까요? 독재정권이 의도적으로 영호남 갈등을 부추기면서 영남은 말 잘듣는 착한 아이, 호남은 말 안듣는 못된 아이 취급하며 호남지방에 어떤 차별과 소외를 했는지 대구경북 사람들도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말 잘듣는 모범생이니까 좋은거 받는거고 쟤네는 말 안듣는 불량학생이라 저렇게 혼나는거야' 이런 자기 세뇌를 계속해온거죠. 나는 정당하다, 나는 올바르다, 그러니까 내가 받는 이 혜택도 당연한거다, 비겁하고 못난 행동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렇게 달콤한 혜택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문제는 그 와중에서 마음속에 '언제건 나도 저렇게 당할 수 있다'하는 공포감에 쫓기기 시작했죠.

비겁하고 못난 짓이긴 하지만, 왜 저들은 찬밥신세로 차별받는데 나는 이렇게 따뜻한 쌀밥에 고깃국 대접을 받는가...에 대한 이유를 자기 스스로도 찾지 못했어요. 그러니 위에서 가르쳐 주는것과 자기 자신의 망상을 더해 '전라도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거야'하고 스스로에 대한 정당화를 해버린거죠. 여튼 이런 잘못된 공포감을 혐오와 차별로 가장해 서로서로 공유하며 굳건히 다져나가다 보니 이제와서는 누가 그거 잘못된 거라고 지적을 해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지경까지 와버렸습니다.

지금 와서 TK의 콘크리트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올바른가'를 설득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 '무엇이 더 교활하고 머리 좋은 책략인가'를 설득하면 됩니다. 사실 결과적으론 다를게 없거든요. 새누리를 지지한다고 해서 대구가 점점 말라 죽어가는걸 막을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대구가 점점 죽어가고 있는걸 알고 있고, 백날 찍어줘봤자 대구에 별로 신경도 안 써주는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새누리 안 찍으면 대구가 호남한테 밀려나 짓밟힐거야!!'하는 웃픈 공포감에 그냥 새누리 찍고 있는거 뿐이죠.

'야당 후보중에 확실히 대구편 서 줄만한 사람을 내세워서 새누리에 대한 견제구로 활용해보라'는게 오히려 더 적절한 전략입니다. 새누리를 계속 지지하되, 새누리 정신차리게끔 뜬금없이 야당 한번 뽑아놔봐라, 하는 식으로 그 공포감을 건들지 않으면서 야당의 입성을 허용만 하면 그 순간 대구 사람들은 신세계를 맛볼거에요. 이때다 하고 대구 민심 얻으려 달려드는 야권과 아차 싶어 지지기반 지키려 발악하는 여권의 알랑방귀 앞에서 말이죠. 아, 투표란 이렇게 하는거구나, 무턱대고 한놈만 백날 찍어주는게 참으로 멍청한 짓이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면 위에 말한 공포감은 의미가 없어질겁니다.

실체 없는 공포감은 다른 방법으로 둘러둘러서라도 그게 사실 허상이었을 뿐이란걸 드러내주면 거기서 끝납니다. 굳이 그 공포감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고 어떻고 설명할 필요도 없이요.
5168 2015-10-30 01:53:11 2
대구경북이 한나라당 찍는 이유 [새창]
2015/10/29 21:42:41
댓글들 분위기가 참... 오늘 TK 죽여라 살려라 하는 댓글들 여러번 보게 되네요..

자기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것 자체만 가지고 비난할 문제는 아닙니다. 사람이 투표를 할때엔 두가지 이유를 가지고 자기 표를 던질 곳을 정하게 됩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두가지 본능, 욕망과 공포죠. 욕망에 의해 투표를 하건 공포에 의해 투표를 하건 그 자체만 가지고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욕망과 공포가 현명하고 올바른 이유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그릇되고 무지한 이유에 의한 것인가 하는게 문제일 뿐이죠.

공포에 의한 투표, 그 중에서도 올바르고 현명한 이유에 의한 투표의 대표적 사례는 호남지역의 반새누리 성향 몰표입니다.
호남지역은 새누리당을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의 근본을 거슬러 올라가면, 희대의 독재 살인마 전두환 일당이 나옵니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광주의 시민들이 이 쓰레기놈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했습니다. 그 희생자분들, 그 열사분들의 부모 형제자매 친척 친구들이 아직 다들 분노와 억울함을 가슴에 묻은채 살아계신 곳이 호남지역입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이를 살해한 살인마 집단을 지지해줄 사람이 그 누가 있을까요? 심지어 살해당한 이유가,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를 누릴 기본적 권리 요구였을 뿐인데 말입니다. 호남지역 분들에게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사랑하는 이를 살해한 개인적 원수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짓밟은 흉악한 독재 범죄자 집단이기에 절대로 표를 주지 않는 것이죠. 이는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희대의 범죄자(헌법을 유린한 독재자이며 흉악한 살인마) 집단이 권력을 잡게 해서는 안된다는 '올바르고 지혜로운 두려움에 의한 투표'입니다.

반대로, 똑같이 공포에 의한 투표이지만 그릇되고 무지한 이유에 의한 사례도 있습니다.
매카시즘에 놀아나 북풍 뉴스만 뜨면 무조건 새누리 지지를 높이는 장노년층분들이 그 예죠. 물론 이분들은 실제로 북한에 의한 6.25 침공 피해자이거나 이후 이어진 남북 경색분위기, 그리고 지긋지긋하게 이어진 반공 세뇌교육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자라온 분들입니다. 북한이라면 일단 무조건 두렵고 공포스러운 대상이기에 북한이 우리를 위협한다고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특정 정당에 지지를 던집니다. 물론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 맞고, 우리를 침략해 전 국토를 유린한 전쟁을 일으킨 적도 있으며, 호시탐탐 우리의 빈틈을 노리는 적성국가임은 틀림없습니다만 이들의 이러한 공포는 무지와 그릇된 사고에 의한 것이죠. 왜냐하면 실제로 북풍을 이용하는 새누리당은 안보에 있어 심각한 무능을 여러차례 보여왔고 가끔은 선거 승리를 위해 일부러 안보위기를 자초하는 반역행위까지 일으킨 집단인데도 새누리 지지 노인분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저 어릴적부터 머릿속에 깊게 세뇌당한 '안보 하면 한나..어 그 뭐시기 새누리당' 여기에 따를 뿐이죠. 새누리 정권에 불만을 가지다가도 북풍이 불면 거의 조건반사 식으로 새누리 지지율을 높입니다. 안보 위기가 왔을때 정작 안보에 무능한 정치 집단을 지지하는 모순을 보이기에 이들의 투표는 '무지에 근거한 그릇된 공포에 의한 투표'인 것이죠.
(노년층의 이러한 '공포'는 북한에 대한 공포 말고 다른 것도 있습니다. 급속한 발전으로 세대간 단절과 갈등이 심화되어 서로 자기 세대가 먹고 살기만 바쁜 상황에서 경제력을 상실한 노년층은 고립되고 위기감을 느끼게 됐죠. 그리곤 자기네 말을 잘 들어주는 척하는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높이게 됩니다. 사실 젊은 층을 지원하는 정당을 지지하며 청장년층과 연대를 해야 그들이 경제력을 높여 노년층의 편을 들어줄텐데 그정도 계산도 없이, 겉으로 말만 번지르르할 뿐 실상 그닥 자신들을 챙겨주지도 않는 새누리당의 거짓말에 속아넘어가는거죠. '우리 노년층이 젊은것들에게 밀려 도태된다'하는 위기감과 공포감, 소외감으로 그릇된 선택을 하는 겁니다)

욕망에 의한 투표 역시 올바르고 현명한 욕망에 의한 것과 그릇되고 무지한 욕망에 의한 것으로 나뉩니다.
올바른 욕망이란, 남의 것을 빼앗아 내 배를 많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다 같이 배를 불리는 것을 꿈꾸는 것을 말합니다. 그릇된 욕망이란 남의 것을 훔쳐서라도 내 배만 불리면 그만이라는 욕심이죠. 현명한 욕망이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된 계산과 계획을 세워 그에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무지한 욕망은 그저 눈앞의 일확천금 헛된 망상에 눈이 멀어 실제로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로 내달리는 짓이죠.

올바른 투표행위 역시 근본적으로는 자기 욕망과 욕구를 따르는 행동입니다. 청년들은 청년층을 위해 투표하고, 중년들은 자신들의 세대를 위해 투표하고, 노인들은 노년층을 위해 투표하며, 남성들은 남자를 위한, 여성들은 여자를 위한, 사업주는 사업주를 위한, 노동자는 노동자를 위한 투표를 하는 것이죠. 단, 이것이 올바른 투표가 되려면 그 욕망이 타인의 것을 훔쳐서라도 이루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이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문제는 차치하고, 사실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자기 배도 불릴 수 없다는 기본 계산조차 못하는 무지하고 멍청한 욕심이기 때문입니다. 청년층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중년/노년층의 이익을 훔쳐서 이뤄질 수 있는게 아닙니다. 중년, 노년층 각각의 이익도 마찬가지에요.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연합하고 협력해서 다같이 1:1:1의 이익을 나눠가질때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지, 저놈들꺼 등쳐먹어서 나혼자 3:0:0 해먹어야지 하고 욕심내는 순간 내 이익 역시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남성의 이익을 대변하려면 여성과 협력하여야 하고, 여성의 이익을 대변하려면 남성과 협력하여야 하며 사업주들 역시 자기 사업을 크게 불리기 위해서는 노동자 이익을 줄여 내것으로 빼먹을 생각을 하지 말고 다같이 나눠먹으며 공생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 남의 이익을 훔쳐 내 배만 불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너무나도 근시안적인 망상이에요. 바로 그런 무지한 욕심과 경쟁 덕분에 지금 나라꼴이 망해가고 있는 겁니다. 나라가 망하면 내 주머니에 채워둔 그 알량한 재산이 무슨 소용일까요? 한줌도 안될 극소수의 어마어마한 부자들 외에는 나라가 망하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남의 것을 훔쳐 먹으며 나라 전체가 기울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릇되고 무지한 욕망에 의한 투표'의 예시가 땅값 올려준다는 말에 혹해 새누리를 찍어대는 사람들이나, (호남을 제외한) 지역감정에 취해 내 지역만 잘 살면 그만이란 욕심으로 새누리를 찍는 사람들이죠. TK가 왜 새누리 텃밭이냐는 질문은 간단해요. 새누리가 자기 동네에 이익을 챙겨줄거라 믿는 '그릇되고 무지한 욕망'에 눈 먼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고, 새누리가 아니면 우리동네에 돌아올 이익이 줄어들거라 믿는 '그릇되고 무지한 공포'에 눈 먼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고 또 서로 모여서 (안좋은 쪽으로) 시너지 효과를 더 내고 있기에 TK가 새누리 텃밭인 것이지 TK니까 저런 무지한 사람들이 모인거다 란 식의 논리는 안된다는 겁니다. 기실 이런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다 퍼져 있어요. 전국민이 다들 개발독재 과정에서 권력자 눈에 잘보이면 더러운짓으로 노동자 피 빨아먹어도 쑥쑥 뒷배 봐주며 키워주고, 권력자 눈 밖에 나면 아무리 열심히 정당하게 일해 모은 재산도 순식간에 빼앗겨 남의 손으로 넘어가는 꼴을 보면서 살아왔거든요. 열심히 죽어라 일해도 권력자의 횡포와 변덕에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는 일이 다반사고, 빈둥빈둥 놀면서 살아도 어느날 아침 갑자기 뒷산 땅값이 폭등하면 졸부행세 하며 떵떵거리고 살게 되는 요지경 세상. 열심히 노력하는 것의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일확천금 로또의 꿈만 커지는 나라가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이었으니까요. 그러니 다들 어떻게 해서든 남의 것을 훔쳐서라도 나만 잘 살면 그만이고, 권력자들의 눈에만 들면 그만이란 생각이 팽배해진 겁니다. 이게 대한민국 전반에 퍼진 도덕적 해이의 진실이에요.

그놈의 뉴타운 장난질에 이명박, 오세훈 뽑아서 수도 서울 시 재정 빵꾸 내놓고도 정신 못차리고 박원순한테 내 집값 살려내라 난리 치는게 대한민국 국민의 현실입니다. TK의 지역 이기주의도 그 사례고, 시 재정 파탄 낸 작자들을 불과 한턴 건너서 다시 뽑아주며 이번엔 내 집값 살려주겠지 기대하는 동네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 대한민국 선거판은 호남지역을 제외하고는 결국 '저놈들 찍으면 내 땅값, 내 이익 떨어진다', '얘들 찍으면 내 집값, 내 이익 올라간다', '쟤들 찍으면 북한한테 잡아먹힌다' 뭐 이런 엉터리 무지에 의한 욕망과 공포로 좌지우지되고 있는 겁니다. 경상도에서 새누리 죽어라 찍어대는건 단순히 경상도 사람들이 무슨 종교적 광신도라서 그런게 아니라(실제 박정희 이름만 들어도 울고불고 난리나는 박정희교 신자들도 일부 있긴 하지만) 자기네 그 무지에 의한 욕망을 채워줄 집단이, 자기네 그 무지에 의한 공포를 잠재워줄 집단이 새누리당 뿐일거라고 공고히 믿고 있어서 그런거라는 거죠.

욕망에 의한 투표는 잘못된거다! 공포에 쫓긴 투표는 잘못된거다! 이건 접근법이 잘못된 거란 겁니다. 아니, 애초에 저 말 자체가 틀렸어요. 모든 사람은 어차피 욕망과 공포에 의해 투표를 합니다. 다만 그 욕망과 공포가 어떤 것인지, 그걸 이루기 위해/잠재우기 위해 내린 이 선택이 현명한 계산에 의해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길인가 아니면 무지에 의해 손해만 보게 될 길인가 하는 게 문제죠.

안보에 대한 불안, 북한에 대한 공포에 쫓겨 투표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다면 정말 그 공포와 불안을 불식시켜줄 이를 지지해야죠. 무지에 의해 잘못된 지지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아 주기만 하면 됩니다. 잘 먹고 잘 살고 싶다, 우리 동네 경제 좀 살아나면 좋겠다 해서 투표한다면 그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그 방법이 어떤 것이고, 그게 과연 장기적으로 가능하긴 한 계산인가 이것을 알려줘 정말 그걸 이뤄내기 위해 누구를 지지하면 될지를 알려주면 되는 일입니다.

TK지역의 새누리 콘크리트 지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TK니들은 답없어 포기야 쓰레기들아' 비난하고 비꼬는게 답은 아닙니다. '니들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모두를 위한 투표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자기네 이익을 위해 투표를 하되, 새누리 지지는 자기네에게 사실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허상이었을 뿐임을 천천히 깨닫게 만드는게 진짜 답입니다. 대구경북 지역이 답 없다고 절망하실지 모르지만, 실제로 대구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딱 빈틈 하나만 생겨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봅니다. 대구시민들이 무슨 박정희교 광신도라서 오오 박근혜님 오오오 하며 종교적 이유로 새누리 찍는거 아니에요. 대구 사람들도 대구시 경제 개판된거, 앞으로도 계속 개판될거 모르는거 아니에요. 무지하니까, 새누리당 안찍으면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유지 못하고 무너질거 같다고 무지한 공포에 휩싸여 있으니까, 새누리 안찍으면 그나마도 다른 지역에 이권 다 빼앗길거 같다고 무지한 공포에 빠져 있으니까 그런거에요. 바로 그 무지를 누군가 딱 한명이라도 깨준다면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는 콘크리트입니다.

대구사람들한테 '당신들 이익만 생각하지 말아라' 백번 얘기해봤자 소용없어요. 자기네도 지금 당장 위기감과 공포감에 싸여 살고 있는데 그런 소리 들릴리가 없죠. 심지어 그런 소리는 배부르게 살고 있더라도 귀에 들리지 않을 소립니다. 차라리 '새누리 좋아하는 건 알지만 맨날 걔네만 찍으니까 손에 잡은 물고기마냥 이것들이 위기감을 안가지는거 아니냐, 가끔은 다른 애들도 뽑아줘야 새누리도 긴장해서 대구한테 잘해주지' 이런소리가 훨씬 잘 먹힙니다. 실제로도 이런 공감대가 새누리 지지층 사이에서도 꽤 들려오고 있고요. 다음 총선때 직접적으로 자기 집값에 민감한 영향을 주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런 이유로 한번쯤 '새누리당 정신차려라'하는 식으로 야당 투표할 사람도 많을 겁니다. 지난 총선때 김부겸이 먹혀든 이유도 바로 여기 있구요. 친숙하고 거부감 없는 야권 후보에게 표 한번 던져보자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만약 야권이 철옹성 TK에 진입하는데 성공한다면, 아마 한동안은 이 지역에서 혈전이 일어날겁니다. 새누리당에서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을테고, 야권에서는 이 기회에 TK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주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죠. 어쨌거나 TK지역에서 야권이 첫 진입한 후에 여야가 이 지역 사수/공략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면 그 순간 콘크리트는 깨지는 겁니다. TK지역 사람들이 '이거 봐라? 야권 한명 뽑아줬더니 여야에서 다들 난리나서 우리 지역한테 잘보이겠다고 난리 났네?' 깨닫는 순간 TK의 새누리 콘크리트는 끝난거에요. 매번 선거철마다 충청도가 캐스팅보드로 떠오르는거 다들 아실겁니다. 여야에서 충청도 민심을 잡기 위해 그 지역에서 총력을 다하죠. 경상도 사람들도 '선거때 여야 경쟁시켜놨더니 떨어지는 콩고물이 많네?' 깨닫는 순간 새누리 철밥통은 무너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만약 그 후에 이재명급 네임드 행정가가 시장자리라도 꿰차는 날엔 게임 끝나는 거구요.

TK지역 사람들을 무슨 악당 취급할 필요도 없고, 그 사람들을 성인군자로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다들 누구나 자기 이익을 위해 투표해요. 혹은 자기 공포에 쫓겨 투표하거나요. 충청도도, 강원도도, 제주도도, 서울과 수도권도 마찬가지에요. 문제는 '니들 공포에 쫓기거나 욕망을 쫓지 말고 대의를 위해 투표해!'이런 강요를 하지 마세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되, 지금 자신들이 선택하고 있는 길은 겉으로는 자기 이익을 가져올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낭떠러지다, 당신들 이익을 위한 길은 따로 있다, 이렇게 살짝 끌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5167 2015-10-29 22:28:14 0
[새창]
근데 두산도 오늘 장원준이 말그대로 인생투를 던져서 그렇지 평균 3~4실점은 하던 타입의 투수였고 믿을만한 투수는 니퍼트-이현승 밖에 없던 상황이었죠...

윤-안-임이 있었으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겁니다. 피가로, 장원삼이 무너진건 의외의 상황이라고는 하나 저 셋이 있으면 아직도 삼성은 상급 선발 두명이 더 남아 있거든요. 윤성환, 차우찬이요.. 클로이드는 원래 이정도 기대치의 투수였고, 불펜에 안-임이 있다면 선발 중 한명을 빼서 정인욱까지 총 2명이 롱릴리프로 바로 출격 가능한 상황이었을겁니다. 스트도 못던지는 상태의 심창민 밀어붙이다 무너질 일은 없었겠죠...ㅠㅠ
5166 2015-10-29 21:53:01 0
3차전은 난타전을 예상했는데.. [새창]
2015/10/29 21:44:31
그쵸.. 근데 그게 클로이드가 잘 막았다기보다 두산 타자들이 못친 느낌이라 ㅠㅠ
5165 2015-10-29 18:30:55 4
대구사람들이 새누리를 지지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새창]
2015/10/29 08:40:24
많은 분들이 댓글에서 냉소적으로 말했듯이 대구의 변화는 느리고, 한사람 한사람 변화시켜 나가는 걸음은 지리하고 답답한 과정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겨우겨우 이제야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걸 깨닫기 시작한 어느 대구 시민이, 경북 도민이, 인터넷에서 자칭 상식의 편이라는 사람들이 모여서 'TK 답없다, 차라리 떼내버리는게 답이다' 이런 소리 하고 있는걸 본다고 칩시다.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요?

그 사람에게 변화를 시작할 마음이 들게 하기 위해 수많인 이들이 오래도록 노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이 자칭 상식의 편이란 사람들이 모여 자기 고향, 자기 부모 싸잡아 욕하는 글과 거기 쏟아진 공감들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요?

본인이 답답하고 좌절하고 절망했다고 해서 남에게까지 그걸 강요하지 마세요.
5164 2015-10-29 15:38:14 3
대구사람들이 새누리를 지지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새창]
2015/10/29 08:40:24
포기하고 낙담한 사람들을 비난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제가 뭐 그리 오래 산것도 아니고, 저보다 더 오래 살고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어다녔으나 저보다 훨씬 더 볼 꼴 못볼 꼴 많이 본 이들이 왜, 어째서 그렇게 낙담할 수 밖에 없었는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니까요.

유시민의 정치은퇴도, 내 윗세대분들의 포기와 낙담도 그렇기에 저는 이해합니다. 그걸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가 어떠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수많은 사람들의 피값으로 독재에 맞선 역사와, 그것을 바탕으로 결국 역사적인 6월 항쟁을 통해 소중한 한 표를 얻어냈으나, 국민들은 그 표를 가지고 노태우를 찍었죠. 그리고 그 이후에는 민주화에 앞장서던 야당이 분열하고 배신하며 삼당 야합으로 죽어가던 독재잔당을 살리고 힘을 키워줬습니다. 이런 아이러니 속에 절망하고 좌절했을 선배들의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비난하고픈 마음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좌절하고 낙담했다고 남에게까지 그걸 강요할 자격은 없죠. 본인이 포기한 것, 좌절한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다음 세대에게까지 '내가 해봤는데 안돼', '아무리 노력해봤자 안돼' 이런 소릴 계속 하는 짓은 비난 받아 마땅한 일 아니던가요?

유시민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유시민 본인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돌아선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크게 공감합니다. 저 옛날 서울역 회군을 눈앞에서 보고 분루를 흘린 인물이고, 노무현이 어떤 굴곡을 겪었는지, 또 어떤 최후를 맞이 했는지 바로 옆에서 생생히 본 증인이며, 직접 TK의 바위에 몸을 던진 계란 역할도 자청해본 인물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유시민이 본인이 정치 은퇴하면서 후배 세대들에게 '니들도 안돼, 안되니까 포기해'라고 했던가요? 아니오? 유시민은 절대로 그런 태도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유시민이 왜 정치에 환멸을 느꼈는지 이해해야 한다구요? 네 그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시민이 자신은 은퇴를 선언했음에도 후배 세대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부탁했는지 그걸 이해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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