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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4 13: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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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에게 이득될게 없고 문재인에게만 이득 되는 거니까 안철수가 저러는게 당연한거다...라기엔 안철수 본인이 너무 많은 실책을 한 것 같습니다.
대의를 등에 업고 타당한 명분을 만들어 자기 뒤에 세우는 것이야말로 정치인의 능력입니다. 문대표가 자기 이득에 따라 안철수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다고 하기 이전에, 대의와 대세와 명분을 자기 뒤에 두고 있으니까 그게 가능한거죠. 반면 안철수는 그런게 지금 전혀 없어요. 명분도 없고 대의도 없습니다. 그저 본인 위주로 모든게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악쓰는거 외에는요. 그게 왜 그렇게 된거냐면 결국 그 스스로 자신의 행보를 통해 그런 꼴을 만들어 온거에요.
지난 대선때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손을 잡을때, 솔직히 누가 봐도 안철수가 이득보는 게임이었습니다. 아무리 새로운 이미지, 신선한 이미지 내세워도 대선이란게 그정도 무기 가지고 싸워낼수 있는 수준의 무대가 아니었어요. 총선에서 국회 한자리 얻는거면 모를까. 네임드 새인물이 정치에 입문하면 수없이 많은 검증 절차가 이뤄집니다. 멀게는 상대 정당에서부터 가까이는 같은 당 내 라이벌까지, 온갖 언론들과 공권력까지 나서서 자신들의 이권에 따라 그 사람의 온갖 치부를 다 들춰냅니다. 그런거에 타격도 받고 꺾이기도 하고 하면서 검증받고 살아남은 자만이 정치인이 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처음의 신선한 이미지 따위는 순식간에 휘발되어 사라집니다. 안철수의 경우는 그냥 정치 입문도 아니고, 그 과정이 무려 대선이었습니다 대선. 일단 상대편에 3~40% 콘크리트 지지층은 깔아두고 하는 게임에서 '신선한 이미지' 단 하나로 대선을 치룬다고요? 대선 과정에서 모든 정치권과 언론의 칼날이 제 1,2정당 대선 후보를 향해 집중되어 날아드는 바닥에서요? 대선이 그렇게 만만한 게임이 아니죠. 그런데 조직도 역사도 체계도 없는 정치 초짜 안철수가 오랜 역사와 시스템을 가진 제1 야당의 인프라와 손을 잡는다... 민주당 입장에선 새누리 대세론을 흔들 수 있는 조커 카드 역할로 안철수를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그 이상의 이득을 보지는 못하는 연합입니다. 다만 안철수가 갈라먹을 표를 생각하면 손 잡는다고 딱히 이득 생기는게 아니라 손 안잡으면 손해만 보게 생겼으니 연대 제안 하는거죠. 반면 안철수는 갓 정치 입문한 병아리 정치인이 제 1야당과 대등한 입장에서 손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이득이었습니다. 다만 안철수 본인은 검증된게 아무것도 없기에 대선에서 너무나도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카드였어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정치 경험이 없더라도 감각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여기서 대등하게 손 잡고 대등하게 줄다리기 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 후에 민주당 중진급으로 들어가 다음 기회를 노리는게 맞았을겁니다. 근데 안철수는 어땠나요? 무조건 모든걸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달라고 땡깡만 부리다가 수틀리니까 토라져서 시간 질질 끌다 사퇴했죠. 이걸 대승적 차원에서의 양보니 뭐니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냥 깽판놓은거에 다름아닌데도 말이죠. 아니, 민주당이 아무리 개차반 병신 정당이라 할지라도 규모가 있고 시스템이 있는 정당인데 그걸 다 무시하고 그대로 붙으면 이미지 말고 아무것도 없는 자기가 털릴게 뻔하니 무조건 다 반대하고 나 하고 싶은대로만 하겠다고 하는데 그걸 누가 들어줍니까? 합리적인 선에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거나, 혹은 상대가 아주 몰상식하게 규모로 밀어붙여 자기 밥그릇 다 빼앗으려 든다면야 대항하는게 맞지만 민주당이 나름 양보하고 타협하자 하는데도 다 싫고 내가 민주당 통채로 꿀꺽하는거 말고는 아무것도 응하지 않겠다 배째라 나오는건 그냥 본인 욕심과 조급함에 눈이 멀어 제정신이 아닌거죠.
그 이후에도 민주당에서 안철수를 위해 수없이 많은 편의를 봐줬습니다. 당 이름까지 바꿨어요. 안철수랑 그 주변 찌끄레기 늙은이 몇 외엔 조직이랄 것도 없던 건달패들을 불러들여 어마어마한 규모의 제 1야당이랑 통합하는데 당 이름을 1:1로 대등하게 붙여줍니다. 심지어 그 집단의 이름을 앞쪽에 붙여서요. 당대표도 시켜줍니다. 당 내에서 하고 싶은대로 다 지껄이게 해줍니다. 그랬는데도 해놓은건 아무것도 없고 이룬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새정치 새정치 부르짖던 인간이 새정치는 커녕 당 내 최고 구태정치의 끝판왕 늙은 여우들이랑 시시덕 거리고 몰려다니며 온갖 협잡질이나 일삼으면서, 본인이 말하는 새정치의 정체가 뭔지 제대로 밝혀준 적도 없으면서 '내가 하는건 새정치, 나 말고 나머지는 다 구태정치'만 앵왈대고 있습니다.
이번 일도 그래요. 문대표가 본인 이익에 따라 교묘하게 안철수를 압박하는 거라고 보는 시각도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대표는 그러한 압박조차도 명분에 따라 움직여요. 충분히 납득할만한 타협안이나 양보안을 제시하는데 왜 저러지? 하고 만들게끔 교묘하게 압박을 합니다. 안철수는 어떤가요? 전혀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고 매번 무리수 땡깡이나 부리는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둘의 정치력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거에요. 그럼 또 똑같은 소리를 하죠. 저 봐라 저게 구태 정치다! 나는 새정치 하는데! ... 07년 대선때 정도령이 생각나네요. 본인이 내세우는 포지티브한 어떤 정책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상대 헐뜯기만 하는 네거티브 공세. 안철수가 하는게 딱 그 꼴이에요. 본인이 말한 새정치를 언제 보여준 적이나 있나요? 심지어 공동 당대표 시켜준 기간에도 못 보여준 그놈의 썩을놈의 새정치는 대체 정체가 뭔지조차 모호한데, 그렇다고 상대의 정치공세에 자신만의 명분을 만들어 멋지게 받아쳐내는 정치적 능력이나 센스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상대는 구태정치 나는 새정치.. 박근혜가 대선때 그런 말 했죠? "아 내가 대통령 되면 다 할거라니까요?" 그래서 박근혜가 대통령 되어서 본인 말한거 다 했던가요?
안철수는 정치능력도 딸리고 센스도 없고 거대한 규모의 정당을 이끌만한 깜냥이 전혀 안됩니다. 지금 자기가 서 있는 정치판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병신스러움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어요. 초짜때부터 나름 차곡차곡 내공을 쌓으며 자기 지분을 키우고 자기 밥그릇을 챙겨가며 천천히 성장해 나갔어야 했는데, 그럴만한 훌륭한 무기를 가지고 있기는 했는데, 앞 뒤 안가리고 게임의 룰도 모른채 천방지축 날뛰며 한번에 모든걸 다 자기 손에 쥐게 해달라고 징징거린 유치뽕짝 무능력자일 뿐입니다. 그래놓고 그놈의 새정치 새정치 입에 달고 살면서 하는 짓은 명분도 뭣도 없는 3류 협잡질 뿐이니 욕을 먹는 것이죠.
이게 제가 안철수를 '다름의 대상'이 아닌 '틀린 대상'으로 판단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