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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15: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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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자란 사람들 대다수는 성평등의 실현이나 그것을 위한 작은 (그러나 꾸준한) 전진, 진보 같은 것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수천년간 지속되어 온 강력한 성차별 구조를 조금씩 바꿔가며 진보할 자신은 없고 지금 당장 이 모든게 자기 눈앞에서 바뀌지 않는다고 절망하고 악을 쓰는 것 뿐이죠.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노력 끝에 조금씩 진보 해 온 위대한 성과에 대해 폄하하고, 자신들은 그런 노력을 할 생각은 없으면서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주변 모든 것에 대해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적으로 삼고 자기 자신만이 뭐 대단히 진보적이고 지적인 우수한 존재인양 중2병 자위질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대체 뭘 어떻게 진보시킨다는 말인가요?
'성차별의 수혜자'이자 '상대적 가해자'인 남자가 이런 말 하는게 못마땅한가요? 그럼 성평등에 관심을 가지고 당신들에게 손 내밀었던 남성들을 당신들이 어떻게 대했는지를 돌아보세요. 물론 남성이니만큼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 부족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연대의 손을 내미는 상대에게 '닥치고 있어 성평등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니가 얼마나 (나보다) 성평등에 대해 무지한 존재인지를 일깨워주지(=내가 얼마나 너보다 성평등에 대해 잘 아는 지적으로 우월한 존재인지를 스스로 뽐내 주지)' 이따위 자세로 나오면서 본인 스스로의 중2병적 만족감 외에 대체 뭘 얻을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사회적 힘을 가지지 못한자가 권력자에게 맞서는 방법은 약자끼리의 연대입니다. 남성 대다수 역시 경제권력 싸움에서 밀려난 패배자가 되는 시대에서 이들과의 연대는 성평등을 향한 큰 한걸음이 될 가능성이 충분할 겁니다. 그런데 소위 여성주의자라는 작자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뭔가요? 권력자의 성차별에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면서, 권력도 없는 일반 대중 남성들을 한남충이네 뭐네 욕하고 난동 피우고 그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이런 치기어린 패륜아들을 동조하고 두둔하고 비호하고 응원하는 짓거리만 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남성의 도움따위 필요 없다!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이런 자의적 강령에 얽매여 모든 연대의 손길을 끊어버리고는 혼자 악다구니 자위질에 만족하는 거 말고 그들이 뭘 더 이뤄내고 있는가요?
여성이 권리를 찾기 위해 남성의 손이 필요하네 마네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힘을 가지지 못한자가 권력자에 맞서기 위한 힘을 갖추기 위해 같은 약자들과 연대해야 하는 기본적인 전략과 논리입니다. 이건 남성들 역시 마찬가지에요. 자본주의 계급 사회 속 가부장적인 구조는 남성들 역시 마찬가지로 억압을 하고 있으니까요. 남성이 이 억압에 맞서 이겨내기 위해서도 여성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건 어느 성별이 상대 성별에 비해 못나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그런 말이 아니에요. 서로가 동등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연대하여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란 얘기죠.
자신의 부족함이나 모자란 부분을 다른 누군가와 협상하여 연대로 채우고, 그 대가로 상대의 부족함을 내가 채워줄 수 있는 이런 관계야말로 진정 대등한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여성들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성과의 연대를 통해 그것을 채우려 하는 것이 그리도 못마땅하고 싫다면, 자신들 역시 공짜로 도움을 받는게 아니라 남성들의 투쟁에 부족한 영역을 도와주고 채워주면 됩니다. 그럼 기브 앤 테이크의 동등한 관계가 되니까요.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자신이 상대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를 생각해보세요. 본인들이 피해자인건 맞지만 세상에서 나만 피해자이고 나만 비련의 주인공인데 나 빼고는 다 적대적인 가해자! 이런 식의 유아적 관계인식으로는 아무것도 변할 수 없습니다. 여성 혼자서 여성의 권리를 찾을 수 없고, 남성 혼자서도 역시 남성의 권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인정 하는 게 진짜 용기이고 진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