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구조 개선 안하고 안이하게 장사하다 밀린다라....
일개 자영업자 한명이 유통구조 개선을 뭘 어떻게 합니까?
애초에 넘사벽급 자본을 바탕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해 여러 연관산업에 모두 발을 들이고 있는 대기업이 작정하고 소매라인까지 달려들면 영세 자영업자는 경쟁할 수가 없죠. 자영업자 개개인이 작은 가게 하나 운영하기도 벅찬데 뭔 유통구조까지 개선해야 합니까?
그리고, 골목상권 사장 보호하면 고객 서비스 수준이 낮아진다고요? 네, 소매상품의 유통에 관련된 모든 라인을 꽉 쥐고 있는 대기업이 모든 분야의 골목상권 소매업까지 다 잠식해버리면 더 빠른 서비스, 더 낮은 가격이 가능할 지도 모르죠. 근데 그거, 싸다고 좋은게 아닙니다. 그 싼 가격이 결국 그 유통과정의 모든 라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 고혈 빨아쳐먹어서 낮춘 가격이에요. 그리고 이런식으로 골목상권 다 잡아먹고 나서 경쟁상대가 없어지면 그때부터는 다시 가격이 오릅니다. 독과점이라는 단어의 뜻은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도 가르쳐주는 걸텐데요? 아니, 안 배웠어도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문제 아닙니까? 그리고 이렇게 경쟁자가 없어져 독과점 시장에서 오른 가격은 해당 업계의 노동자들 몫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착취는 그대로 하면서 남는 이윤을 그대로 대기업이 독차지 하는 형태죠. 결국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고객 서비스 수준'은 더 처참하게 떨어집니다.
뭔놈의 아침에 물건 시키면 저녁에 받아보고, 어디서나 밤낮없이 원하는 물건 살 수 있고, 마음에 좀 안 들면 전화해서 클레임 땡깡 몇번 부리면 '대한민국에 안되는게 어딨어?' 이런 기형적인 나라에 산다고 그런 기형적인 혜택을 당연한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게 다 대기업이 노동자 피 빨아쳐먹으니까 가능한 겁니다. 정상적인 임금, 정상적인 노동환경에서는 우리가 지금 누리는 당일 배송이네 하루만에 배송이네 각종 24시간 서비스네 이거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어갈 문제이고, 따라서 우리가 누릴 수 없는 혜택일 수도 있습니다. 남의 피 빨아 누리는 기형적인 혜택을 당연한거라고 착각하니까 남의 피 안 빨고 좀 불편하게 사는 것을 무슨 죄악시 하는 그런 뻔뻔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거겠죠.
그리고 그렇게 피 빨리는거, 남의 일만은 아닐겁니다. 십시일반으로 서로가 서로 피를 빨아 대기업에 갖다바치는 구조니까 당신 피도 빨리고 있을거라고요.