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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 12: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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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변해야 하는 것도 맞고 대구에 답 없는 사람(예를 들면 '나라를 팔아먹어도 1번' 같은 사람들)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구 어디 한번 죽어봐도 괜찮다, 망해도 괜찮다, 대구에서 새누리 지지 안하는 사람 소수 아니냐 이런 논리 펴는 사람들은 그럼 대한민국에서 새누리 지지 안하는 사람이 새누리 지지층보다 숫자가 적었으니 대한민국 한번 죽어봐도 괜찮겠습니까? 망해봐도 괜찮겠습니까?
어느 공동체에서 다수가 잘못을 했으니 그렇지 않은 소수도 덩달아 책임을 지우겠다는 분들,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에요. 그건 대의도 아니구요. 그건 새누리랑 다를게 없는 논리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대한민국 역시 그릇된 선택이 그렇지 않은 선택보다 다수인 상황입니다. 아니, 대한민국 역사상 단 10년 말고는 항상 그래왔어요. 당신들 역시 당신들의 논리대로라면 다수의 잘못에 대한 연대책임을 져야 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요? 당신들만 깨어있는 시민이고, 대구 야권 지지층은 새누리 초강세 지역에 사는 죄로 연대책임 지고 희생되어 마땅한 사람들입니까?
대구가 변해야 하는 것 맞고, 대구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도 맞고, 대구가 갈 길이 먼 것도 맞습니다만 그런 성토나 한탄까지는 좋습니다. 현실인식이 있어야 그걸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처절히 몸부림치고 있는 야권 지지자들에게 조소와 회의를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은 건 알고 있습니다. 응원과 격려해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하고 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대구에서 이렇게 저렇게 싸우고 있고, 절망적인 상황이고 매전 희망이 꺾이고 매번 좌절하면서도 그래도 다시 소소한 희망을 품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더러 그래봤자 안된다고, 대구 망하라고, 반박하고 조소하는 그런 이들을 보고 있자면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들이 바보라서 바위에 계속 계란을 던지고 있는 걸로 보이는 걸까요? 이 사람들을 바보로 몰아세우면 본인이 더 똑똑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좁쌀만한 땅떵이에서 마음에 안든다고 대구 떼내고 경북 떼내고 강남 떼내고, 그다음엔 또 어디가 마음에 안 든다고 어딜 떼내고.. 그게 정의일까요? 대의일까요?
노인분들, TK나 특정 지역 사람들의 불합리한 새누리 지지가 문제인 건 맞습니다. 이걸 성토하고 한탄하는 것 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은 그것을 품은 채, 인정한채 극복하고 일어날 방법을 찾는 것으로 이어져야지 그들을 우리에게서 분리시켜야 한다, 몰아내야 한다 이런건 답이 아닙니다. 이런 건 민주주의의 대의가 아닙니다. 그냥 분노에 눈 먼 광기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